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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아함경

중본기경- 불식마맥품

by 파장波長 2022. 6. 9.

15. 부처님께서 말이 먹는 보리를 잡수신 품(佛食馬麥品)

 

때에 부처님은 파화리원(波和離園)으로부터 천 이백 오십 비구와 함께 기수급고독원으로 돌아가셨다.
於時佛從波和離國,與千二百五十比丘俱,還祇樹給孤獨園。


이때 사위국 경계 중간에 수란연(隨蘭然)이라는 군(郡)이 있고 거기에 아기달(阿祇達)이라는 바라문이 있어서 지혜가 많고 슬기가 밝으며 부자로 살아서 견줄 이가 없었는데, 아난기기(阿難祁祁)의 집에 나아가서 논의하던 일이 끝나자 수닷타에게 물었다.
“지금 이 도읍 아래 어떤 신령한 분이 계신다 하던데 스승으로 존중할 만한 이입니까.”
수닷타는 대답하였다.
“당신은 아직 듣지 못하셨습니까? 석가(釋迦) 성바지 왕자로서 집을 떠나 도를 닦아서 도가 이룩되자 부처님이라 불리시는데 몸의 빛깔과 상호가 세상에서 보던 바가 아닙니다. 법률(法戒)이 맑고 바르며 마음의 때를 비추어 없애서 신통이 밝고 통달되어 중생의 근원을 앞으로 하늘과 용이며 귀신들이 받들지 않음이 없습니다. 매양 설명하는 법의 말씀은 정밀한 이치가 신령함에 들었으므로, 나와 같은 반딧불로서는 널리 말할 수조차 없습니다.”

是時舍衛國界中閒,有郡名隨蘭然,有婆羅門名阿祇達,多智明慧,居富無比。往詣阿難祁祁家,論議事訖,問須達曰:“今此都下,頗有神人可師宗者不?”須達荅曰:“子未聞乎?釋種王子,出家爲道,道成號佛,身色相好,非世所見。法戒雅正,照除心垢,神通明達,知衆生原。諸天龍神,莫不奉承,每說法言,精義入神,非吾螢燭所能宣陳。”


아기달은 부처님의 거룩한 덕을 듣고 다섯 가지 감정이 속으로 쓰라리므로 곧 물었다.
“부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시며 만나뵐 수 있습니까.”
수닷타는 대답하였다.
“가까운 기원에서 넓고 참된 말씀을 열고 계십니다.”

阿耆達聞佛聖德,五情內慘,卽問曰:“佛今所在可得見不?”荅曰:“近在祇洹,開廣眞言。”


다음 날에 아기달은 기원에 나아가 문을 들어가며 부처님을 뵙자, 거룩한 광명에 공경하는 마음이 속에서 일어나므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더니 부처님은 그에게 법을 말씀하시므로 크게 기뻐하면서 곧 자리에서 물러나며 부처님과 비구 승을 청하였다.
“왕림하시어 한 철 석 달 동안 교화를 드리우소서.”
부처님은 거룩한 뜻으로써 옛날의 인연을 아셨는지라 잠자코 청을 받으시자, 아기달은 부처님의 허락을 얻고 사직하고 물러나 나 라로 돌아갔다.
이에 아기달은 집에 돌아와 공양 차리기를 세상에서 아주 값지고 맛있는 것으로 하였는데, 이 날에 세존과 오백의 비구승들은 수란연으로 나아가셨다.

