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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제9장 악행품(惡行品)

by 파장波長 2024. 2. 29.

자신을 해치는 나쁜 행동들

나열기국의 남쪽에 큰 산이 있었다. 남방의 여러 나라로 가려면 이 산을 지나야 했다. 산 속에는 도독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겁탈하고 도륙하였으나 나라에서 잡으려 해도 잡을 수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그 도둑들을 사람의 죄도 복도 모르고 세상에 부처님이 계셔도 만나볼 줄 모르며 법의 북이 날마다 울려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니 이들을 제도하지 않으면 바다에 잠기는 돌처럼 될 것을 가엾게 여겨 그들에게 나아가 말씀하셨다.

“천하의 병으로 걱정보다 무거운 것이 없고 사람을 해치는 어리석음 보다 심한 것이 없다. 너희들은 마음 속에 탐욕의 걱정과 해침의 어리석음을 품고 있다. 이 두 가지는 뿌리가 깊고 단단해서 아무리 힘센 장사라도 뽑아낼 수가 없다. 오직 경전의 계율을 많이 들어 마음의 병을 고치면 오래도록 편안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도둑들은 마음이 열려 기쁘하며 곧 오계를 받았다.


어느 남편과 아내가 각기 한 벌씩의 하의만 가지고 있었는데 상의는 단 한 벌뿐으로 같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남편은 붓다의 설법을 듣고 붓다에게 그와 부인에게 하나밖에 없는 상의를 바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사적인 소유욕이 그에게 갈등을 일으키게 하였다. 밤이 새도록 그는 자기의 사적인 욕망과 싸워야 했으나, 끝내는 그 상의를 바쳤다. 그는 소리쳤다. “나는 이겼다! 나는 이겼다!” 그 이야기를 들은 왕은 그를 높이 칭송하였다. 이를 보고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116 

見善不從(견선부종) 反隨惡心(반수악심)
求福不正(구복부정) 反樂邪婬(반락사음)

善:착할선 從:따를종 反:돌아올반 隨:따를수 惡:악할악 求:구할구 福:복복 樂즐거울락 邪:간사할사 婬:음탕할음

선한 일은 서둘러 행하고 악한 일에는 마음을 멀리하라. 선한 일을 하는데 게으르면 그의 마음은 벌써 악을 즐기고 있다.


도둑들이 들끓어서 행인이 막대한 피해를 당하는 산이 있었다. 도둑들은 골짜기에 숨었다가 피해를 입히곤 어디론가 숨어 나라에서도 토벌할 수가 없었다. 붓다는 ‘이들을 제도하지 않으면 바다에 잠기는 돌처럼 될 것이로다’ 하며 그들에게로 가셔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걱정보다 무거운 병이 없고 사람을 해치는 것보다 어리석은 것이 없다. 너희는 마음속에 탐욕의 걱정과 해침의 어리석음이 가득 찼구나. 이 두 가지는 뿌리가 깊고 단단하여 천하의 장사라도 뽑을 수 없다. 오직 진리를 많이 듣고 그 마음의 병을 고쳐야 영구히 편안할 수 있으리.” 도둑들은 이에 모두 마음이 열려 기뻐하며 오계를 받았고 붓다는 이렇게 노래하셨다.

117 

人雖爲惡行(인수위악행) 亦不數數作(역불수수작) 
於彼意不樂(어피의불락) 知惡之爲苦(지악지위고)

雖:비록수 爲:할위 惡:악할악 行:다닐행 亦:또역 數:셈수 作:지을작 彼:저피 意:뜻의 樂:즐거울락 知:알지 苦:쓸고

누가 만일 악한 일을 저질렀다면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말라, 그 일을 즐겁게 여기지 말라, 악한 일을 쌓는 것은 괴로움이다.


