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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담소

사찰음식의 특징

by 파장波長 2022. 4. 21.

사찰음식의 특징을 들자면 독특한 조리법이 사찰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산야초를 음식으로 먹고 그리고 육식과 오신채 및 인공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음식 만드는 과정을 오로지 또 다른 수행의 한 방법으로 여긴다는 점입니다.

무엇을 먹을가는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언제,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요즘은 일일일식을 규정하지 않지만 일일일식은 식사의 양에 유의한 깊은 뜻이 있는 것입니다. 어찌됐든 남방불교에서는 탁발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기후와 풍토가 다른 북방불교권(한국, 중국, 일본, 티벳 등)에서는 사원발달과 함께 승님들의 건강을 우려하여 다양한 음식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사찰음식 특징

①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계율상 차이는 있지만 대승불교에서는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② 채소 중에서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파, 마늘, 부추, 달래 등은 몸에서 냄새가 나고, 성내고 탐내고 어리석하게 하는 마음이 생겨나기 때문에 수행인에게는 절대 금한다.
③ 사찰음식은 약리작용을 갖고 있다.
승님들은 양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산약초를 먹기 때문이다. 산초장아찌는 구충제 역할을 하고 보온효과가 있는 것을 예로 알 수 있다.
④ 무엇보다도 시원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다.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다시마, 버섯, 들깨, 날콩가루의 천연 조미료를 쓰고 있다.
⑤ 제철에 따른 음식이 발달해 있다.

예를 들자면 지리산 화엄사에는 죽순나물과 갓김치, 김부각 등이 있고 여천 흥국사에는 쑥떡, 머위당이, 합천 해인사에는 찹쌀죽과 고수나물무침 등이 발달되어 있다. 수원 용주사에는 국화전과 두부소박이가 발달했습니다.

봄철 사찰음식

가죽부각

부각은 사찰에서 제철 식재료에 찹쌀풀을 묻혀 말린 후 1년 내내 저장하였다가 튀겨먹는 특별 간식으로 사찰에서 스님들의 부족한 지방 섭취를 돕는 음식이다. 봄에 나는 나물은 물론 감자, 김, 다시마, 연근 등 다양한 부각을 만들어 먹는다. 

봄 나물

봄이 되면 사찰 근처에는 봄나물이 지천으로 자라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쑥, 고사리 등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채취하여 무쳐먹거나 가을, 겨울을 위해 말려 저장한다. 

봄나물 무침  

사찰음식은 소박한 양념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 낸다. 봄의 기운을 듬뿍 담은 봄나물에 직접 담은 간장, 소금 정도로 살짝 양념하여 먹는 봄나물 무침은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기운을 깨워준다

쑥버무림 

향긋한 봄의 대표 나물인 쑥은 사찰에서도 즐겨먹는 봄나물이다. 국이나 나물 외에 떡으로도 즐겨 먹는다. 단호박이나 밤, 견과류 등을 넣어 맛과 영양을 더하기도 한다.

사찰 비빕밥

사찰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이나 명절이 되면 사찰을 방문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각종 나물과 고추장을 올린 사찰비빔밥을 대접한다. 나물 하나하나에 들어간 정성이 더해져 맛있는 비빔밥이 완성된다.

여름철 사찰음식

감자 옹심이 

여름에 나는 감자는 전분이 풍부하여 감자옹심이를 만들어 먹기에 아주 좋다. 감자를 강판에 갈아 가라앉은 앙금만 사용하여 옹심이를 만들어 준다. 따뜻한 채소국물에 끓여 여름철 기운을 북돋아주는 별미이다.

참외무침 

여름 대표 과일인 참외를 껍질째 깨끗이 씻어 얇게 채썰고 사찰에서 직접 담근 간장과 검은깨로 양념한 특별한 여름 사찰음식이다.

사찰 김치 

겨울에 저장해둔 김장김치가 떨어질 즈음이면 여름에 나는 채소들로 김치를 담궈 먹는다. 열무, 고구마 줄기 등 여름 채소에 파와 마늘을 대신해 재피가루를 넣기도 한다. 독특한 향으로 입맛을 돋구고 김치의 보존성을 높여주는 특별한 사찰의 비법이다.

콩물국수 

오래전부터 국수는 사찰의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국수가 제공되는 날에는 무뚝뚝한 스님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올랐다 하여 사찰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라고 부른다. 콩국수는 여름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별미이다.

