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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아함경

중본기경 - 빔비사라왕를 제도하는 품

by 파장波長 2022. 6. 5.

4. 빔비사라왕를 제도하는 품(度瓶沙王品)

때에 세존은 라자그리하〔羅閱祇〕에 나아가서 임금과 백성들을 제도하려 하셨는데, 바로 그 날에 라자그리하에서 왕이 파견한 사자(使者)가 명을 받들고 부처님께 나와서 공경하기를 극진히 하며 예배를 마치고 말 하였다.
“국왕 빔비사라〔甁沙〕가 자리 앞에 머리 조아리옵니다. 근래 석존께서 도가 이루어져서 부처님이라 불리우며 천상과 인간의 여러 무리들이 경하하며 의뢰하면서 때를 만났다함을 듣자옵나이다. 엎드려 생각하노니 ‘세존께서는 이익을 일으키어 편안하시옵니까. 원컨대, 보살핌을 드리우사 저의 나라에 왕림하시옵소서. 백성들은 거룩한 교화에 굶주려서 잘 받아들이려고 뛰며 좋아하고 있사오니, 뭇 백성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해탈할 수 있게 하소서' 라고 하였사옵니다.”
하므로,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널리 알리셨다.
“너희들은 빨리 차리라. 왕의 청에 나아가야 하겠노라.” 비구들은 분부를 받아 차리기를 마치고 좌우에서 따랐다.

於時世尊,欲詣羅閱祇,度於君民。卽日羅閱祇王遣使者,奉命詣佛,修敬盡恭,禮畢陳言:“國主甁沙,稽首坐前!近承釋尊,道成號佛,天人雜類,慶賴遇時。伏惟世尊,興利康寧,願垂覆育,照臨鄙國,飢渴聖化,虛心踊逸,哀矜群庶,令得解脫。”佛勅比丘:“汝等速嚴,當就王請。”比丘受教,嚴畢翼從。


사자는 달려가서 아뢰었다. 
“세존이 생각하셔서 천 명의 비구승들을 데리고 지금 수바라치나무 아래에 머물러 계시온데, 성에서 사십리 떨어졌나이다.” 라고 하자, 왕은 곧 선왕(先王)이 남긴 분부에 '만약 부처님께서 나 라에 들어오시거든 스스로 나가서 영접하라. 영접하면 얻는 복이 한량 없으리라고 하였음을 생각하고, 곧 천 개의 수레에 말 만 마리와 따르는 사람 칠천을 차리도록 칙명하여 차리기를 마치자 수레에 올라서 궁중을 나와 성으로 나갔더니, 성문이 저절로 닫혀지고 수레와 말이 한꺼번에 넘어지므로 왕은 매우 놀라고 두려워하며 큰 재앙이 있을 것을 겁내면서,
“나의 죄가 중하여서 이런 재앙이 있구나.”
라고 하는데, 공중에서 소리가 났다.
“옛날 왕과 같이 서원했던 사람이 지금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맹세하기를 ‘서로 같이 가자’하였기에 문이 바로 닫히게 되었습니다. 하므로, 즉시 크게 용서하여서 죄수들을 내어 놓았더니 문이 바로 저절로 열렸으므로 부처님께 나아가게 되었다.

使者馳白:“世尊以顧將千比丘僧今頓須波羅致樹下去城四十里。”王卽案先王遺令:“若佛入國當自出迎迎之者得福無量。”卽便勅嚴車千乘馬萬疋從人七千嚴畢升車出宮趣城城門自閉車馬俱王甚驚怖懼有大災:“吾罪重矣而有斯禍。”空中聲曰:“王宿願人今繫在獄誓要相連是使門閉。”卽便大赦解放囚人霍自開得詣佛所


왕은 멀리서 여래의 상호가 빛나는 것을 보고 즉시 수레에서 내려 시중들을 물리치고 칼을 풀어 놓았다.
부처님은 빔비사라의 성품이 평소에 교만하고 억세어서 떠받들려 지고 있음을 아시는지라, 빨리 깨닫게 하여서 왕을 교화시키려고 따르는 이들의 모습을 왕과 같이 하시니, 빔비사라가 따르는 이들을 돌아보니 자기와 비슷하여 다름이 없으므로, 부처님이 자기를 모를까 두려워하여,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 예배를 마치자 스스로가 말하였다. “제가 바로 마가다의 왕 빔비사라甁沙이옵니다.”

