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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제11장 노모품(老耄品)

by 파장波長 2024. 2. 29.

람에게 부지런히 힘쓰기를 가르치되 목숨과 더불어 다투지 않으면 늙어서 후회하여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왕의 화려한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 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 선한 사람끼리 진리를 말하므로 배움이 적은 사람은 황소처럼 늙어간다. 육신의 살은 찌지만 그의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

이 집 지은 이를 찾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였지만 찾지 못한 채 여러 생을 보냈다. 생존은 어느 것이나 괴로움이었다.  집을 지은 이여 이제 그대를 알게 되었다.그대는 또다시 집을 짓지 않으리 기둥은 부서지고 서까래는 내려앉았다. 마음은 만물에서 떠나고 육체의 욕망은 말끔히 씻어 버렸으니 젊었을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고기 없는 못가의 늙은 백로 처럼 쓸쓸히 죽어 갈 것이다. 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부러진 활 처럼 쓰러져 누워 부질없이 지난 날을 탄식하리라.

老耄品者 誨人懃仂 不與命競 老悔何益
노모품자 회인근륵 불여명경 노희하익

노모품은 사람들에게 부진런히 힘써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친 것이다.


붓다의 으뜸가는 공양주인 비사카가 붓다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녀도 알지 못하는 몇 명의 여자들이 술에 취해 그녀를 따라왔다. 술에 취한 여자들은 붓다 앞에서 요사스러운 춤과 노래를 불렀다. 붓다는 신통력을 발휘하여 칠흑 같은 어둠을 만드셨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여자들에게 붓다는 다음과 같이 이르셨다.

146

❁ 무엇을 웃고 무엇을 기뻐하랴 세상은 끊임없이 불타고 있는데 그대는 암흑에 둘러싸인 채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는가.

❁ 무엇이 우스운가, 무엇이 기쁜가. 세상은 쉼없이 불타고 있고❶, 그대들은 어둠에 싸여 있는데, 어찌 빛을 찾지 않는가.

何喜何笑 世常熾然 深蔽幽冥 不如求錠
하희하소 세상치연 심폐유명 불여구정

何:어찌하 喜:기쁠희 笑:웃음소 世:인간세 常:항상상 熾:성할치 然:그럴연 如:같을여 求:구할구 錠:덩이정

❶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하여 없어지고 만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어느 젊은 수행승이 아리따운 여인 시리마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불행하게도 그녀는 죽고 말았다. 왕은 사람들에게 그녀의 시신을 돌보라고 명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돌보려 하는 자가 없었다. 그러자 아름답던 시리마의 시신은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에 붓다는 젊은 수행승에게 부패하고 벌레먹은 시체를 보여주면서 “우리 들의 육신은 얼마나 허망한 것이더냐!” 하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147

❁ 보라, 이 꾸며 놓은 몸뚱이를 육신은 상처 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다. 병치레 끊일 새 없고 욕망에 타오르고 단단하지도 영원하지도 않다.

❁ 내 몸의 모습을 보고 그것을 의지해 편하다 하지만, 많은 생각은 병을 부르니 그것이 참이 아님을 어찌 아는가.

見身形範 倚以爲安 多想致病 豈知非眞
견신형범 의이위안 다상치병 기지비진

形:모양형 範:법범 倚:의지할의 安:편안안 想:생각상 致:이를치 病:병병 豈:어찌기 知:알지 非:아닐비 眞:참진


한 늙은 여승이 번뇌와 시름에 빠져 있었다. 늙어간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수행하는 사람이라 해도 힘겨운 고통이었다. 붓다는 이렇게 진실된 ‘나’를 모르고 거짓 ‘나’에 집착하여 번민하는 어리석음 을 깨우치며 인생무상에 대하여 설하셨다.

148

❁ 몸이 늙으면 얼굴빛도 쇠하고 몸이 병들면 그 빛도 없어진다. 가죽은 늘어지고 살은 쪼그라들어 죽음의 모습이 가까이와 재촉한다.

❁ 이 몸은 늙어서 시들고 터지기 쉬운 질병의 주머니 썩은 육신은 마디마디 흩어지고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끝난다.