明日阿祇達往詣祇洹,入門見佛,威神光明,敬心內發,前禮佛足,卻坐一面。佛爲說法,歡喜踊躍,卽便退席,請佛及比丘僧,垂化照臨,一時三月。佛以神旨,知往古因緣,默然受請。阿耆達,得佛許可,辭退還國。於是阿耆達,還家嚴供極世珍美。是日世尊與五百比丘僧,往詣隨蘭然。


이때에 아기달은 하늘 악마에게 헷갈려서 다섯 가지 욕심에 빠져버렸나니, 첫째 보배의 장식이요, 둘째 여자의 즐거움이요, 셋째 의복과 음식이요, 넷째 영화와 이끗이며, 다섯째 색욕이 그것이었다.
아기달은 물러가서 후편의 별당에 들어가서 문지기에게 명하였다.
“손님과 통하지 말라. 한 철 석 달 동안에는 높고 낮음을 묻지 말고 나의 분부 있기만을 기다리라.” 라고 하였으므로, 여래가 문에 이르셨으나 닫혀서 통할 수 없는지라, 곧 집 곁의 크게 우거진 나무 아래에 머무시며 부처님은 비구승에게 말씀하셨다.
“이 고을은 흉년인데다가 사람들이 도를 좋아하지 않으니 저마다. 편리할 대로 걸식을 할지니라.”
사리불만은 명을 받아 혼자 도리천 위에 올라가서 날마다 저절로 된 밥을 먹었다.
대중 스님들은 걸식을 하였으나 사흘째 빈 손으로 돌아왔다. 때에 말 먹이는 이가 보리를 줄여서 부처님과 비구승들에게 공양하였다.

時阿耆達,天魔迷惑,耽荒五欲:一者寶飾、二者女樂、三者衣食、四者榮利、五者色欲。退入後堂,告勅門士:“不得通客,一時三月,不問尊卑,須吾有教。”如來到門,閉而不通,便止舍邊大叢樹下。佛告比丘僧:“此郡旣飢,人不好道,各各自便,隨利分衛。”舍利弗受勅,獨升忉利天上,日食自然。衆僧分衛,三日空還。時有馬師,減麥飯佛及比丘僧。


아난은 그 보리를 바루에 얻고서는 마음에 몹시 슬퍼하면서 말하기를,
“여러 하늘의 이름 있는 맛과 국왕이 바치는 음식도 매양 그 맛이 부처님의 입에는 안되겠다 여겼거늘, 이제 이 보리를 얻었으나 매우 거칠고 나쁘구나, 차마 어찌 이것을 가져다 부처님께 공양할까.”
하며, 얻은 보리를 가지고 한 할머니에게 나아갔다.
“부처님이란 지극히 높으시고 법을 어거하신 으뜸되는 성인이신데, 이제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려 하니, 할머니는 밥을 지어 주십시오. 공덕이 한량없을 것입니다.”
할머니는 아난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일이 바빠서 해 드릴 수 없습니다.”
하자, 곁에 있던 한 부인이 부처님은 높으시다는 찬탄을 듣고 달려 나와 청하였으므로, 아난이 주자 즉시 밥을 지어 주었다.

阿難已得其麥,以鉢受之,心用悲疾曰:“諸天名味,國王供膳,每謂其味,不可尊口。今得此麥,甚爲麤惡。何忍持此供養佛乎?”持所得麥,造一老母:“佛者至尊,法御上聖,今欲飯佛,請母熟之,功德無量。”母答阿難:“吾今悤務,不能得爲。”比居一母,聞歎佛尊,馳出求索。阿難授之,卽時令熟。


부처님은 잡수시고 주원을 하셨는데, 아난의 마음이 맺혀 있는지라 부처님은 풀어 주시려고 남은 밥을 주시니 온갖 맛에 향기롭고 맛이 있어서 세상에는 없는 것이었으므로 아난은 뜻이 풀리어 말하였다.
“여래의 미묘한 덕이야말로 불가사의로구나.” 라고 하였다.

