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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법정스님 법구경(法句經)-부지런히 닦음

by 파장波長 2022. 4. 13.

2. 부지런히 닦음

법구경은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수많은 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읽히는 법문입니다. 다른 경전처럼 일정한 장소와 시기에 한 주제 아래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불교 초기에 여러 가지 형태로 전해 내려온 시를 모아 엮은 일조의 불교 잠언 시집입니다.

모두 423편의 시집이며, 그 주제에 따라 26장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대개는 독립된 시로 되어 있지만, 때로는 두 편 또는 여러 편의 시가 한데 묶여 있기도 하다. <진리의 말씀>을 읽는 사람들에게 옮긴 사람의 입장에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 경전을 맑은 마음 거울 삼아, 그 속에서 현재의 자기 얼굴을 돌아보는 시간을 잠시 내어 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래 가까이에 두고 마음 내킬 때마다 펼쳐보면서 어지러운 세상에 좋은 길벗으로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1999년 5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법정

 

21

부지런함은 생명의 길이요
게으름은 죽음의 길이다.
부지런한 사람은 죽지 않지만
게으른 사람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22

이 이치를 똑똑히 알아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게으르지 않음을 기뻐하고
성인의 경지를 즐기리라.

23

이와 같이 지혜로운 자는
생각을 깊이하고 참을성 있고
항상 부지런히 수행하여
마음의 대 자유에 이르리라.

24

부지런히 수행하고 깊이 생각하고
말과 행동이 맑고 신중하며
스스로 억제하고 진리대로 사는
근면한 사람은 그 이름이 빛난다.

25

항상 힘써 게으르지 않고
스스로를 자제할 줄 아는
지혜 있는 사람은
홍수로도 밀어낼 수 없는 섬을 쌓는 것과 같다.

26

어리석어 지혜가 없는 사람은
게으름과 방종에 빠지고
생각이 깊은 사람은
부지런을 가보처럼 지킨다.

27

게으름에 빠지지 말라.
육체의 즐거움을 가까이하지 말라
게으르지 않고 생각이 깊은 사람만
큰 즐거움을 얻게 되리라.

28

지혜로운 이가 부지런해서
게으름을 물리칠 때는
지혜의 높은 다락에 올라
근심하는 무리들을 내려다본다.
마치 산 위에 오른 사람이
지상에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듯이,

29

게으른 무리 중에서 부지런하고
잠든 사람 가운데서 깨어 있는 현자는
빨리 뛰는 말이 느린 말을 앞지르듯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30

인드라 신*은 부지런하여
신들 가운데서 으뜸이 되었다.
부지런함은 항상 찬양을 받고
게으름은 비난을 받는 법이다.

31

부지런함을 즐기고
게으름을 두려워하는 수행자는
크고 작은 온갖 속박을
불같이 태우면서 나아간다

32

부지런함을 즐기고
게으름을 두려워하는 수행자는
어느새 대자유의 경지에 이르러
결코 물러나는 일이 없다.

역주 - *인드라 신은 천상계를 지배하는 최고신. 제석천帝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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