 

王遙見如來相好光光卽便下車卻從解劍佛知甁沙性素憍豪剛强貢高欲令速解化王從者儀式若王甁沙顧視從者似己無異懼佛不識頭面禮足右繞三禮畢自陳:“我是摩竭提王甁沙身也


”이렇게 세 번까지 하므로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대의 마음까지 비추거늘, 어찌 그대의 형상뿐이겠소.”
하시자, 빔비사라는 크게 기뻐하며 물러나 자리에 나아가자 뭇 신하와 백성들도 저마다 극진히 공경을 하는데, 그 중에는 예배를 하는 이며 자기 이름을 부르는 이며 바로 서서 인사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예배를 마치고 물러나므로 부처님께서 앉기를 명하자 분부를 받고 자리에 나아갔다.

如是至三佛告王曰:“吾照卿心何但卿形。”甁沙大喜卽退就坐群臣庶民各盡其敬中有作禮者自名字者直揖拜者禮畢卻住佛命令坐教就席


부처님은 빔비사라에게 말씀하셨다.
“전생의 복으로 왕이 되었는데 이제 또 더욱 더하리라. 왕과 나라의 백성들에게 충성 · 효도 · 가멸과 즐거움이며 근심이 없고 복으로 보호되어 덕과 상서로움만이 있고 불이익은 없게 하리라.”

佛告甁沙:“宿福爲王今復增益使王國界人民忠孝富樂無憂福護有德吉無不利。”


대중의 모임에서는 의심이 있었으니, ‘우루빌바 카샤파의 명성이 일찍 세상에 알려졌는데 이제 부처님과 함께 있으니 누가 스승일까 하는 것이었다.
부처님은 대중의 생각을 살피시고 곧 카샤파에게 말씀하셨다.
“살생을 하여 제사를 지내면서 그 복을 바라고자 하였는데 과연 얻을 수 있었더냐. 산중에 들어가 도를 구하면서 스승이 없었는데 도를 얻을 수 있었더냐.”
카샤파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살생하여 제사를 지내면 그 복을 얻지 못할 뿐더러 천신은 먹지도 않거니와 살생을 한 이는 죄만 지으며, 도를 배우는데 스승이 없으면 도는 마침내 이루어지지 못하옵니다.”

카샤파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전에 불을 섬기면서 밤낮으로 게으르지 아니하고 오랜 세월에 애를 써서 고생하였사오며, 술법을 좋아하는 제자가 무릇 오백 인 이나 있어서 매우 용맹스럽게 불을 피우면서 추위와 더위를 회피하지 아니하였고, 늙을 때까지 근기가 숙달되도록 하였어도 영원히 비슷한 것조차 없었나이다.

옛날 사람들이 미혹된 것을 전하여 후배들에게 준 것을 자칭 그것이 도라 하여 쓸데 없이 고생만 하고 과보는 없었다가 이제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서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고 이미 아라한이 되었나이다.”

부처님은 카샤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라한의 신족을 나타낼지니라.”

하시자, 카샤파는 분부를 받고 곧 고요한 선정에 들어서 몸이 허공에 오르며 땅에서 수척을 떨어지더니 허리 위로부터는 불이요, 허리 아래에서는 물을 내고 다시 허리 위로부터는 물이요, 허리 아래에서는 불을 내며 물불에 씌워도 옷은 마르고 젖지도 아니하며 공중에 서서 변화를 나투되 나왔다 없어짐을 일곱 번 되풀이하고 몸으로부터 광명을 내니 다섯 가지 색이 빛났으며, 날아서 동쪽으로부터 와서 부처님 자리 앞에서 없어지며 사방과 위아래서 변화하며 나타내는 것도 역시 그렇게 하였다.

