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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제26장 번지품(梵志品)

by 파장波長 2024. 2. 29.

범지(梵志)란 곧 바라문으로 구도자를 말한다. 바라문은 인도의 계급제도에 따르면 최상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불교에서 보면 이들은 이단이지만 부처님은 수행자로서의 본질을 갖춘 바라문은 그 위치를 인정하고 중요시했다. 단 여기서의 범지는 이러한 전통적인 의미의 바라문이 아니라 수행자 바라문의 이름을 빌려서 일반적으로 청정하게 살아가는 참된 구도자를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참된 구도자는 법에 따르는 생활을 하고 홀로 선정에 들어 부지런히 수행하며, 자신에 대한 온갖 모욕을 참고 살아 있는 것을 해치지 않으며, 모든 악을 선으로 갚는 사람이 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범지품은, 말과 행동이 깨끗하고 이치를 배워 더러움이 없어야 도를 배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梵志品者 言行淸白 理學無穢 可稱道士
범지품자 언행청백 이학무예 가칭도사


어느 신도가 자신의 집에서 공양을 하면서 비구들에게 아라한이 라는 칭호를 사용하였는데, 그것은 그의 깊은 신앙심 때문이었다. 자신들이 실제 아라한이 아님에도 그러한 칭호를 붙여 주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긴 비구들은 그 집을 방문하지 않았다. 우울해진 그 신도는 붓다를 찾아와서 물었다. “비구들이 왜 저의 공양을 받으러 오지 않는 것입니까?” 비구들은 그 이유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그러자 붓다는 말씀하셨다. “저 신도는 단지 그대들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그러한 칭호를 사용한 것이니 부담가질 필요는 없느니라. 다만 욕망을 버리고 어서 아라한이 될 수 있도록 수행에 정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다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83

〔풀이〕 수행자들아,  단호하게 욕망의 흐름을 끊으라. 육체의 욕망을 버리라. 모든 것이 다 사라진다는 걸 알면, 또한 사라짐이 없는 대자유의 경지를 알게 될 것이다.

〔풀이〕 애욕의 흐름을 끊어 건너고, 욕심 없음이 범천[梵]과 같으며, 작용[行]이 이미 다한 줄 아는 사람,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截流而渡 無欲如梵 知行已盡 是謂梵志
절류이도 무욕여범 지행이진 시위범지

截:끊을절 流:흐를류 渡:건널도 欲:하고할욕 如:같을여 梵:불경범 知:알지 行:다닐행 已:이미이 盡:다할진 是:이시 謂:이를위 志:뜻지


아주 먼 곳에서 붓다를 방문한 비구들이 결국 니르바나*를 깨우쳤다는 소식을 듣고 사리풋다 존자는 붓다에게 가서 붓다가 항상 말씀하시던 두 가지 영역에 대하여 물었다. 붓다는 이것에 답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84

〔풀이〕 수행자가 만일 두 가지 법으로 생의 저쪽 기슭에 이르렀다면 이 지혜로운 이에게서  온갖 속박은 사라질 것이다.

〔풀이〕 둘이 아닌 법으로써 맑고 깨끗해 깊은 못[淵:생사]을 건너고, 온갖 욕심의 결박이 풀린 사람,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以無二法 淸淨渡淵 諸欲結解 是謂梵志
이무이법 청정도연 제욕결해 시위범지

法:법법 淸:맑을청 淨:깨끗할정 渡:건널도 淵:못연 諸:모두제 欲:하고자할욕 結:맺을결 解:풀해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니르바나, nirvna의 음역으로 涅槃(열반)이라고 한다. 불이 꺼진 것같이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고 번뇌망상이 없어져서 고요하고 즐거운 본심으로 돌아 온 상태이다. 이 상태는 모든 것을 하지 않는 소극적인 세계가 아니고, 극적으로 선공덕을 쌓게 되는 것이다. 불교의 최고 목표가 이 세계다. 그래서 피안(彼岸)의 세계라고도 한다. 깨달음의 세계, 해탈도 이 세계이다.


사람으로 둔갑한 악마가 붓다를 찾아와서 피안의 세계에 대하여 물었다. 그가 악마임을 알아차린 붓다는 말씀하셨다. “물러가거라 악마야, 너와 같은 자들은 피안과 아무런 관계가 없느니라.”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385

〔풀이〕 이쪽 기슭도 없고, 저쪽 기슭도 없고, 두려움도 없고, 속박도 없는 사람을 나는 진정한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어디를 가거나 분별이 없어, 이것 저것이 모두 다 비고, 음욕과 탐욕을 버려 여읜 이,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適彼無彼 彼彼已空 捨離貪淫 是謂梵志
적피무피 피피이공 사리탐음 시위범지

適:맞을적 彼:저피 已:이미이 空:빌공 捨:버릴사 離:떠날리 貪:탐낼탐 淫:음란할음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붓다가 비구들에게 바라문이라는 칭호를 붙이는 것을 안 어느 바라문은 생각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바라문의 신분을 지니고 있으니, 나도 바라문이라 불릴 수 있겠구나.’ 그가 이같은 생각을 붓다에게 말하자 붓다는 이렇게 일러주셨다. “바라문은 태어나는 신분에 의하여 되는 것이 아니라, 수행을 통한 깨달음에 의해 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붓다는 이와 같이 노래하셨다.

