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가섭을 교화하는 품(化迦葉品)
이에 여래는 다시 마가다국으로 나아가서 우위라(憂爲羅) 고을에 닿으셨는데, 날이 저물어서 범지의 사나원에서 주무시고 다음 날 아침에 바루를 가지고 사나원(斯奈園)에 나아가서 부처님은 금빛을 나타내어 그 당(堂)의 위를 비추시자 범지의 맏딸인 난타(難陀)와 둘째 딸인 난타바라(難陀波羅)는 빛을 보고 기뻐하며 곧 부처님에게 나아가 예배하고 부처님을 청하므로, 여래는 당에 오르시어 두 딸을 가르쳐서 삼존(三尊)에게 귀명하게 하고 오계(五戒)를 주신 뒤에 말씀하셨다.
“몸은 자기의 소유가 아니며, 온갖 물건은 '공'으로 돌아가느니라.” 고 하시자, 두 여인은 마음이 풀려서 머리로 받잡아 행하였다.
於是如來,還詣摩竭提界,至優爲羅縣,暮止梵志斯奈園。明旦持鉢,詣斯奈門,佛現金光,照其堂上。梵志二女,長名難陁、次名難陁波羅,見光喜悅,尋詣佛所,禮拜請佛。如來昇堂,教授二女,歸命三尊,授五戒已。世尊告曰:“身非己有,萬物歸空。”二人心解,首戴奉行。
세존은 생각하셨다.
'내가 본래 배움을 일으킨 것은 중생들을 제도하려 함이므로, 욕심 세계의 악마왕을 항복시켜 인도하고 가르쳤거니와 가까운 니련선하(泥蘭禪河) 물가에 성씨가 가섭이라는 범지가 있는데, 이름은 우루빌바〔鬱俾羅〕이다.
나이가 백 이십 살에 명성이 높고 널리 알려져 세상 사람들이 받들어 우러르는데 불을 섬기어 제사 지내되 밤낮을 게으르지 아니하며, 배움을 좋아하는 제자를 오백 인이나 두었고, 가섭의 두 아우는 그 형을 우두머리로 섬기면서 도를 얻었다 하여 저마다 제자를 두고 모두가 하류(下流)에서 살고 있었다.
가섭은 생각하기를, '나의 이름은 날로 높아서 나라 안이 마음을 두어 우러르거늘 도술이 얕으면 궁하기 쉬운지라 궁하면 이름이 무너지리니, 장차 좋은 계책을 세워서 온 나라가 크게 바라보게 하리라 하고, 가서 용을 구해다가 술법으로써 다스려 정실을 짓고 용을 기르면서 말하기를, 만약 경솔히 정실에 마구 뛰어 들어가는 이가 있으면 불을 뿜고 독을 내어서 들어 온 이를 없애버린다하고 있었다.
용은 명절의 모임에 이르러서는 불을 내쏘지 않음이 없었으므로 멀리서나 가까이서 모두 말하기를, 큰 스승의 도야말로 신령스럽다고 하는데, 가섭은 이로 말미암아 공과 이름이 날로 융성하고 있다.'
世尊惟曰:“吾本起學,欲度衆生,欲界魔王,歸伏道化。近泥蘭禪河邊,有梵志,姓迦葉氏,字鬱俾羅,年百二十,名聲高遠,世人奉仰,修治火祠,晝夜不懈。好學弟子,有五百人。迦葉二弟,宗師其兄,謂爲得道。各有弟子,皆居下流。迦葉自念:“吾名日高,國內注仰,術淺易窮,窮則名頹,當作良策,全國大望。”便行求龍,以術致之,爲作靖室,而鞠龍曰:“若有輕突入靖室者,吐火出毒,以滅來者。”龍至節會,無不放火。遠近僉言:“大師道神。”迦葉由此,功名曰隆。
세존은 생각하셨다.
‘내가 옛날 출가할 적에 길에서 빔비사라왕〔䓑沙王〕을 만났을 때 서약이 도를 이루시거든 먼저 저를 제도 해탈시키소서 하므로 나는 일체를 위하기 때문에 곧 그렇게 하리라고 하였거니와, 이제 백성들의 마음을 살피건대 널리 가섭에게 쏠렸으므로 갑자기 돌릴 수가 없다. 마치 열매는 좋은데 나무가 높아서 따 먹을 수가 없으면 오직 나무 뿌리를 베고 가지를 쓰러뜨려야 먹고 싶은 대로 열매를 딸 수 있는 것과 같다. 모두가 꺼리는 바는 다 용에게 있으니, 나는 먼저 용을 항복시키리라. 가섭이 와서 따르면 비로소 큰 도로써 교화되는 바가 끝이 없으리라'고 하셨다.
世尊念曰:“吾昔出家, 道逢䓑沙, 誓要道成先度脫我。吾用一切故, 卽便然可。今察民心, 普注迦葉,卒未可迴。譬如果美樹高,無因得食,唯有伐樹根僻枝,從食果必矣!一切所忌,咸在於龍。吾先降之,迦葉來從!爾乃大道,所化無崖。
여래는 생각하셨다.
‘해가 천하를 비추는 데에 그 덕이 셋이 있으니, 첫째 광명이 빛나서 어둠을 제거하면 또렷하지 아니함이 없고, 둘째 다섯 가지 빛깔의 여러 종류가 그 형상을 널리 나타내며, 셋째 싹을 트게 하여 온갖 물건이 아주 번영하게 한다.
