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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교리51

아뢰야식(阿賴耶識) 유식학파가 대승불교에서 독립된 학파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은 아뢰야식(阿賴耶識)입니다. 이 식의 발견은 ‘부파불교’이래 윤회의 주체에 대한 추구의 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은 셈입니다. 바라문교가 윤회의 주체를 아(我)라고 하는 정신적인 상징을 설정한 반면, 불교는 무아(無我)를 주창하면서 윤회를 설명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즉 전생의 업력에 의해 현재의 자신이 형성된다고 할 때, 전생의 자기와 현재의 자기를 동일체로 설정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불교윤회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었던 것입니다. 부파불교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십이지연기설(十二支緣起說)로 설명하는 것과 십이지연기설과는 별도로 윤회의 주체를 설정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설일체유부의 경우는.. 2024. 2. 15.
구경각(究竟覺) 구경각(究竟覺)이란? 보살의 수행이 원만해서 궁극적이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경지에 이르는 것입니다. 즉 붓다와 같은 완전한 깨달음, 곧 부처의 상태를 이룬 것이나 부처가 되는 자리를 뜻합니다. 구경각을 가리키는 다른 말로는, 보리(菩提), 각(覺), 묘각(妙覺), 묘각지(妙覺地), 묘각해지(妙覺海地), 적멸심(寂滅心), 적멸심 묘각지(寂滅心妙覺地), 반야(般若), 마하반야(摩訶般若) 등이 있습니다. 여러 불교 종파와 경전에서는 구경각을 깨우치게 되는 선정(禪定)도 거론하는데, 예컨대 ❮화엄경❯과 화엄종의 교의에 따르면, 해인삼매(海印三昧)에 들면 비로소 구경각을 깨우쳐 부처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금강경❯에 따르면 금강삼매(金剛三昧)에 의거해, ❮수능엄경❯에 따르면 수능엄삼매(首楞嚴三.. 2024. 2. 15.
유식무경(唯識無境) 인식 속에서만 존재하는 대상과 우리 눈앞의 대상은 과연 실재하는 것인가. 모든 사물은 의식의 스크린에 투영된 이미지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 텔레비전은 과연 실재하는 것일까.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은 과연 텔레비전 속에서나마 실재하는 것일까.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면 모두 실재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동일한 인식의 대상이면서 단순한 외견이나 착각, 환상, 허구와 같은 것과는 구별되는 ‘사물의 진실된 자세’란 무엇일까? 감관에 의해 지각되는 존재인 현상을 의식으로부터 독립된 객관적 실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의식과는 분리된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무엇을 보고(眼) 듣고(耳) 맡고(鼻) 맛보고(舌) 부딪치는(身) 개별적인 인식 활동은 의식(意識)이 종합하고 통제한.. 2024. 2. 15.
붓다의 사상-12연기 12연기(十二緣起)는 불교교리에서 핵심 개념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인가 12연기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아주 심오한 가르침이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하긴 부처님께서 6년간의 고행 끝에 깨달으신 연기법을 6단계, 8단계, 9단계, 10단계로 분류해서 설명을 시도하다가 최종적으로 12단계로 마무리 해 놓은 것이 12연기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들 수준에서 하루아침에 12연기를 이해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12연기의 열두고리는 ①무명-②행-③식-④명색-⑤육입-⑥촉-⑦수-⑧애-⑨취-⑩유-⑪생-⑫노사 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12연기가 ‘괴로움이 발생하고 순환하는 구조’라는 관점에서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고통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고 잘라버릴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12단계.. 2022. 6. 24.
붓다의 사상-무상(無常) 무상에 대한 사유는 연기의 깨달음으로 관념적 · 개념적인 무아와는 근본적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연기를 깨닫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과 세상만물을 통해 무아(無我)와 무상(無常)을 바르게 봐야 합니다. 그런데 무아를 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무아를 통해 연기를 보는 일이 현실적으로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에게는 마음이 있고 육신이 있다는 느낌과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설사 때가 되면 사라지고 없어진다고 해도 현재 살아있는 이 순간만큼은 육신과 마음을 통해 우리의 존재를 끊임없이 체험하고 확인하기 때문에 그것을 우리 자신과 동일시하는 업식(業識) 또한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무아를 사유하는 일은 자칫 잘못하면 우리의 마음과 .. 2022. 6. 23.
