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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제19장 봉지품 (奉持品)

by 파장波長 2024. 2. 29.

지혜로운 사람 · 장로(長老) · 사문(沙門)이라는 이름이 내포하고 있는 참된 의미를 밝혔다. 이 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생활태도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문은 계율을 지키며 청정한 생활을 해 나갈 때 비로소 사문이라고 부르는 것이지, 단순히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는 것만으로 사문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품의 제목에서 ‘봉지’란 ‘법을 받들어 지닌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름을 붙인 것은 본문 중에 우리가 법을 받들어 지니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자는 법을 많이 알고 말이 유창해서가 아니라 법에 대해서 아주 조금밖에 알지 못하더라도 그 법에 의지해서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에 서 유래한 용어이다.

 

봉지품은, 바른 도리를 풀어서 설명한 것으로, 법은 착한 행위를 귀하게 여기고 욕심내거나 사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다.

奉持品者 解說道義 法貴德行 不用貪侈
봉지품자 해설도의 법귀덕행 불용탐치


어떤 재판관이 뇌물을 받고 온당치 못한 판결을 내렸다. 이것을 본 몇몇 비구들은 붓다께 그와 같은 사실을 말씀드렸다. 그 말을 들은 붓다는 참된 정의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256

〔풀이〕 일을 잘 처리한다고 해서  공정한 사람은 아니다. 옳음과 그름이 두 가지를 잘 분별하는 이가 현명하다.

〔풀이〕 경법과 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익을 두고 다투지 않는다. 이익이 있거나 이익이 없거나 욕심이 없으면 현혹되지 않는다.

好經道者 不競於利 有利無利 無欲不惑
호경도자 불경어리 유리무리 무욕불혹

好:좋을호 經:글경 道:길도 競:다툴경 利:이로울리 欲:하고자할욕 惑:미혹할혹 

257

〔풀이〕 강제가 아니고 정의와 순리대로 남을 인도하고 정의를 지키는 지혜있는 사람을    도를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풀이〕 배우기 좋아하는 이를 항상 돌보고, 올바른 마음으로 법답게 행하며, 보배로운 지혜를 보호해 지닌 이, 그런 사람을 도인이라고 한다.

常愍好學 正心以行 擁懷賓慧 是謂爲道
상민호학 정심이행 엉회보혜 시위위도

常:항상상 愍:근심할민 好:좋을호 學:배울학 行:다닐행 擁:낄옹 懷:품을회 賓:손빈 慧:슬기로울혜 是:이시 謂:이를위 道:길도


여섯 명의 비구가 자신들은 너무나도 지혜롭다고 자만하면서 멋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붓다는 수행의 과정에서 자칫 교만해지기 쉬운 그러한 것을 경계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58

〔풀이〕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지혜로운 사람은 아니다. 미움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고요한 그런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풀이〕 이른바 지혜로운 사람이란, 꼭 말을 잘해서가 아니다. 겁 없고 두려움 없는 선을 지키는 사람이니, 그런 이를 지혜로운 사람이라 한다.

所謂智者 不必辯言 無恐無懼 守善爲智
소위지자 불필변언 무공무구 수선위지

謂:이를위 智:지혜지 必:반드시필 辯:말씀변 恐:두려울공 懼:두려워할구 守:지킬수 善:착할선 爲:할위


단지 경전 한 구절만을 알고 있는 비구가 숲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재일(齋日)이면 이것을 읊곤 했는데, 그때마다 숲의 정령들은 그를 칭송하였다. 진리의 구절들을 잘 알고 있는 두 명의 비구들도 같은 숲에 가서 진리를 설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숲의 정령들로부터 아무런 반응을 얻지 못하였다. 실망한 그들이 붓다에게 와서 이 일을 고하였을 때,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59

〔풀이〕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도를 실천하는 사람은 아니다. 들은것이 적더라도 직접 체험하고 진리에서 벗어나지 않음이 도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풀이〕 법을 받들어 지니는 사람이란, 말 많은 사람을 말함이 아니고, 비록 법 들은 것 아주 적더라도 법에 의지해 몸을 닦아 행하고 도를 지켜 잊지 않는 이, 그를 법 받드는 사람이라 하느니라.