변화하기를 마친 후 합장하고 무릎을 꿇고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자 카샤파는 부처님의 인자한 은혜를 입었기에 죄의 속박에서 해탈하였사오니, 여래는 특히 높으시고 삼계에서 가장 위이시옵니다.”

부처님은 카샤파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떠한 사람이 백 살을 살면서
불을 받들며 다른 술법을 닦는다 해도
그 바른 진리를 따르면서
그 광명이 온갖 것을 비춤보다 못하느니라.

어떠한 사람이 백 살을 살면서
삿됨을 배우고 뜻이 착하지 못하면
하루를 살면서도
힘써 나아가 바른 법을 받듦만은 못하느니라.

왕과 신하들은 비로소 카샤파가 바로 부처님의 제자인 줄을 알았다.

부처님은 빔비사라에게 말씀하셨다.
“천하의 사람은 눈으로 색을 보라는 것만이 아닙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무상하고 몸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천하의 사람은 뜻으로 악을 많이 짓고 선을 적게 지으며 생각은 만 가지여서 욕심에 나아가 뜻을 유쾌하게 하는데, 이 뜻을 버릴 수 있어야 역시 도를 얻고 공이 카샤파와 같을 것입니다.

세력과 귀한 것으로 그 뜻을 제멋대로 하지 말고 자재로이 음욕을 탐내거나 좋아하지 말며, 세력과 강한 것으로 약한 이를 업신여기지 말고, 성냄으로써 그릇되게 죄없는 것을 죽이지 마십시오.

음탕한 마음을 따르지 말고 탐내는 마음을 따르지 말고 성내는 마음을 따르지 말며, 악을 쉬고 선을 갖추며 신의를 지키고 참되게 말하며, 죽음의 고통과 늙고 병듦의 고통을 생각하여야 생각함과 하는 일을 역시 얻을 수 있습니다.

카샤파의 신족은 만약 눈으로 색을 보면 마음에서 당연히 억눌러서 통제하였으므로 곱고 미운 데에 움직이지 않았으며, 귀로 뭇 소리를 들으면 마음에서 당연히 말리어 지녔으므로 기뻐하거나 성냄이 없었으며, 코로 향기를 맡으면 마음에서 당연히 조복하였으며, 입으로 여러 가지 맛있는 것을 먹으면 마음에서 당연히 붙잡았으며 생각으로도 일으키는 바가 없고, 몸으로 다시 집착하면 마음에서 말리어 못하게 하였으며, 의식은 얽힌 바가 없어서 다섯 가지 근간(五陰)의 바깥에서 온 것이니, 말리는 것은 마음으로 말미암고 육정(六情)은 임자가 없으며 음(陰)과 쇠(衰)는 이름이 없습니다. 카샤파야말로 그것을 닦아서 곧 얻었습니다. 인생은 몸을 받아서 근심과 괴로움이 많으므로 배고프고 목마르고 춥고 덥거늘 어리석은 이는 즐거운 것이라 헤아리지마는 슬기로운 이에게는 이것이 고통인 것입니다.

처자와 영화와 이끗에 세상 사람들은 헷갈려 있나니 무릇 이 여러 가지 일들은 갈라지고 흩어지지 않음이 없고 천 년이 되고, 만 년이 되면 모두 닳아 없어지는 것입니다.” 하시고, 부처님은 빔비사라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대저 세간을 거느리는 이가 되어선
바름을 따르고 아첨하거나 굽히지 말며
가엾이 여겨 인도하고 예의를 보일지니
이러하면 법의 왕이 되는 것이요.

대단히 불쌍히 여겨 바른 것을 잘 용서하고
어짐과 사랑으로 좋게 사람들을 이롭히며
이익을 평등하게 골라 줄 것이니
이러하면 뭇 사람이 따르고 친하리다.

