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말씀을 담았다는 뜻에서 광연품이라고 하였다. 도를 가까이 할 것, 계율을 지킬 것, 홀로 지내며 선정(禪定)을 닦기에 힘쓸 것, 삼보(三寶)에 귀의할 것 등을 밝혔다.
광연품은, 모든 선과 악을 사소한 것에서 중대한 것까지 모두 설하고, 그것에 해당하는 글들을 증거로 제시하였다.
廣衍品者 言凡善惡 積小致大 證應章句
광연품자 언범선악 적소치재 증응장구
廣:넓을광 衍:넓을연 品:물건품 言:말씀언 凡:무릇범 善:착할선 惡:악할악 積:쌓을적 致:이를치 證:증거증 應:응할응 章:글장 句:글귀구
기근 · 질병 · 더러움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을 구하기 위하여 붓다는 베샬리라는 마을을 방문하였다. 붓다가 찾아오자 여러 기적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붓다는 이것을 단지 당신이 전생에 행한 선한 일들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하면서, 자그만한 보답도 사양하였다.
290
〔풀이〕 시시한 쾌락을 버림으로써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면 지혜로운 이는 보다 큰 기쁨을 위해 시시한 쾌락을 기꺼이 버리라.
〔풀이〕 비록 작은 위안을 베풀었을지라도, 그 보답은 매우 크나니, 지혜는 조그만 보시에서 생겨나서, 능히 큰 복을 받게 되리라.
施安雖小 其報彌大 慧從小施 受見景福
시안수소 기보미대 혜종소시 수견경복
施:베풀시 安:편안안 雖:비록수 報:갚을보 彌:미륵미 慧:슬기로울혜 從:좇을종 受:받을수 景:볕경 福:복복
수차례의 윤회를 거치면서까지 서로 미워하는 두 사람이 있었다. 결국 붓다는 그들을 화해시켰으며, 그들 사이에 미움도 사라지게 되었다. 이를 예로 들어 붓다는 말씀하셨다.
291
〔풀이〕 남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자신의 즐거움을 삼는자는 원한의 사슬에 얽매여 벗어날 기약이 없다.
〔풀이〕 조그만 수고를 남에게 베풀고는, 거기서 큰 복을 얻으려 하면, 그 재앙은 제 몸으로 돌아와, 스스로 많은 원한 사게 되리라.
施勞於人 而欲望祐 殃咎歸身 自遭廣怨
시노어인 이욕망우 앙구귀신 자구광원
施:베풀시 勞:일할노 欲:하고자할욕 望:바랄망 祐:복우 殃:재앙앙 咎:허물구 歸:돌아갈귀 遭:만날조 廣:넓을광 怨:원망할원
비구로서의 본분을 저버린 채, 요란한 장식이 달린 신발을 즐겨 신는 몇 명의 비구가 있었다. 붓다는 이들을 꾸짖으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92
〔풀이〕 해야 할 일을 소홀히 여기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면서, 교만과 방종에 빠진 사람에게, 번뇌는 점점 늘어만 간다.
〔풀이〕 수많은 일을 이미 겪었건만, 그릇된 일을 또 만드나니, 풍류 즐기며 함부로 방일하게 되면, 나쁜 버릇만 날로 늘어 가리라.
已爲多事 非事亦造 伎樂放逸 惡習日增
이위다사 비사역조 기락방일 악습일증
已:이미이 事:일사 非:아닐비 亦:또역 造:지을조 伎:재간기 樂:즐거울락 逸:편안할일 惡:악할악 習:익힐습 增:더할증
293
〔풀이〕 항상 이 몸의 정체를 생각하여 그 덧없음을 잘 알고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않으며, 해야 할 일만을 꾸준히 하고 생각이 깊고 조심성 있는 사람에게서 번뇌는 점점 사라져 간다.
〔풀이〕 그저 꾸준히 노력해 수행하되, 옳은 것 익히고 그른 것 버려라. 몸을 닦아 스스로 깨달으면, 그것을 일러 바른 익힘이라 한다.
精進惟行 習是捨非 修身自覺 是爲正習
정진유행 습시사비 수신자각 시위정습
精:정할정 進:나아갈진 惟:생각할유 行:다닐행 習:익힐습 是:이시 捨:버릴사 非:아닐비 修:닦을수 覺:깨달을각
상대적으로 역량이 좀 모자라는 아라한을 지적하시면서 붓다는 아라한의 자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294
〔풀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죽이고, 두 왕을 죽이고, 국토와 그 국민을 멸망시키고도 수행자는 끄떡없이 나아간다.
〔풀이〕 아버지(야만)와 어머니(애욕)의 인연을 끊고, 두 임금을 죽이고, 국토와 신하를 멸망시키고도 바라문은 마음의 더러움이 없다고 한다.
除其父母緣 王家及二種 遍滅至境士 無垢爲梵志
제기부모연 왕가급이종 편멸지경토 무구위범지
除:덜제 父:아버지부 母:어머니모 緣:인연연 家:집가 及:미칠급 種:씨종 遍:두루편 滅:멸할멸 至:이를지 境:지경경 垢:때구 梵:불경범 志:뜻지
295
〔풀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죽이고, 두 왕을 죽이고, 다섯 번째 호랑이를 죽이고도 수행자는 끄떡없이 나아간다.