여래가 세상에 나오면 역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온갖 큰 지혜로써 어리석음과 어둠을 비추어 없애며, 둘째 다섯 갈래〔五道〕에 말씀과 행동으로 분포하며, 셋째 권도와 지혜로써 제도하여 이롭히고 편안하게 하느니 라고 하셨다.
如來言曰:‘日照天下,其德有三:一曰光耀除冥,無不分明;二曰五色雜類,宣敍其形;三曰開發萌芽,萬物精榮。如來出世,亦有三焉:一曰一切大智,照除愚冥;二曰分部五道,言行所由;三曰㩲慧拯濟,利而安之。’”
중우(衆佑)께서는 생각을 마치시고, 곧 사나원에서 출발하여 저녁 때에야 가섭에게 가셨는데, 아직 거기에 닿기 전에 문득 금빛을 나무와 흙과 돌들에게 나투시매 그 빛깔이 마치 금빛과 같았다.
가섭의 제자가 병을 가지고 물을 뜨다가 변화를 보고 마음이 움직여서 괴이히 여겨 돌아보자 멀리서 세존이 보이는데 천하를 밝게 빛내므로 무슨 미묘한 것인 줄도 모르고 달려와서 스승에게 아뢰기에 스승과 제자들이 모두 나왔는데, 세존의 거룩함과 밝은 위의가 으리으리한지라 가섭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답답하여 어쩔 줄 모르면서 생각하기를, ‘혹시 이는 해일까. 나의 눈이 미칠 수 있으니 이는 천인이리라'고 생각하자, 그 눈이 다시 아찔하였다.
衆祐念已,便行起於斯奈園,投暮往造迦葉。未至所止,便現金光,樹木土石其色若金。迦葉弟子持甁取水,睹變心動,怪而顧望。遙見世尊,明耀天下,不識何妙,馳走白師。師徒皆出,世尊威神,明儀煌煌,迦葉情悸,蒙蒙不悟,卽自惟曰:“若是日耶,吾目得逮!謂是天人,其目復眴!”
그 뒤에 생각이 나서 비로소 알겠으므로 말하였다.
“이 분은 백정왕의 태자 싯다르타〔悉達〕가 아닐까. 우리의 역수(歷數)에서 말하기를, ‘백정왕의 아들은 복이 전륜성왕에 알맞으나 영화스런 지위를 좋아하지 아니하고, 장차 부처님이 되리라 하였는데, 옛날 출가하였음을 들었으니, 그 이가 도가 이루어진 것일까.”
여래께서 갑자기 닿으셨으므로 가섭은 크게 기뻐하면서, “잘 오셨습니다. 고오타마시여, 기거(起居)가 늘 편안하셨습니까.”
하자, 부처님은 카샤파(가섭)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後思乃解曰:“得無是白淨王子悉達者乎?吾歷數云:白淨王子,福應聖王,不樂榮位,當得作佛。’昔聞出家,其道成乎?” 如來忽到,迦葉大喜:“善來瞿曇。起居常安?” 佛爲迦葉而作頌曰:
持戒終老安 계율을 지니면 늙도록 편안하고
信正所止善 믿음이 바르면 있는 데가 선하며
智慧最安身 지혜는 몸을 가장 편안하게 하나니
衆惡不犯安 뭇 악이 편안함을 범하지 못하나니라.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원컨대, 덕을 굽히시어 좋지 못한 음식이나마 잡수십시요.”
부처님은 가섭에게 대답하였다.
“예로부터 부처님의 도법에는 한낮이 지나면 밥을 먹지 않습니다. 잠시 지극한 마음을 밝히어 한 가지 일을 부탁하려 하는데 인색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섭은 대답하였다.
“미리 갖추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덕을 공경하며 잘 받아 들이겠습니다.”
迦葉白佛:“唯願屈德,臨眄蔬食。”佛答迦葉:“古佛道法過中不飯,且明至心,欲託一事,庶不有悋。”迦葉答曰:“恨無備豫,敬德虛心。”
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하룻밤 묵고자 하는데 받아주시겠습니까.”
가섭은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우리 범지들의 법에는 잠을 같이 자지 않으니, 용서하십시오. 아껴서가 아닙니다. 명을 거역하여서 어떻게 할까요.”
佛告迦葉:“欲寄一宿,寧見容不?”迦葉白佛:“我梵志法,寢不同室,幸恕不愛。巨命如何?”
그러자 부처님은 정실을 가르키면서,
“여기는 또 무슨 방입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그 가운데는 신령한 용이 있는데, 성질이 급하고 사나와서 방에 들어가는 이가 있으면 매양 불을 뿜어서 태워버립니다.”
부처님은 카샤파에게 말씀하셨다.
“여기를 나에게 빌려 주십시오.”
가섭은 대답하였다.
"참으로 아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용이 해칠까 하여서입니다.”
오백의 제자들은 두려워 숨을 죽이고서 스승이 부처님께 허락할까 겁을 내고 있는데, 거듭 빌릴 것을 세 번이나 청하자 가섭은의심을 품으면서도 매우 딱하게 여기며 반드시 재앙이 있으리라 두려워하였다.