붓다의 사상-연기(緣起)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마음 심(心)자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 가르침에는 마음 심(心)자에 못지않게 중요한 핵심단어가 있으니 그게 연기(緣起)입니다. 마음이 내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이라면 연기는 외적이고 객관적인 느낌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부처님께서는 고타마 시타르타 태자로 계시던 어느 날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는 인간의 모습을 보시고 고(苦)를 통찰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하면 우리 인간들이 그러한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를 화두로 삼게 되었고, 그 후 출가, 수도하시어서 깨달으신 것이 연기법인 것입니다. 연기법은 분명 있는 그대로의 진리임에 틀림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붓다가 깨달은 인간관이고 세계관이기도 합니다. 즉 우리 인간과 세계, 우주는 연기적.. 2022. 6. 22.
육바라밀-지계(持戒) 육바라밀의 두 번째 실천항목은 지계바라밀입니다. 지계(持戒)는 계율을 잘 지니고 지킨다는 뜻으로 몸과 말과 생각의 행위규범, 도덕, 상식에 해당합니다. 그 목적은 자신과 타자를 이익되게 하고 깨달음으로 이끄는데 장애가 되는 행위를 그치고 유익한 행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육바라밀의 지계를 첫 번째 바라밀인 보시와 연결해서 종속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육바라밀의 첫 관문인 보시바라밀을 실천하기 위해서 진실하게 노력하다 보면 누구나 보시바라밀에는 반드시 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보시의 대상, 조건, 상황, 정도, 방법 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상대방을 이익되게 하고, 깨달음과 성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선택의 준거가 필요하다는 사.. 2022. 6. 21.
일체법(一切法)의 분류 일체법이란? ‘일체의 존재’를 말합니다. 불교가 목표로 하는 것은 오직 한가지 뿐입니다. 인간 문제의 해결,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 고(苦)의 해결입니다. 그런데 불교 경전에서는 인간 문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일체법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가르침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불교가 자연과학이나 철학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가 일체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함으로서 인간의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풀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는 일체법의 참된 모습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에 집착하고, 집착함으로서 그것이 변하거나 사라질때 괴로워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체법을 분류하는데는 여러 가지방법이 있습니다. 대상은 한 가지 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설명이 필요하.. 2022. 5. 28.
붓다의 사회 정의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런 물음에 대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명쾌하게 정의내린 해답은 드뭅니다. 그러나 인도에서 탄생한 불교에서는 인간에 대한 적절한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인도어(산스크리트)로 인간은 마누샤(manusya)인데, 이는 '의심하여 사는 자' 라는 뜻입니다. 인생과 세계, 우주와 존재에 대해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 대해서, 인간과 자연에 대해서 인간과 동식물에 대해서 끊임없는 의심과 의문과 물음을 갖는 존재입니다. 이 마누샤에서 오늘날 인간이라고 칭하는 Man(人間, 남녀 인간)이라는 말이 파생되었으니, 인도 고대의 사상이나 불교사상의 깊고 오묘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인간이 사는 중생사회를 불교에서는 사바세계라 합니다. 사바세계란 인도어 사바(Sabha)에서 음역된 것으로 ‘.. 2022. 5. 4.
붓다의 평화관 세간에 사는 중생들은 누구나 전쟁과 갈등으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평화를 갈망하지만 평화는 쉽게 실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생들은 평화를 가져다 줄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그것이 서양에서는 ‘메시아’ 신앙으로, 인도에서는 ‘전륜성왕(轉輪聖王)’에 대한 갈망으로 형상화했습니다. 그러나 붓다께서는 평화를 누군가가 가져다 주는 ‘절대적인 어떤 상태’로 보지 않았습니다. 붓다께서는 평화는 중생들이 지혜와 실천을 통해 실현 해야 하는 과제로 보고 실현시키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셨습니다. 경전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는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코살라 국의 케사푸탄 지방에서 제자들과 함께 계실 때였다. 어느 날 카라마 족 사람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곳 케사푸탄을 방문하는 바라문이.. 2022. 5. 4.