佛食呪願。阿難心結,佛欲解之:“餘飯施與,百味香美,非世所有。”阿難意解曰:“如來妙德,不可思議。”

이때 세존께서는 발기국(拔奢國)으로 가려고 하시면서 먼저 아난에게 ‘가서 아기달에게 말하라.’ 하셨으므로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가서 말하였더니, 아기달은 아난을 보고도 뜻이 아직 깨지 못하여 바로 아난에게 물었다.
"여래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하므로,
아난은 대답하였다.
“세존은 여기에 계십니다. 앞서 당신의 청을 받고 오신 지 석 달이 되었습니다만 부처님은 두 말씀이 없이 한 철을 벌써 마치셨으니, 작별을 알리고 떠나가야겠습니다.”

是時世尊欲詣拔耆國,先使阿難往告阿耆達。阿難受教,卽便往告。阿耆達見阿難來,意猶未悟,卽問阿難:“如來今爲所在?”阿難報曰:“世尊在此,爾來三月。前受卿請,尊無二言,一時已竟,告別當去。”


그러자, 아기달은 부처님께서 교화하여 주셨음을 듣고 공양드리지 못한 것에 슬픔과 두려움이 엇섞였으므로, 즉시 부처님에게 달려나가서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스스로 자세히 말하였다.
“어리석고 죄가 덮히어 언약을 어겼사옵니다. 원컨대 부처님은 자비로써 그 중죄를 용서하옵소서.”
부처님은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지극한 마음을 밝혔느니라.”
하시자, 아기달은 기뻐하며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이레 동안만이라도 머무시면 공양을 올릴 수 있겠나이다.
하므로, 부처님은 그 해가 다 되었는지라 곧 허가하셨다.
그 날 사리불은 하늘에서 내려왔고 한 철도 이미 지나갔으므로 발기국으로 나아가시려 하자 아기달은 공양하고 남은 것을 가져다 길 가운데 두루 흩어서 부처님께서 그 위를 밟고 지나가게 하려하므로 부처님은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공양 거리와 쌀이며 곡식은 바로 먹어야 하는 것이니, 발로써 밟는 것은 마땅하지 않느니라.”

阿耆達聞佛垂化,乃無供養,悲怖交至,卽馳詣佛,頭面作禮,而自陳言:“愚癡罪覆,違失言信。願佛慈悲,恕原其重。”佛告梵志:“明汝至心。”阿耆達歡喜前白佛言:“願留七日,得敍供養。”佛以歲至,卽便可之。時日舍利弗,從天來下,歲節已過,當詣拔耆國。阿耆達取供養餘具,遍散道中,欲令佛蹈上而過。佛告梵志:“飯具米糧,是應食噉,不宜足蹈。”


하시고 부처님은 그 보시를 받고 곧 주원하시면서 게송을 지으셨다.
佛受其施,便爲呪願,而作頌曰:

外道所修事 외도가 닦고 섬기는 바는
精懃火爲最 불을 애써 힘씀이 으뜸이 되고
學問日益明 학문이 날로 더욱 밝아짐에는
衆義通爲最 뭇 이치를 통달함이 으뜸이니라.

人中所歸仰 인간 중에서 귀의하여 우러를 데는
遮迦越爲最 전륜성왕이 으뜸이 되고
江河泉源流 강물과 시내와 샘의 흐름은
大海深爲最 큰 바다의 깊음이 으뜸이니라.

衆星列空中 뭇 별이 공중에 벌려 있어도
日月明爲最 해와 달의 광명이 으뜸이 되듯
佛出於世閒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시어
受施爲上最 보시를 받음이 가장 으뜸이니라.


아기달은 마음이 기뻐지고 맺힘이 풀려서 법의 눈이 깨끗하게 되었으며, 나라의 백성으로서 크거나 작거나 간에 모두가 도의 마음을 내어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물러갔다.

阿耆達心悅結解,逮得法眼淨。國人大小皆發道心,前禮佛足,歡喜而退。


이때에 아난은 부처님의 거룩함을 받들어서 여러 비구들이 마음속으로 크게 의심하는 것을 알고는 기회를 보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는 신령하고 미묘하며 삼달지로 널리 중생들의 생각과 인연이 일어나는 바를 아시온데, 무엇 때문에 한 철 동안 보리를 잡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가르쳐 주시어 대중의 의심을 풀어 주소서.”