奉持法者 不以多言 雖素少聞 身依法行 守道不忘 可謂奉法
봉지법자 불이다언 수소소문 신의범행 수도불망 가위봉법

奉:받들봉 持:가질지 法:법법 多:많을다 雖:비록수 素:본디소 聞:들을문 依:의지할문 行:다닐행 守:가질수 道:길도 忘:잊을망 可:옳을가 謂:이를위


붓다가 갓 입문한 듯이 보이는 젊은 비구에게 장로의 칭호를 붙이는 것을 본 몇몇 비구들이 불만을 갖게 되었다. 이때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60

〔풀이〕 머리카락이 희다고 해서 큰스승이 되는것은 아니다.  단지 나이만을 먹었다면 그는 부질없이 늙어 버린 속 빈 늙은이다.

〔풀이〕 이른바 장로(長老)란 꼭 나이 많음을 일컫는 것 아니니, 얼굴에 주름지고 머리가 희어도 어리석고 용렬할 수 있다네.

所謂長老 不必年耆 形熟髮白 惷愚而已
소위장노 불필연기 형숫발백 준우이이

謂:이를위 長:어른장 老:늙을노 必:반드시필 年:해년 耆:늙을기 形:모양형 熟:익을숙 髮:터럭발 惷:어수선할준 愚:어리석을우 已:이미이

261

〔풀이〕 진실과 진리와 불살생과 절제와 자제로써 더러운 때를 벗어 버린 사람을 진정한 큰스승이라 한다.

〔풀이〕 진리의 법 가슴에 간직하고, 조순하고 인자한 마음 가지며, 밝게 통달하여 깨끗한 사람, 그런 사람을 장로라 부른다.

謂懷諦法 順調慈仁 明達淸潔 是爲長老
위회체법 순조자인 명달청결 시위장로

謂:이를위 懷:품을회 諦:살필체 法:법법 順:순할순 調:고를조 慈:사랑자 仁:어질인 達:통달할달 淸:맑을청 潔:깨끗할결 是:이시 爲:할위 長:어른장 老:늙을노


몇 명의 젊은 비구들과 입문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그들의 스승에게 깊은 존경을 표시하였다. 진리를 능수능란하게 설법하는 나이먹은 다른 비구들은 시기심이 생겼다. 시기심을 숨긴 채 붓다를 찾아간 그들은 붓다에게 청했다. “그 젊은 비구들이 저희들의 지도를 받기 전에 법을 보는 일이 없도록 명하여주십시오.” 그러나 그들의 숨은 의도를 알아차린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62

〔풀이〕 말을 그럴듯하게 잘하거나 용모가 번듯하다고 해서 질투 많고 인색하고 잘 속이는 사람은 훌륭한 인물이 아니다.

〔풀이〕 이른바 단정(端正)한 사람이란, 얼굴이 꽃처럼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탐냄과 질투와 허식(虛飾) 있으며, 말과 행동에 어긋남 있는 것이다.

所謂端正 非色如花 慳嫉虛飾 言行有違
소위단정 비색여화 간질허식 언행유위

謂:이를위 端:끝단 非:아닐비 色:빛색 如:같을여 花:꽃화 慳:아낄간 嫉:미워할질 虛:빌허 飾:꾸밀식 行:다닐식 違:어긋날위 

263

〔풀이〕 질투와 인색함과 속임수를 뿌리째 뽑아 없애버리고, 성냄에서 벗어난 사람을 훌륭한 인물이라 한다.

〔풀이〕 이상의 온갖 악을 능히 버리되 그 뿌리까지 끊어버리고, 지혜롭고 성냄 없으면 그런 사람을 단정하다고 이르느니라.

謂能捨惡 根原已斷 慧而無喪 是謂端政
위능사악 근원이단 혜이무에 시위단정

謂:이를위 能:능할능 捨:버릴사 惡:악할악 根:뿌리근 原:언덕원 已:이미이 斷:끊단 慧:슬기로올혜 喪:잃을상 是:이시 端:끝단 政:정사정


논쟁에서 진 어느 비구가 그 상대자와 다시 논쟁하기 위하여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는 상대를 초청하였다. 그런데 그는 정해진 장소에 정해진 시간보다 미리 나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다녔다. “그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은 것은 스스로 논쟁에서 패배를 시인한 것이다.” 이 얘기를 들은 붓다는 참된 수행인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264

〔풀이〕 마음에 뜻한 바 없고 거짓말하는 자는 머리를 깎았더라도 수행자가 아니다. 욕망과 탐욕에 차 있는 자가 어찌 수행자이겠는가.

