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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제23장 상유품(象喩品)

by 파장波長 2024. 2. 29.

인간의 여러 가지 행위를 코끼리에 비유하여 설명함으로써 듣는 사람이 보다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였다. 여기서 코끼리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의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비유된다. 예를 들면, ‘잘 조련된 코끼리가 왕이 타는 수레에 쓰이듯이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들의 믿음을 얻게 된다’고 할 때의 코끼리는 잘 수행한 사람을 가리키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고, ‘코끼리처럼 탐욕에 얽매여 만족할 줄 모른다’고 할 때의 코끼리는 수행을 게을리하고 탐욕을 채우려고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상유품은, 사람들에게 몸을 바르게 할 것을 가르친 것으로 선을 행하면 선한 과보를 받고 복된 과보가 사람을 즐겁게 함을 밝혔다.

象喩品者 敎人正身 爲善得善 福報快焉
상유품자 교인정신 위선득선 복보쾌언

象:코끼리상 喩:깨우칠유 品:물건품 敎:가를칠교 爲:할위 善:착할선 得:얻을득 福:복복 報:갚을보 快:쾌할쾌 焉:어찌언


많은 사람들이 붓다를 심하게 비난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붓다에게 악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어느 여인의 충동질 때문이었다. 이러한 비난을 견디다 못한 아난다 존자는 붓다에게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하였다. 그러나 붓다는 그에게 인내하는 법을 배우라고 하시면서 자신을 온갖 시달림을 각오하고 전쟁터에 뛰어드는 코끼리에 비유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320

〔풀이〕 싸움터에서 화살을 맞고도 참고 견디는 코끼리처럼 나도 비난을 견디리라. 사람들 중에는 질이 나쁜 무리도 있으니까.

〔풀이〕 나는 마치 저 싸움에 나간 코끼리가 화살에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언제나 정성되고 진실한 마음으로 계율이 없는 사람을 제도하리라.

我如象鬪 不恐中箭 常以誠信 度無戒人
아여상투 불공중전 상이성신 도무계인

我:나아 如:같을여 象:코끼리상 鬪:싸울투 恐:두려올공 箭:화살전 常:항상상 誠:정성성 信:믿을신 度:법도도 戒:경계할계 

321

〔풀이〕 길들인 코끼리를 싸움터로 끌고 가고, 왕도 길들인 코끼리를 탄다. 비난을 참고 견디는 데 익숙한 이는 사람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다.

〔풀이〕 마치 잘 길들여진 코끼리는 왕이 타기에 알맞은 것처럼, 자신을 길들여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남에게 진실한 믿음 얻으리라.

譬象調正 可中王乘 調爲尊人 乃受誠信
비상조정 가중왕승 조위존인 내수성신

譬:비유할비 象:코끼리상 調:고를조 乘:탈승 調:이를위 爲:할위 尊:높을존 乃:이에내 受:받을수 誠:정성성 信:믿을신 

322

〔풀이〕 길들인 당나귀도 좋다. 인더스 산의 명마도 좋다. 전쟁용 큰 코끼리도 좋다. 그러나 자신을 다루는 사람은 더욱 좋다.

〔풀이〕 아무리 항상 길들여 저와 같이 새롭게 치달리고, 또한 가장 훌륭한 코끼리로 만들어도 제 자신을 길들임만 못하리라.

雖爲常調 如彼新馳 亦最善象 不如自調
수위상조 여피신치 역최선상 불여자조

雖:비록수 爲:할위 常:항상상 調:고를조 如:같을여 彼:저피 新:새신 馳:달릴치 亦:또역 最:가장최 善:착할선 象:코끼리상


과거에 코끼리 조련사였던 비구가 있었다. 하루는 그가 코끼리를 다르는 데 무척 애를 먹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옆에 있는 동료 비구에게 어떻게 하면 코끼리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가를 물어 그 비구의 말대로 행했더니 쉽게 코끼리를 다룰 수가 있었다. 이 사실이 붓다에게 전해지자 붓다는 그 비구에게 충고하셨다. “최고의 목표(아라한)를 달성하기 위하여 자신을 잘 다룰 수 있도록 힘쓰라.”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323

〔풀이〕 당나귀나 말이나 코끼리로도 사람이 가지 못하는 곳에는 갈 수 없다. 오직 잘 다루어진 자기를 탄 사람 그 사람만이 거기에 갈 수 있다.

〔풀이〕 저들이 갈 수 없는 곳이면 사람도 가지 못하나니, 오직 제 자신을 잘 길들인 사람만이 능히 그곳까지 갈 수 있으리라.