연잎밥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깨끗하고 향기롭게 피어나는 모습으로 불교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사찰음식에서는 연꽃은 차로, 뿌리인 연근과 잎은 음식재료로 남김없이 활용한다. 연잎에 찹쌀밥과 은행, 잣 등을 넣고 쪄낸 연잎밥은 은은한 향기가 일품이다.

가을철 사찰음식

사찰 한상차림 상

사찰에서는 스님들이 발우鉢盂라는 그릇을 이용하여 식사를 한다. 이러한 의식을 발우공양鉢盂供養이라고 하여 주로 4개의 발우를 사용하여 먹을 만큼 덜어 남김없이 식사를 한다. 이러한 발우공양은 온 생명을 존중하고 음식을 만들기까지 수고한 모든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고 있으며 평등하고 청결하면서 대중이 화합하는 식사법이기도 한다.

나물밥

말리거나 삶아 저장해둔 제철채소들은 나물을 해먹거나 밥을 지을때 넣어 별미밥으로 먹는다. 사진은 백양사 천진암 정관스님이 차려주신 소박한 나물밥상이다.

깻잎 장아찌

사찰에는 작은 텃밭이 있어 그때그때 먹을 식재료를 직접 재배한다. 수확한 채소들은 직접 담근 장으로 장아찌를 만들어저장하여 겨울이 지나 다음 해까지 먹을 수 있다.

송이버섯 칼국수

육식을 금하는 사찰음식에서 버섯은 중요한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재료이다. 가을에 산에서 채취한 송이버섯은 사찰에서도 귀하게 여겨 호박잎에 싸서 구워 먹거나 국물을 내는데 사용한다.

능이 감기국

예로부터 버섯 중 으뜸으로 꼽히는 능이버섯은 사찰에서도 귀하여 사용되는 식재료이다. 사찰에서는 무, 콩나물, 마른 고추와 능이버섯을 넣고 끓은 국이 감기예방에 좋다고 하여 능이감기국이라 부른다.

겨울철 사찰음식

홍시 배추김치

김치를 대량으로 만들어 저장하는 김장은 겨울을 맞이하는 사찰의 큰 행사이다. 일반적인 김치와 달리 마늘, 파, 젓갈을 사용하지 않는 사찰의 김치는 각종 채소를 우린 채수와 된장·간장으로 맛을 내어 담백하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특히 홍시배추김치는 홍시로 단맛을 내고 청각으로 시원한 맛을 더해준다.

아침죽상

사찰에서는 부드럽게 속을 달래고 기운을 돋우기 위해 아침에 주로 죽을 먹는다. 김치나 시래기가 들어간 갱죽을 비롯해 연근을 갈아 넣은 연근죽, 깨로 만든 깨죽, 각종 견과류가 들어가는 땅콩죽, 호두죽 등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식재료들을 이용하여 죽을 만들었다. 경전에서도 죽을 먹으면 1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하여 사찰에서는 죽을 오래전부터 널리 애용하여 왔다.

사찰 장독대

많은 대중들이 수행생활을 하는 사찰에서 장(醬)은 가장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이다. 사찰에서는 고추장, 간장, 된장이외에도 청국장, 등겨장(시금장), 담북장, 쩜장 등 다양한 장들을 만들어 먹었다. 이러한 장들을 잘 보관하기 위한 장소가 장독대이다. 장독대는 발효가 잘 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양지바르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었는데 우리 한식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였다. 오늘날에는 장독대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데 사찰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시래기 말리기

사찰음식은 하나도 버리는 부분 없이 모두를 먹는 전체식(全體食)을 지향한다. 이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고 식품의 영양소를 빠짐없이 섭취하고자 하는 뜻도 있다. 대표적인 사찰음식의 전체식은 시래기이다. 대부분 버려버리는 무의 잎사귀 부분조차 잘 다듬어 말렸다가 여러 음식에 사용한다. 필요한 부분을 얻고 난 찌꺼기라 생각하는 부분에서 조차도 최선을 다하면 쓸모를 찾아내어 식재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낸다.

동지팥죽

팥죽은 한 해에서 밤이 가장 긴 동짓날 먹는 음식으로, 검붉은 팥죽색이 나쁜 기운을 막는다고 한다. 사찰에서도 동짓날에 찹쌀 옹심이를 넣은 팥죽을 만들어 여러 대중과 함께 나누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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