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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교리

일체법(一切法)의 분류

by 파장波長 2022. 5. 28.

일체법이란? ‘일체의 존재’를 말합니다. 불교가 목표로 하는 것은 오직 한가지 뿐입니다. 인간 문제의 해결,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 고(苦)의 해결입니다. 그런데 불교 경전에서는 인간 문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일체법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가르침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불교가 자연과학이나 철학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가 일체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함으로서 인간의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풀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는 일체법의 참된 모습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에 집착하고, 집착함으로서 그것이 변하거나 사라질때 괴로워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체법을 분류하는데는 여러 가지방법이 있습니다. 대상은 한 가지 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설명 할 수도 있고 좀 더 자세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물질을 위주로 설명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정신을 위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일체법을 이해하는 사람의 성향이나 능력, 또는 수준에 따라 다른 설명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초기 경전에 나오고 있는 일체법의 분류 방법 가운데서 가장 일반적이고 구체적인 것은 오온(五蘊), 십이처(十二處), 십팔계(十八界)입니다. 정신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오온을, 그리고 물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십이처를, 또 정신과 물질 모두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십팔계를 설해서 물질과 정신이 모두 실체적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5온(五蘊: skhanda )

5온은 색수상행식 (色, 受, 想, 行, 識)의 다섯 가지 존재의 구성요소로 물질계와 정신계의 양면에 걸치는 일체의 인연에 의해서 생기는 현상을 말하며 그 인연이 소멸되면 오온의 현상이 없어지므로 집착할 실체가 없는 것을 나타냅니다.  오온은 물질, 형태를 말하는 색(色), 감각을 말하는 수(受), 지각, 상상을 말하는 상(想), 행동, 의지를 말하는 행(行), 분석적 지식, 의식을 말하는 식(識)으로 나타납니다.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요소. 인간에 대하여 다섯 가지로 분석, 분해, 해체한 것입니다. 곧 육체(色, 몸, 물질), 감수 기능(受), 사유기능(想, 생각), 의지의욕 기능(行), 분별력 식별력(識). 이것을 오온이라고 합니다. 앞의 하나는 육체에 속한 것이고, 뒤의 넷은 정신영역에 속한 것으로, 인간은 크게는 육체와 정신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분석한 것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데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붓다께서는 이것(오온)은 ‘진정한 자기’가 아니라고〔五蘊無我〕’고 정의했습니다. ‘나의 것’이 아니고, ‘나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아인 존재에 대하여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 오온무아의 의미입니다. 허망한 존재에 집착하면 속칭 물먹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것은 무상 무아(無我)의 확인 뿐입니다.

오온(五蘊)대해서는 앞서 이미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존재와 관계된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나의 존재’란 5개의 요소로 이루어 진 것, 그리고 그것은 실체적인 아(我)가 아니라는 것, 즉 무아(無我)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오온(五蘊)으로서 일체법을 설명할 때는 오온이 개인 존재만이 아니라 일체의 만물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일체법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5온 가운데서 색온(色蘊)은 물질 전체를 말하는 것이고, 수온(受蘊), 상온(想蘊), 행온(行蘊), 식온(識薀)등 4온은 정신일반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일체법은 이와같은 5개의 요소가 결합해서 항상 변하면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서 어디에도 실체적인 것이 없습니다. 결국 일체법은 무아이고 무실체적이라는 것입니다.

오온(五蘊)을 설하는 대상은 물질은 끊임 없이 변하는 것으로서 무상하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정신은 실체적인 것으로서 영원하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온이론에서는 정신적인 것도 실체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 물질 부분보다는 정신부분에 대한 설명을 훨씬 더 상세하게 하고 있습니다. 오온은 상근기(上根機)에 속하는 사람을 위한 설명입니다. 근기란 붓다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상근기, 즉 법을 이해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은 5온에 대한 설명만 들어도 일체법이 실체적이 아니라는 것〔無我〕을 이해 할 수 있다.


십이처(十二處, ayatana)

십이처(十二處)의 처()는 ayatana에서 번역된 말로서 구역(舊譯)에서는 ‘입’()이라고 했습니다. 이말은 ‘ayat’와 ‘ana’로 이루어져 있는데, ‘ayat’는 ‘들어오는’ 의 뜻이고, ‘ana’는 ‘것’과 ‘곳’이라는 2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ayatana라는 말은 ‘들어 오는 곳’〔〕또는 ‘들어 오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십이처란 눈〔眼根〕, 귀〔耳根〕, 코〔鼻根〕, 혀〔舌根〕, 몸〔身根〕, 마음〔意根〕등 6개의 감각기관 〔六根〕과 그것에 상응하는 6개의 대상, 즉 빛깔과 형태〔色境〕, 소리〔聲境〕, 냄새〔香境〕, 맛〔味境〕, 닿을 수 있는것〔觸境〕, 생각〔法境〕등을 합친 것입니다.