386 

〔풀이〕 마음이 안정되어 갈등 없이 편히 살며 할 일을 다해 번뇌가 없고, 최고의 목적에 도달한 사람을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때[垢] 없기를 늘 생각하고, 행하는 일에 번뇌가 없으며, 더 구하려는 마음 일으키지 않는 이,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思惟無垢 所行不漏 上求不起 是謂梵志
사유무구 소행불루 상구불기 시위범지

思:생각사 惟:생각할유 垢:때구 行:다닐행 漏:샐루 求:구할구 起:일어날기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아난다 존자는 존귀한 왕과 명상에 잠긴 수행자와 뜨고 지는 해와 달에 대해 깊이 성찰하였다. 그리고는 붓다가 그들보다 더 큰 영광속에서 존엄하게 빛나고 계심을 보았다. 그가 이렇게 서로 다른 광경을 경험하고 그 느낌을 붓다에게 고했을 때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87

〔풀이〕 태양은 한낮에 빛나고 달은 한밤에 빛나며 무사들은 갑옷에서 빛나고 수행자는 명상에서 빛난다. 그러나 부처는 자비스런 광명으로 항상 빛난다.

〔풀이〕 해는 낮을 비추고, 달은 밤을 비추며, 무기는 군사를 빛내고, 선정은 도인을 빛낸다. 부처님께서는 이 천하에 출현하시어, 모든 어둠을 비추시느니라.

日照於晝 月照於夜 甲兵照軍 禪照道人 佛出天下 照一切冥
일조어주 월조어야 갑병조군 선조도인 불출천하 조일체명

照:비칠조 晝:낮주 夜:밤야 甲:갑옷갑 兵:병사병 軍:군사군 禪:선선 道:길도 佛:부처불 切:온통체 冥:어두울명


이교도에 속한 어느 사람이 붓다에게 출가자가 무엇인가에 대하여 묻자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388

〔풀이〕 악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수행자라 하고, 행동이 고요하기 때문에 수행자라 하며, 자신의 때를 씻어 버렸기 때문에  출가자라 한다.

〔풀이〕 악을 벗어난 이를 범지라 하고, 바름으로 들어간 이를 사문이라 하며, 자신의 온갖 더러운 행을 잘 버린 이, 그를 출가한 이라 하느니라.

出惡爲梵志 入正爲沙門 棄我衆穢行 是則爲捨家
출악위범지 입정위사문 기아중예행 시즉위사가

惡:악할악 梵:불경범 志:뜻지 入:들입 沙:모래사 門:문문 棄:버릴기 我:나아 衆:무리중 穢:더러울예 行:다닐행 則:곧즉 捨:버릴사 家:집가


한번은 어느 바라문이 사리풋다 존자의 인내심을 시험해보기 위하여 그를 세게 때렸다. 그러나 사리풋다 존자는 화를 내기는커녕 그 바라문을 자기 집에 데려가 음식까지 대접하였다. 사리풋다 존자의 이러한 인내심을 아신 붓다는 진정한 바라문이 지켜야 할 자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389

〔풀이〕 수행자를 때리지 말라. 구행자는 맞아도 거역하지 않는다. 수행자를 때리면 재앙이 온다. 그러나 맞고서 성을 내어도 재앙이 온다.

〔풀이〕 바라문을 때리지 말라. 바라문은 그것을 갚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바라문을 때리랴, 하물며 그것을 어떻게 갚으려고.

不捶梵志 不放梵志 尉捶梵志 放者亦尉
불추범지 불방범지 위추범지 방자역위

捶:때릴추 梵:불경범 志:뜻지 放:놓을방 尉:벼슬위 亦:또역

390

〔풀이〕 수행자가 쾌락으로부터 마음을 억제한다면 큰 보상이 있다.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적을수록 고뇌도 가라앉으리라.

〔풀이〕 만일 애욕에 의지해서도 마음에 아무 집착 없고, 그것을 버려 올바르게 되면 그는 온갖 괴로움 없애느니라.