가난하지만 무척이나 헌신적인 한 여인이 수행승에게 보시를 하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뱀에 물려 죽어버렸다. 그 후 그녀는 극락에 가서 천녀가 되었는데, 매일 이른 아침이면 이승에 내려와 수행승의 법당을 깨끗이 청소하였다. 그것은 죽어서도 자신의 선행을 계속 쌓으려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수행승들이 그러한 일을 그만할 것을 권하자 그녀는 슬픔에 빠지게 되었다. 그녀의 슬픈 심정을 아신 붓다는 그녀를 위 로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118

人能作其福(인능작기복) 亦當數數造(역당수수조) 
於彼意須樂(어피의수락) 善受其福報(선수기복보)

能:능할능 作:지을작 福:복복 亦:또역 當:마땅당 數:셈수 造:지을조 彼:저피 意:뜻의 須:모름지기수 樂:즐거울락 善:착할선 受:받을수 報:갚을보

누가 만일 선한 일을 했다면 항상 그 일을 되풀이 하라. 그일을 즐겁게 여기라. 선한 일을 쌓는 것은 즐거움이다.


승가를 극진히 공양하느라 많은 재산을 사용한 아나타핀디카라는 사람이 있었다. 주위 사람들이 그가 승가를 공양하는데 너무 많은 돈을 쓴다고 비난했지만, 그는 모든 비난을 무시하고 그의 정성스런 행동을 계속했다. 그의 정성을 칭송하면서 붓다는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이 각각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가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119 

妖孼見福(요얼견복) 其惡未熟(기악미숙) 
至其惡熟(지기악숙) 自受罪虐(자수죄학)

妖:요사할요 孼:서자얼 福:복복 惡:악할악 未:아닐미 熟:익을숙 至:이를지 受:받을수 罪:허물죄 虐:모질학

악의 열매가 맺히기 전에는 악한 자도 복을 만난다. 그러나 악의 열매가 익었을 때 악한 자는 재난을 당한다.

120

禎祥見禍(정상견화) 其善未熟(기선미숙) 
至其善熟(지기선숙) 必受其福(필수기복)

禎:상서러울정 祥:상서상 禍:재앙화 善:착할선 未:아닐미 熟:익을숙 至:이를지 必:반드시필 受:받을수 福:복복

선의 열매가 맺히기 전에는 선한 이도 이따금 화를 만난다. 그러나 선의 열매가 익었을 때 선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 


한 수행승이 조그마한 잘못을 계속 저지르면서도 그것에 대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다른 수행승들의 충고조차 무시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붓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붓다에게 불려간 그는 이러한 사소한 잘못은 일일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붓다는 아무리 작은 잘못이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충고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121

莫輕小惡(막경소악) 以爲無殃(이위무앙) 
水滴雖微(수적수미) 漸盈大器(점영대기) 
凡罪充滿(범죄충만) 從小積成(종소적성)

莫:없을막 輕:가벼울경 惡:악할악 殃:재앙앙 滴:물방울적 雖:빌록수 微:작을미 漸:점점점 盈:찰영 器:그릇기 凡:무릇범 罪:허물죄 充:채울충 滿:찰만 從:좇을종 積:쌓을적 成:이룰성

‘내게는 업보가 닥치지 않으리라’ 고 악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방울물이 고여서 항아리를 채우나니, 작은 악이 쌓여서 큰 죄악된다. 


보시에 대하여 붓다의 설법을 들은 한 현명한 사람이 온 마을을 다니면서 각기 형편에 따라 붓다와 승가에 보시할 것을 호소하였다. 하루는 그가 부유한 어느 집에 가서 보시를 권유하자 그의 뜻을 오해한 부자는 아주 작은 양만 보시하고 말았다. 다음날 여러 공양주들에 대한 감사예불이 치러지자 그 부자는 시주를 받아 간 그 사람이 자기를 험담할까 봐 그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그곳을 찾아갔다. 반면에 그 현명한 사람은 모든 공양주를 동등하게 취급하였으며 그들 모두가 큰 복을 받도록 기원하였다. 부유한 사람은 이에 감격하여 자신의 용서를 빌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붓다는 아무리 작은 보시라도 그것의 가치는 크다고 하고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122 

莫輕小善(막경소선) 以爲無福(이위무복) 
水滴雖微(수적수미) 漸盈大器(점영대기) 
凡福充滿(범복충만) 從纖纖積(종섬섬적)

莫:없을막 輕:가벼울경 :착할선 滴:물방울적 雖:빌록수 微:작을미 漸:점점점 盈:찰영 器:그릇기 凡:무릇범 福:복복 充:채울충 滿:찰만 從:좇을종 纖:가늘섬 積:쌓을적

‘내게는 업보가 오지 않으리라’고 선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방울물이 고여서 항아리를 채우나니 조금씩 쌓인 선이 큰 선을 이룬다.