佛指靖室:“此復何室?”迦葉答曰:“中有神龍,性急姤惡,有入室者,每便吐火燒害於人。”佛告迦葉:“以此借我。”迦葉答曰:“實不有愛,恐龍爲害耳。”五百弟子,屛營悚息,恐師許佛。重借滿三,迦葉惟疑,意甚無違,懼必禍耳。
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삼계의 욕심 불을 나는 이미 꺼버렸으므로 용이 나를 해치지는 못합니다.”
가섭이 대답하기를,
“고오타마는 덕이 높으셔서 계실 수 있을 터이니 뜻대로 하십시오.”
라고 하므로, 곧 위엄과 신력을 차리시고 그 방으로 들어가시자 오백의 제자들은 용이 해칠 것을 믿고 모두가 눈물을 흘리면서,
“애석하구나. 높으신 분께서 용의 해를 입으리라.” 하였다.
佛告迦葉:“三界欲火吾已滅之,龍不害我也!”迦葉答曰:“瞿曇德尊,能居隨意。”卽撿威神,便入其室。五百弟子,信龍爲害,莫不涕淚,可惜尊人,爲龍所害。
부처님은 앉으시자, 잠깐 만에 용은 굴에서 나오면서 독을 뿜으며, 부처님을 에워쌌으므로, 여래는 독을 변화시켜 모두 꽃이 되게 하는 지라 용은 그 독이 꽃이 되어 부처님을 에워싸는 것을 보고 더욱 성을 내어 불을 뿜으면 해를 받으리라 여겼는데, 더운 기운이 용에게 돌아 오므로 답답하여 죽을 것 같아 머리를 들어 부처님의 상호를 보고 높으신 이 인줄 알아차리자, 시원한 바람이 용에게로 오므로 시원함을 찾아서 부처님께로 나아가매 불이 꺼지고 독이 없어지는지라 귀명하여 바루에 들어갔다.
佛坐須臾, 龍從窟出, 吐毒繞佛, 如來化毒皆使爲華。龍見其毒作華繞佛, 怒盛吐火, 謂能爲害。熱氣歸龍, 鬱悶欲死, 擧頭視佛, 見相知尊, 涼風趣龍, 尋涼詣佛, 火滅毒除, 歸命入鉢。
이에 여래는 곧 불빛을 나타내어 환하게 하늘을 비추자, 가섭의 제자들은 바로 일어나서 천기를 보다가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그것이 용의 불이라 여기어 소리 높여 울부짖었다.
“애석하도다. 참된 분이시여, 마침내 용의 재앙을 입었구나.”
가섭의 스승과 제자들은 놀라서 같이 내달아 나왔는데, 오백의 제자들은 소리를 같이하여 스승을 책망하였다.
“하늘과 땅이 생겨서부터 아직 고오타마와 같이 아름다운 사람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높으시고 귀하셨는데 눈여겨 자세히 보지 않았던 것이 한스럽습니다. 어떠한 인연으로 다시 뵈오리까?”
於是如來, 便現火光, 烔然槪天。迦葉弟子, 直起瞻候, 見佛光明, 謂是龍火, 擧聲悲呼:“可惜眞人, 竟被龍殃。”迦葉師徒,驚共奔出,五百弟子,同聲責師:“天地開闢,未見人類妙如瞿曇,可尊可貴,恨不熟觀,何緣復見?”
눈물을 흘리고 눈을 씻으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垂淚枚眼,而作頌曰:
容顏紫金耀 얼굴은 자마금빛으로 빛났고
面滿髮紺靑 낯은 원만하고 머리칼은 검푸르며
大人百福德 거룩하신 분의 백 가지 복덕은
神妙應相經 신령하고 미묘하여 관상 책에 알맞았소.
方身立丈六 반듯한 몸은 서서 한 길 여섯 자요.
姿好八十章 맵시는 좋으셔서 여든 가지 무늬며
頂光爥幽昧 정수리의 광명은 어둔 데를 비췄거늘
何駃忽無常 어찌 그리 갑자기 돌아가 버리셨소.
뒤에 왔던 제자들도 불이 부처님을 해친 줄로 여기고서 울부짖고 애통하면서,
“고오타마께서 해를 입으셨는데 우리가 산들 무엇하겠느냐.”
그리고는, 몸을 솟구쳐 불에 뛰어 들었는데 맑고 시원하며 상쾌한지라 돌아보며 스승에게 아뢰었다.
“고오타마께서도 해를 입지 않으셨습니다. 본래는 용의불이라 생각했더니 틀림없이 이는 부처님의 광명이었습니다.”
하면서, 스승과 제자들은 떠들어대며 숨도 제대로 못 쉬다가 날을 밝혔다.
後來弟子,謂火害佛,悲喚哀慟:“瞿曇被害,我生何爲?”踊身赴火,淸涼和調,還顧白師:“瞿曇無恙!本謂龍火,定是佛光!”師徒騷擾,側息達明。
다음 날 아침에 여래는 바루를 가지고 정실에서 나가시자, 가섭은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큰 도인께서는 아직 살으셨나이까.
그릇속의 것은 무엇입니까.”
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독룡이라는 것인데 이미 항복하고 법을 받았습니다.”
오백 제자들은 모두 다 말하였다.
“부처님은 신령하기도 하구나.”