若倚於愛 心無所著 已捨已正 是滅衆苦
약의어애 심무소착 이사이정 시멸중고

若:같을약 倚:의지할의 愛:사랑애 著:붙을착 已:이미이 捨:버릴사 是:이시 滅:멸할명 衆:중생중 苦:괴로울고


몇몇 비구니들이 마하파자파티 고타미 존자와 함께 수계 의식을 행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그들이 그녀의 비구니될 자격을 의심하였기 때문이었다. 붓다는 이 문제에 대하여 “세 개의 문(마음ㆍ말ㆍ육체)을 통제할 수 있기에 욕망이 없는 자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을 의심해서는 안 되느니라” 하고는 다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91

〔풀이〕 몸과 말과 생각으로 나쁜 짓 하지 않고, 이 셋을 잘 억제하는 사람을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몸과 입과 뜻이 깨끗하여 과실(過失)이 없고, 세 가지 행을 잘 버린 이,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身口與意 淨無過失 能攝三行 是謂梵志
신구여의 정무과실 능섭삼행 시위범지

身:몸심 與:더불여 意:뜻의 淨:깨끗할정 過:지날과 失:잃을실 能:능할능 攝:다스릴섭 行:다닐행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사리풋다 존자는 그에게 진리를 가르쳐 준 첫 번째 스승인 앗사지 존자에게 깊은 존경심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앗사지 존자가 있는 곳을 자주 찾아가곤 하였다. 몇몇 비구들은 이러한 그의 행동을 오해하여 붓다에게 고하였다. “사리다 존자는 아직도 옛 스승의 가르침을 숭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붓다는 그를 감싸면서 제자가 그의 스승에 대하여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말씀하시고 그것을 이렇게 노래하셨다. 

392

〔풀이〕 바르게 깨달은 분께서 말씀한 가르침을 어떤 사람에게서 배웠든지 그 사람을 공손히 받들어라. 수행자가 제사 때 불을 공경하듯이.

〔풀이〕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마음으로 환히 깨달아 알고, 제 마음 관찰하여 스스로 귀의하면 그는 물보다 깨끗하다 하리라.

若心曉了 佛所說法 觀心自歸 淨於爲水
약심효로 불소설법 관심자귀 정어위수

若:같을약 曉:새벽효 了:마칠료 佛:부처불 說:말씀설 法:법법 觀:볼관 歸:돌아갈귀 淨:깨끗할정


바라문 가문에서 태어난 어느 사람이 붓다를 찾아와서 “나는 바라문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비구들에게 하듯이 나도 바라문이라 불러주십시오.” 그러자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93

〔풀이〕 머리의 꾸밈새와 가문이나 태생에 의해 수행자 되는 것은 아니다. 진실과 진리를 가진 자 그는 평화롭다. 그를 또한 수행자라 한다.

〔풀이〕 머리를 한데 모아 묶었다 하여 그를 범지라 하지 않는다. 성실한 행과 법다운 행이 맑고 깨끗해야 현자라 하느니라.

非族結髮 名爲梵志 誠行法行 淸白則賢
비족결발 명위범지 성행법행 청백즉현

非:아닐비 族:겨례족 結:맺을결 髮:터럭발 梵:불경범 志:뜻지 誠:정성성 行:다닐행 法:법법 淸:맑을청 則:곧즉 賢:어질현

394

〔풀이〕 어리석은 자여, 머리의 모습이 무슨 소용인가. 가죽옷을 입고 어쩔 셈인가. 그대의 속은 더러운 밀림, 거죽만 그럴듯하게 치장했구나.

〔풀이〕 머리를 꾸미거나 풀옷 입어도 지혜 없으면 아무 이익이 없다. 마음의 집착 여의지 못하면 바깥 것 버린들 무슨 이익 있으랴.

飾髮無慧 草衣何施 內不離著 外捨何益
식발무혜 초의하시 내불리착 외사하익

飾:꾸밀식 髮:토럭발 慧:슬기로울혜 草:풀초 衣:옷의 何:어찌하 施:베풀시 內:안내 離:떠날리 著:붙을착 外:바깥외 捨:버릴사 何:어찌하 益:더할익

395

〔풀이〕 다 해진 누더기를 걸치고, 여위어 앙상하게 힘줄이 드러나 있고, 홀로 숲 속에서 명상에 깊이 잠겨 있는 이,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아무리 떨어진 옷 입었더라도 몸소 법을 받들어 행하고, 한가롭게 있으면서 생각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被服弊惡 躬承法行 閑居思惟 是謂梵志
피복폐악 궁승법행 한거사유 시위범지

被:입을피 服:옷복 弊:해질폐 惡:악할악 躬:몸궁 承:이를승 法:법법 行:다닐행 閑:한가할한 居:살거 思:생각사 惟:생각할유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숲에서 먼지덮인 옷을 입은 채 홀로 명상하고 있던 키사 고타미 존자는 붓다에게 경배를 드리기 위해 허공을 뚫고 찾아왔다. 신들의 왕인 사카는 그녀가 경배를 드리고 돌아가는 것을 보고는 붓다에게 그녀가 누구인가를 물었다.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96

〔풀이〕 수행자 집안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고 수행자 집안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이를 나는 수행자라 부르지 않는다. 그는 차라리 귀족이라 불러야 한다. 그는 자기 소유물에 얽매여 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어 집착이 없는 사람, 그를 나는 진정한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범지를 부모로 해서 태어난 사람, 나는 범지라 하지 않느니, 진실하여 거짓을 말하지 않아야, 그를 범지라 일컫느니라.