부처님은 빔비사라에게 말씀하셨다.
“왕은 궁전을 지어서 지내온 지가 몇 해나 되셨습니까"
하시자, 왕은 돌아보며 곁의 신하에게 물으므로 곁의 신하가 대답하였다.
“궁전을 이룩한 지가 칠, 팔백 년 쯤이옵니다.”
부처님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무릇 몇명의 왕이 바뀌었소.”
신하는 대답하였다.
“이십여 왕이옵니다.”
부처님은 빔비사라에게 물었다.
“여러 왕들을 모두 알고 있습니까.”
빔비사라는 대답하였다.
“오직 저의 부왕만을 알고 그 앞의 분들은 모르옵니다.”

부처님은 빔비사라에게 말씀하셨다.
“다만 땅은 항상함이 있으나, 사람은 무상합니다. 사람으로서 제 몸을 사랑한다면 생명을 살해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요, 도 있는 이를 헐뜯는 것도 부당합니다. 중생들이 나고 죽음은 모두가 은혜와 사랑 으로 말미암나니, 부모가 스스로 말하기를 '이는 나의 소생이요, 이는 나의 아들이요’ 하지마는, 아들은 부모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바로 전 세상에 계율을 지녀서 완전히 갖춘 이는 비로소 사 람이 되었고 악한 행을 하는 이는 죽어서 지옥과 축생과 아귀에 떨 어졌나니, 자신의 행을 따라 이루어진 것이요, 남으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 아닙니다. 죄와 복은 밝고 바르나니, 왕은 특히 그를 생각하십 시오.”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아이가 태 안에 있을 적에 소경이요, 귀머거리가 있다면 어머니가 미리 압니까.”
왕은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실로 미리 알지 못하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이 아이는 전생의 운명으로 죄와 행이 그렇게 된 것이요, 부모의 허물이 아닙니다. 아이가 태 안에 있을 적에 그 거룩하고 총명함도 어머니로서는 알지 못하며 모두가 실제로 한 행이 맑고 순수하였기 때문이요, 부모의 힘이 아닙니다. 이 이치는 분명한 증험이니, 왕은 잘 생각하십시오.

세상 사람이 죄를 짓는 데에 그 행이 세 가지가 있는데, 입으로는 남을 헐뜯으며 몸으로는 난폭하게 해치며 마음으로는 제멋대로 시새 우는 것이니, 이 세 가지를 버릴 수 있으면 비록 아직은 열반을 얻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천상과 인간 중에서 세력 있고 귀함이 자재로울 것입니다.

사람의 근본을 캐어 보면, 어리석음〔療〕으로부터 형상〔形〕이 있게 되고 형상으로부터 뜻〔情〕이 생기며 뜻으로부터 식별〔識〕이 생기며 식별로부터 욕심〔欲〕이 생기며 욕심으로부터 부자(父子)가 생기며 부자로부터 은혜와 사랑이 생기며 은혜와 사랑으로부터 근심과 슬픔이 생겨서 다섯 갈래〔五道〕를 헤매며 쉬거나 그침이 없나니, 사람 역시 태어나 오는 곳이거나 죽어서 나아갈 곳도 모르고 그 근본도 모르면서 저마다 서로 이름을 지어서 말하기를, ‘이는 아버지요, 이는 아들이라고 합니다.

오직 도를 얻어야만 비로소 그 근원인 생사의 인연이 본래 어리석음에서 일어나고 온갖 것이 무상한 것인 줄 알으리니, 대왕은 받아 지니십시오.”

부처님은 빔비사라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나라에 착한 사람으로서 근신하고 충성 효도하며 청렴하여 곧 공경하고 겸양하며 재주가 넓고 지혜가 심원하여 나라의 법을 범하지 아니하면, 본래 귀족이 아니라 하여 왕은 어찌 달리 대접하리요.”

왕은 부처님에게 대답하였다.
“성명이 세상에 드러나면, 능한 이를 골라서 직위를 주겠나이다.”

부처님은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도의 법에서는 친함이 없어서 오직 선만이 바로 도움이 됩니다. 다섯 가지 계율을 지니게 되면 이름이 청신사(淸信士)요, 힘써 나아가 똑바로 들어가서 진리를 보고 돌아서지 아니하면 곧 수다원(須陀恒)과 사다함(斯陀含)과 아나함(阿那含)과 아라한(阿羅漢)을 얻나니, 제 마다 본래 마음으로 인하여 도의 자리가 차례로 베풀어집니다.”
부처님께서 이를 말씀할 때에 왕과 나라의 백성들 일만 이천과 팔 만의 하늘들이 모두 도의 자취를 보았다.