〔풀이〕 이른바 사문(沙門)이란, 꼭 머리 깎아서만은 아니니, 거짓말과 탐내 취함과 욕심이 있으면 범부와 같다.

所謂沙門 非必除髮 妄語繭取 有欲如凡
소위사문 비필제발 망어탐취 유욕여범

謂:이를위 沙:모래사 門:문문 非:아닐비 必:반드시필 除:덜제 髮:터럭발 妄:망령될망 語:말씀어 繭:고치견 取:가질취 欲:하고자할욕 如:같을여 凡:무릇범  

265

〔풀이〕 작거나 크거나 악을 가라앉힌 사람은 모든 악을 가라앉혔기 때문에 수행자라고 부를 수 있다.

〔풀이〕 크고 작은 악을 능히 그치고, 도량이 크고 도가 넓으며, 마음이 쉬고 생각을 아주 멸한 이, 그런 사람을 사문이라 이르느니라.

謂能止惡 恢廓弘道 息心誠意 是爲沙門
위능지악 회확홍도 식심멸의 시위사문

謂:이를위 能:능할능 止:그칠지 惡:악할악 恢:넓을회 廓:둘레곽 弘:클홍 道:길도 息:쉴식 誠:정성성 意:뜻의 是:이시 爲:할위 沙:모래사 門:문문


한 바라문이 속세를 떠나 어느 이교 종파에 들어가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그 이교도는 음식을 구거하여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붓다를 보고 간청하였다. “나는 비구들이 하는 것꽈 마찬가지로 음식을 얻어 먹으며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를 비구로 칭해주십시오.” 이에 붓다는 “단지 음식을 구걸한다는 것만으로 비구가 될 수는 없다.” 하고 다시 이렇게 덧붙이셨다.

266

〔풀이〕 걸식하는 그것만으로 수도승이라고 할 수는 없다. 모든 진리를 몸에 익혀 수도승이 되는 것이지 걸식한다고 해서 그렇게 부를수는 없다.

〔풀이〕 이른바 비구(比丘)란, 걸식하러 다님을 말하는 것 아니니, 삿된 행으로 상대방에 음심 품으면 그는 다만 명예만 구할 뿐이다.

所謂比丘 非時乞食 邪行狀彼 稱名而已
소위비구 비시걸식 사행망피 칭명이이 

謂:이를위 比:견줄비 丘:언덕구 非:아닐비 時:때시 乞:빌걸 食:먹을식 邪:간사할사 行:다닐행 狀:항상상 彼:저피 稱:일컬을칭 已:이미이

267

〔풀이〕 이세상에서 선도 악도 다 버리고, 육체의 욕망을 끊어 순결을 지키고, 신중하게 처세하는 사람을 진정한 수도승이라고 할 것이다.

〔풀이〕 이른바 죄업을 잘 버리고 범행을 깨끗이 닦아, 지혜로 능히 악을 부수면 그런 사람을 비구라 이르느니라.

謂捨罪福 淨修梵行 慧能破怨 此爲比丘
위사죄복 정수범행 혜능파악 시위비구

謂:이를위 捨:버릴사 罪:허물죄 福:복복 淨:깨끗할정 修:닦을수 梵:불경범 行:다닐행 慧:슬기로울혜 能:능할능 破:깨뜨릴파 怨:원망할원 此:이차 爲:할위 比:견줄비 丘:언덕구


붓다를 따르지 않는 고행자들은 식사 후에는 언제나 자신을 공양한 자에게 공양을 치하했다. 그러나 붓다의 제자들은 늘 묵묵히 자리를 떠나곤 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불손하다 하여 몹시 불쾌하게 생각하였다. 이를 안 붓다는 비구들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복을 빌어주도록 당부하셨다. 비구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고행자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으나 결국 비구가 설교를 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붓다는 이에 대하여 진실로 현명한 자의 태도를 설명하셨다.