我不說梵志 託父母生者 彼多衆瑕穢 滅則爲梵志
아불설범지 탁부모생자 피다중하예 멸칙위범지

我:나아 說:말씀설 梵:불경범 志:뜻지 託:부탁할탁 父:아버지부 母:어머니모 彼:저피 衆:무리중 瑕:허물하 穢:더러울예 滅:멸할멸 則:곧지


이제 나는 두려울 것이 없다고 외친 우가세나 존자에게 비구들이 질문했을 때 붓다는 우가세나 존자를 대신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97

〔풀이〕 모든 속박을 끊어 버리고 두려워하지 않고 집착을 초월한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하고 싶은 일 모두 다 끊고, 그 뜻이 음란하지 않으며, 탐욕의 수효를 모두 버린 이 ,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絶諸可欲 不淫其志 委棄欲數 是謂梵志
절제가욕 불음기지 위기욕삭 시위범지

絶:끊을절 諸:모두제 可:옳을가 欲:하고자할욕 淫:음한할음 志:뜻지 委:맡길위 棄:버릴기 欲:하고자할욕 數:셈수


서로 자기 황소가 더 힘세다고 우기던 두 사람이 수레에다 모래를 잔뜩 싣고는 황소로 하여금 끌도록 하였다. 그러나 수레는 꿈쩍도 하지 않고, 황소와 수레를 연결하는 끈만 끊어졌다. 이것을 본 비구들이 이 일을 말씀드리자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마음 속에 있는 세속에의 끈을 끊어버리도록 하여라.”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398

〔풀이〕 노끈과 밧줄과 쇠사슬을 말안장과 함께 끊어 버리고, 장애물을 없애 깨달은 이,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나고 죽음의 강물을 끊고, 잘 참아 구제할 마음을 일으키며, 스스로 깨달아 함정[塹]을 벗어난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斷生死河 能忍超度 自覺出塹 是謂梵志
단생사하 능인초도 자각출참 시위범지

斷:끊을단 河:물하 能:능할능 忍:참을인 超:뛰어넘을초 度:봅도도 覺:깨달을각 塹:구덩이참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자그마한 불행이 생길 때마다 붓다의 이름을 부르는 어느 부인이 있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것을 계속하였다. 화가 난 남편은 붓다를 찾아와 성을 내며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가 성내는 것을 인내하며 붓다가 대답을 하자, 그것을 들은 남편은 결국 승단에 귀의하였다. 그의 형제들은 그가 변한 것에 대하여 분노하며 붓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인내하며 붓다는 설법하시니, 그들도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몇몇 비구들이 붓다의 인내심을 찬양하자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399

〔풀이〕 모욕과 학대와 투옥에도 성내지 않고 견뎌내는 사람, 인내력이라는 강한 군대를 가진 이,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욕설을 듣고 매질을 당해도 잠자코 받아들이고 성내지 않으며, 인욕(忍辱)하는 힘을 가진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見罵見擊 默受不怒 有忍耐力 是謂梵志
견매견격 묵수불노 유인욕력 시위범지

罵:꾸짖을매 擊:칠격 默:잠잠할묵 受:받을수 怒:성낼노 忍:참을인 耐:견딜내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사리풋다 존자는 그가 비구 생활을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심한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참아냈다. 그의 인내심을 들으신 붓다는 그를 칭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00

〔풀이〕 성내지 않고 종교적 의무를 다하고 도덕적 규율을 지키고 맑고 순수하며 이번 생의 몸이 마지막 몸인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남의 침노와 속임을 당해도 다만 계율 지킬 것 생각하며, 몸을 바로 해서, 제 몸을 살피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若見侵欺 但念守戒 端身自調 是謂梵志
약견침기 단념수계 단신자조 시위범지

若:같을약 侵:침노할침 欺:속일기 但:다만단 念:생각념 守:지킬수 戒:경계할계 端:끝단 調:고를조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아라한인 어느 비구니가 과거의 남편으로부터 능욕을 당하였다. 주위의 비구들은 혹시나 그 아라한이 속세의 감각적 즐거움에 유혹당하지나 않을까 걱정하였다. 붓다는 말씀하셨다. “아라한은 속세의 유혹에 쉽게 이끌리지 않느니라.” 그리고 이렇게 노래하셨다.

