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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과 건강

화를 내뱉는 것은 에너지 낭비다.

by 파장波長 2022. 4. 17.

화가 났을 때 우리는 그 고통을 얼른 씻고 싶어진다. 이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위안을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커다란 위안은 이해에서 나온다. 이해를 하고 나면 고통은 저절로 사라진다. 타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고통의 실체를 이해하면, 화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화가 연민의 정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타인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자신의 화를 치유하기 위한 최고의 약이다. 그러면 그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고, 그의 마음속에 있지만 그 자신은 깨닫지 못했던 그의 가장 깊은 소망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러면 연민이 나의 마음속에 생기고, 연민은 화를 치료하는 약이 된다. 연민을 나의 마음속에서 솟아나게 하면 화라는 불은 이내 꺼져버린다.

 

우리의 고통은 대부분 이 세상에 별개로 존재하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데서 빚어진다. 타인이 나이고 내가 타인이다. 그 진리를 깨달을 때 화는 사라진다.

 

연민은 이해심이 피워내는 아름다운 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화가 났을 때는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자. 그리고 그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면 자신과 타인의 고통의 실체가 보일 것이고, 이내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화가 나면 그것을 발산해버리라고 권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가령 몽둥이로 타이어를 때리거나 폐차를 망치로 힘껏 두드리는 등, 화를 배설해버리라고 권한다. 또 베개를 주먹으로 치라고 권한다. 그들은 그 같은 행동을 ‘분출’이라고 부르며, 화의 에너지를 제거하기 위한 비결이라고 믿는다.

 

방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문을 열어둔다. 화는 담배연기 같은 것이고,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에너지다. 담배 연기가 방 안을 가득 메우면 우리는 방문을 열거나 환기구를 돌려 연기가 밖으로 나가게 한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화도 몽둥이로 타이어를 치고 망치로 폐차를 치고 주먹으로 베개를 치면 발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그들은 그러한 행동에서 일시적인 위안을 얻는다. 그러나 그 같은 행동은 매우 해로운 부작용을 낳으며, 더 큰 고통을 불러올 수도 있다.

화는 스스로 에너지를 갖고 있다. 화를 발산해버리기 위해서 30분이나 한 시간 동안 있는 힘을 다해서 무엇을 치고 나면 우리는 그만 지쳐버리게 된다. 그러면 화를 지탱할 에너지도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이제는 화가 사라졌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가 않다. 단지 지쳐서 화를 낼 힘조차 없게 되었을 뿐이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화가 일어나는 것은 거기에 화의 뿌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화는 우리의 무지, 그릇된 판단, 이해와 연민의 결핍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 화를 그저 발산해버리는 것은 화의 에너지만이 밖으로 나갈 뿐이다. 그 뿌리는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화를 그런 식으로 발산하면 그 뿌리는 더욱 튼튼해진다. 그것이 바로 화를 그저 분출해버리는 행동이 안고 있는 위험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가령 망치로 폐차를 치거나 주먹으로 베개를 치는 등의 행위로 화와 호전성을 발산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따름이라고 한다.

 

그런 행위를 할 때는 누구도 냉정할 수가 없을 것이고, 그러므로 화가 줄어들지도 않을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화를 연습하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 날마다 그런 행동을 하면, 마음속에 들어 있는 화의 씨앗도 날마다 자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누군가가 그를 화나게 하면 그는 그 동안 연습했던 화를 실행할 것이다. 그것은 그가 화의 에너지만을 발산했을 뿐, 근본 원인을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를 그저 발산해버리는 것은 무지의 소산일 뿐이고, 폐차나 베개를 나를 화나게 한 장본인이라고 상상하면서 치는 것은 그 무지와 화를 예행연습하는 행동일 뿐이다. 호전성과 화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허전적이 되고 성마르게 될 것이다.

