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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담소

좋은 벗 나쁜 벗

by 파장波長 2024. 3. 6.

부처님은 《아함경(阿含經)》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질고 착한 이는 어떤 사람인가?

첫째는 그릇됨(非)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니, 마음이 바르고 생각이 어질고 원(願)이 커서 능히 남의 그릇됨을 잘 분별하고 그치게 할 줄 아느니라.

둘째는 자비심이 있는 사람이니, 남의 이익을 보면 함께 기뻐할 줄 알고 남의 잘못을 보면 근심할 줄 알며, 남의 덕을 칭찬할 줄 알고, 남의 악한 행위를 보고 능히 자신의 악을 구제할 줄 아느니라. 

셋째는 모든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니, 남의 게으름을 방관하지 않고 남의 재산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며, 남으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지 않게 하고 조용히 훈계할 줄 아느니라.

넷째는 남에게 이익되는 일과 행동을 함께 하는 사람이니, 자신의 몸과 재산을 아끼지 않고 공포로부터 구제하며, 함께 깨닫기를 잊지 않느니라.

 

어떤 이를 악한 벗이라고 하는가?

첫째는 두려움을 주어 상대방을 억누르려고 하는 사람이니, 먼저 주고 나중에 빼앗거나, 적게 주고 많이 바라거나, 사리사욕을 위하여 힘으로 친교를 맺는 사람 등이니라.

둘째는 감언이설이 많은 사람이니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겉으로는 착한 척 하면서도 비밀이 많으며, 남이 고난에 처하였을 때 구제하지 않거나 모른척 하는 사람 등이니라.

셋째는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이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광기를 부리거나, 조그마한 허물을 큰 시비거리로 삼아 주먹을 휘두르는 사람 등이니라.

넷째는 덕이 되지 않는 사람이니, 술을 마시거나 도박을 할 때, 음행(淫行)이나 노래부르고 춤을 출 때에만 벗이 되는 사람 등이니라.”


세속의 삶에서도 그러하지만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이루겠다고 결심한 사람에게는 무엇보다도 환경은 매우 중요합니다.

향 피운 방에 들어가면 향내가 몸에 스며들고, 변소에 앉았다 나오면 구린내가 몸에 스며들게 마련입니다. 주위 환경이나 분위기는 사람을 그 속으로 젖어들게 하는 무서운 힘이 있습니다. 곧 중생의 모든 업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습니다. 하물며 세속을 초월하는 대도를 이루고자 함에 있어서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우선 좋은 환경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쁜 벗을 멀리 하고 착한 벗을 가까이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와 같은 네 부류의 착한 이와 나쁜 이를 정의 하시고 착한 이는 가까이 하고 나쁜 벗과는 멀리 떠나야 함을 강조 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멀리 떠나라’ 하는 데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는 비단 나쁜 벗만을 멀리 떠나라는 뜻은 아닙니다. 멀리 떠나야 한다는 것은 출가 수행인의 근본정신입니다. 출가한 사람은 세속의 모든 것을 떠나야 합니다. 세속적인 명예나 행복은 말할 것도 없고 혈육의 정마저도 멀리 떠나야 합니다. 모름지기 세속적인 애착을 완전히 떠나지 않으면 성불은 불가능합니다. 밖으로는 세속의 모든 인연을 떠나고 안으로는 모든 번뇌망상으로부터 떠나야 합니다.

게송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出家是遠離行 출가시원리행
출가는 멀리 떠나는 행이요

忍辱是安樂道 인욕시안락도
인욕은 안락의 길이다.

 

짧은 게송이지만 수행의 요긴한 뜻이 남김없이 담겨 있습니다. 멀리 떠나 보내는 행이 올바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참다운 열반의 경지도 불가능합니다. 참다운 구도자가 되기 원한다면 부디 도에 장애가 되는 것을 멀리 떠나 보내야 합니다. 도에 장애가 되는 것을 멀리 떠나 보내고 수행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에는 우선 무엇보다 나쁜 벗을 멀리 해야 합니다. 나쁜 벗을 멀리 하라는 것은 곧 모든 악을 짓지 말라는 말과 같고, 어질고 착한 이를 가까이 하라는 것은 모든 선(善)을 받들어 행하라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나쁜 벗이란 것이 어찌 사람만을 말하겠습니까?  마음속에 꽉 찬 번뇌망상도 나쁜 벗임을 명심하여 이들을 멀리 떠나 보내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일타 큰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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