彼不能適 人所不至 唯自調者 能到調方
피불능적 인소불지 유자조자 능도조방

彼:저피 能:능할능 適:맞을적 至:이를지 唯:오직유 調:고를조 調:이를도 方:모방 

 324

〔풀이〕 ‘재산을 지키는 자’로 불리는 코끼리는 발정기가 되면 관자놀이에서 독한 진액을 분비한다. 사나워 다루기가 아주 힘들고 잡혀도 전혀 먹이를 먹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숲 속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풀이〕 재수(財守)라 불리는 코끼리는 사납게 해치므로 제어하기 어렵다. 고삐로 붙잡아 매고 밥을 주지 않아도 여전히 사납게 날뛰는 코끼리와 같네.

如象名財守 猛害難禁制 繫絆不與食 而猶暴逸象
여상명재수 맹해난금제 계반불여식 이유폭일상

如:같을여 象:코끼리상 財:개물재 守:지킬수 猛:사나울맹 害:해할해 難:어려울난 禁:금할금 制:절제할제 繫:맬계 絆:얽어맬반 食:먹을식 猶:오히려유 暴:사나울폭 逸:편안할일


코살라 왕은 과식으로 인하여 많은 고통을 겪고 있었다. 붓다의 충고에 따라 음식 먹는 것을 조절한 후에 그는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이것을 예로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25

〔풀이〕 빈둥거리면서 먹기만 하고 잠만 자고 있는 어리석은 자는, 사육하는 살찐 돼지와 같아 몇번이고 태 안에 드나들며 윤회하리라.

〔풀이〕 저 나쁜 행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항상 탐욕으로써 자신을 결박한다. 마치 만족할 줄 모르는 코끼리 같아서 그로 인해 자주 태(胎)에 들어간다.

沒在惡行者 恒以貪自繫 其象不知厭 故數入胞胎
몰재악행자 항이탐자계 기상불지염 고수입포태

 沒:빠질몰 在:있을재 惡:악할악 行:다닐행 恒:항상상 貪:먹을식 繫:맬계 象:코끼리상 知:알지 厭:싫어할염 數:셈수 入:들입 胞:세포포 胎:아이밸태


참으로 진실한 삶을 살아가던 한 수행승이 어느 날 승단을 떠나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그것을 간절히 만류하였다. 결국 그는 수도 생활이 얼마나 참된 삶인가에 대하여 깨우치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26

〔풀이〕 예전에 이 마음은 좋아하는 대로 원하는 대로 쾌락을 따라 헤매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내 마음을 다잡으리 갈구리를 쥔 코끼리 조련사가 발정기의 코끼리를 다루듯 하리.

〔풀이〕 본마음으로 순수한 행을 행하고, 또 안온한 일을 항상 행하여, 마치 갈고리로 코끼리를 길들이듯이 모두 버려 번뇌를 항복받아야 하리.

本意爲純行 及常行所安 悉捨降伏結 如鉤制象調
본의위순행 급상행소안 실사항복결 여구제상조

本:근본본 意:뜻의 爲:할위 純:순수할순 行:다닐행 及:미칠급 常:항상상 安:편안안 悉:다실 捨:버릴사 降:내릴강 伏:엎드릴복 結:맺을결 如:같을여 鉤:갈고리구 制:절제할제 象:코끼리상 調:고를조


코끼리가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때마침 나타난 코끼리 몰이꾼은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전쟁시에 사용하는 북을 힘껏 두들겼다. 이 소리를 들은 코끼리는 자신의 몸을 힘껏 일으켜 세워 진흙탕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붓다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진흙탕으로부터 빠져나온 코끼리처럼 너희들도 이 세상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빠져나오도록 하여라.” 그리고 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327

〔풀이〕 방종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지키라. 늪에 빠진 코끼리처럼 어려운 곳에서 자기를 구하라.

〔풀이〕 도를 즐겨 방일하지 않고 항상 자신의 마음을 단속하면 그로써 몸의 온갖 괴로움 없어지나니 코끼리가 함정을 벗어나는 것 같으리라.

樂道不放逸 常能自護心 是爲拔身苦 如象出于陷
낙도불방일 능상자호심 시위발신고 여상출우함

樂:즐거울낙 道:길도 放:놓을방 逸:편안할위 常:항상상 能:능할능 護:도울호 是:이시 拔:뽑을발 苦:괴로울고 如:같을여 象:코끼리상 于:어조사우 陷:빠질함


붓다는 한때 숲에서 홀로 생활하신 적이 있었다. 홀로 지내는 것과 관련하여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28

〔풀이〕 생각이 깊고 총명하고 성실한 지혜로운 도반이 될 친구를 만났거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하고 마음을 놓고 기꺼이 함께 가라.

〔풀이〕 만일 어진 이 만나 짝할 수 있어 둘이 함께 굳세게 선을 행하면, 온갖 잘못 들은 것 다 항복받고 가는 곳마다 뜻을 잃지 않으리라.

