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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금강경

한글 금강반야바라밀경

by 파장波長 2022. 4. 13.

제1장 법회가 열린 인연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기수급고독원에서 큰 비구 천이백오십인과 함께 계시었다.

마침 공양 때가 되어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으시고 바루를 들고 사위성에 들어가 한 집씩 차례로 밥을 거식을하시다. 그리고 정사로 돌아오시어 공양을 마치신 뒤, 가사와 바루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 다음 자리를 마련하시고 앉으셨다.


제2장 선현이 법을 청하다

그때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일어나 오른쪽 어깨의 옷을 걷어매고 오른쪽 무릎을 꿇어 합장하며 부처님께 어쭈었다. “참으로 희유한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보살펴 주시고, 보살들에게 중생을 잘 제도하도록 당부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는 마땅히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마음가짐을 다스려야 하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수보리야, 그대  말과 같이 여래가 모든 보살을 잘 보살피고 보호하며 모든 보살에게 불법을 맡기고 당부하느니라. 자세히 듣거라. 내 그대를 위해 설하리다.

선남자선녀인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면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며 이렇게 스스로의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겠습니다.”


제3장 대승의 바른 가르침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다음과 같은 마음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바로잡아야 하느니라.

이 세상의 생명 중 알에서 깨어난 것이거나 태로 생긴 것이거나 습기로 생긴 것이거나 화(化)하여 생기는 것이거나 형상 있건 없건 생각이 있건 없건 그리고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가이 없는 것도 아니건 가리지 않고 모두 제도하여 열반에 들게 하리라.

이처럼 한량없고 가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였으되, 실로 제도를 얻은 중생은 없다 할 것이니  왜 그러냐 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 마음에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있다면 그는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다.”


제4장 불법의 수행은 머무름이 없다.

“그리고 또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어떤 법에 얽매이지 않은 채 보시를 행할지니, 이른바 색에 얽매이거나 성·향·미·촉·법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수보리야, 보살이 마땅히 이렇게 보시하되 상을 내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만일 보살이 상 없이 보시를 행하면 그 복덕이 헤아릴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그대는 어찌 생각하느냐?  동쪽 하늘의 허공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능히  헤아릴 수 있겠냐?” “

"헤어릴 수 알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수보리야, 남서남북 그리고 4유와 상·하 허공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헤어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이 상을 내지 않고 행하는 보시의 복덕이 마치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오직 나의 가르침대로 행해야 하느니라..”


제5장 실다운 진리를 보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의 외모를 가지고 여래라고 할 수 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외모를 가지고는 여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신상이란 외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무릇 있는 형상을 지닌 것은 모두다 허망한 것이니, 만약 상(相)이 상이 아님을 알면 곧 여래를 보리라.”


제6장 바른 믿음이 드물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말씀이나 글귀를 듣고 실다운 신심을 낼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은 하지 말라. 여래가 가신지 2500년(후오백세) 후에도 계를 받아 지니고 복을 닦는 자가 있어서 능히 이와 같은 말과 글귀에 신심을 내어 이것을 진실하게 여기리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한 부처님이나 두 부처님이나 셋, 넷, 다섯 부처님께만 착한 마음의 바탕을 튼튼히 심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한량없는 천만부처님의 처소에서 거룩한 마음의 바탕을 튼튼히 한 사람이므로 이 글귀를 듣고 한 생각에 거룩한 믿음을 내느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이 모든 중생들이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복덕을 얻는 것을 다 알고 다 보느니라.

왜냐하면 이 모든 중생들은 다시는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없으며, 진리라는 생각도 없고 진리 아니라는 생각(그릇된 법)도 없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이 모든 중생이 만일 마음에 어떤 상을 취하면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게 되는 때문이니, 만약 진리라는 상을 취하여도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걸리게 되며, 또 진리 아니라는 생각을 취하여도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걸리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바른 법을 취하지도 말고 바르지 않는 법을 취하지 말 것이니,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이 항상 말씀하시기를 ‘너희들 비구는 내가 말한 바 법이 뗏목과 같은 줄을 알라’ 하였으니 진리도 오히려 놓아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그릇된 법이랴.


제7장 얻을 것도 설할 것도 없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또 여래가 말한바 법이 있느냐?”