하자, 가섭은 속으로는 놀랬지마는 명칭이 아까와서 애오라지 다시 떠받들며, ‘큰 도인께서는 참으로 신령하기는 하다. 그러나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내가 이미 얻은 아라한만은 못하리라'고 하고, 카샤파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큰 도인께서는 머무르소서, 공양을 하고 싶습니다.”
淸旦如來持鉢出室,迦葉大喜曰:“大道人猶存耶!器中何等?”佛告迦葉:“所謂毒龍,已降受法。”五百弟子,僉言佛神。迦葉內伏,悋惜名稱,聊復貢高:“大道人實神。雖爾,未如我已得阿羅漢也!”迦葉白佛:“願大道人留止,欲相供養。”
다음 날 아침에 식사 때가 되자 스스로 가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떠나가십시오. 이제 뒤를 따라서 가겠습니다.”
하시고, 가섭이 돌아가자 부처님은 사람이 팔을 폈다 구부릴 만큼의 짧은 동안에 동쪽 불우체(弗于逮)의 수천억리를 가셔서 염핍(閻逼)이라는 나무 열매를 따서 바루에 가득히 채워서 돌아와 가섭이 아직 도착 하기 전에 그 상에 앉아 계시자, 가섭은 부처님께 물었다.
“큰 도인께서는 어느 길을 따라서 오셨습니까.”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당신이 떠나간 뒤에, 나는 동쪽의 불우체에 가서 이 염핍이라는 과일을 따 왔습니다. 향기로워 맛이 있고 먹음직합니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고 떠나가시자, 가섭은 생각하기를, ‘큰 도인 이 비록 신령하다 하더라도 우리 도의 참됨만은 못하리라고 하였다.
明旦作飯,自行請佛。佛言:“便去,今隨後到。”迦葉適還,佛如人屈伸臂頃,東適弗于逮數千億里,取樹果名閻逼,滿鉢而還。迦葉未到,已坐其牀。迦葉問佛:“大道人從何徑來?”佛言:“卿去後,吾東到弗于逮,取此果名閻逼,香美可食。”佛飯去已,迦葉念曰:“大道人雖神,故不如我道眞。”
다음 날 식사 때에 다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떠나가십시오. 이제 뒤 따라서 가겠습니다.”
하시고, 가섭은 돌아가자 부처님은 남쪽의 끝 염부제(閻浮提)에 가서 하라륵(嗬䗍勒)의 과일을 따서 바루에 가득히 담아서 돌아와서는 가섭이 아직 닿기 전에 벌써 그 상에 앉아 계시자, 가섭은 부처님께 물었다.
"어떻게 하시어 먼저 도착하셨습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남쪽으로 가서 이 맛있는 과일을 가져왔는데 사용하면 병이 낫습니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고 떠나가시자, 가섭은 '이 큰 사문은 참으로 신령하고 참으로 묘하구나'고 생각하였다.
明日食時,復行請佛。佛言:“可去,今隨後到。”迦葉旋還。佛南行極閻浮提界取果蠡勒,盛滿鉢還。迦葉未至,已坐其牀。迦葉問佛:“何緣先到?”佛言:“南行取此美果,可用愈病。”佛飯去後,迦葉而念:“此大沙門實神實妙。”
다음 날에 카샤파는 다시 부처님을 청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이제 뒤를 따라 가겠습니다.”
하시고, 부처님은 서쪽 구야니(拘耶尼)에 가서 아마륵(阿摩勒) 열매를 따서 바루에 가득히 채워 돌아와서는 가섭이 아직 닿기 전에 벌써 그 상에 앉아 계시자, 가섭은 부처님께 물었다.
“또 어느 쪽으로 오셨습니까.” 대답하셨다.
“서쪽 구야니에 가서 아마륵의 열매를 가져 왔으니, 당신도 잡수십시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고 떠나가시자, 가섭은 또 생각하였다.
‘이 큰 사문이 하는 일이야말로 참으로 신령하구나' 라고 하였다.
明日迦葉復行請佛,佛言:“今隨後到。”佛西適拘耶尼,取阿摩勒果,滿鉢而還。迦葉未至,已坐其牀。迦葉問佛:“復從何面來?”荅曰:“西詣拘耶尼,取阿摩勒果,汝可食之。”佛飯已去,迦葉復念:“是大沙門所作實神。”
다음 날에 카샤파는 다시 부처님께 청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이제 뒤를 따라 가겠습니다.”
가섭이 돌아서자 갑자기 부처님은 보이시지 않더니, 벌써 북쪽의 울단왈(鬱單曰)에 가서 저절로 된 맵쌀을 가져와서는 카샤파가 아직 닿기 전에 이미 그 상에 앉아 계시자, 카샤파는 부처님께 물었다.
“또 어디를 따라서 오셨습니까.”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북쪽 울단왈에서 이 맵쌀을 가져 왔으니, 당신도 잡수십시오.”
부처님께서 공양하시고 떠나가신 뒤에 가섭은 혼자 생각하기를, '이 큰 도인의 신령하고 미묘함이 그러하시구나 라고 하였다.
明日迦葉復行請佛,佛言:“今隨後到。”迦葉反顧,忽不見佛。佛已到北方鬱單曰,取自然粳米。迦葉未至,已坐其牀。迦葉問佛:“復從何來?”佛答曰:“北適鬱單曰,取此粳米,卿可食之。”佛飯去後,迦葉獨念:“此大道人,神妙乃爾!”