보는 작용은 눈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듣는 작용은 귀를 통해서, 냄새 맡는 것은 코를 통해서, 맛보는 것은 혀를 통해서, 감촉은 몸(몸의 각 부위에 있는 피부)을 통해서, 생각은 마음〔〕을 통해서 이루어 집니다. 이들 눈, 귀, 코, 혀, 몸, 마음〔眼耳鼻舌身意〕등을 6개의 기관이라는 이라는 의미에서 육근(六根)이라 부르고, 육내처(六內處)라고도 합니다. 육근의 근은 기관(器官)이라는 의미 이외에, 기관이 가지고 있는 기능까지를 포함합니다. 안근이라고 해서 안구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볼수 있는 눈의 기능까지 포함합나다. 육근에서 제6의 의근(意根)은 기능만 존재하지 실제로 구체적인 기관은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식(意識)이 생기므로 일종의 기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육근에 상응하는 바깥 세계의 대상, 즉 빛깔과 형태,소리, 냄새,맛, 닿을 수 있는것, 생각〔色聲香味觸法〕등을 육경(六境)이라 부르고, 육외처(六外處)라고도 합니다. 정신작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감각기관과 거기에 상응하는 대상이 만나야 됩니다. 즉 눈에는 빛깔, 또는 형태가, 귀에는 소리가, 혀에는 맛이, 몸[피부]에는 첩촉할 수 있는 것이, 마음〔意根〕에는 생각〔〕이 만나야 합니다. 여기에서 법을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십이처 가운데서 ‘11처()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현상’ 입니다.

십이처(十二處)란, 다시 말해서 과 육경(六境), 즉 육내처(六內處)와 육외처(六外處)를 합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이 표시 할 수 있습니다.

이 우주에 존재하고 있는 존재의 수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요약해서 분류하면 주관계(主觀界)와 객관계(客觀界)로 나눌수 있다. 주관계를 구성하는 요소가 육근〔육내처(六內處〕이고, 또 객관계를 이루고 있는 요소가 육경〔육외처六外處〕으로서 이것을 합친 것이 십이처입니다. 이와 같은 분류방법은 일체 존재의 주체인 인간의 인식능력을 중심으로 구분해서 체계화한 것입니다.

일체법에서 십이처를 논하는 근본 목적은 역시 제법무아의 진리를 밝히는데 있습니다. 특히 이것은 물질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물질이 실체라고 생각하거나, 물질 가운데 실체적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설해집니다. 일체 존재를 구성하고 있는 12종의 요소에는 고정 불변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이 십이처에 의해서 주관계와 객관계를 모두 포섭하고, 이 모든 것들은 무상이고 무아라고 하는 것입니다. 처는 중근기(中根機), 즉 법을 이해하는 능력에 있어서 중간 수준에 속하는 사람을 위한 가르침입니다.


십팔계(十八界, dhatu)

십팔계의 계()는 dhatu를 번역한 말로서, 구성요소, 또는 영역,종류의 뜻입니다. 십팔계란 십이처 즉 육근과 육경에 육식()을 합친 것입니다.

18계의 분류 방법은 ‘근경식(根境識)’의 3사화합(三事和合)이라는 원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무엇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식 기능을 가지고 있는 기관〔〕과 인식의 대상〔〕과 인식작용〔〕의 3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눈을 통해서 빛깔이나 형상을 보기 때문에 그것을 식별하는 작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것을 안식(眼識)이라 합니다. 귀로서 소리를 듣기 때문에 이식(耳識)이, 코로서 냄새를 맡기 때문에 비식(鼻識)이, 몸으로 무엇을 접촉하기 때문에 신식(身識)이, 마음으로 무엇을 생각하기 때문에 의식(意識)이 일어 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육식()입니다.

이것을 아함경에서는〔手聲喩經〕손뼉 소리의 비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비유하면, 두 손이 서로 마주쳐 소리를 내는 것과 같다. 이와같이 눈과 빛깔을 인연하여 안식이 생긴다.(나머지 식 도 마찬가지다)” 이 비유에서 한 손은 기관〔〕과 같은 것이고 다른 한 손은 대상〔〕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손뼉 소리는 식()과 같다.

십팔계〔十八界〕의 상호 관계를 표시해 보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십팔계〔十八界〕에서는 일체의 존재를 이와같은 18계의 요소로 분류했습니다. 이때는 십이처의 경우와는 달리 육근과 육경을 합쳐서 객관계로 보고, 육식을 주관계로 보았습니다. 십팔계에서는 일체존재를 십이처에서 보다 상세하게 분류한 것입니다.

십이처를 설명할 때 보았듯이 일체를 구성하고 있는 12가지 요소 모두가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요소들이 만나서 생기게 된 식() 역시 실체적인 것일 수는 없습니다. 객관세계의 모든 것, 즉 물질적인 것도 실체가 없는 것이지만, 주관세계의 것, 즉 정신적인 것도 실체가 없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비유에서처럼 손뼉 소리를 낼 수 있는 손바닥도 실체(實體)적인 것이 아니지만, 실체적이 아닌 그 손바닥이 마주쳐서 일으킨 소리 역시 실체적이 아닌 것은 명백합니다. 결국 십팔계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체법은 물질적인 것에서도, 그리고 정신적인 것에서도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입나다.

십팔계를 설할 대상자는 물질과 정신에 모두 어두운 사람입니다. 이와같은 사람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모두를 실체적이고 영원하다고 믿는 것입니다. 십팔계설은 이와 같은 사람을 위해 물질과 정신의 참모습을 보여 줌으로서 그것에 대한 집착을 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십팔계설은 하근기(下根機), 즉 법을 이해하는 능력이 가장 낮은 사람을 위한 가르침입니다.

 

∴ 이 글은 많은 분들의 글을 참고하고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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