수보리가 말하되, “제가 아옵기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은 결정된 진리가 있어서 그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하시는 것이 아니오며, 또한 결정된 내용이 없는 진리를 여래께서 말씀해 주셨나이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진리는 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진리도 아니고 진리 아닌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가 하오며 모든 깨달은 현인과 성인은 상대의 세계를 뛰어난 무위無爲의 절대법 가운데 차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8장 모든 것 진리로부터 나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칠보를 가지고 널리 보시했다면 이 사람이 얻는 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매우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이 복덕은 본체적인 성품의 복덕성이 아니기 때문이오니 그러므로 여래께서 복덕이 많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에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남을 위해 말해 준다면 그 복이 앞의 복보다 더 뛰어나리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이 다 이 경으로부터 나온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불법이란 곧 불법이 아니니라.”


제9장 절대의 법은 존재가 아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수다원이 생각하기를 ‘내가 수다원과를 얻었노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수다원은 이름이 성인의 흐름에 들었다는 말이오나 실은 들어간 것이 아니옵고 현상이나 소리, 냄새, 맛, 촉감이나 어떤 진리에 들어간 것이 아니온데 이름을 수다원이라 하였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다함이 생각하기를 ‘나는 사다함과를 얻었노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사다함은 이름이 한번 갔다 온다는 말이오나 실은 가고 온다는 생각이 없는 것을 사다함이라 이름 하였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나함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나함과를 얻었노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아나함은 이름이 ‘오지 않는다’는 말이오나 실은 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없는 것을 아나함이라 이름 하였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과를 얻었노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실로 ‘이것이 진리라고 할 내용이 없는 것’을 이름 하여 아라한이라 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노라’ 한다면 이는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저를 ‘다툼이 없는 삼매를 얻은 사람 가운데서 제일 으뜸이라’ 말씀하셨으나 이는 욕심을 여윈 첫째가는 아라한이란 말씀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욕심을 여윈 아라한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세존께서는 곧 수보리에게 ‘아란행을 즐기는 자’라고 말씀하시지 아니하셨을 것이온데 수보리가 실로 아란나행을 한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수보리가 아란나행을 좋아하는 자’라고 이름 하셨사옵니다.”


제10장 정토를 장엄하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옛적에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어떤 진리를 얻은 바가 있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연등부처님 처소에 계실 적에 어떤 진리를 얻으신 바가 없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은 장엄함이 아니오며 그 이름이 장엄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수보리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을 낼지니라. 마땅히 형상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낼 것이며 마땅히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감과 어떤 법에도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낼 것이니라.

수보리야, 비유컨대 만일 어떤 사람의 몸이 큰 수미산만 하다면 네 생각은 어떠하냐? 그 몸을 크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아주 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몸 아닌 것을 가리켜서 큰 몸이라 이름 하셨기 때문입니다.”


제11장 비길 수 없는 큰 복덕

“수보리야, 항하에 있는 모래 수처럼 그렇게 많은 항하가 있다면 네 생각이 어떠하냐? 그 모든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가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다만 항하의 수만 하여도 한없이 많을 것이온데 하물며 그 모래이겠나이까.”

“수보리야, 내가 이제 진실한 말로 너에게 이르노니 만약 선남자선녀인이 있어 저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칠보를 가지고 널리 보시했다면 그 얻는 복이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매우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선녀인이 이 경 가운데서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남을 위해 말해준다면 그 복덕이 앞에서 말한 복덕보다 더 없이 뛰어나리라.”


제12장 바른 교법을 존경하라

“또한 수보리야. 이 경 가운데 네 글귀(사구게)만이라도 그 뜻을 일러준다면 마땅히 알라. 이곳은 일체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가 다 공양하기를 부처님의 탑과 절에 하듯이 할 것이거늘 하물며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능히 다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움이겠느냐.

수보리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가장 높고 제일가는 희유한 진리를 성취한 것이니라. 만일 이 경전이 있는 곳이면 부처님의 제자가 있는 것과 같으니라.”