한 상인이 때마침 지나가는 여러 수행승들과 함께 장삿길에 올랐다. 혼자가기가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염려했던 것처럼 중간에 도적떼들이 그를 공격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수행승들은 상인과 헤어져 붓다에게 가서 도적들의 일을 고하였다. 그러자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123 

伴少而貨多(반소이화다) 商人怵惕懼(상인출척구)
嗜欲賊害命(기욕적해명) 故慧不貪欲(고혜불탐욕)

伴:짝반 少:적을소 貨:재물화 商:장사상 怵:두려워할출 惕:두려워할척 懼:두려워할구 嗜:즐길기 欲:하고자할욕 賊:도둑적 害:해할해 命:목숨명 慧:슬기로울혜 貪:탐낼탐

많은 재물을 가진 상인이 동행이 적으면 위험한 길을 피하듯 더 살려고 하는 사람이 독을 피하듯 모든 악행을 피해야 된다.


 붓다의 가르침을 열심히 따르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한 사냥꾼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여 일곱 명의 아이를 낳게 되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붓다의 제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사냥 나갈 때면 활과 화살을 챙겨주는 버릇이 있었다. 수행승들 사이에서는 그러한 그녀의 행동이 죄악인가 아닌가에 대하여 의문이 생겼다. 이에 대해 붓다는 설명하셨다.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남편에 대한 순 종 때문이지, 악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 아니므로 비난받을 만한 일은 아니니라.”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124

有身無瘡疣(유신무창우) 不爲毒所害(불위독소해) 
毒奈無瘡何(독나무창하) 無惡所造作(무악소조작)

瘡:부스럼창 疣:혹우 毒:독독 害:해할해 奈:어찌나 何:어찌하 惡:악할악 造:지을조 作:지을조

손에 상처가 없다면 독을 손으로 만질수 있으리라. 상처가 없으면 해독을 입지 않듯이 악을 행하지 않으면 악이 미칠 수 없다.


개를 이끌고 사냥을 나가던 길에 한 수행승을 보게 된 사냥꾼이, 그 날은 한 마리의 짐승도 잡지 못하였다. 되돌아오는 길에 사냥꾼은 그 수행승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런데 사냥꾼은 자신이 허탕친 이유가 그 수행승에게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수행승을 향하여 개를 풀어놓았다. 아무 죄도 없는 수행승은 개를 피해 나무로 올라갔는데, 그 순간 사냥꾼은 자신의 화살에 발을 찔리게 되었다. 나무에 매달린 수행승은 고통을 참으며 버티다가 그만 승복을 떨어뜨렸다. 그런데 우연히도 그것이 사냥꾼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승복을 뒤집어 쓴 사냥꾼을 본 개들은 수행승이 나무에서 떨어진 것으로 착각하여 그를 물어뜯어 죽였다. 후에 붓다를 찾아간 그 수행승은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가를 알고자 하였다. 붓다는 그에게 잘못이 없음을 확인해주시면서 선한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자의 비극적 종말을 말씀하셨다.

125

加惡誣罔人(가악무망인) 淸白猶不汚(청백유불오) 
愚殃反自及(우앙반자급) 如塵逆風坌(여진역풍분)

加:같을여 惡:악할악 誣:속일무 罔:그물망 淸:맑을청 猶:오히려유 汚:더러울오  愚:어리석을우 殃:재앙앙 反:돌이킬반 及:미칠급 如:같을여 塵:티끌진 逆:거스를역 風:바람풍 坌:먼지분

