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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교리

붓다의 경제윤리

by 파장波長 2022. 5. 4.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발전한 과학기술만큼, 늘어난 물질적 부만큼 우리의 행복 역시 늘어났을까? 안타깝게도 그에 대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들을 가능성이 큽니다. 엄청난 경제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고,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는 심화되고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으며 자연환경은 회복이 가능할까 싶을 만큼 위태로울 정도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세계는 ‘경제개발’이라는 이념에 취해 있고, ‘소비주의’라는 종교에 빠져있습니다.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더 벌려 애쓰고,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소비를 자극하는 현재의 구조를 벗어나지 않는 한 문제의 해결은 요원합니다. 이런 불평등과 환경파괴가 끝이 파멸인 줄도 모르고 앞을 향해 달리고 있는 우리들을 향해 붓다께서는 멈추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붓다께서는 땀흘려 노력한 자만이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음을 경전을 통해 가르쳐 주시고 계십니다. 땀흘린 자의 고귀한 노력은 정진바라밀(精進婆羅蜜)입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다. 그때 석제환인이 발리 바루지 아수라와 함께 문안드리고 여쭈었다.
아수라가 게송으로 말했다.
“사람이 노력하면 소원을 반드시 이룰 것이며, 법과 진리도 얻게 되어 안온하여 쾌락을 얻으리.”
석제환인도 게송으로 말했다.
“사람이 항상 노력하면 뜻하는 바를 반드시 이룰 것이며, 이 사업 또한 성취할 것이니 참아 이기는 것이 제일이로다.”
부처님께서는 둘 다 좋은 말이라고 하시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들 저마다 이익 위해 각각 마음 속에 하고 싶은 것 다르니 마음 속에 바라는 것은 한 가지이나 땀 흘려 노력하는 자만이 그것을 얻으리라.”《별역잡아함경》 제3, 50경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지런히 정진하여 몸과 입과 뜻을 단정히 하며, 모든 행동에 허물이 없으면 길(道)을 얻기 어렵지 않으리라. 마음과 뜻을 잘 단속하고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좋아하는 것에 빠지지 않아 음욕, 성냄, 어리석음을 억제하고, 삿되고 빗나간 행동을 삼가야 뭇사람 가운데 있더라도 부끄럽지 않고 그들의 존경을 받는다. 마음이 청정하고 정직해야 두려움이나 불안이 없으며, 도 를 닦거나 생활하며 살아가는 데 삿되지 않으므로 혹시 남에게 참소를 당해 관리에게 잡히더라도 두렵지 않으리니, 죄를 저지른 일이 없기 때문이니라.”《불반니원경》

이처럼 붓다께서는 삼업(三業)의 청정과 노력정진이 직결되어 있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오직 한 법(法)을 잘 실천하면 신통을 얻고 열반에 이를 것이다. 그것은 게으르지 않는 것이니, 게으르지 않고 마음을 보호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교만하지 않는 것 행복의 길이요, 게으름은 죽음의 길이다. 교만 없으면 죽음도 없으니 교만은 곧 수행자의 죽음이니라.”《증일아함경 》 제4,〈호신품)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 파사익 왕에게 말씀하셨다.
"먼저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것이 넷이 있소. 첫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괴로운 일이나 뒤에는 즐겁고, 둘째는 기름소(젓소 우유)를 마시는 것은 처음은 괴로우나 뒤에 즐겁고, 셋째는 쓴 약을 먹는 것도 처음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우며, 넷째는 가업을 잇는 것과 혼인하는 것은 처음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역시 즐거운 일이오.”
파사익 왕이 돌아가자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괴로우나 뒤에 기쁜 것이 넷이 있다. 첫째 범행(梵行)을 닦는 일, 둘째 경문(經文)을 읽고 외우는 일, 셋째 좌선하여 삼매(三昧)를 얻는 일, 넷째 그리고 들이쉬고 내쉬는 숨(出入息)을 세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처음에는 괴롭지만 뒤에는 기쁨을 주는 것이니라.”《증일아함경》 제20, <성문품>

또한 고진감래(苦盡甘來)의 기쁨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또한 깨끗한 나눔의 미덕(布施)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카필라 성의 니그로다 동산에 계실 때, 아난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정진하는 사람이 정진하지 않는 사람에게 법답게 보시하고, 업과 업의 과보 있음을 믿으면 이는 주는 사람의 마음이 깨끗한 보시니라. 정진하지 않는 사람이 정진하는 사람에게 보시하되 법답지 못해 기쁜 마음을 얻지 못하고, 업과 업의 과보를 믿지 않으면 이는 깨끗한 보시가 아니니라. 정진하는 사람이 정진하는 사람에게 법답게 보시하며 기쁜 마음을 얻고 업과 업의 과보를 믿으면 가장 훌륭한 보시를 이루느니라. 종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기 것을 나누어 기쁨으로 보시하고, 업과 업의 과보를 믿으면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느니라. 몸과 입을 잘 다스려 보호하고 몸소 나아가 법답게 걸식하며 욕심없이 사는 사람이 욕심없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재물로 베푸는 보시 가운데 제일이니라.” 《중아함경》 제47, <구담미경>

이와 같이 진실한 베품인 보시를 통해 다같이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 불교의 경제윤리며 노동분배의 원칙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법구경》에서 부처님은 진정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가르치고 계십니다.

남들이 미워하더라도 미움에서 벗어나 진실로 행복하게 살자.
마음에 병든 사람들 가운데 살더라도 병든 마음에서 벗어나 진실로 행복 하게 살자.
탐욕스런 사람들 가운데 살더라도 탐욕에서 벗어나 진실로 행복하게 살자.
저 광음천이 행복을 누리듯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진 실로 행복하게 살자.

승리는 미움을 불러오고, 싸움에 진자는 불행하다.
그러므로 이기고 진다는 마음을 떠나야 진실로 만족하고 행복하다.
격정보다 뜨거운 불이 없고, 원망보다 더 많이 잃는 것은 없다.
육신보다 더 심한 고통이 없고, 휴식보다 더 좋은 행복은 없다.
굶주림은 가장 나쁜 재앙이요, 육신에 집착함이 제일 큰 사악이다.
이것을 바르게 아는 사람은 열반을 얻어 최고의 행복을 누린다.
건강은 최고의 선물이요, 만족은 가장 최상의 재산이다.
신용은 최선의 인간관계요, 열반은 더할 바 없는 기쁨이다.
고요한 곳에서 마음의 평온을 누리는 사람은 두려움과 죄로부터 벗어나고 진리 속에 즐거움을 누린다.
원수와 함께하는 것이 괴롭듯이 어리석은 사람과 동반하는 것은 괴로움이다.
친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즐겁듯이 지혜로운 이와 여행하는 것은 기쁨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 많이 배운 사람, 잘 참는 사람, 자기 의무에 성실한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할 것이요, 착하고 현명한 사람을 따라야 할 것이니, 그것은 뭇 별 속의 달과 같느니라.

위와 같이 불교의 경제윤리나 노동관은 경제적 부 이전에 정신적, 문화적 사람다움의 추구로부터 출발하고 있습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노력의 바탕 위에서 행복한 삶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시대나 역사를 초월한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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