於時阿難承佛威神,知諸比丘心中大疑,因宜白佛:“如來神妙,三達廣照,知衆生念,因緣所趣,不審何故食麥一時?願佛開化散解衆疑。”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오랜 옛적에 반두월(盤頭越)이라는 큰 나라가 있었고, 그때 세상에 빈두왕(頻頭王)이라는 왕에게 유위(維衛)라는 태자가 있었다.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도가 이루어져서 부처님이 되어서도 그대로 유위라고 하였으며 상호와 거룩한 덕은 모든 부처님의 법과 같았으니, 따르는 비구 육만이천 과 함께 계셨느니라.
때에 부왕은 부처님과 비구승을 공양하느라고 당기 · 번기를 엄숙하게 꾸미고 세상에서 제일의 보배로 성안을 정돈하였으므로 광채가 눈부시게 빛났느니라.

佛告諸比丘:“過去久遠,時有大國,名曰盤頭越。時世有王,字曰頻頭。王有太子,名曰維衛,出家學道,道成爲佛,猶名維衛。相好威德,諸佛法一,所從比丘六萬二千人俱。時父王飯佛及比丘僧,嚴飾幢幡,極世之珍,城內整頓,煒煒煌煌。


때에 맑고 깨끗하여 덕이 높은 범지가 있었는데, 일이 있어서 제자들을 데리고 성에 들어왔다가 돌아보며 뭇사람들에게 물었다.
‘무슨 특이한 명절이기에 광명과 장식이 이러합니까?
행인이 대답하기를,
“빈두왕의 태자께서 도를 얻었기에 부처님이라 부르는데, 오늘 오셨으므로 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공양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자, 도사는 대답하였다.
'세상 사람들이 아주 헷갈렸구나. 맛있는 음식을 버리며 이 사람을 먹이고 있다니, 당신이 말하는 바와 같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말이 먹는 보리를 먹어야 한다.
오백의 제자들은 소리를 같이하여 ‘잘한다고 칭찬하였으나, 그 중에 한 사람이 있다가 스승에게 간하였다.
‘스승의 말씀은 옳지 않습니다. 만약 이 사람의 말과 같다면 저 분의 덕이야말로 높으셔서 하늘의 음식을 드시기에 마땅할 것입니다”

時有梵志,淸潔德高,從諸弟子,因事入城。顧問衆人:‘有何異節?光飾乃爾。’行人荅曰:‘頻頭王子,得道號佛,今日當來,王及臣民,供養故耳!’道士荅言:‘世人甚迷,捐棄甘饌,食此人爲?如卿所說人者,應食馬麥。’五百弟子,同聲讚善。中有一人而諫師曰:‘師言非也!若如彼言,此人德尊,應食天廚。”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행이 높은 범지는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오백의 제자들은 바로 지금의 너희들이며, 그때에 스승에게 간한 이는 지금의 사리불이니라. 나는 이 재앙을 심었다가 지금에야 비로소 마쳤느니라.”
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마다 마음과 입을 보호하여 부디 방자함이 없게하라. 선과 악은 사람을 따라서 오래 되어도 버려지지 않나니, 마땅히 밝은 행을 닦으며 좇아야 할 도를 얻어야 한다. 나는 배상할 것을 여기에서 마쳤느니라.”

佛告諸比丘:“爾時高行梵志,則吾身是也。五百弟子,今若曹是也。時諫師者,舍利弗是也。吾種此栽,於今始畢。”告諸比丘:“各護心口,愼無放恣,善惡隨人,久而不捨。宜修明行,可從得道。吾所償對,於此了矣!”


그러자 비구들은 경을 듣고 기뻐하며 받아 들이고 받들어 행하였다.
諸比丘,聞經歡喜,受戴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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