401

〔풀이〕 연잎의 물방울이나 바늘 끝의 겨자씨처럼 어떠한 욕망에도 매이지않는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마음의 온갖 나쁜 법을 버리되, 마치 뱀이 허물 벗듯 하고, 더러운 욕심에 물들지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心棄惡法 如蛇脫皮 不爲欲汚 是謂梵志
심기악법 여사탈피 불위욕오 시위범지

棄:버릴기 惡:악할악 法:법법 如:같을여 蛇:긴뱀사 脫:벗을탈 皮:가죽피 欲:하고자할욕 汚:더러울오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노예로 낙인 찍히기 직전에 한 노예가 자신의 주인으로부터 탈출하여 승단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어느 날 공양을 드리러 왔던 주인이 그를 발견하고는 그의 승복 자락을 잡아끌면서 데려가려 하였다. 붓다는 그 노예야말로 속세의 욕망을 끊어버린 자라고 말씀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402

〔풀이〕 이 세상에서 그의 고통이 다 끝난 줄 알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초연한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삶이란 괴로움임을 깨닫고, 이로부터 온갖 욕망의 생각을 없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覺生爲苦 從是滅意 能下重擔 是謂梵志
각생위고 종시멸의 능하중담 시위범지

覺:깨달을각 苦:괴로울고 從:좇을종 滅:멸할멸 意:뜻의 能:능할능 重:무거울중 擔:멜담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켐마존자라 불리는 비구니가 붓다에게 인사드리러 왔다가 붓다께 경배드리고 돌아가는 신들의 왕 사카와 마주치게 되었다. 사카는 붓다에게 그녀가 누구냐고 물었다. 붓다는 대답하였다. “그녀는 무척이나 지혜로운 나의 딸이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403

〔풀이〕 지혜가 깊어 현명하고 바른 길과 그른 길을 분별하고, 최고의 목적에 도달한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미묘한 지혜를 깨달아 알고, 도와 도 아닌 것 잘 분별하며 훌륭한 이치를 몸으로 실천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解微妙慧 辯道不道 體行上義 是謂梵志
해미묘혜 변도부도 체행상의 시위범지

解:깨달을해 微:작을미 妙:묘할묘 慧:슬기로울혜 辯:말씀변 道:길도 體:몸체 行:다닐행 義:옳을의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한 비구가 암자에 머물고 있을 때, 그 암자를 지키고 있던 어느 신이 그를 내쫓기 위하여 그에게 근거 없는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그 비구는 화내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말에 의해 깨달음을 얻고 아라한이 되었다. 후에 그는 붓다를 찾아와서 이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자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04

〔풀이〕 집에서 사는 이든 출가자이든 아무하고도 사귀지 않고, 집 없이 다니며 욕심 적은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제가 사는 가정을 능히 버려, 가정에 대한 두려운 맘 없으며, 구하는 것과 욕심이 적은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棄損家居 無家之畏 少求寡欲 是謂梵志
기연가거 무가지외 소구과욕 시위범지

棄:버릴기 損:덜손 家:집가 居:살거 畏:두려외할외 求:구할구 寡:적을과 欲:하고자할욕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숲에 머무는 동안에 아라한이 된 어느 비구가 붓다를 만나기 위해 가고 있었다. 그때 남편과 함께 자신의 친정으로 가던 어느 여인이 잘못 길을 잃고 그 숲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남편도 자기 아내를 따라 그 숲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자기 아내가 아라한을 따라가는 것을 본 그 남편은 아라한을 심하게 때렸다. 그의 결백을 호소하는 아내의 만류도 소용없었다. 후에 그 아라한은 붓다를 보고 그때의 일들을 이야기하자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05

〔풀이〕 약한 것이든 강한 것이든 살아 있는 것에 폭력을 쓰지 않고, 죽이거나 죽게 하지 않는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온갖 살림살이 모두 놓아버리고, 남을 해치려는 마음 없으며, 어지러움이나 괴로움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棄放活生 無賊害心 無所嬈惱 是謂梵志
기방활생 무적해심 무소요뇌 시위범지

棄:버릴기 放:놓을방 活:살활 賊:도둑적 害:해할해 嬈:번거로울요 惱:번뇌할뇌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어느 여자 신도가 다섯 명의 비구들에게 자신의 집에서 음식을 공 양하겠노라는 뜻을 표하였다. 그 뜻에 따라 다섯 명의 젊은 비구들이 그녀의 집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나이 지긋한 비구에게만 공양하길 원하면서 그들에게 시주하기를 거부하였다. 후에 아무것도 받지 못한 그들이 전혀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들의 훌륭함을 깨닫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으신 붓다는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406