제13장 법답게 받아 지니라

그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길, “세존이시여 마땅히 이 경을 무어라 이름 하오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 이름이 금강반야바라밀이니 이렇게 너희들이 마땅히 받들어 지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말한 반야바라밀이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라 그 이름이 반야바라밀이기 때문이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어떤 진리를 말한 바가 있더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길,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말씀하신 바가 없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먼지가 많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 아뢰길,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이 모든 먼지를 여래는 먼지가 아니라고 말하나니 이것은 이름이 먼지일 뿐이며 여래가 말하는 세계 또한 그것이 세계가 아니고 그 이름이 세계일뿐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히 서른 두 가지 거룩한 몸매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볼수 없사옵니다. 세존이시여. 三十二相으로서는 여래를 뵈올 수 없사옵니다. 왜냐하면 여래가 말씀하신 三十二相은 곧 몸이 아니옵고 그 이름이 몸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선녀인이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목숨을 바쳐 널리 보시한 사람이 있고,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 내지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녀서 남을 위해 설명해 주었다면 그 복이 앞의 복보다 심히 많으니라.”


제14장 상을 여윈 적멸

그때 수보리가 이 경 말씀하심을 듣고 그 뜻을 깊이 깨달아 알고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심히 깊은 경전을 말씀하시오니 제가 옛적 전생으로 오면서 닦아 얻은바 지혜의 눈으로는 일찍이 이와 같은 경을 얻어 듣지 못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얻어 듣고 신심이 청정하면 곧 실다운 진리의 실상을 볼 것이오니 이 사람은 마땅히 제일 희유한 공덕을 성취한 것임을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실다운 진리의 실상은 곧 그 실다운 진리의 실상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실다운 진리의 실상이라고 설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와 같은 경전을 얻어 듣고 믿어 알고 받아 지니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만약 이 다음세상 2500년(후오백세) 뒤에 어떤 중생이 이 경을 얻어 듣고 믿어 이해하여 받아 지닌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제일 희유한 사람이겠나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나라는 생각(아상)도 없고 남이라는 생각(인상)도 없으며 중생이라는 생각(중생상)도 없고 오래 산다는 생각(수자상)도 없는 까닭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 아상이 곧 절대관념이 아니오며 인상과 중생상 수자상도 곧 절대관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온갖 관념(相)을 다 여윈 것을 부처라 이름 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으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참으로 희유한 사람이니라.

왜 그러냐 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말한 제일바라밀이 곧 제일바라밀이 아니고 곧 그 이름이 제일바라밀이기 때문이며 여래가 설한 인욕바라밀도 그 이름이 인욕바라밀이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내가 옛날 가리왕에게 몸을 베이고 찢길 적에 내가 그 때에 ‘나라는 생각’이 없었고 ‘남이라는 생각’이 없었고 ‘중생이라는 생각’이 없었으며 ‘오래 산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가 옛적에 마디마디 四지를 찢기고 끊길 그 때 만약 나에게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응당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었을 것이다.

수보리야, 또 과거 五백년 동안 인욕선인이 되었을 때를 생각하며 그 세상에서도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일체의 관념(相)을 여의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킬지니 마땅히 형상에 끄달리지 말고 마음을 내며 소리, 냄새, 맛, 감촉, 어떤 법에도 끄달리지 말고 마음을 낼 것이니라.

만약 그러면 설사 마음에 머묾이 있어도 머무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여래가 말하기를 ‘보살은 마땅히 형상에 끄달리지 말고 보시하라’고 하였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응당 이와 같이 보시해야 하나니 여래가 말한 일체의 관념(相)도 곧 관념이 아니며 일체중생이라 한 것도 곧 중생이 아니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진리의 말을 하는 이며, 진실을 말하는 이며, 진여眞如의 말을 하는 이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바 진리는 이 법이 실다움도 없고 헛됨도 없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만약 마음을 어떤 법에 머물러 보시하면 마치 어둠가운데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과 같고 보살이 만약 마음을 어떤 법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햇빛이 밝게 비칠 적에 밝은 눈으로 갖가지 온갖 물체를 분별해보는 것과 같으니라.

수보리야, 다음 세상에서 만약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능히 이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 곧 여래가 불 지혜로 이 사람을 다 알며 이 사람을 다 보나니 모두가 헤아릴 수 없고 더할 수 없는 공덕을 성취하게 되리라.”