다음 날 식사 때에 부처님은 바루를 가지고 스스로 그 집에 이르 셔서 밥을 가지고 돌아와서 잡수신 뒤에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려 하는데 물이 없는지라 하늘 제석이 내려와서 손으로 땅을 가리키자 저절로 못이 되었다.
가섭이 해질 녘에 이리저리 돌아 다니다가 못을 보고 괴이히 여기어 부처님께 물었다.
“어떻게 하여 이런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은 카샤파에게 말씀하셨다.
“아침에 당신에게서 밥을 얻어 먹고 양치질을 하려는데 물이 없자 하늘 제석이 땅을 가리켜서 못을 만들어 사용하게 하였으니, 이 못을 지지못(指地池)이라 이름하십시오.” 하시자, 카샤파는 생각하기를, ‘큰 도인께서는 신령하고 미묘하며 공 덕이 한량 없다고 하였다.
明日食時,佛持鉢自到其家,取飯而還,食已欲澡漱口無水,天帝釋卽下以手指地,自然成池。迦葉晡時,仿佯見池怪而問佛:“何緣有此?”佛告迦葉:“朝得汝食,欲漱無水,天帝指地成池給,用當名此池爲指地池。”迦葉念曰:“大道人神妙,功德無量!”
뒷 날 세존께서 가섭의 근처로 옮겨 한 나무 아래 앉아 계셨는데, 밤에 제일 사천왕이 같이 내려와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자 사천왕의 광명과 그림자의 밝기가 마치 훨훨 타는 불과 같은지라 카샤파가 밤에 일어나서 부처님 앞에 네 개의 불이 있는 것을 보고 밝은 날 아침에 부처님에게 물었다.
“큰 도인께서도 역시 불을 섬기십니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어제 밤에 사천왕이 와서 설법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습니다.” 라고 하시자, 가섭은 또 생각하기를, ‘이 큰 사문은 지극히 신령하여서 이에 이런 하늘에까지 이르는구나.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내의 참됨만은 못하리라'고 하였다.
後日世尊移近迦葉,坐一樹下。夜第一四天王俱下,聽佛說法,四天光影明如盛火。迦葉夜起,見佛前有四火。淸旦問佛:“大道人亦事火乎?”佛言:“不也。昨夜四天王來聽說法,是其光耳。”迦葉復念:“是大沙門極神,乃致此天。雖爾,故不如我道眞。”
다음 날 제이 하늘 제석이 밤에 와서 법을 들었는데 제석의 광명은 사천왕보다 갑절이 되는지라, 가섭은 밤에 일어나서 부처님 앞의 광명을 보고 뜻으로 혼자 생각하기를, ‘부처님도 본디 불을 섬기는구나’라고 하고 아침에 부처님께 물었다.
“불을 섬기는 것은 아닙니까. 어제 밤은 밝기가 갑절이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제석이 내려와서 법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이었습니다.”
明日第二天帝釋,夜來聽法,帝釋光明倍於四天。迦葉夜起,見佛前光,意而獨念:“佛故事火也。”平旦問佛:“得無事火?明倍昨夜也。”佛言:“帝釋來下聽受經法,是其光耳。”
그 뒤 밤에는 제칠의 범천이 또 내려와서 법을 들었는데 범천의 광명과 그림자는 제석보다 갑절이 되는지라, 가섭은 광명을 보고 부처님께서도 불을 섬기리라고 의심하면서 부처님에게 물었다.
“큰 도인께서는 틀림없이 불을 섬기시지요.”
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제칠의 범천이 어제 밤에 법을 들었는데 바로 그 광명입니다.” 라고 하므로, 카샤파는 생각하기를, '이 큰 사문이야말로 거룩하여 범천이 감동되어 내려왔구나'고 하였다.
後夜,第七梵天又下聽法,梵魔光景倍於帝釋。迦葉見光,疑佛事火。晨朝問佛:“大道人必事火也。”佛告迦葉:“第七梵天昨夜聽法,是其光耳。”迦葉自念:“是大沙門,威神感動天梵下降。”
가섭의 오백 제자들은 사람마다 세 가지 불을 섬겼으므로 다음 날 무릇 천오백의 불을 피우는 데도 불이 끝내 타지 않는지라 괴이 하게 여기며 스승에게 아뢰자 스승은 말하였다.
"반드시 이는 부처님이 한 일이리라.” 하고 달려 나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오백 제자들이 지금 아침에 불을 피우는 데도 끝내 타지 않습니다. 이는 부처님께서 하신 일이지요.”
부처님은 카샤파에게 말씀하셨다.
“타게 하고 싶습니까.”
하고, 묻기를 세 번까지 하시자 대답하였다.
“타게 하고 싶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가십시오. 불은 탈 것입니다.”
하시자, 그 소리에 맞춰서 모두 타는지라, 카샤파는 또 생각하기를 '이 큰 도인의 지극히 신령함이 그러하구나' 라고 하였다.
迦葉五百弟子,人事三火,凡千五百火。明旦燃之,火了不燃。怪而白師。師曰:“必是佛所爲耳。”馳往白佛:“我五百弟子,今朝燃火,了不肯燃,是佛所爲乎?”佛告迦葉:“欲使燃不?”問之至三,對曰:“欲使燃。”佛言:“可去,火當燃。’應聲皆燃。迦葉復念:“是大道人,至神乃爾!”
