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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법정스님 법구경(法句經)-마음

by 파장波長 2022. 4. 13.

3. 마음

법구경은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수많은 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읽히는 법문입니다. 다른 경전처럼 일정한 장소와 시기에 한 주제 아래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불교 초기에 여러 가지 형태로 전해 내려온 시를 모아 엮은 일조의 불교 잠언 시집입니다.

모두 423편의 시집이며, 그 주제에 따라 26장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대개는 독립된 시로 되어 있지만, 때로는 두 편 또는 여러 편의 시가 한데 묶여 있기도 하다. <진리의 말씀>을 읽는 사람들에게 옮긴 사람의 입장에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 경전을 맑은 마음 거울 삼아, 그 속에서 현재의 자기 얼굴을 돌아보는 시간을 잠시 내어 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래 가까이에 두고 마음 내킬 때마다 펼쳐보면서 어지러운 세상에 좋은 길벗으로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1999년 5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법정

 

33

마음은 들떠 흔들리기 쉽고
지키기 어렵고 억제하기 어렵다.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 갖기를
활 만드는 사람이 화살을 곧게 하듯 한다.

34

물에서 잡혀 나와
땅바닥에 던져진 물고기처럼
이 마음은 파닥 거린다.
악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35

붙잡기 어렵고 경솔하고
욕망을 따라 헤매는 마음을
억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억제된 마음이 평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36

알아보기 어렵고 아주 미묘하고
욕망에 따라 흔들리는 마음을
지혜로운 이는 지켜야 한다.
잘 지켜진 마음이 평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37

홀로 멀리 가며
자취도 없이 가슴속에 숨어든
이 마음을 억제하는 사람은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나리라

38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바른 진리를 모르며
믿음이 흔들리는 사람에게
지혜는 완성될 기약이 없다.

39

마음이 번뇌에 물들지 않고
생각이 흔들리지 않으며
선악을 초월하여 깨어 있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두려움도 없다.

40

이 몸은 물 항아리처럼 깨지기 쉬운 줄 알고
이 마음을 성곽처럼 굳게 하고
지혜의 무기로 악마와 싸우라
싸워 얻은 것을 지키면서 계속 정진하라

41

아, 이 몸은 머지않아
땅 위에 누우리라
의식을 잃고 쓸모없는 나무토막처럼
버려져 뒹굴 것이다.

42

적과 적이 서로 겨루고
원수끼리 물고 뜯으며 싸운다 한들
못된 마음이 저지르는 해로움보다는
그래도 그 영향이 적을 것이다.

43

어머니나 아버지
또는 어느 친척이 베푸는 선보다도
바른 진리를 향한 마음이
우리에게 더욱 큰 선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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