제15장  경을 지니는 공덕

 “수보리야,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오전에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고, 낮에 또 항하의 모래수와 같이 많은 몸으로 보시하며, 다시 저녁에 또한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여,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백천만억겁 몸으로 보시하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듣고 신심으로 거슬리지 아니하면 그 복이 저 보다 수승하리니, 어찌 하물며 이 경을 베끼고 받아 지니며 읽고 외우며 남을 위해 해설해줌이겠느냐.

수보리야, 요점을 말한다면 이 경은 생각할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아주 한없는 공덕이 있나니 여래가 대승의 발심한 이를 위해 이 경을 말한 것이며 최상승의 발심한 이를 위해 이 경을 말하느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사람들을 위해 널리 설명한다면 여래는 이 사람을 알고 이 사람을 모두 보나니, 이 사람은 헤아릴 수 없고 일컬을 수 없고 끝없고 가히 생각해볼 수 없는 공덕을 성취하게 되리라. 

이러한 사람들은 곧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짊어진 것과 같으리라.

왜 그러한가 하면 수보리야, 만일 소승의 법을 좋아하는 이는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이 경을 능히 알아듣고 읽고 외워서 남을 위해 능히 해설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어떤 곳이든 이 경이 있는 곳이면 일체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가 응당 공양하는 바가 되리니 마땅히 이곳은 곧 탑을 모신 곳이어서 모두가 응당 공경하고 절하며 에워싸고 돌면서 갖가지 꽃과 향을 그 곳에 뿌리느니라.”


제16장 업장을 깨끗이 맑힘

“또 수보리야, 선남자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므로 만일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한다면 이 사람은 전세의 죄업으로 마땅히 악한 세상에 떨어질 것이지만, 금세에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음으로써 곧 전세의 죄업이 소멸되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느니라.

수보리야, 내가 한량없는 아승지겁전의 과거를 생각하노니, 연등부처님 앞에서 팔백사천만억나유타수의 모든 부처님을 만나 뵙고 다 공양하였으며 받들어 섬기어 헛되이 지냄이 없었느니라. 만약 다시 또 다른 어떤 사람이 앞으로 오는 말세에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 그 공덕은 내가 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 공덕으로는 백분의 일에 미치지 못하며 천만억분 내지 어떤 수학의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하느니라.

수보리야,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이 다음 말세에 이 경을 받아 지니어 독송하는 이가 얻는 공덕을 내가 다 갖추어 말한다면 어떤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곧 마음이 산란하여 의심하며 믿지 아니하리라. 수보리야, 마땅히 알라. 이 경은 뜻도 가히 생각할 수 없고 그 과보 또한 헤아릴 수 없이 많으니라.


제17장 마침내 나는 없다.

그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선녀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이는 마땅히 깨달은 마음을 어떻게 머물며 번뇌의 마음을 어떻게 항복받아야 하나이까”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이는 마땅히 이와 같이 마음을 낼 것이니 ‘내가 마땅히 일체 중생을 제도하리라.’ 하라. 그리하여 일체중생을 다 제도하지만 실은 한 중생도 제도한 자 없다 라고 하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그 까닭은 실로 어떤 진리가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일으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얻을 만한 어떤 진리가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 말씀하신 뜻을 알기로는 부처님께서 연등부처님 처소에 계실 때 어떤 진리가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신 것이 아니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수보리야, 실로 어떤 진리가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아니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진리가 있어서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면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너는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고 이름을 석가모니라 하리라’ 라고 수기를 주시지 않았을 것이다. 실로 어떤 진리가 있지 않은 경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기에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너는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고 이름을 석가모니라 하리라’ 하셨느니라. 왜냐하면 여래라 함은 모든 법이 여여하여 같다는 뜻이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수보리야, 부처님은 실로 어떤 진리가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아니다.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가운데는 실다움도 없고 헛됨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말하기를 ‘모든 일체가 다 불법이다’ 하느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일체법이라 함은 곧 일체법이 아니니 그 이름이 일체법이니라. 수보리야, 비유하여 사람의 몸이 아주 큰 것과 같으니라.”

수보리가 아뢰길,

“세존이시여 여래가 말씀하신 사람의 몸이 아주 크다는 것도 실은 큰 몸이 아니고 그 이름이 큰 몸일 뿐이옵니다.”