가섭 자신도 세 가지 불을 섬기므로, 다음 날 아침에 피웠는데 또 끌 수가 없는지라 오백의 제자와 섬기고 있는 이들이 도와서 껐지마는 끝내 끌 수가 없었으므로 부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의심하면서 곧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 자신이 세 가지 불을 섬기는데 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꺼지게 하고 싶습니까.”
가섭은 말하였다.
“참으로 꺼지게 하고 싶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불은 꺼지리라.”
라고 하시자, 그 소리에 맞춰서 바로 꺼졌으므로 카샤파는 '큰 도인 께서는 지극히 신령하고 미묘하시어 하시는 일이 모두 어울리는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迦葉自事三火,明旦然之,又不可滅。五百弟子,及諸事者,助而滅之,了不可滅。疑佛所作,便行白佛:“我自事三火,不可得滅。”佛言:“欲使滅乎?”曰:“實欲使滅。”佛言:“火可當滅。”應聲卽滅。迦葉念曰:“大道人,極神至妙,所作皆諧。”
훗날에 가섭의 오백 제자들은 마침 함께 장작을 쪼개는데 저마다. 도끼를 올리기만 하면 모두가 내릴 수가 없게 되자, 부끄러워하며 가서 스승에게 아뢰자 스승은 말하기를, “이는 큰 사문께서 하는 일이리라.”
하고, 즉시 가서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저희 여러 제자들이 아까 함께 장작을 빠개는데 도끼를 들어올리면 내릴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은 말하셨다.
“가십시요. 도끼는 내려질 것입니다.”
라고 하시자, 바로 내려져서 쓸 수 있었으므로 카샤파는 '이 큰 사문 이 신령하기는 신령하다'고 생각하였다.
後日迦葉五百弟子,適共破薪,各各擧斧皆不得下,懅行白師。師曰:“是大沙門所爲。”卽行白佛:“我諸弟子,向共破薪,斧擧不可得下。”佛言:“可去,斧當下。”卽下得用。迦葉念曰:“是大沙門,神則神矣!
훗날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로 돌아가서 버려진 헌 옷을 보고 빨려고 생각하시자, 하늘 제석이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이어받아 파나산(頗那山) 위에 가서 네모진 돌 하나와 여섯 모나는 돌 하나를 가져다 주었으므로 빨아서 햇볕에 널었는데, 가섭이 노닐면서 구경하다가 못 가의 두 개의 돌을 보고 괴이히 여기며 부처님에게 물었다.
“지금 이 못가에 두 개의 돌이 아름답고 고운데 이것은 어디서 나 왔습니까.”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내가 빨래를 하고 옷을 햇볕에 말리려 하였더니, 하늘 제석이 돌을 보내주어서 내가 사용하였소." 라고 하시자, 가섭은 또 ‘고오타마의 신령한 덕에는 감동되지 않는 것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後日佛還樹下,見棄弊衣,念欲浣之。天帝釋承佛聖旨,到頗那山上,取四方石一枚,六方石一枚,給用浣曬。迦葉遊觀,見池邊兩石,怪而問佛:“今此池邊兩石妙好,此從何出?”佛告迦葉:“吾欲浣濯及當曬衣,天帝送石,以給吾用。”迦葉復念:“瞿曇神德,莫不感動。”
부처님은 뒤에 지지못에 들어가 목욕을 하신 뒤에 나오는데 당겨 잡을 것이 없었다. 못 위에 가화라는 매우 크고 아름다운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가 굽어 내려가서 그것을 잡고 못을 나오셨다.
가섭은 나무가 굽어 내려가는 것을 보고 괴이하게 여기며 또 부처님께 물었으므로, 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아침에 못에 들어갔다가 물에서 나오려 하는데 나무의 신이 가지를 드리워서 나를 이끌어 나오게 하였습니다.” 라고 하므로 가섭은 생각하기를, '이 큰 도인의 지극한 덕이야말로 감동한 바가 많아서 큰 나무가 드리워서 내려졌구나' 라고 하였다.
佛後入指地池澡浴畢,當出無所攀持,池上有樹,名曰迦和,絕大脩好,其樹曲下就佛,佛牽出池。迦葉見樹曲下,怪而又問佛。佛告迦葉:“吾朝入池,將欲出水,樹神垂枝,令吾牽出。”迦葉復念:“是大道人,至德多感,大樹垂下。”
부처님은 가섭을 반드시 항복시키려고 하여, 곧 나이란자나의 물이 깊고 빠른 데로 들어가서 신통력으로써 물을 끊어 서게 하고 물이 사람의 머리 위를 지나가게 하며, 밑에서는 먼지가 일게 하면서 부처님은 그 가운데를 걸어가시었는데, 카샤파는 부처님이 물에 들어가신 것을 보고 빠질까 두려워하여 곧 제자들을 거느리고 배를 타고 부처 님을 구제하려다가 물이 높이 일어난 그 아래에 먼지가 이는 것과 부처님을 보자 크게 기뻐하면서,
“큰 도인께서는 아직 살으셨습니까.” 하고 또 묻기를,
“배에 올라오고 싶습니까.” 하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올라가야 하겠습니다.” 하고, 부처님은 생각하시기를, ‘배 밑을 꿰뚫고 들어가야 하겠다’ 하시면서 새는 자국조차 없게 하셨으므로, 카샤파는 크게 놀라면서, '이 큰 사문의 미묘한 변화는 이름 붙이기도 어렵구나' 라고 하였다.