老則色衰 所病自壞 形敗腐汚 命終自然
노즉색쇠 소병자괴 형패부오 명종자연

老:늙을노 則:곧즉 色:빛색 衰:쇠할쇠 病:병병 壞:무너질괴 形:모양형 敗:패할패 腐:썩을부 汚:더러울오 命:목숨명 終:마칠종 然:그럴연


명상을 위해 묘지로 간 많은 수행승들이, 방금 죽은 시체를 앞에 두고는 생사의 번뇌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러자 붓다는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149

❁ 몸이 죽고 정신이 떠나면 가을 들녘에 버려진 표주박처럼 살은 썩고 앙상한 백골만 뒹굴 것을 이 몸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 

❁ 목숨이 다해 정신이 떠나면 가을 들녘에 버려진 표주박, 살은 썩고 흰 뼈다귀만 뒹굴 텐데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

自死神徙 如御棄車 肉消骨散 身何可怙
자사신사 여어기거 육소골산 신하가호

神:귀신신 徙:옮길사 如:같을여 御:거느릴어 棄:버릴기 車:수레거 肉:고기육 消:사라질소 骨:뼈골 散:흩을산 何:어찌하 可:옳을가 怙:믿을호


한 아름다운 여인이 수행승이 되기는 하였으나 믿음이 부족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 붓다께서 별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붓다를 만나러 가는 것을 꺼려하였다. 어느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붓다의 처소로 갔을 때, 붓다는 신통력을 발휘하여 한 아름다운 여인이 잘생긴 한 남자와 즐겁게 노니는 모습[幻影]을 보여주셨다.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런 데 그 모습은 서서히 늙어 추악해지더니 결국엔 죽음의 모습으로 변해 갔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 문득 무상을 깨달았다. 그러자 붓다께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150

❁ 뼈로써 성곽을 이루고 살과 피로 포장이 되었다. 그 안에 늙음과 죽음 자만과 거짓이 도사리고 있다. 

❁ 여러 가지 뼈로 성곽을 만들고 살을 붙이고 피를 만들어도 그 속에 늙음과 죽음이 있고 만심과 위선이 감춰져 있다.

身爲如城 骨幹肉塗 生至老死 但藏䞨慢
신위여성 골간육도 생지노사 단장규만

如:같을여 城:재성 骨:뼈골 幹:줄기간 肉:고기육 塗:칠할도 至:이를지 老:늙을노 死:죽일사 但:다만단 藏:감출장 䞨:반걸음규 慢:거만할만


 멀리서 바라문 일곱 사람이 붓다를 찾아왔다. 늙어서 머리는 희고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그들은 붓다에게 감로의 법을 청하였다. 붓다는 가르침을 베푼 뒤 제자를 시켜 한 방에서 같이 묵게 했다. 그런데 이들은 방에 있으면서도 세상 일로 떠들고 웃고 억지를 부리며 마치 그 목숨이 언제 끝나게 될지도 모르는 듯하였다. 이에 붓다는 그 방으로 가서 말씀하셨다. “중생들은 젊음 · 용모 · 세력 · 재주. 신분 등을 믿는다. 그런데 그대들은 지금 무엇을 믿고 이렇게 떠드는가?” 그리고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151

❁ 화려한 왕의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 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 선한 사람끼리 진리를 말하므로.

잘 꾸며진 왕의 수레도 낡아가듯이 몸도 또한 늙어간다. 그러나 선한 자의 가르침은 늙지 않는다. 실로 선한 자는 선한 자에게 전하나니.

老則形變 喩如故車 法能除苦 宜以力學
노즉형변 유여고거 법능제고 의이력학

老:늙을노 則:곧즉 形:모양형 變:변할변 喩:깨우칠유 如:같을여 車:수레거 法:법법 能:능할능 除:덜제 苦:쓸고 宜:마땅의

152

❁ 배움이 적은 사람은 황소처럼 늙어간다. 육신의 살은 찌지만 그의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

❁ 사람이 아무 것도 듣지 못한다면 늙으면 마치 늙은 소와 같아져 다만 나이 들어 살만 찔 뿐이니 어떤 복이나 지혜도 없다.

人之無聞 老苦特牛 但長肌肥 無有智慧
인지무문 노고특우 단장기비 무유지혜

聞:들을문 老:늙을노 苦:쓸고 特:특별할특 牛:소우 但:다만단 肌:살가죽기 肥:살찔비 智:지혜지 慧:슬기로울혜


깨달음을 이루신 붓다는 7일 동안 보리수 아래에 앉아 꼼짝을 않고 계셨다. 하늘 사람과 모든 신들은 그러한 붓다를 지켜보며 의아해하 고 궁금해했다. 그때 붓다는 조용히 깨달음의 법열을 음미하고 있었 다. 후에 붓다는 깨달음의 기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노래하셨다.

153

❁ 이 집 지은 이를 찾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였지만, 찾지 못한 채 여러 생을 보냈다 생존은 어느 것이나 괴로움이었다.