“수보리야, 보살도 또한 이와 같으니 만일 ‘내가 한량없이 많은 중생을 제도했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이는 곧 보살이라 이름 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실로 어떤 진리도 마음에 두지 않는 이를 보살이라 이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래가 말하기를 ‘온갖 일체법이 <나>도 없고 <남>도 없고 <중생>도 없고 <오래 사는 것>도 없다’고 하느니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말하길 ‘내가 마땅히 불국토를 장엄하리라’ 한다면 이는 보살이라 이름 할 수 없나니라. 왜냐하면 여래가 말하는 불국토의 장엄은 곧 장엄이 아니라 그 이름이 장엄이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나 없는 진리>를 통탈하였다면 여래가 이 사람을 참된 보살마하살이라 이름하리라.”


제18장 일체를 하나로 보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육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육안이 있으십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천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천안이 있으십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혜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혜안이 있으십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법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법안이 있으십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불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불안이 있으십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항하 가운데 있는 수많은 모래를 여래가 말한 적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항하의 모래를 말씀하셨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수와 같이 많은 항하가 또 있고 이 모든 항하의 모래와 같은 수의 불세계가 있다면 그 세계를 참으로 많다 하겠느냐?”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 저 많은 세계 가운데 있는 모든 중생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가 아느니라. 왜냐하면 여래가 말하는 모든 마음은 다 이것이 마음이 아니라 그 이름이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수보리야, 지나간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느니라.


제19장 법계를 두루 교화하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칠보를 가지고 널리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이 인연으로 아주 많은 복을 얻나이다.”

“수보리야, 만약 복덕이 진실로 있는 것이라면 여래가 복덕을 많이 얻는다고 말하니 않을 것이니, 이 복덕이 본래 없는 고로 여래가 많은 복덕을 얻는다고 말하느니라.”


제20장 색을 떠나고 상을 떠나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부처님을 가이 구족한 색신으로 볼 수 있는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마땅히 구족한 색신으로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가 말씀하시는 구족한 색신은 곧 구족한 색신이 아니옵고 그 이름이 구족한 색신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를 가이 구족한 모든 상으로 볼 수 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마땅히 구족한 모든 상으로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가 말씀하시는 모든 구족한 상은 구족한 상이 아니옵고 그 이름이 구족한 모든 상이기 때문입니다.”


제21장 설한바가 없다.

“수보리야, 너는 이른바 여래가 생각하기를 ‘나는 마땅히 설한 진리의 법이 있다’ 한다고 생각지마라.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말하길 여래가 진리의 법을 설했다 한다면 곧 여래를 비방하는 것이니 내가 말한 뜻을 알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수보리야, 진리를 말한다는 것은 진리가 없음을 말하는 것이니 그 이름이 진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때 지혜로운 수보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저 미래세에 이 법을 듣고 믿는 마음을 내겠습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저가 중생이 아니며 중생이 아님도 아니니 어떤 까닭이겠느냐 수보리야, 중생 중생이라 함은 여래가 말한 중생이 아니고 그 이름이 중생이니라.”


제22장 진리는 얻을 것이 없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신 것은 얻으신 것이 없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다. 수보리야, 내가 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얻은 것이 없으며 또 작은 진리의 법이 있어 얻은 것이 아니며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할 뿐이니라.”


제23장 깨끗한 마음으로 선을 닦아라

“또 수보리야,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니 이는 <나>도 없고 <남>도 없고 <중생>도 없고 <오래 산다는 것>도 없이 모든 선한 진리의 법을 닦으며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느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선한 진리의 법이라 함은 여래가 말한 곧 선한 진리의 법이 아니라 그 이름이 선한 진리의 법이니라.”


제24장 복과 지혜는 비교할 수 없다

“수보리야, 만약 삼천대천세계중 모든 수미산왕과 같은 큰 산이 있어 그 수미산왕과 같은 칠보를 모아 보시를 한 사람이 있다 해도 만일 다른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경 내지 경의 사구게 등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다른 사람을 위해 말해준다면 저 앞의 복덕으로는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며 숫자를 다 세어 비교하여 알아도 능히 미치지 못할 것이다.”


