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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수행관 ③ 초기불교 조도 수행

by 파장波長 2022. 5. 1.

조도(助道) 수행은 말 그대로 선정 수행을 보완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수행입니다. 초기불교에는 이 조도 수행이 모두 일곱 종류의 37가지 조목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즉 사념처(四念處), 사정근(四正勤), 사신족(四神足), 오근(五根), 오력(五力), 칠각지(七覺支), 팔정도(八正道)가 그것입니다. 

(1)사념처(四念處)

초기불교 수행의 기본 취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요점은 이렇습니다. 

① 신념처(身念處)에서는 숨쉬기 → 절도 있는 행동 → 지혜에 입각한 움직임 → 몸의 내용물에 대한 사유 → 몸의 구성요소에 대 한사유 → 묘지에 버려진 시체에 대한 관찰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몸의 속성을 잘 기억하여 몸 때문에 불쾌해 하거나 욕심내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② 수념처(受念處)는 괴로운 느낌과 즐거운 느낌과 그 중간의 느낌이 여러 군데서 발생하는데 발생할 때 느낌에 빠지지 말고 담담히 수용하여 즐거운 느낌이라고 욕심 내지 말 것이며 괴로운 느낌이라고 불쾌해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가르침니다. 

③ 심념처(心念處)의 경우는 마음이 지니는 갖가지 상태에 있어서 그것을 다시 한번 반성함으로써 마음 상태에 따라 욕심내거나 불쾌해 하지 말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④ 법념처(法念處)의 경우는 마음을 흐리게 하고 지혜를 약하게 하는 오개(五蓋)가 제거되었는지를 관찰 하고 오온(五蘊)을 알아내고 십이처(十二處)를 알아내고 칠각지(七覺 支)가 수행되었는지를 관찰하고 사제(四諦)를 알아내었는지 어떤지를 관 찰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사념처는 신, 수, 심, 법의 네 가지 주제[四]에 그 처한 상황을 왜곡하지 않고 맑은 정신으로 기억하고 반성 하는 일[念]을 열심히 실천하는 것[處]을 설하고 있습니다.

(2)사정근(四正勤)

사정근은 수행자의 정진에 대한 강조로서, 수행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덕목이 정진이므로 언제 어디에서라도 결코 게으르지 말고 정진할 것을 네 가지로 나누어서 거듭 강조하는 수행법입니다. 

(3) 사신족(四神足)

사신족은 수행자가 건강을 견지하면서 수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가르침입니다. 의욕, 정진, 마음, 사유에 있어 한 가지 대상에만 집중하여 열심히 노력하면 생명을 유지하는 결합작용이 강화됨을 설한 것입니다.

(4) 오근(五根),  (5) 오력(五力)

오근과 오력은 믿음, 정진, 기억, 삼매, 지혜의 근(根, indriya)을 성취하여 그 근으로부터 자유로히 역시 믿음, 정진, 기억, 삼 매, 지혜의 힘(力)을 일으키는 것을 수행에 있어 최소한의 성취로 삼아야 함을 설한 것입니다. 

6) 칠각지(七覺支) 

칠각지는 구차제정 중에 특히 색계사선을 성취할 때에 일어나게 되는 내적인 흐름을 염(念) → 택법(釋法) → 정진(精進 ) → 희(喜) → 경안(輕安) → 삼매(三昧) → 사(捨)의 일곱 과정으로 정돈하여 실제 수행자의 마음 속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함으로써 선정 수행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입니다.

(7) 팔정도(八正道)

팔정도는 구차제정의 수행 전체를 도와주는 수행법입니다. 그리고 이 수행법은 37조도 수행 전체를 종합하는 것으로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 정어(正語) → 정업(正業) → 정명(正命) → 정정진 (正精進) → 정념(正念) → 정정(正定)으로 되어 있습니다. 팔정도를 좀더 부연하여 설명하면,

① 정견은 바른 견해입니다. 우리는 자신과 사물을 바로 보아야 합니다. 곧 이 세상은 항상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그 변화 속에 이과율, 인연의 법칙, 상의상관성 등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 해야 합니다. 견해가 바르지 못할 때 그릇된 삶이 나타나며 그 결과 불행을 맞게 되므로 우선 바른 견해를 확립하여야 할 것입니다.