❁ 이 몸을 만든 사람 보지도 못하면서 수없이 오고 가고 나고 죽으며, 얻지 못하고 여러 생을 보낸다. 무수히 많은 고통 두루 겪으며…

나는 집을 짓기 위하여 수많은 윤회를 거쳤다. 생명을 받아 되풀이하는 것은 물진실로 괴로움이니.

生死有無量 往來無端緖 求於屋舍者 數數受胞胎
생사유무량 왕래무단서 구어옥사자 수수수포태

量:헤아릴량 往:갈왕 來:올래 端:끝단 緖:실마리서 求:구할구 屋:집옥 舍:집사  數:셈수 受:받을수 胞:세포포 胎:아이밸태

154

❁ 집을 지은 이여! 이제 그대를 알게 되었다. 그대는 또다시 집을 짓지 않으리 기둥은 부서지고 서까래는 내려앉았다. 마음은 만물에서 떠나고 육체의 욕망은 말끔히 씻어 버렸으니…

❁ 이 집(몸) 지은 사람 이제 보았으니 너는 다시 이 집을 짓지 말라. 너의 모든 서까래는 부서지고, 기둥과 대들보도 내려앉았다. 이제 내 마음은 짓는 일 없거니, 사랑도 욕망도 말끔히 사라졌다.

집을 짓는 자여, 그대는 이미 알려졌다. 다시는 집을 짓지 않으리라. 그 서까래는 이미 부러졌고, 대들보는 꺾였다. 마음은 고요함으로 돌아가서 모든 애착은 없어졌도다.

以觀此屋 更不造舍 梁棧已壞 臺閣崔折 心已離行 中間已滅
이관차옥 경불조사 양잔이괴 대각최절 심이리행 중간이멸

觀:볼관 此:이차 屋:집옥 更:고칠경 造:지을조 舍:집사 梁:들보량 棧:사다리잔 已:이미이 壞:무너질괴 臺:대대 閣:집긱 崔:높을최 折:꺾을절 離:떠날리 行:다닐행 間:사이간 滅:멸할멸


어느 백만장자의 아들이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재산을 탕진하고는 가난뱅이가 되었다. 그의 불쌍한 처지를 보고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155

❁ 젊었을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고기 없는 못가의 늙은 백로 처럼 쓸쓸히 죽어 갈 것이다. 

❁ 깨끗한 행실❷도 닦지 못하고 젊어서 재물을 모으지 못하면, 늙어서는 마치 하얀 백로가 한갓 빈 못을 기웃거리는 것 같다.

❁ 젊어서 선행을 닦지 못하고 재보도 얻지 못한 그런 사람은 고기 없는 연못의 백로와 같아 늙은 백로처럼 죽어가리라.

不修梵行 又不富財 老如白鷺 守伺空池
불수범행 우불부재 노여백로 수사공지

修:닦을수 梵:불경범 行:다닐행 又:또우 富:부유할부 財:재물재 老:늙을노 如:같을여 白:흰백 鷺:백로로 守:지킬수 伺:엿볼사 空:빌공 池:못지

❷범행(梵行) : 청정한 행위라는 뜻이다. 일체의 음욕을 버리는 행위를 가르킨다. 바라문의 일생을 4기(四期) 로 분류하는데, 이 중 첫번째 시기를 범행기(梵行期)라고 한다. 이 기간 중에는 생활에 있어서 음욕을 버리는 계율을 준수하고 베다(veda)와 제사를 익힌다. 불교에서도 이러한 풍습을 받아들였는데, 주로 고통 ‘고통을 끝내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삶’을 뜻한다.

156

❁ 젊었을 때 수행하지 않고 정신적인 재산을 모아 두지 못한 사람은 부러진 활 처럼 쓰러져 누워 부질없이 지난 날을 탄식하리라.

❁ 이미 계율도 지키지 않고, 젊어서 재물도 쌓지 못하고, 늙고 쇠약해 기운이 다하면 옛일을 생각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

❁ 젊어서 선행을 닦지 못하고 재보도 얻지 못한 그런 사람은 부러진 화살처럼 쓰러져 있어 지나간 옛일만 눈앞에 삼삼하리라.

旣不守戒 又不積財 老羸氣渴 思故何逮
기불수계 우불적재 노리기갈 사고하체

旣:이미기 守:지킬수 戒:경계할계 又:또우 積:쌓을적 財:재물재 老:늙을노 羸:고달플리 氣:기운기 渴:목마를갈 思:생각사 何:어찌하 逮:잡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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