 

화를 그렇게 발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데 수많은 정신치료사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환자들은 폐차나 베개를 실컷 두들기고 나면 힘이 빠지고, 그러면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휴식을 취하고 배 부르게 먹고 났을 때 누군가가 화의 씨앗에 물을 뿌리면 이전보다 훨씬 더 사나워지더라는 것이다. 화를 예행연습함으로써 그 뿌리가 그새 더 튼튼해졌기 때문이다.

 

화가 일어나면 우리는 그것을 맞이해주어야 한다. 화가 마음속에 있음을 인정하고 잘 보살펴주어야 한다. 심리치료에서는 이것을 ‘화와 접촉하기’ 라고 부른다. 화를 억눌러서는 안 되고 그것의 존재를 인정하고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그것은 참으로 중요하고도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화의 존재를 인정해서 그것을 접촉하고 보살피는 일을 대체 누가 맡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화는 하나의 에너지다. 그 에너지가 너무 거셀 때 우리는 그 힘을 감당할 수 가 없다. 그러므로 그것을 감당할 또 다른 에너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 또 다른 에너지는 바로 자각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화가 일어났을 때 우리는 호흡과 보행을 자각함으로써 자각의 씨앗이 마음속에서 싹을 트워서 에너지를 생성하게 해주어야 한다.

 

자각은 화를 억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각은 화의 실체를 인정해서 그것을 맞이하기 위한 것이다. 자각은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늘 깨닫는 것이다. 우리는 호흡을 자각할 수 있고, 차를 마시는 것을 자각할 수 도 있고, 보행을 자각할 수 있다. 화도 마찬가지다. 마음속에서 화가 일어났을 때, 우리는 그 사실은 자각할 수 있다. “난 내가 지금 화가 났다는 걸 알아. 내 마음속에 지금 화가 들끓고 있다는 걸 알아.” 화를 자각한다는 것은 그것의 실체를 인정하고 맞이하고 접촉하고 끌어안는 것이다. 맞서 싸우거나 억누르는 게 아니다. 자각은 말하자면 우는 아기를 품에 안아서 달래는 어머니와도 같은 것이다. 우리 마음속의 화는 우리의 아기다. 우리가 보살펴야 할 자식이다. 자각이 있을 때 우리는 안전할 수 있고, 미소 지을 수 있다. 에너지가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화를 처리하는 방법을 모르면 화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자각이 없으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화에 의해서 희생될 수 있다. 화는 우리를 피를 토하고 죽게 할 수 있다. 화를 이기지 못해서 죽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화가 신체의 시스템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거대한 중압과 고통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이 우리 안에 있을 때, 자각의 에너지가 있을 때, 우리는 안전하다. 우리가 어떠한 상태에 있든지 자각은 우리를 보호해준다. 큰형이 함께 있으면 어린 동생은 안전하다. 어머니의 품에서 아기는 안전하다. 수련을 거듭하면, 우리 마음속의 어머니와 큰형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화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준다.

 

화의 실체를 파악해서 그것을 끌어안고 있는 동안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자각의 에너지가 생성되게끔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호흡과 보행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자각이 없으면 그 무엇으로도 우리는 위안을 얻을 수 없다. 베개를 아무리 주먹으로 쳐도 소용없다. 베개를 주먹으로 아무리 쳐봤자 화가 없어지지 않고, 화의 실체를 더욱 보지 못하게 될 따름이다. 아니 베개를 실체조차도 보지 못하게 된다. 베개의 실체가 눈에 보이면, 그것이 단지 베개일 뿐 적이 아니란 것을 모를 리가 없다. 베개를 주먹으로 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단지 지금 내리치고 있는 것이 베개일 뿐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물의 실체를 알기 위해서는 그 사물과 진정으로 접촉을 해야 한다. 어떤 사람과 진정으로 접촉해보지 않고서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진정으로 알 수가 없다. 자각이 없으면 우리는 그 어떤 사물이나 사람과 진정으로 접촉을 할 수 없다. 자각이 없으면 화의 실체를 알 수 없고, 그리하여 화에게 잡아 먹히고 마는 지경이 될 수 있다.

틱낫스님 /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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