佛欲令迦葉必伏,便入泥蘭禪河。其水深駃,佛以神力,斷水令住,高出人頭,使底揚塵,佛行其中。迦葉見佛入水,恐其沒溺,卽將弟子,乘舩救佛。見水隔起,其下揚塵,見佛大喜:“大道人尚活耶!”又問:“欲上舩不?”佛言:“當上。”佛念當貫舩底入,令無漏迹。迦葉大驚:“是大沙門!妙化難名。”
이때에 마가다국의 왕과 백성들은 해마다 모여 예배하면서 가섭에게 나아가 서로 즐기기를 칠 일 동안 하였는데, 가섭은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덕이 거룩하고 밝아서 뭇 사람들이 보기만 하면 반드시 모두가 나를 버릴 터이니 그 칠 일 동안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라고 하므로, 부처님은 그의 뜻을 알고 칠 일 동안 숨어 계시었다.
時摩竭提國王吏民,以歲會禮,往詣迦葉,相樂七日。迦葉心念:“佛德聖明,衆人見者,必阻棄我。令其七日不現,快乎。”佛知其意,卽隱七日。
팔 일의 아침이 되었는데, 가섭이 또 생각하기를 '이제 남은 음식이 있는데 부처님께 공양하면 좋겠구나' 라고 하므로, 그 생각에 맞춰서 갑자기 닿으시자 가섭은 크게 기뻐하면서,
“마침 생각에 공양하였으면 하였는데 오셨으니, 어찌 반갑지 않겠습니까. 그동안 어디에 가셨다가 이제 어디에서 오십니까.”
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덕은 거룩하고 밝아서 뭇 사람들이 보면 반드시 모두가 나를 버릴 터이니, 그 칠 일 동안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라고 하므로, 그 때문에 숨었을 뿐이며 그대가 지금은 나를 생각하기에 그 때문에 다시 왔습니다.”
하시므로, 가섭은 생각하기를, ‘부처님은 참으로 지극히 신령하다. 남의 생각까지 아는구나' 라고 하는지라,
至八日旦,迦葉又念:“今有餘祚,供佛快耶!”應念忽至。迦葉大喜:“適念欲相供養,來何快耶?閒者那行?今從何來?”佛告迦葉:“汝心念言:‘佛德聖明,衆人見之,必阻棄我。令其七日不現,快乎。’是故隱耳。汝今念我,是故復來。”迦葉心念:“佛眞至神,誠知人念。”
부처님은 카샤파의 마음이 이미 항복되었음을 알아차리고 문득 카샤파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아라한이 아니요. 참된 도를 모르면서 무엇 때문에 쓸데없이 자칭 귀하다고 하오.”
하시자, 이에 가섭은 마음으로 놀라며 털이 곤두서서 스스로 도가 없는 줄을 알고는 바로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였다.
“큰 도인께서는 참으로 거룩하셔서 사람의 생각까지 아시옵니다. 어떻게 큰 도인을 따라서 거룩한 변화를 얻고 경전과 계율을 여쭙고 받으며 사문이 될 수 있겠나이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크게 장하오. 그대의 제자들에게 알리시오. 그대는 바로 나라의 스승인데 이제 법복을 입는다 하여 어찌 혼자 알아 할 수 있겠소.”
佛知迦葉心已降伏,便告迦葉:“汝非羅漢,不知眞道,何爲虛妄,自稱貴乎?”於是迦葉,心驚毛豎,自知無道,卽稽首言:“大道人實神聖,乃知人念。寧可得從大道人神化稟受經戒,作沙門耶?”佛言:“大善!報汝弟子。卿是國師,今入法服,豈可獨知乎?”
가섭은 분부를 받고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너희는 그 동안에 나와 함께 거룩한 변화를 보았었다. 나는 비로소 믿고 깨달았으므로 사문이 되어야겠는데 너희들은 어디로 가겠느냐.”
오백의 제자들은 소리를 같이 하여 대답하였다.
“저희들의 아는 바가 모두 큰 스승의 은혜입니다. 스승께서 높이고 믿는 바라면 모두가 따라가게 하소서.” 하고, 즉시 스승과 제자들이 모두 함께 부처님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 아리고 아뢰었다.
“저희들 모두가 믿음의 뜻을 지녔사오니, 원컨대 제자가 되게 하시 옵소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아.”
하시니, 모두가 사문이 되었는데, 카샤파는 갑옷과 굵고 짧은 모포옷 이며 물병 · 지팡이 · 신 등 여러 가지 불을 섬기는 도구를 물 속에 버렸다.
迦葉受教,顧謂弟子:“汝間與我共睹神化,吾始信解,當作沙門。汝等何趣?”五百弟子同聲對曰:“我等所知,皆大師恩也,師所尊信,願皆隨從。”卽時師徒,俱共詣佛,稽首白言:“我等皆有信意,願爲弟子。”佛言:“善來!比丘。”皆成沙門。迦葉裘褐水甁杖屣、諸事火具,悉棄水中。
이때 카샤파의 두 아우에 둘째가 나제(那提)가섭이요, 막내가 가야(迦耶)가섭이었는데 저마다 이백 오십의 제자를 두고 오두막집들을 물가에 벌려 놓고 살고 있다가 여러 범지들의 옷과 집물이며 불을 섬기는 도구들이 물결을 따라 떠내려옴을 보고 두 아우는 놀래서 형과 여러 제자들이 남에게 해를 입은 줄 두려워하면서 곧 문도들을 데리고 강을 따라 올라가다가 형과 그의 제자들이 모두 사문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괴이히 여기며 물었다.