〔풀이〕 미움을 가진 무리 속에 있으면서도 미움이 없고, 난폭한 무리 속에 있으면서도 마음 편하고, 집착하는 무리 속에 있으면서도 집착하지 않는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다툼을 피해 다투지 않고, 남이 침범해도 성내지 않으며, 악이 닥쳐와도 선으로 대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避爭不爭 犯而不慍 惡來善待 是謂梵志
피쟁부쟁 범이불온 악래선대 시위범지

避:피할피 爭:다툴쟁 犯:범할범 慍:성낼온 惡:악할악 來:올래 善:착할선 待:기다릴대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어느 아라한이 4개월이 되도록 법문 한 줄도 외우지 못하는 그의 동생 비구에게 승단을 떠나라고 충고하였다. 다른 비구들은 생각했다. ‘저 아라한이 꽤나 화가 나 있는 모양이군.’ 이에 대하여 붓다가 말씀하셨다. “아라한이란 원래 그 어떤 욕망도 갖고 있지 않느니라. 너희들이 본 그 아라한은 진리에 대한 외경심 때문에 그렇게 한 것 일 뿐이다.” 다시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407

〔풀이〕 탐욕과 성냄과 자만과 위선이 바늘 끝의 겨자씨처럼 떨어져 나간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교만과 그 밖의 모든 악을 버리되, 마치 뱀이 허물 벗듯 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去淫恕痴 驕慢諸惡 如蛇脫皮 是謂梵志
거음노치 교만제악 여사탈피 시위범지

去:갈거 淫:음란할음 恕:용서할서 痴:어리석을치 驕:교만할교 慢:거만할만 諸:모두제 惡:악할악 如:같을여 蛇:긴뱀사 脫:벗을탈 皮:가죽피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어느 비구에게는 마치 다른 사람을 천민 다루듯이 별명으로 부르는 버릇이 있었다. 그가 부르는 버릇에 거부감을 느낀 비구들이 붓다를 찾아와서 이 사실을 고하였다. 그러자 붓다는 이렇게 설명하셨 다. “그 비구가 나쁜 의도에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지난날의 버릇 때문에 그런 것이니라.” 그 일과 연관지어서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08

〔풀이〕 거칠거나 속되지 않고, 분명하게 진실을 말하고, 말로서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온갖 세상일 끊어버리고, 입에는 거친 말 없으며, 여덟 가지 길을 환히 아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斷絶世事 口無麤言 入道審諦 是謂梵志
단절세사 구무추언 팔도심제 시위범지

斷:끊을단 絶:끊을절 世:인간세 事:일자 麤:거칠추 言:말씀언 入:들입 道:길도 審:살필심 諦:울제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한 비구가 누가 버린 것인 줄로만 알고 땅바닥에 놓여 있는 옷 한 벌을 주웠다. 옷주인이 그것을 보고는 그를 도둑이라고 욕하였다. 그 비구는 자신이 결코 도둑질하려는 의도로 그런 것이 아님을 밝히면서 그 옷을 돌려주었다. 그가 이 일을 이야기하자 다른 비구들은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붓다는 이 이야기를 듣고 비구는 결코 타인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다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409

〔풀이〕 이 세상에서 길거나 짧거나 작든 크든 깨끗하든 더럽든 주지 않는 것은 갖지 않는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길건 짧건 크건 작건, 이 세상의 온갖 나쁜 일들을, 취(取)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所世惡法 佾短巨細 無取無捨 是謂梵志
소세악법 일단거세 무취무사 시위범지

世:인간세 惡:악할악 法:법법 佾:춤줄일 短:짧을단 巨:클거 細:가늘세 取:가질취 捨:버릴사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사리풋다 존자가 어떤 곳에서 많은 비구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우기가 거의 끝날 무렵이라 그는 비구들에게 신도들로부터 선사받은 옷들을 모두 싸가지고 붓다를 뵈러가자고 제안했다. 그 말을 오해한 비구들은 사리풋다가 내심 물질적 욕망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 했다. 그러자 붓다는 사리풋다 존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셨다.

410

〔풀이〕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서 바라는 것도 없고, 기대도 없고 사로잡히지도 않는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현세의 행이 청정하면 다음 세상에서도 번뇌가 없다. 집착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今世行淨 後世無穢 無習無捨 是謂梵志
금세행정 후세무예 무습무사 시위범지

今:이제금 世:인간세 行:다닐행 淨:깨끗할정 後:뒤후 世:인간세 穢:더러울예 習:익힐습 捨:버릴사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411

〔풀이〕 아무런 집착도 없고, 모두 다 깨달아 의혹이 없고, 죽음 없는 경지에 이른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몸을 버려 아무 데도 의지하지 않고, 외도의 행을 배우지 않으며, 감로의 열반을 실천하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棄身無倚 不誦異言 行甘露滅 是謂梵志
기신무의 불송이언 행감로멸 시위범지