〔풀이〕 아버지(야만)와 어머니(애욕)의 인연을 끊고, 거룩한 임금을 죽이고, 모든 진영의 군사를 죽이고도, 바라문은 마음의 더러움이 없다고 한다.
學先斷母 率君二臣 廢諸營徒 是上道人
학선단모 율군이신 폐제영도 시상도인
學:배울학 先:먼저선 斷:끊을단 母:어머니모 率:거느릴솔 君:임군군 臣:신하신 廢:폐할폐 諸:모두제 營:경영할영 徒:무리도 道길도
어느 젊은이가 “세존을 경배하나이다” 라고 말하자, 그 말의 힘 때문에 그는 악마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후에 다른 이들은 물론 그 악마까지도 그에게 도움을 주었다. 이 말을 들은 왕이 붓다를 찾아 와서 물었다. “붓다에 대한 일념만으로도 과연 악령을 막아낼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296
〔풀이〕 부처의 제자들은 언제나 깨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부처를 생각한다.
〔풀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들은 항상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고, 자나깨나 한 생각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네.
能知自覺者 是瞿曇弟子 晝夜當念是 一心歸命佛
능지자각자 시구담제자 주야당염시 일심귀명불
能:능할능 知:알지 覺:깨달을각 是:이시 瞿:놀랄구 曇:흐릴담 弟:아우제 晝:낮주 夜:밤야 當:마땅당 念:생각념 歸:돌아갈귀 命:생각념 佛:부처불
297
〔풀이〕 부처의 제자들은 언제나 깨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부처의 가르침을 생각한다.
〔풀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들은 항상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고, 자나깨나 한 생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네.
善覺自覺者 是瞿曇弟子 晝夜當念是 一心念於法
선각자각자 시구담제자 주야당염시 일심념여법
善:착할선 覺:깨달을각 是:이시 瞿:놀랄구 曇:흐릴담 弟:아우제 晝:낮주 夜:밤야 當:마땅당 念:생각념 歸:돌아갈귀 命:생각념 佛:부처불
298
〔풀이〕 부처의 제자들은 언제나 깨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부처의 승단을 생각한다.
〔풀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들은 항상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고, 자나깨나 한 생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네.
善覺自覺者 是瞿曇弟子 晝夜當念是 一心念於衆
선각자각자 시구담제자 주야당념시 일심염여중
299
〔풀이〕 부처의 제자들은 언제나 깨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육신의 덧없음을 생각한다.
〔풀이〕 다행히 부처님 제자가 되었으니, 항상 맑은 정신 스스로 깨어 있어, 낮이나 밤이나 육신의 덧없음을, 한마음 살피기를 즐겨하라.
爲佛弟子 常悟自覺 日暮思禪 樂觀一心
위불제자 상오자각 일모사선 낙관일심
爲:할위 佛:부처불 弟:아우제 常:항상상 悟:깨달을오 覺:깨달을각 暮:저물모 思:생각사 禪:선선 樂:즐거울낙 觀:볼관
300
〔풀이〕 부처들의 제자들은 언제나 깨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불살생으로 그 마음이 즐겁다.
〔풀이〕 다행히 부처님 제자가 되었으니, 항상 맑은 정신 스스로 깨어 있어, 낮이나 밤이나 자비심이 들어, 한마음 살피기를 즐겨하라.
爲佛弟子 當悟自覺 日暮慈悲 樂觀一心
위불제자 당오자각 일모자비 낙관일심
爲:할위 佛:부처불 弟:아우제 常:항상상 悟:깨달을오 覺:깨달을각 慈:사랑자 悲:슬플비 樂:즐거울낙 觀:볼관
301
〔풀이〕 부처의 제자들은 언제나 깨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그 마음이 즐겁다.
〔풀이〕 다행히 부처님 제자가 되었으니, 항상 맑은 정신 스스로 깨어 있어, 낮이나 밤이나 선정에 들어, 한마음 살피기를 즐겨하라
爲佛弟子 常悟自覺 日暮思禪 樂觀一心
위불제자 상오자각 일막사선 낙관일심
爲:할위 佛:부처불 弟:아우제 常:항상상 悟:깨달을오 覺:깨달을각 暮:저물모 思:생각사 禪:선선 樂:즐거울낙 觀:볼관
비구가 된 왕자가 숲에서 홀로 명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 마을로부터 들려오는 축제의 음악소리를 듣고 자신의 외로운 수도 생활에 불만을 품게 되었다. 숲의 정령들은 혼자서 노력하는 그가 수도 생활에 즐거움을 갖고 정진하도록 그를 격려하였다. 한때나마 수도 생활에 불만을 느꼈던 그 비구는 후에 붓다를 찾아가서 이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붓다는 실제로 세속적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302
〔풀이〕 출가 생활은 힘들어 즐거움을 얻기 어렵고 집에서 사는 것도 힘들고 괴롭다. 마음에 맞지 않는 무리와 사는 일 또한 괴롭다.