부처님은 빔비사라에게 말씀하셨다.
“왕이 온 지가 벌써 오래었고 궁전이 멀으니 빨리 돌아가십시오. 마소와 사람들이 함께 서있으면서 지쳤습니다. 훗날 성에 자주 나가 겠습니다.”
하시자, 왕은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계율을 받고 물러나자, 뭇 신하와 따르는 벼슬아치들이 기뻐하며 나아가서 계율을 받았다.

왕과 뭇 신하들이 다섯 가지 계율을 받을 때에, 안팎의 사람과 말이 고요하여 소리가 없었으며, 모든 바라문들이 감화되어 마음에서 굴복 하고 모두가 나아가서 계율을 받고 기뻐하면서 물러났다.

왕이 수레에 오르자마자, 뭇 신하들은 무릎 꿇고 대왕의 공덕을 축하 하였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을 만났었고 아울러 신(臣) 등으로 하여금 목욕하여 깨끗이 교화되게 하셨습니다.”
빔비사라는 궁전으로 돌아가서 궁중에 칙명하여 재(齋)를 받들고 계율을 지니게 하였는데 나라의 모든 이들이 믿고 깨달아서 기뻐하였으며, 도리천의 임금은 꽃을 부처님 위에 흩었다.

때에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 칼란다라는 세력있는 장자가 있었는데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애석하구나. 나의 동산을 니건(尼楗)에게 주었으니 말이다. 부처님이 먼저 오셨으면 부처님과 승가에 바쳤을 것을 하고 먼저의 보시를 뉘우치고 한탄하였으며, 영영 쓰지 못하게 되었기에 장자는 지극한 마음에서 누워서도 자리가 편하지 못하였는데, 옛날의 복이 뒤쫓아 미쳐서 복과 덕이 온전하여졌는지라, 대귀 장군 반사가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받아 그의 생각을 알고 바로 야차를 불러서,

“니건들을 밀어뜨려 쫓으면서, ‘벌거숭이로 부끄럼도 없는 놈은 응당 여기에서 머무를 수 없느니라'고 하라.”
하므로, 귀신은 명을 받들어서 니건들을 때리고 그릇과 물건들을 질질 끌어내자, 니건들은 놀라고 두려워하며 도망가면서 말하였다.

“이 어떠한 나쁜 사람이기에 난폭하게도 이렇게 해치느냐.”
귀신은 대답하였다.
“장자 칼란다가 대나무 동산을 지녔다가 부처님의 정사를 지어야 하겠기에, 대귀 장군 반사의 명으로 그대들을 쫓아 낼 뿐이니라.” 고 하므로, 다음 날에 니건들은 함께 장자에게 나아가서 깊이 그러한 까닭을 책망하였다.

“무엇 때문에 보시한 것을 바꾸어서 우리들을 녹초가 되게 하시오. 장자 때문에 이와 같은 곤욕을 당하였소.”
하므로, 장자는 마음으로 기뻐하며, ‘나의 소망이 이루어졌다. 부처님이신 성인은 널리 덮으셔서 나의 지극한 마음을 비추셨구나’ 하고, 곧 니건들에게 대답하였다.

“이 여러 귀신들은 억세고 사나운데 반드시 해칠까 두려우니, 버리고 떠나가서 다시 그 편안함이나 구하는 것이 낫겠소.” 하자, 니건들은 원망을 하며 바로 그 날에 성을 내면서 떠나가 버렸 으므로, 장자는 기뻐하며 정사를 닦아 세우고 승방과 앉을 도구 등 여러 가지 차리기를 모두 마치고는 나무 아래 나아가서 부처님과 승가의 뭇 복 있는 이들을 청하는지라, 보시를 받고 머무르시면서 일시 에 크게 교화하고 널리 제도 하셨으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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