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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담소

삶을 황폐화 시키는 갈애(渴愛)

by 파장波長 2022. 4. 17.

누구나 행복하고 마음이 편한 삶을 원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일상에서 그것을 이루기엔 쉽지 않습니다. 행복한 삶의 조건은 자신의 분수에 맞는, 만족할 줄 아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욕심은 집착으로 확장되고, 집착은 갈애(渴愛)로 고착되면서 삶이 괴롭고 그것은 또 다른 태어남을 여는 업이 됩니다. 갈애는 삶을 메마르고 황폐화시키는 힘을 갖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작용하는 갈애는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몸부림칠수록 빠져드는 수렁처럼 사람들을 얽매게 하는 것이 갈애의 속성입니다.

갈애(渴愛)는 어원적으로 동사 ‘목마르다’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목마른 사람이 아지랑이를 물이라고 여기고 쫓아가는 것처럼 강렬한 애착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욕망을 만족시키고자하는 마음의 강렬함을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 탐욕스러운 행위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모든 번뇌의 바탕이 되고 윤회를 반복하게 하는 원인인 욕망의 총칭입니다. 욕망은 재산 · 명예 등의 물질적 정신적 욕망뿐만 아니라 죽은 다음에 고통 없는 천국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것도 포함됩니다.

 

 『초전법륜경』 의 집성제(集聖諦)에서는 “비구들이여, 집성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갈애이니 다시 태어남을 가져오고 환희와 탐욕이 함께 하며 여기저기서 즐기고 만족을 찾는 것이다. 무엇이 갈애인가? 그것은 세 가지가 있는데, 즉 감각적 욕망에 대한 갈애, 존재에 대한 갈애, 비존재에 대한 갈애가 그것이다”라고 가르침을 전합니다.

 

갈애는 감각적 욕망의 대상에 대한 갈애로 재욕(財欲) · 성욕(性欲) · 식욕(食欲) · 명예욕(名譽欲) · 수면욕(睡眠欲) 등으로, 다섯가지 욕망을 채우기 위한 행위로 끝없는 갈증을 느끼지만 결코 멈추거나 쉬지 않는 집착의 마음입니다. 다섯 욕망은 눈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고, 귀로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고 하며, 코로 향기로운 것만 맡으려고 하고, 혀로 맛있는 음식만 맛보려고 하며, 몸은 부드러운 것만 감촉하려는 욕구입니다. 존재에 대한 갈애는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것으로 상견(常見)을 지니고 영원한 존재를 갈망하는 것입니다.

 

죽음 다음 세계에 윤회하는 주체자인 자아가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또한 천국이 있다거나 우리들의 운명을 조정하고 결정하는 절대자가 있다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비존재에 대한 갈애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으로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단견(斷見)을 지니고, 태어나지 않음을 갈망하는 것입니다. 인과를 믿지 않기 때문에 살아 있을 때 모든 행위를 극단적으로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갈애는 보이는 것에 대한 갈애, 소리에 대한 갈애, 냄새에 대한 갈애, 맛에 대한 갈애, 감촉에 대한 갈애, 마음현상에 대한 갈애로 감관에 따라 여섯으로 분류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거북이의 사지를 노리는 재칼의 비유가 있습니다. 거북이가 사지와 목 가운데 어느 하나를 내밀면 바로 그것을 붙잡아 끄집어내 먹듯이 여섯 감관을 통해 갈애에 붙잡히는 순간 괴로움의 나락에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갈애란? 눈 · 귀 ·코 ·혀 ·몸 · 마음으로 와 닿는 현상들을 즐겁거나 기분 좋은 것으로 간주하여 탐할 때 생겨납니다. 따라서 갈애는 6근의 제어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든 세상에서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을 무상하다고 보고, 괴로움으로 보고, 무아라고 보고, 질병과 같은 것으로 보고, 두려움으로 본다면 그들은 갈애를 제거한다”고 했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 대한 살핌을 통해서 갈애를 제어할 수 있는 것입나다.

 

매 순간 우리의 마음을 살피고 집착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갈애를 굴려 해탈을 이룰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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