“큰 형께서는 나이도 높고 지혜가 밝고 멀어서 국왕과 시민들이 함께 섬기는 바요, 저희들 뜻도 형은 아라한이 되었으리라 여겼는데, 도리어 범지의 도를 버리고서 사문의 법을 배우시니, 이것은 작은 일이 아닙니다. 부처님 도만이 어찌 높고 덕이 홀로 높겠습니까.”
가섭은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도는 가장 뛰어나서 그 법은 한량이 없다. 비록 내가 세상에서 배웠으나 일찍이 도와 거룩한 지혜가 부처님과 같을 수 있는 이가 없었다.”
是時迦葉二弟:次曰那提迦葉,幼曰迦耶迦葉,各有二百五十弟子,廬舍止處列居水邊。見諸梵志衣被什物及事火具,隨流漂下。二弟驚愕,恐兄及諸弟子爲人所害,卽從門徒,順河而上。見兄師徒皆作沙門,怪而問曰:“大兄年高,智慧明遠,國王臣民所共宗事,我意謂兄爲得羅漢。反捨梵志道,學沙門法,此非小事。佛道豈尊德獨高乎?”迦葉荅曰:“佛道最勝,其法無量,雖我世學,未曾有得道神智如佛者也!”
두 아우는 이것을 듣고 저마다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형님을 따르려 하는데, 너희들은 어디로 나아가겠느냐.”
오백의 제자들은 모두가 소리를 내어 말하기를, “큰 스승과 같이 되기를 원합니다." 하고,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 사문되기를 구하였으므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아.”
하시니, 모두 사문이 되었다.
二弟聞此,各謂弟子:“吾欲從兄,汝等何趣?”五百弟子俱發聲言:“願如大師。”皆卽稽首,求作沙門。佛言:“善來!比丘。”皆成沙門。
이때에 여래는 천의 비구들과 함께 가아(迦耶)로 나아가 크게 우거진 나무 아래 앉으셔서 삼매에 들어 계시다가 갑자기 나타나지 않더니 동쪽에서부터 와서는 나무 아래에서 없어지셨는데 사방에서 역시 그렇게 하셨으며, 솟구쳐 허공에 서서 떨어지지도 아니하고 몸에서 불을 내고 오르내리기를 자유로이 하셨으므로, 비구들은 머리를 쳐들고 기뻐하고 있는데 모르는 결에 여래는 돌아와 본래 자리에 앉으셨는데도 깨닫는 이가 없었다.
비구들은 기뻐하며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자리에서 물러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나타내 보이신 것의 이름은 무엇이옵니까.”
於時如來,與千比丘僧,詣迦耶悉大叢樹下坐,而入三昧。忽然不現,從東方來,沒於樹下,四方亦爾,踊住虛空,而不墮墜,身出水火,升降自由。諸比丘,仰頭喜悅,不覺如來還處本坐,無有覺者。比丘歡喜,前禮佛足,退席白佛:“此示現者,名曰何等?”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신족으로 나타내 보임〔神足示現〕이라 하느니라.
또 가르침으로 나타내 보임〔教授示現〕이 있나니, 비구들아, 자세히 들어라. 마음과 의지와 식별의 결합은 인연으로 물들며 집착하는 것이므로, 그를 바로 잡는 법을 말하여 가르침으로 나타내 보임이라 하느니라.
또 설법으로 나타내 보임〔說法示現〕이 있는데, 비구들아 자세히 들어라. 스스로 색을 사랑함도 쇠하게 되고, 육정(六情)으로 사랑한 바도 쇠하느니라. 쇠퇴함이 그치지 아니하면 곧 괴로움이 생기는데 무엇을 말하여 괴로움이 생기는 것이냐 하면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의 불이 일어나서 곧 느낌과 늙음 · 병듦 · 죽음의 두려움이 있게 되는 것이니, 이것을 설법으로 나타내 보임이라 하느니라.”
佛告比丘:“是者名曰神足示現。又有教授示現,比丘諦聽。心意識行,因緣染著,決正分部,名曰教授示現。又有說法示現,比丘諦思。自愛色爲衰,六情所愛爲衰,衰不止便苦生。何謂苦生?婬、怒、癡火起,便有痛痒,老、病、死畏。是爲說法示現。”
부처님께서 법을 세 번 굴려 말씀하시니, 때에 천 명의 비구들은 번뇌가 다하고 욕망이 끊어져서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은 비구들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說法三轉,時千比丘,漏盡望斷,皆得阿羅漢。佛爲比丘而作頌曰:
今者千比丘 지금의 천 명의 비구들아
長老有尊德 점잖은 이로서 높은 덕이 있도다.
改邪修正見 삿됨을 고쳐서 바른 소견 닦았으니
無想入禪慧 생각이 없어서 선정의 지혜에 들리라.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하늘 · 용 · 귀신들이 즐거이 듣지 않음이 없었다.
說是法時,天龍鬼神莫不樂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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