268

〔풀이〕 침묵을 지키더라도 어리석고 무지하면 성자가 될 수 없다.  어진 이가 저울을 가지고 달듯 선을 취하고 악을 피하면 그는 성자다.

〔풀이〕 이른바 어질고 현명한 사람이란 입으로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마음 씀이 순수하지 못하면 겉으로만 유순한 체 할 뿐이다.

所謂仁明 非口不言 用心不淨 外順而已
소위인명 비구불언 용심부정 외순이이

謂:이를위 仁:어질인 非:아닐비 言:말씀언 用:쓸용 淨:깨끗할정 外:바깥외 順:순할순 已:이미이  

269

〔풀이〕 악을 물리치면 그것으로 그는 성자이다. 선과 악 두 가지를 분별할 줄 알면 그것으로 그를 성자라 부른다.

〔풀이〕 마음에 아무 함[爲]이 없어서, 그 마음의 행이 맑고 텅 비고, 이것저것 모두 적멸(寂滅)하게 되면, 그런 사람을 어질고 현명하다 하느니라.

謂心無爲 內行淸虛 此彼寂滅 是爲仁明
위심무위 내행청허 차피적멸 시위인명

謂:이를위 爲:할위 內:안내 行:다닐행 淸:맑을청 虛:빌허 此:이차 彼:저피 寂:고요할적 滅:멸할멸 是:이시 仁:인할인


이름이 아리아(존귀한 자)인 사람이 고기를 잡고 있었다. 이것을 본 붓다는 그에게 말했다. “다른 생물을 괴롭히는 자는 결코 존귀한 자가 될 수 없다.” 붓다는 다시 이렇게 노래하셨다.

270

〔풀이〕 중생을 해치면   그는 성자가 아니다   중생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그를 성자라 한다.

〔풀이〕 이른바 도가 있다는 것은 한 사물만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온 천하를 두루 구제하고, 해침이 없어야 도가 있다 하느니라.

所謂有道 非救一物 普濟天下 無害爲道
소위유도 비구일물 보제천하 무해위도

謂:이를위 道:길도 非:아닐비 救:구원할구 物:물건물 普:넓을보 濟:건널제 害:해할해 


다양한 정신적 능력을 얻었지만 아라한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는 비구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느 때라도 아라한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놀고 있었다. 이들에게 붓다는 말씀하셨다. “궁극적인 목표인 아라한이 될 때까지 결코 방심하지 말도록 하여라.” 다시 붓다는 이렇게 일깨우셨다.

271

〔풀이〕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맛보기 어려운 해탈의 기쁨을 나는 얻었노라 그러나 그것은 계율이나 서약에 의해서 또는 많은 지식에 의해서도 아니다.

〔풀이〕 계율 지키는 이는 말 많음을 말하지 않으며 내 행실은 성실함이 많다. 선정의 뜻을 얻은 사람은 반드시 감정을 끊었기 때문이다.

戒衆不言 我行多誠 得定意者 要有閉損
계중불언 아행다성 득정의자 요유폐손

戒:경계할계 衆:무리중 我:나아 誠:정성성 得:얻을득 定:정할정 意:뜻의 要:요긴할요 閉:닫을패 損:덜손

272

〔풀이〕 또는 명상에 잠겨 있더라도 홀로 누워 있더라도 얻기 어렵다. 그러니 수행자여 방심하지 말라.  마음속 번뇌가 다 끊어지기 전에는.

〔풀이〕 마음 깨달아 편하기를 구하거든 저 범부들과 친하지 말라. 번뇌[結使]가 없어지지 않으면 능히 해탈을 얻지 못하느니라.

意解求安 莫習凡夫 結使未盡 莫能得脫
의해구안 막습범부 사결미진 막능득탈

意:뜻의 解:깨달을해 求:구할구 安:편안안 莫:없을막 習:익힐습 凡:무릇범 夫:지아비부 結:맺을결 使:하여금사 未:아닐미 盡:다할진 能:능할능 得:얻을득 脫:벗을탈

법구경 인연담 법정스님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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