② 정사유는 바른 사유입니다. 이것은 바른 견해에 입각해 바른 마음 자세를 지니라는 요청입니다. 즉 바른 생각을 하고 바른 감정을 지니고 바른 의지를 발휘하여 남을 함부로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의 주장을 무조건 고집해서도 안됩니다. 오직 바르게 생각한 뒤 바른 느낌으로 바르게 주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③ 정어는 바른 말입니다. 견해가 바르고 사유가 올바르면 바른 말을 하게 됩니다. 부드럽고 친절하고 뚜렷하고 진실한 말을 해야 합니다. 누가 듣더라도 즐거워하고, 말하는 스스로도 뿌듯한 그런 말을 해야 하니 이것 이 바른 말입니다.

④ 정업은 바른 일입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이 정당해야 합니다. 남을 해치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일이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 얻은 재물을 바른 곳에 써야 합니다. 가족을 부양하는 데 쓰고 불쌍하고 어려운 자를 돕는 데 써야 합니다. 벌기만 하고 바른 곳에 쓸 줄 모르는 일은 바른 일이 아닙니다. 수행이란 세속적인 직업을 완전히 떠나는 것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속적인 직업을 지니고도 바르다는 윤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일을 하면 그것이 정업인 것입니다. 실제 정업에 있어 업의 원어는 '카르마(karma)'가 아니고 ‘가르만타(Karmanta)' 인데 이 말은 단순한 행위로서의 뜻보다는 직업이라는 뜻을 오히려 강하게 내포합니다.

⑤ 정명은 바른 생활합니다. 요행을 바라거나 부정한 수단으로 살려는 태도는 좋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쾌락에 빠지는 생활도 바람직하지 못하며 자신을 터무니없이 학대하는 생활도 해서는 안 됩니다. 언제나 생활 하는 자세가 반듯하고 솔직하고 곧아서 맑은 거울과 같아야 합니다.

⑥ 정정진은 바른 노력입니다. 그릇된 생각이나 생활을 버리고 올바른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도 깨우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함으로써 우리의 삶이 발전하고 새로운 삶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⑦ 정념은 바른 기억입니다. 정념을 바른 생각이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으나 바른 생각은 정사유에 해당합니다. 이 바른 기억이란 바른 길에 대한 붓다의 말씀을 항상 마음 속에 새겨 두고 잊지 않는 것입니다. 늘 좋은 것, 바른 것을 마음에 넣어 두면 우리는 어느 틈에 좋고 바르게 변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불교에서는 쉴 때마다 염불하라고 했습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늘 부처님을 마음 속에 잊지 말고 새겨 두어 기억 하는 행위가 염불인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도 서서히 부처님처럼 거룩하고 행복한 존재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⑧ 바른 정정은 바른 삼매, 바른 집중입니다. ‘정신이 하나로 집중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럴 때 불교의 집중은 앞 항목에서도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단순한 정신만의 집중이 아니라 정신과 육체가 혼연 일체를 이루어 심화되어 나가는 집중이요, 삼매입니다.

이처럼 팔정도의 가르침은 지극히 평이한 듯하면서도 세간과 출세간을 다 포함하고 있음을 볼 수 있고 출가와 재가를 다 아우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진정 붓다가 되고자 한다면 먼저 벽지보리의 깨달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리고 벽지보리의 깨달음을 얻으려면 초기불교의 수행을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초기불교의 수행은 구차제정이라는 선정 수행을 핵심으로 합니다. 그런데 구차제정의 핵심은 삼매입니다. 따라서 삼매를 바르게 성취할 때 구차제정이 바르게 성취되고 초기불교의 수행이 바르게 성취되며 벽지보리의 깨달음이 얻어지고 진정 붓다가 되는 길이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바른 삼매에 들 수 있는가? 바로 37조도법의 종합인 팔정도가 그 길입니다. 즉 바른 견해가 있을 때 바른 사유가 있고, 바른 사유가 있을 때 바른 말이 있고, 그럴 때 바른 일이 있고, 그럴 때 바른 생활이 있고, 그럴 때 바른 노력이 있고, 그럴 때 바른 기억이 있고, 그럴 때 바른 삼매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팔정도로 대표되는 37조도법을 통하여 범부에서 성인으로 됨이 더욱더 확실해짐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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