棄:버릴기 倚:의지할의 誦:외울송 異:다를이 言:말씀언 行:다닐행 甘:달감 露:이슬로 滅:멸할멸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412

〔풀이〕 이 세상에서 선악을 다 버리고, 집착을 초월해 근심이 없고, 더러움 없이 맑은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복이나 죄를 함께 벗어나, 두 가지 행을 아주 없애고, 근심도 없고 번뇌도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於罪與福 兩行永除 無憂無塵 是謂梵志
여죄여복 양행영제 무우무진 시위범지

罪:허물죄 與:더불여 福:복복 兩:두양 行:다닐행 永:길영 除:덯제 憂:근심우 塵:띠끌진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전생의 선한 행실 때문에 달빛과 같은 빛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은 그의 배꼽에서 발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가 붓다를 만나자 이 빛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그 빛이 사라진 이유를 알고 싶었다. 붓다는 그가 만약 승단에 들어온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 주겠노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비구가 된 그는 후에 아라한이 되었는데, 그것을 보신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13

〔풀이〕 달처럼 깨끗하고 흐림 없이 맑고 쾌락이 일지 않게 다 없앤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둥글게 가득 찬 보름달처럼 기쁜 마음에 아무 때 없고, 남을 비방하거나 헐뜯음이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心喜無垢 如月盛滿 謗毁已除 是謂梵志
심희무구 여월성만 방훼이제 시위범지

喜:시쁠희 垢:때구 如:같을여 盛:성할성 滿:찰만 謗:헐뜯을방 毁:헐훼 已:이미이 除:덜제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어머니의 묘소에서 슬픔에 잠긴 채 오랜 시간을 고뇌하던 비구 시발리에게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14

〔풀이〕 이 험하고 힘든 길, 윤회가 미혹을 넘어 삶의 저쪽 기슭에 이르러 마음이 안정되고   욕심 없고 의혹 없고, 집착을 떠나 마음 편한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어리석은 사람 함부로 오가다가, 함정에 빠져 고통 받는 것 보며, 혼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가려 하여, 남의 말을 좋아해 따르지 않으며, 모든 것 멸해 일으키지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見痴往來 墮塹受苦 欲單渡岸 不好他語 唯滅不起 是謂梵志
견치왕래 타참수고 욕단도안 불호타어 유멸불기 시위범지

痴:어리석을치 往:갈왕 來:올래 墮:떨어질타 塹:구덩이참 受:받을수 苦:괴로울고 欲:하고자할욕 單:홑단 渡:건널도 岸:언덕안 好:좋을호 他:다를타 語:말씀어 唯:오직유 滅:멸할멸 起:일어날기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어느 매혹적인 여인이 부유한 집안 출신의 비구를 유혹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의 굳은 의지를 칭찬하면서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15

〔풀이〕 이 세상의 욕망을 모두 끊어 버리고, 집을 떠나 방랑을 하고, 욕망의 생활을 청산한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은혜와 애욕을 끊어버리고, 가정을 떠나 아무 욕심도 없으며, 애욕의 집착이 이미 없어진 사람,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已斷恩愛 離家無欲 愛有已盡 是謂梵志
이단은애 이가무욕 애유이진 시위범지

已:이미이 斷:끊을단 恩:은혜은 愛:사랑애 離:떠날리 家:집가 欲:하고자할욕 盡:다할진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416

이 세상의 집착을 모두 끊어 버리고, 집을 떠나 방랑을 하고, 집착의 생활을 청산한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한때 무용수였던 어느 비구가 주위의 비구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자신은 더 이상 춤추는 것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의 변화된 삶과 수행하여 아라한이 된 것을 칭찬하시면서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417

〔풀이〕 인간 세상의 모든 인연을 끊고, 천상의 인연도 초월하고, 온갖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한다.

〔풀이〕 사람의 세계도 이미 여의고, 하늘 세계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그 어떤 세계에도 돌아가지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離人聚處 不墮天聚 諸聚不歸 是謂梵志
이인취처 불타전취 제취불귀 시위범지

離:떠날리 聚:모을취 處:곳처 墮:떨어질타 諸:모두제 歸:돌아갈귀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418

〔풀이〕 즐거운 일 괴로운 일 다 버리고, 늘 깨어 있어 번뇌가 없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이긴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한다.