제25장 교화해도 한 것이 없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희들이 이른바 여래가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중생을 제도하리라’한다고 하느냐. 수보리야, 그런 생각을 하지마라. 왜냐하면 실로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여래에게 제도할 중생이 있다 한다면 여래는 곧 ‘내’가 있고 ‘남’이 있고 ‘중생’이 있고 ‘오래 산다는 것’이 되느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말하는 ‘내’가 있다는 것은 곧 ‘내’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저 범부들이 ‘내’가 있다고 하는 것이니 수보리야, 여래가 말하는 범부도 곧 범부가 아니라 그 이름이 범부니라.”


제26장 법신(여래)은 존재가 아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찌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그렇습니다. 저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만약 저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본다면 전륜성왕도 곧 여래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 못함이니 마땅히 저 삼십이상으로 여래를 볼 수 없나이다.”

그때 세존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모양으로 나를 보려하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하려한다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것이니 능히 여래를 볼 수 없을 것이다.(깨달을 수 없을 것이다)>”


제27장 없어지는 것도 없고 끊을 것도 없다

“수보리야, 네가 만약 생각하기를 여래가 구족한 상을 갖추기 않았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하겠느냐. 수보리야, 그런 생각을 하지마라. 여래가 구족한 상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아니다. 수보리야, 네가 만약 생각하기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자는 설한 모든 진리의 법을 멸하고 끊어야 한다고 그런 생각을 하지마라. 왜냐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일으킨 자는 진리의 법이 멸하고 끊어진 것이라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28장 받지도 않고 탐하지도 않는다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항하에 가득 찬 모래와 같은 세계의 칠보를 가지고 보시를 하였고 또 만약 어떤 사람이 일체 모든 진리의 법에 <내>가 없음을 알아 인내로 깨달음을 얻었다면 이 보살이 얻은 공덕은 앞의 보살이 얻은 공덕보다 뛰어나리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모든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는 것입니까?” “수보리야, 보살은 복덕을 지음에 마땅히 탐하고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제29장 위엄과 행동이 고요하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길 ‘혹 여래가 온다거나 간다거나 혹은 앉거나 눕는다’고 한다면 이 사람은 나의 말한바 뜻을 알지 못함이다. 왜냐하면 여래는 오는 바도 없고 또 가는 바도 없는 고로 여래라 이름하느니라”


제30장 진리와 현상은 둘이 아니다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선녀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작은 티끌을 만들었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작은 티끌들이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길,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약 이 작은 티끌들이 실로 본래 존재가 있다면 부처님께서 곧 이 작은 티끌들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작은 티끌들은 곧 작은 티끌들이 아니오며 그 이름이 작은 티끌들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삼천대천세계도 곧 세계가 아니며 그 이름이 세계이옵니다. 왜냐하면 만약 세계가 실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곧 하나의 합한 모양이 있어야 하나 여래가 말씀하시는 하나의 합한 모양은 곧 하나의 합한 모양이 아니옵고 그 이름이 하나의 합한 모양입니다.”

“수보리야, 하나의 합한 모양이라는 것은 곧 말로 할 수 없는 것인데 다만 범부들이 그것에 탐하고 집착할 따름이니라.”


제31장 지견을 내지마라(한 생각도 일으키지 마라)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말하길 부처님께서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을 말했다고 한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이 내가 말한바 뜻을 알아들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가 말씀하신 뜻을 알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 말씀하신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은 곧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이 아니옵고 그 이름이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자는 모든 일체의 진리의 법을 마땅히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믿고 깨달아 진리라는 생각(法相)을 내지 말 것이니라. 수보리야, 진리라는 생각도 여래는 곧 진리가 아니며 그 이름이 진리라고 말하느니라.


제32장 화함은 진리가 아니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한량없는 아승지 세계에 가득한 칠보를 가지고 보시를 했더라도 만약 어떤 선남자선녀인이 보살심을 일으켜 이 경을 지니거나 내지 사구게 등을 받아 지녀서 읽고 외우고 남을 위해 말해준다면 그 복이 저 복보다 더 뛰어나리라.

어떻게 남을 위해 말해주어야 하느냐? 어떤 모양을 취하지도 말고 흔들리지 않아 항상 여여하여야 한다. 그 까닭은 <일체 모든 진리라는 법은 꿈과 같고 변하는 허깨비 같고 물거품과 그림자 같으며 또한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 말씀을 다 마치시니 장로수보리와 비구 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와 일체 세간의 하늘 사람과 아수라 등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모두 다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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