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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주법품(住法品)

by 파장波長 2022. 6. 16.

제19품 법을 소중히 하는 이가 법을 가진다.

어떤 재판관이 뇌물을 받고 온당치 못한 판결을 내렸다. 이것을 본 몇몇 비구들은 붓다께 그와 같은 사실을 말씀드렸다. 그 말을 들은 붓다는 참된 정의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256

성급하게 일을 처리한다고 해서
법을 아는 사람이 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의 두 가지를 분별할지니.

호경도자(好經道者) 불경어리(不競於利) 유리무리(有利無利) 무욕불혹(無欲不惑)

257

성급하지 않고 법에 의해서
공정하게 남을 인도하고
법을 지키고 지혜 있는 자가
법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해지나니.

상민호학(常愍好學) 정심이행(正心以行) 엉회보혜(擁懷賓慧) 시위위도(是謂爲道)


여섯 명의 비구가 자신들은 너무나도 지혜롭다고 자만하면서 멋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붓다는 수행의 과정에서 자칫 교만해지기 쉬운 그러한 것을 경계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58

말을 많이 한다고 어진 이가 아니다.
안온하고 원심이 없고
두려움이 없는 사람을 어진 이라 하나니.

소위지자(所謂智者) 불필변언(不必辯言) 무공무구(無恐無懼) 수선위지(守善爲智)


단지 경전 한 구절만을 알고 있는 비구가 숲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재일(齋日)이면 이것을 읊곤 했는데, 그때마다 숲의 정령들은 그를 칭송하였다. 진리의 구절들을 잘 알고 있는 두 명의 비구들도 같은 숲에 가서 진리를 설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숲의 정령들로부터 아무런 반응을 얻지 못하였다. 실망한 그들이 붓다에게 와서 이 일을 고하였을 때,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59

많은 말을 하는 것으로 법을 가진 것이 아니다.
들은 것이 적어도 몸으로 법을 보고
법을 소중히 하는 이가 법을 가진 자니라.

봉지법자(奉持法者) 불이다언(不以多言) 수소소문(雖素少聞) 
신의범행(身依法行) 수도불망(守道不忘) 가위봉법(可謂奉法)


붓다간 입문한 듯이 보이는 젊은 비구에게 장로의 칭호를 붙이는 것을 본 몇몇 비구들이 불만을 갖게 되었다. 이때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60

머리가 희다고 해서 장로가 아니다.
얼굴이 주름지고 머리털이 희어도
그것은 하염없이 늙었다 할 뿐.

소위장노(所謂長老) 불필연기(不必年耆) 형숫발백(形熟髮白) 준우이이(蠢愚而已)

261

진실과 법과 불살생과 절제와
자기를 이기고 더러움을 씻은
현명한 사람을 장로라고 하나니.

위회체법(謂懷諦法) 순조자인(順調慈仁) 명달청결(明達淸潔) 시위장로(是爲長老)


몇 명의 젊은 비구들과 입문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그들의 스승에게 깊은 존경을 표시하였다. 진리를 능수능란하게 설법하는 나이먹은 다른 비구들은 시기심이 생겼다. 시기심을 숨긴 채 붓다를 찾아간 그들은 붓다에게 청했다. “그 젊은 비구들이 저희들의 지도를 받기 전에 법을 보는 일이 없도록 명하여주십시오.” 그러나 그들의 숨은 의도를 알아차린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62

변설이 능하고 용모가 뛰어나도
질투와 인색함과 교활한 사람은
단정한 사람이라 말하지 않나니.

소위단정(所謂端正) 비색여화(非色如花) 간질허식(姦嫉虛飾) 언행유위(言行有違)

263

그러나 이런 생각을 끊고
뿌리를 없애고 증오심을 여읜 사려깊은 사람을
단정한 사람이라 하나니.

위능사악(謂能捨惡) 근원이단(根原已斷) 혜이무에(慧而無喪) 시위단정(是謂端正)


노쟁에서 진 어느 비구가 그 상대자와 다시 논쟁하기 위하여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는 상대를 초청하였다. 그런데 그는 정해진 장소에 정해진 시간보다 미리 나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다녔다. “그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은 것은 스스로 논쟁에서 패배를 시인한 것이다.” 이 얘 기를 들은 붓다는 참된 수행인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264

삭발하고도 계를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자는 사문이 아니다.
욕망과 탐욕을 가진 자가 어찌 사문이 되랴.