〔풀이〕 즐거움 버려 즐거움 없고, 모두 불기운 끊어 없앤 채, 온갖 세상일을 씩씩하게 막아내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棄樂無樂 滅無熅濡 健違諸世 是謂梵志
기락무락 멸무온유 건위제세 시위범지

棄:버릴기 樂:즐거울락 滅:멸할멸 熅:숫불온 濡:적실유 健:굳셀건 違:어긋날위 諸:모두제 世:인간세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반기사라고 불리는 사람은 죽은 자의 두개골을 보고서 그 죽은 자가 사후에 어느 곳에 태어날 것인가를 알아맞추는 능력이 있었다. 한번은 붓다가 계신 곳에 온 그가 몇 사람의 환생에 대하여 알아맞 추었다. 그러나 아라한의 경우에는 결코 알아맞추지 못하였다. 그는 아라한과 같은 사람의 환생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떠한 신통력이 필요한가에 대하여 알고자 하였다. 붓다는 그가 승단에 들어오면 그 신통력을 가르쳐주겠노라고 하셨다. 그 신통력을 배울 목적으로 그는 비구가 되었다. 오래지 않아 그는 아라한이 되었는데, 그를 보고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419

〔풀이〕 중생의 삶과 죽음을 알고, 집착하지 않고, 바르게 살고 깨달은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이승에 태어나 일을 마치고, 죽어서도 나아갈 곳 없으며, 의지함이 없이 깨달아 편안한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所生已訖 死無所趣 覺安無依 是謂梵志
소생이글 사무소취 각안무의 시위범지

已:이미이 訖:이를글 趣:뜻취 覺:깨달을각 安:편안안 依:의지할의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420

〔풀이〕 번뇌가 다해, 신도 귀신도, 사람들도 그 자취를 알수 없는 존경받을 자격을 갖춘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다섯 가지 길을 이미 건너고, 태어날 곳을 아무도 모르며, 습기(習氣)가 다해 남음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已度五道 莫知所墮 習盡無餘 是謂梵志
이도오도 막지소타 습진무여 시위범지

已:이미이 度:법도도 道:길도 莫:없을막 知:알지 墮:떨어질타 習:익힐습 盡:다할진 餘:남을여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무척 헌신적인 어느 여인이 남편(그는 이미 성자의 첫 단계의 자격을 지니고 있었다)의 허락하에 비구니가 되었고 아라한의 자격을 획득하였다. 어느 날 남편이 찾아와서는 그녀를 시험할 목적으로 진리에 관한 몇 가지 어려운 문제를 내놓았다. 그녀는 모든 질문에 잘 답변하였다.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녀는 남편과 함께 붓다를 찾아갔다. 그 비구니가 대답한 답변을 듣고 붓다는 그녀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21

〔풀이〕 앞에도 뒤에도 중간에도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빈손으로 집착이 없는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처음에도 나중에도 또 중간에도, 아무 데도 그의 존재가 없어, 잡을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于前于後 及中無有 無操無捨 是謂梵志
우전우후 내중무유 무조무사 시위범지

于:어조사우 前:앞전 後:뒤후 及:미칠급 操:잡을조 捨:버릴사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앙굴리말라 존자는 모든 두려움을 떨쳐버린 사람이었다. 붓다는 그의 두려움 없는 상태와 연관지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422

〔풀이〕 황소처럼 씩씩하고, 기품 있고 늠름하며, 큰 현자며 승리자며, 욕심 없고 때를 씻어 버린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가장 씩씩하고 가장 용맹스러워, 스스로 알아 능히 잘 구제하며, 깨달은 뜻이 흔들리지 않는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最雄最勇 能自解度 覺意不動 是謂梵志
최웅최용 능자해도 각의부동 시위범지

最:가장최 雄:수컷웅 勇:날랠용 能:능할능 解:풀해 度:법도도 覺:깨달을각 意:뜻의 動:움직일동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한번은 붓다가 관절통으로 고생하고 계실 때 어느 신도가 붓다를 위하여 따뜻한 목욕물을 준비해놓았다. 붓다의 고통이 거의 치유되었을 때 붓다를 만나러 온 그는 이러한 질문을 하였다. “충분히 성숙하여 그 보답을 받을 만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붓다는 다 음과 같이 대답하셨다.

423

〔풀이〕 전생 일을 알고, 천상과 지옥을 보고, 다시 태어날 일이 없는 지혜의 완성자, 모든 것을 깨닫고 성취한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풀이〕 전생 일 잘 알아 본래 어디서, 여기로 와 태어난 줄 스스로 알고, 나고 죽음이 다하게 되어, 지혜로 도의 현묘함을 통달하여, 석가모니부처와 같이 밝은 이, 그런 이를 범지라 하느니라.

自知宿命 本所更來 得要生盡 叡通道玄 明如能默 是謂梵志
자지숙명 본소갱래 득요생진 예통도현 명여능묵 시위범지

知:알지 宿:잘숙 命:목숨명 本:근본본 更:다시갱 來:올래 得:얻을득 要:요긴할요 盡:다할진 叡:밝을예 通:통할통 道:길도 玄:오묘할현 如:같을여 能:능할능 默:잠잠할묵 是:이시 謂:이를위 梵:불경불 志:뜻지

법구경 인연담 법정스님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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