〔풀이〕 배우기 어렵고 죄 버리기 어려우며 세속에서 살아가기 또한 어렵다. 한데 모여 이익을 같이하기 어렵다지만 이 몸보다 더 심한 어려움 없다.
學難捨罪難 居在家亦難 會止同利難 艱難無過有
학난사죄난 거재가역난 회지동리난 간난무과유
學:배울학 難:어려율난 捨:버릴사 罪:허물죄 居:살거 在:있을재 家:집가 亦:또역 會:모일사 止:그칠지 同:한가지동 利:이로울리 艱:어려울간 過:지날과
무엇을 찾아 나서도 괴로움을 만난다. 그러므로 방황하는 나그네가 되지 말라. 그러면 고통에서 떨어지지 않으리라.
비구로서 걸식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어떻게 스스로 힘쓰지 않겠는가. 정진하면 저절로 얻어지리니 그 다음에는 남에게 바랄 것 없으리라.
比丘乞求難 何可不自勉 精進得自然 後無欲於人
비구걸구난 하가불자면 정진득자연 후무욕어인
比:견줄비 丘:언덕구 乞:빌걸 求:구할구 難:어려울난 何:어찌하 可:옳을가 勉:힘쓸면 精:정할정 進:나아갈진 得:얻을득 然:그럴연 後:뒤후 欲:하고자할욕
어느 헌신적인 사람이 붓다를 방문하여 대단한 칭송을 받았다. 아난다 존자가 붓다에게 물었다. “그 사람이 다른 스승에게 찾아가도 그와 같은 칭송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03
〔풀이〕 믿음이 있고 덕행을 갖추고 명성과 번영을 누리는 사람, 그런 사람은 언제나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다.
〔풀이〕 믿음이 있으면 계율을 성취하고, 계율 지키면 많은 보배 얻으며, 또한 계율을 따라 많은 벗 얻으리니, 가는 곳마다 공양을 받으리라.
有信則戒成 從戒多致寶 亦從得諧偶 在所見供養
유신즉계성 종계다치보 역종득해우 재소견공양
信:믿을신 則:곧즉 戒:경계할계 成:이룰성 從:좇을종 致:이를치 寶:보배보 亦:또역 得:얻을득 諧:화할해 偶:짝우 在:있을재 供:이바지할공 養:기를양
아나타핀디카의 딸인 쿨라수바다스는 불교를 믿지 않는 집안으로 시집을 가서 그 시부모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그리고 안주인으로서 그녀가 해야 할 일 중에는 벌거벗은 고행자들에게 보시를 행하는 것도 들어 있었다.
비록 그녀의 시아버지가 시킨 것이었으나, 그녀의 정숙하고 착한 심성은 시아버지의 뜻을 따를 수가 없었다. 시아버지는 노여워하였다. 그녀가 붓다와 그의 제자들에 대하여 말하였을 때 시어머니는 그들이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공양에 그들을 초대 하겠다고 말하였다. 신앙심이 너무도 깊은 그녀는 자기 방으로 가서 붓다께서 자신을 방문해주시기를 일념으로 염원하였다. 그때 아나타핀디카는 붓다의 설법을 들은 후 다음날 자신의 집으로 붓다를 초청하였다. 그러자 붓다는 이미 시집간 그의 딸로부터 다음날 공양에 초대받았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딸이 지금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붓다의 그런 말을 듣고 놀랐다. 그러자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04
〔풀이〕 어진 사람들은 히말라야처럼 멀리서도 빛난다. 못된 사람은 밤에 쏜 화살처럼 가까이서도 보이지 않는다.
〔풀이〕 도를 가까이하면 이름 드러나나니 마치 저 높은 산의 눈과 같으며, 도를 멀리하면 어리석고 어둡나니 마치 밤에 화살을 쏘는 것 같다.
近道名顯 如高山雪 遠道闇昧 如夜發箭
근도명현 여고산설 원도암매 여야발전
近:가까울근 道:길도 顯:나타날현 如:같을여 雪:눈설 遠:멀원 闇:숨을암 昧:어두울매 夜:밤야 發:필발 箭:화살전
어느 비구가 흔들림 없이 홀로 수행에 정진하고 있었다. 이를 보신 붓다는 그를 칭찬하여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05
〔풀이〕 홀로 앉고 홀로 눕고 홀로 다녀도 지치지 않고 자신을 억제하며 숲속에서 홀로 즐기라.
〔풀이〕 한 번 앉거나 한 번 자리에 누울 때에도 한결같이 행하여 방일하지 말라. 몸을 바르게 하여 한결같이 지키면 숲 속에 살아도 그 마음 즐거우리라.
一坐一處臥 一行無放逸 守一以正身 心樂居樹間
일좌일처와 일행무방일 수일이정신 심락거수간
坐:앉을좌 處:곳처 臥:누울와 行:다닐행 放:놓을방 逸:편안할일 守:지킬수 樂:즐거울락 居:살거 樹:나무수 間:사이간
법구경 인연담 법정스님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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