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붓다경전/아함경

중본기경-자애품(自愛品)

by 파장波長 2022. 6. 9.

11. 제 몸을 스스로 사랑한다는 품(自愛品)

 

부처님은 슈라바스티 기수급고독원에서 여러 대중과 함께 지내시 면서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고 계셨다.
국왕 바사닉은 해가 기울어질 무렵에 부처님 처소를 지나는 길에 수레에서 내려 일산을 물리치고 두 손을 마주잡고서 똑바로 나아가 땅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왕의 자리로 가자, 부처님은 왕에게 물으셨다.
“어디서 오시기에 옷이 해지고 얼굴이 야위었습니까.”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닦으면서 대답하였다.
“나라의 태부인(太夫人)께서 천하를 등져 버리셨으므로 영구(靈柩)를 모셔 보내어 안치하고서 비로소 돌아왔나이다.
근일에 받잡건대, 세존께서 저의 나라에 왕림하셔서 가엾이 여겼사오나, 곁의 재앙 거리나 탐내고 성품이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워서 뜻이 삿된 소리에만 헷갈렸는데 이제야 비로소 밝으신 가르침이 지극히 찬됨을 알았나이다. 근심과 슬픔의 괴로움은 모두가 은혜와 사랑 때 문이옵니다. 매양 가르침을 생각하온데 세상에서는 듣기 드문 것이옵 니다.”

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衆僧具足,而爲說法。國王波斯匿,以日昳時,道過佛所,下車卻蓋,拱袖直前,稽首于地,卻就王位。佛問王言:“從何所來?衣弊形瘦乎!”王卽離席,揮淚對曰:“國大夫人,背棄天下,侍送靈柩,安措始還。近承世尊顧臨鄙國,雖以哀悴,貪得表災,性頑愚闇,情惑邪聲。今始乃解,明教至眞。憂悲苦惱,皆由恩愛。每惟道訓,世所希聞。”


이때에 세존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앉아서 잘 들으시오.”
왕은 말하였다.
“네, 그렇게 하겠나이다.”

於時世尊而告王曰:“復坐。善聽!”王言:“唯諾。”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중생으로서 형상을 받으면, 늙은이거나 젊은이거나 세력이 있는 이거나 천한 이라 할 것 없이 목숨이 다하는 날에는 갈라 흩어지지 않는 이가 없나니, 마치 봄날의 꽃은 빛깔이 오래도록 산뜻하지 못하고, 열매를 맺으면서 꽃이 떨어지고 과실이 익으면 꼭지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수미의 보배산도 겁(劫)이 다하면 무너져 큰 바다가 깊고 넓지마는 오히려 바짝 마름이 있으며, 사람의 목숨은 위태하고 헤식어서 슬기로운 이라면 믿지를 아니하나니, 오직 지닐 것은 덕을 닦고 힘써 나아가며 도를 이행하는 것 뿐입니다.”

佛言:“衆生受形,無老無壯,無豪無賤,命盡之日,無不分散。譬若春華,色無久鮮,結實華落,果熟離本。須彌寶山,劫盡壞爛。大海深廣,猶有枯竭。人命危脆。智者不怙,唯有修德精進履道。”


부처님은 때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時作頌曰:

命如菓待熟 목숨이란 열매가 익는 것을 기다림 같아서
常恐會零落 언제나 반드시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오.
以生皆有苦 태어난 까닭에 모두가 괴로움이 있거늘
誰能致不死 누가 죽지 아니할 수 있으리오.

如河流駛疾 흐르는 내가 빨리 달려서
往而沒大海 큰 바다로 들어 가는 것처럼
人命亦如是 사람의 목숨도 그와 같아서
逝者不復還 가는 이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오.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전륜성왕이 사역(四域)을 맡아 다스리고 날아 다니며 순찰을 하고 칠보가 인도하여 따르면서 비록 천 년을 산다 하더라도 역시 죽어서 떠나가며, 여러 하늘들은 음식의 복으로 좋은 음식이 저절로 생기지만 그 복록이 다하게 되면 역시 없어져 버립니다. 비구로서 악을 깨뜨리고 한 마음으로 선정을 생각하며 영화와 이익에 움직이지 않고 뜻이 무겁기가 산과 같은 신통이 있는 아라한이라도 오히려 또 멸도를 하며, 여래가 세상에 나오셔서 권도인 지혜로써 몸을 나타내고 금강의 덕을 지닌 몸으로 대천 세계를 밝게 비추며 삼계를 두루 돌면서 중생들을 제도하는 열 가지 힘을 지닌 세상의 영웅도 오히려 열반을 나타내나니, 사람이 사는 세간에서는 목숨이 오래 머물지 못하며 빠르기가 마치 전류 같고 마치 바람이 뜰을 스쳐가듯 하여 높고 영화 스런 보배의 자리도 꿈과 같습니다.
옛날을 미루어 지금을 증험하건데, 시작하여 끝나지 않은 것이 없고 다섯 갈래를 돌고 헤매나니, 진리를 보고 참된 것에 돌아가시오.”