순진한 사람을 속이고 깨끗하고 때묻지 않은 이를 해친다면 악은 도리어 어리석은 자에게 돌아간다. 마치 바람을 향해 던진 먼지처럼…


한 수행승이 어느 석수장이의 집을 매일 방문하곤 하였는데, 그의 아내는 언제나 공양물을 미리 준비해두었다가 수행승에게 보시를 하였다. 어느 날 수행승이 그 집을 찾아가자 석수장이가 기르는 새 한 마리가 보석을 입에 물고 그의 앞으로 날아왔다. 마침 집 안에 들어갔다가 보석이 없어진 것을 안 석수장이가 수행승에게 물어보자 수행승은 자신은 모른다고 말하였다. 석공은 그 수행승을 의심하면 서 마구 때리고 자백을 강요하였다. 그러자 수행승의 몸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때 그 새가 날아와 피를 빨아먹으려 하자, 석공은 새를 발로 차서 죽였다. 그제서야 수행승은 자기가 본 대로 사실을 말했고, 석공은 새의 뱃속에서 잃었던 보석을 찾을 수가 있었다. “내가 사실 대로 얘기했다면 당신은 당장 새를 죽일 것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소.” 수행승의 말을 듣고서 석공은 용서를 빌었다. 수행승이 이러 한 일에 관하여 붓다께 여쭙자 붓다는 “현재의 행동이 사후의 삶을 결정짓는다”고 말씀하시며 이렇게 노래하였다.

126

有識墮胞胎(유식타포태) 惡者入地獄(악자입지옥) 
行善上昇天(행선상승천) 無爲得泥洹(무위득니원)

識:알식 墮:떨어질타 胞:세포보 胎:잉태할태 惡:악할악 入:들입 獄:옥옥 昇:오를승 得:얻을득 泥:진흙니 洹:물이름원

어떤 사람은 모태에 다시 들어가고, 악인은 지옥으로 떨어지고, 착한 이는 천상으로 올라가고, 번뇌가 없는 이는 절대 평화에 들어간다.


세 무리의 수행승들이 붓다를 뵙기 위해 오고 있었다. 첫 번째 무리는 까마귀 한 마리가 불에 타 죽는 것을 보았다. 두 번째 무리는 어느 여인이 바다 한가운데 빠져 죽는 것을 보았다. 세 번째 무리는 일곱 명의 수행승들이 7일 동안 오두막집에 갇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았던 사건들에 대하여 알고자 했다. 붓다는 각각이 지니는 전생의 삶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까마귀의 경우는 전생에 어느 농부였는데 그는 소 한 마리를 게으르다는 이유로 불에 태워 죽게 만들었으며, 물에 빠져 죽은 여인은 전생에 개를 물에 빠뜨려 죽인 적이 있었으며, 수행승들의 경우는 전생에 목동이었는데, 그들은 7일 동안 도마뱀을 굴속에 가두어두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붓다는 이야기의 끝에 덧붙여서 “전생에 저지른 악행으로부터 오는 결과를 벗어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느니라”라고 하시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127

非空非海中(비공비해중) 非隱山石間(비은산석간) 
莫能於此處(막능어차처) 避免宿怨殃(피면숙원앙)

非:아닐비 空:빌공 海:바다해 隱:숨을은 間:사이간 莫:없을막 能:능할능 處:곳처 避:피할피 免:면할면 宿:잘숙 怨:원망할원 殃:재앙앙

허공 중에서도 바다 가운데서도 또는 산 속 동굴에 들어갈지라도 악업의 갚음에서 벗어날 그런 장소는 어디에도 없다.


자기 딸에게 설법했다는 것 때문에 붓다를 미워하던 수파붓다 왕은 붓다를 괴롭히려 하였다. 붓다는 수파붓다가 비극적으로 죽을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수파붓다는 이것을 무시하였으나, 붓다의 예언 대로 죽고 말았다. 붓다는 이 예를 들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128

非空非海中(비공비해중)  非入山石間(비입산석간)
無有他方所(무유타방소)  脫之不受死(탈지불수사)

非:아닐비 空:빌공 海:바다해 入:들입 間:사이간 他:다를타 方:모방 脫:벗을탈 受:받을수

허공 중에서도 바다 가운데서도 또한 산 속 동굴에 들어갈지라도 거기 머물러 죽음에서 벗어날 그런 장소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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