소위사문(所謂沙門) 비필제발(非必除髮) 망어탐취(妄語繭取) 유욕여범(有欲如凡)

265

그러나 크거나 작거나
악함을 진정시킨 사람은
실로 모든 악을 없앴기 때문에
사문이라 하나니.

위능지악(謂能止惡) 회확홍도(恢廓弘道) 식심멸의(息心誠意) 시위사문(是爲沙門)


한 바라문이 속세를 떠나 어느 이교 종파에 들어가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그 이교도는 음식을 구걸하여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붓다를 보고 간청하였다. “나는 비구들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얻어 먹으며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를 비구로 칭해주십시오.” 이에 붓다는 단지 음식을 구걸한다는 것만으로 비구가 될 수는 없 다” 하고 다시 이렇게 덧붙이셨다.

266

걸식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
비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체의 옳지 않은 법을 수지하는
것은 비구가 아니다.

소위비구(所謂比丘) 비시걸식(非時乞食) 사행망피(邪行狀彼) 칭명이이(稱名而已)

267

이 세상에서 선과 악을 버리고
청정한 행위를 닦아
사려깊이 살아가는 자를 비구라 하나니.

위사죄복(謂捨罪福) 정수범행(淨修梵行) 혜능파악(慧能破怨) 시위비구(此爲比丘)


붓다를 따르지 않는 고행자들은 식사 후에는 언제나 자신을 공양한 자에게 공양을 치하했다. 그러나 붓다의 제자들은 늘 묵묵히 자리를 떠나곤 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불손하다 하여 몹시 불쾌하 게 생각하였다. 이를 안 붓다는 비구들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복을 빌어주도록 당부하셨다. 비구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고행자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으나 결국 비구가 설교를 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붓다는 이에 대하여 진실로 현명한 자의 태도를 설명하셨다.

268

어리석고 무지한 자가 침묵한다고
성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어리석어 지혜가 없으면
한갖 바깥 형식만 따를 뿐이다.

소위인명(所謂仁明) 비구불언(非口不言) 용심부정(用心不淨) 외순이이(外順而已)

269

모든 악을 물리치면 그는 성자이다.
세간에서 선과 악을 헤아리는 자는 성자이다.

위심무위(謂心無爲) 내행청허(內行淸虛) 차피적멸(此彼寂滅) 시위인명(是爲仁明)


이름이 아리아(존귀한 자)인 사람이 고기를 잡고 있었다. 이것을 본 붓다는 그에게 말했다. “다른 생물을 괴롭히는 자는 결코 존귀한 자가 될 수 없다.” 붓다는 다시 이렇게 노래하셨다.

270

무릇 생명을 해치는 자는
그 때문에 고귀한 자가 아니니,
널리 온 세상을 두루 건지며
해침이 없는 것을 고귀하다 하나니.

소위유도(所謂有道) 비구일물(非救一物) 보제천하(普濟天下) 무해위도(無害爲道)


다양한 정신적 능력을 얻었지만 아라한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는 비구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느 때라도 아라한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놀고 있었다. 이들에게 붓다는 말씀하셨다. “궁극적인 목표인 아라한이 될 때까지 결코 방심하지 말도록 하여라.” 다시 붓다는 이렇게 일깨우셨다.

271

오직 계율과 덕행만으로
또한 박학만으로 삼매를 얻어서
혹은 홀로 떠나서 눕는 것으로.

계중불언(戒衆不言) 아행다성(我行多誠) 득정의자(得定意者) 요유폐손(要有閉損)

272

범부가 맛보지 못한 출세간의 즐거움을
나는 맛보았나니.
비구여, 번뇌의 멸진에 이르기 전에는 마
음을 놓지 말지니.

의해구안(意解求安) 막습범부(莫習凡夫) 사결미진(結使未盡) 막능득탈(莫能得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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