佛告王曰:“遮迦越羅典領四域,飛行案行,七寶導從,雖壽千年,亦死過去。諸天食福,肴膳自然,至其祿盡,亦復磨滅。比丘破惡,一心思禪,榮利不移,志重若山,神通眞人,猶復滅度。如來出世,㩲慧現身,金剛德體,明暉大千,迴帀三界,濟度群生,十力世雄,猶現泥洹。人生世閒,命不久停,忽若電流,如風過庭,尊榮寶位,其若夢矣!推古驗今,無始不終。輪轉五道,見諦反眞。”


부처님은 국왕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爲國王,而作頌曰:

如河駛流 시냇물이 빨리 흘러
往而不反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것처럼
人命如是 사람의 목숨도 그와 같아서
逝者不還 가는 이는 돌아오지 못하느니라.,

雖壽千年 비록 천 년을 산다 하더라도
亦死過去 역시 죽어 떠나버리며
合會有離 합하고 만나면 이별이
無親可恃 있어 친히 하여 믿을 것 없나니

世皆有死 세간에는 모두가 죽음이 있어서
三界無安 삼계가 편안함이 없으며,
諸天雖樂 여러 하늘이 비록 즐겁다 해도
福盡亦喪 복이 다하면 또한 죽게 되느니라.

志堅若地 뜻이 굳어서 마치 땅과 같고
德重若山 덕이 무거워 마치 산과 같은
眞人無垢 아라한으로서 때[垢]가 없어도
寂然歸滅 고요히 멸도에 돌아가고

快哉福報 유쾌한 복의 과보로
所願皆成上寂大人 원한 바를 모두 이룩하고 으뜸으로 고요한 거룩하신 이라도
自見泥洹 스스로 열반을 나타내시네.


이에 바사닉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을 말하여 제 몸을 스스로 사랑함이라고 하시며, 무엇을 말하 여 제 몸을 스스로 지킴이라 하옵니까.”

於是波斯匿復白佛言:“何謂自愛?何謂自護?”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장한 물음이로다. 대왕이여, 자세히 받을지니라.
인생은 세상에서 사대(四大)로 합해 이루어졌거늘 성품이 어리석고 익힘이 미련하여 죽이고 도둑질하며, 음탕하고 속이어 도의 행을 믿지 아니하나니 이것은 제 몸을 스스로 사랑함이 아니니라.
선을 익히고 어짊을 행하며 세상의 무상을 깨닫고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함을 믿으며 뜻을 삼존에 두어 계율을 받들고 마음을 껴잡으며 믿음으로써 도를 두텁게 하고 예의를 지켜 겸양하며 효도와 순종으로 정성이 지극하면 이 사람을 세상에 살면서 제 몸을 스스로 사랑하는 이라 하느니라. 선을 쌓고 덕을 이행하며 몸으로 제멋대로 함이 없고 뜻과 행이 밝음을 닦으면 위의 하늘이 호위하게 되고, 남녀 할 것 없이 모든 행은 몸의 편이 되어서 무기가 몸을 상하게 하지 않고 범과 외뿔소가 해침이 없는 것이 제 몸을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이니, 오직 계행만은 지녀야 하느니라.”

佛言:“善哉問也!大王諦受。人生於世,四大合成。性愚習癡、殺盜婬欺、不信道行,此不自愛也。習善行仁,覺世非常;信死更生,情存三尊;奉戒攝心,信以篤道;守禮以謙,孝順至誠。此人處世,自愛者也。積善履德,身無抂撗,志行修明,上天衛護,無男無女,衆行歸身,兵刃不傷,虎兕無害,自護之方,唯持戒行。”


부처님은 바사닉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爲波斯匿,而作頌曰:

凡人爲惡 무릇 사람들은 악을 지으면서
不能自覺 능히 스스로가 깨닫지 못하고
愚癡快意 어리석어 기분이 좋아하다가
後受熱毒 뒤에는 모진 고통을 받게 되느니라.

生無善行 살면서 착한 행이 없으면
死墮惡道 죽어서는 나쁜 길에 떨어지는데
往疾無閒 빨리 무간지옥(無間地獄)으로 가서
到無資用 도울 수 없는 데로 도달하느니라.

自愛身者 제 몸을 스스로 사랑하는 이는
愼護所守 삼가서 지킬 바를 지키게 되며
調心正體 마음을 고루고 몸을 바루나니
福應上天 복은 마땅히 하늘에 오르리라.

士有信行 선비로서 믿음과 행이 있으면
爲聖所譽 성인에게 칭찬을 받게 되나니
自愛如是 스스로 사랑함이 이와 같으면,
快解無憂 상쾌히 깨달아서 근심이 없느니라.,

惡行危身 나쁜 행은 몸을 위태롭게 하거늘
愚謂爲易 어리석은 이들은 소홀히 여기며
善最安身 착함은 몸을 가장 편히 하거늘
愚人謂難 어리석은 사람은 어려운 것이라 여기니라.

信法奉戒 법을 믿으며 계율을 받들고
慧意能行 슬기로운 뜻으로 능히 행하면
上天衛之 위의 하늘들이 호위하나니
智者樂茲 슬기로운 이는 이를 좋아하느니라.

仁愛不邪 어짊과 사랑이 삿되지 아니하여
安止無憂 편안히 머물러 근심이 없으며,
能除恚怒 능히 성냄을 없애게 되면
從是脫淵 이로부터 못[淵]을 벗어나느니라.


왕은 이 법다운 말을 듣고 어리석음이 풀리고 망녕됨이 끊어져서 나아가 다섯 가지 계율을 받았고 뭇 신하와 따르는 벼슬아치들은 모두 도의 마음을 내었으며, 하늘 · 용 · 귀신들은 기뻐하며 즐거이 들었다.

王聞法言,愚解望斷,前受五戒。群臣從官皆發道心,天龍鬼神歡喜樂聞。

'붓다경전 > 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본기경-도나녀품  (0) 2022.06.09
중본기경-대가섭시래품  (0) 2022.06.09
중본기경-도바사닉왕품  (0) 2022.06.09
중본기경-구담미내작비구니품  (0) 2022.06.08
중본기경-수달품(須達品)  (0) 2022.06.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