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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담소

적멸보궁(寂滅寶宮)을 이루는 길

by 파장波長 2024. 3. 7.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서 원효 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부처님이 적멸궁(寂滅宮)으로 장엄(莊嚴)하신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욕심을 버리고 고행했기 때문이요, 수많은 중생들이 불타는 집에서 맴도는 것은 한없는 세상에서 탐욕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일세.”

부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원효 스님은 적멸궁(寂滅宮)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적멸의 궁전! 적멸은 범어(梵語) 니르바나(Nirvana, 涅槃)를 뜻으로 풀이한 말입니다. ‘니르’는 사라지다. 꺼진다 등의 상태를 나타내는 부정적 접두사이고 ‘바나’는 불이므로 니르바나라고 하면 불이 꺼진 상태를 가리킵니다. 바꾸어 말하면 환멸)입니다. 번뇌의 불길이 모두 꺼져 본래의 고요함으로 되돌아간 상태, 그것을 일컬어 적멸이라고 하고 환멸이라고도 하며 열반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인생살이에 비유하여 봅시다. 삶을 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에 빠져서 끊임없이 타락의 길로 흘러가는 유전(流轉)의 삶이고 또 하나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끊고 스스로의 진실을 체험하며 참된 본성의 자리로 되 돌아가는 환멸(還滅)입니다.석가모니는 이 두 가지 중 환멸의 삶을 택하여 어떠한 번뇌의 불길도 일어나지 않는 적정(寂靜)의 상태에 이르게 됨으로써 부처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45년 동안 중생들에게 환멸의 삶을 가르치다가 육신으로 인한 마지막 장애까지 모두 버리고 적멸의 보궁으로 돌아가신 것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곳을 적멸보궁이라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 누구든 환멸의 삶을 이루어 적멸의 보궁에 들어서면 영원과 행복, 자유, 청정(常樂我淨) 등의 갖가지 덕으로 충만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의 적멸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가? 원효 스님은 “오랜 세월 동안 욕심을 버리고 고행한 때문이다.” 하셨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한량없는 세월 동안 욕심을 버렸고, 모든 괴로움을 참고 이기며 용맹정진했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다 버리고 모든 괴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수행한 결과 적멸궁을 장엄하게 된 것입니다.

이를 지은 대로 받는 업(業)의 논리로 풀어봅시다. 만일 나쁜 업의 발생 요인이 되는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면 다시는 나쁜 짓을 짓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과거에 지은 나쁜 업을 풀려면 지금 그 업을 기꺼이 받아야 합니다. 기꺼이 받아라!

아무리 현실이 괴롭더라도 ‘기꺼이 받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육체적인 고통을 참고 견디면 나쁜 업은 더 빨리 소멸되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하여 과거의 나쁜 업이 다 녹아 죄가 없어지면 복이 생기고 복이 깃들면 마음이 신령스러워집니다. 만일 우리의 마음이 항상 신령스럽다면 그 결과가 무엇이겠습니까? 성불(成佛)이요 부처님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부처님들이 장엄하신 적멸궁!

하루 속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 적멸궁으로 향해 가는 것이 우리 불자들의 목표요. 방향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부지런히 정진합시다.

일타 큰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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