若得賢能伴 俱行行善悍 能伏諸所聞 至到不失意
약득현능반 구행행선한 능복제소문 지도부실의

若:같을약 得:얻을득 賢:어질현 能:능할능 伴:짝반 俱:함께구 行:다닐행 善:착할선 悍:사나울한 伏:엎드릴복 諸:모두제 聞:들을문 至:이를지 到:이를도 失:잃을실 意:뜻의

329

그러나 생각이 깊고 총명하고 성실한 지혜로운 도반이 될 친구를 못 만났거든    정복한 나라를 버린 왕처럼 숲 속을 다니는 코끼리처럼 홀로 가라.

어진 이와 능히 짝하지 못하고 둘이 함께 모질게 악을 짓나니, 왕후의 읍(邑)과 마을을 모두 끊는 한이 있어도 차라리 혼자되어 악을 짓지 않으리라.

不得賢能伴 俱行行惡悍 廣斷王邑里 寧獨不爲惡
불득현능반 구행행악한 광단왕읍리 영독불위악

得:얻을득 賢:어질현 能:능할능 伴:짝반 俱:함께구 行:다닐행 惡:악할악 悍:사나울한 廣:넓을광 斷:끊을단 邑:고을읍 里:마을리 寧:편안할녕 獨:홀로독 爲:할위 

330

〔풀이〕 홀로 살아감은 뛰어난 것 어리석은 자와 벗하지 말라. 못된 짓을 하지 말라. 숲 속의 코끼리처럼 욕심없이 홀로 가라.

〔풀이〕 차라리 혼자서 선을 행할지언정 어리석은 사람과는 짝하지 않으리. 혼자되어 그 악을 짓지 않음이 마치 놀란 코끼리가 제 몸을 보호하는 것 같다.

寧獨行爲善 不與愚爲侶 獨而不爲惡 如象驚自護
영독행위선 불여우위려 독이불위악 여상경자호

寧:편안할녕 獨:홀로독 行:다닐행 爲:할위 善:착할선 與:더불여 愚:어리석을우 侶:짝려 惡:악할악 如:같을여 象:코끼리상 驚:놀랄경 護:도울호


악마인 마라가 붓다에게 와서 왕이 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유혹 하였다. 붓다는 그러한 것에는 뜻이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행복의 조건에 대하여 설하셨다.

331 

〔풀이〕 일이 생겼을 때 벗이 있음은 즐겁고 만족은 어떤 경우에나 즐겁다. 착하게 살면 죽는 순간에도 즐겁고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은 즐겁다.

〔풀이〕 살아서는 이익 있어 편안하고 친구도 부드럽고 온화하여 편안하다. 목숨이 다할 때엔 복이 있어 편안하고 온갖 악행 짓지 않아 편안하다.

生而有利安 伴耎和爲安 命盡爲福安 衆惡不犯安
생이유리안 반난화위안 명진위복안 중악불범안

利:이로울리 安:편안안 伴:짝반 耎:가날플연 和:화할화 爲:할위 命:목숨명 盡:다할진 福:복복 衆:무리중 惡:악할악 犯:범할범 

332

〔풀이〕 이 세상에서 어머니를 공경함은 즐겁고 아버지를 공경함도 즐겁다. 수행자를 공경함도 즐겁고 수도승을 공경함도 즐겁다.

〔풀이〕 사람의 집에는 어머니가 있어서 즐겁고 아버지가 있으면 그 또한 기쁘다. 세상엔 사문(沙門)이 있어서 즐겁고 천하엔 도(道)가 있어 기쁘다.

人家有母樂 有父斯亦樂 世有沙門樂 天下有道樂
인가유모락 유부사역락 세유사문락 천하유도락

家:집가 母:어머니모 樂:즐거울락 父:아버지부 斯:이사 亦:또역 樂:즐거울락 世:인간세 沙:모래사 門:문문 道:길도

333

늙을 때까지 계율을 지키는 일 즐겁고, 믿음이 뿌리 깊게 내리는 일 즐겁다. 밝은 지혜를 얻는일 즐겁고, 온갖 나쁜 일 벗어남도 즐겁다.

계율을 지니면 늙어서 편안하고 바름을 믿으면 바르고 착해진다. 지혜가 있으면 몸이 가장 편안하고 악을 짓지 않으면 더욱 편안하니라.

持戒終老安 信正所正善 智慧最安身 不犯惡最樂
지계종노안 신정소정선 지혜최안신 불범악최락

持:가질지 戒:경계할계 終:마칠종 老:늙을노 安:편안안 信:믿을신 善:착할선 智:지혜지 慧:슬기로울혜 最:가장최 犯:범할범 惡:악할악 樂:즐거울락

법구경 인연담 법정스님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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