붓다의 경제윤리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발전한 과학기술만큼, 늘어난 물질적 부만큼 우리의 행복 역시 늘어났을까? 안타깝게도 그에 대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들을 가능성이 큽니다. 엄청난 경제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고,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는 심화되고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으며 자연환경은 회복이 가능할까 싶을 만큼 위태로울 정도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세계는 ‘경제개발’이라는 이념에 취해 있고, ‘소비주의’라는 종교에 빠져있습니다.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더 벌려 애쓰고,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소비를 자극하는 현재의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한 문제의 해결은 요원합니다... 2022. 5. 4.
한국 불교의 특징 B.C. 5세기경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기원을 전후하여 중국에 전해 지고 다시 300여 년이 지난 4세기경에 우리 나라에 전래되며, 이어 한국 불교는 200여 년 후에 찬란한 불교문화를 일본에 전해 주었습니다. 반도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대륙과 해로를 통하여 전해진 불교사상과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우리 문화를 더욱 풍부히 하고, 다시 바다 건너 문화의 불모지인 일본에 고등종교와 문화의 총체로서의 불교를 전하여 주었습니다. 만주 일대와 한반도를 터전으로 해와 달, 돌과 나무 등 자연을 숭배 하며 살아온 우리 민족은 외래의 종교이자 거대한 문화체계인 불교를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신앙에 형식과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불교 본연의 보편성과 우리 민족 고유의 깨끗한 신앙심이 전혀 이질감 없이 어우러져, .. 2022. 5. 4.
삼국시대 불교 구법과 전법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에 불교가 전래되고, 민중속에 어느 정도 정착되면서부터 삼국에는 불교 교학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삼국의 승려들은 중국이나 인도에 가서 법을 구해 올뿐 아니라, 다시 중국의 불학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나아가 일본에 불법과 불교문화를 전해 주기도 했습니다. 한국 승려로서 중국불교에 가르침을 준 최초의 인물로 기록되는 분은 고구려의 승랑(僧郎)입니다. 그는 요동에서 태어나 장수왕대(413~491) 후기에 중국으로 가서 승조(僧筆, 383~414) 계통의 삼론학(三論學)을 깊이 연구했습니다. 처음에 북조에서 공부하다가 제말(齊末) 양초(梁初)에 남조로 내려가 삼론학을 가르치니, 그의 명성을 들은 양무제는 우수한 학승 10명을 뽑아 승랑에게 수학하게 했습니다. 그중 승전(僧詮)이 뛰어.. 2022. 5. 4.
통일신라의 교학불교와 선법(禪法) 신라는 30대 문무왕대(661~681)에 삼국통일의 과업을 완수했습니다. 그 이후 36대 혜공왕대 (765~780)까지는 불교의 교학연구나 실천교화 등 불교의 모든 면에서 전성기를 이루어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습니다. 이어 38대 선덕왕대부터 망국(935)에 이르기까지는 교학불교가 쇠퇴하는 시기이며 동시에 선법(禪法)이 전래되어 전국 각지에 선문(禪門)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통일 신라의 불교문화재를 대표하는 석굴암은 751년 신라 경덕왕때에 김대성이 창건을 시작해서 774년 혜공왕때 완성하였으며 통일 신라 불교예술의 전성기에 이룩된 최고의 걸작으로 건축,수리,기하학,종교,예술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석굴암의 석굴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삼국의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는 신라불교의 동향에도.. 2022. 5. 4.
선교겸수(禪敎兼修)의 고려불교 태조가 고려를 세우는 데에는 불교의 도움이 컸습니다. 우선 지방호족을 중심으로 일어난 구산선문이 그 세력기반을 같이했습니다. 당시 전래된 선문 가운데서도 특히 편(5)과 정(正), 군(君)과 신(臣)이 조화를 이룬 경지를 선의 극치로 설명하는 조동종은 후삼국의 통일을 도모하는 그에게 관심을 끄는 것이었습니다. 또 도선(道, 809~898)의 비보사탑설(神補寺塔 說)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즉 나라의 흉처를 사탑으로 비보하여 사원의 군사적, 경제적 실용성을 높이고자 한 것으로 선의 실용성을 음양오행사상과 교묘하게 결합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교(敎)로서는 북악파 화엄학의 거장 해인사 희랑의 도움이 컸습니다. 이와 같이 고려는 건국 초기부터 선과 교를 아우르고 거기에 도참의 요소가 가미된 불교가 전개되기 시.. 202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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