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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입문

불교의 기본 사상-계율

by 파장波長 2022. 4. 18.

붓다께서는 출가수행자들에게 특히 엄격한 계율과 수행 방법을 가르치셨습니다. 이런 엄격한 규범들을 재가불자들에게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가불자들은 출가 수행자 처럼 전문적인 수행이나 계율을 따르기가 어렵고 특히 가정을 꾸리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직업을 영위해야 하는 재가자들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계율만이 주어져 있는데 이른바 오계(五戒)와 팔재계(八 齋戒)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계는 일상생활에서 항상 지켜야 할 계율로서, ①산 목숨을 죽이지 말 것(不殺生), ②도둑질을 하지 말 것(不偸盜), ③혼인의 순결을 유지할 것(不邪煙), ④거짓말하지 말 것(不安語) 그리고 ⑤음주하지 말 것(不飮酒) 등 다섯 가지를 말합니다. 또한 팔재계는 포살일에 지키는 계율을 말하는데 여기에서 포살(布薩)이라고 것은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는 행사로 붓다께서 계시던 당시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법회의식 중의 하나입니다.

이날에는 계율의 근본 정신에 따라 자신이 계율을 어긴 것은 없는지 스스로 참회하고 나서 설법을 들었다고 합니다. 팔재계의 내용은 화환을 걸치거나 향수를 바르지 말며 노래하고 춤추는 일을 삼가할 것(불가무관청도식만향,不歌舞觀聽塗飾香)과 높고 큰 평상에 눕지 말 것(불좌고상대상,離高廣大床) 그리고 때 아닌 때 먹지 말 것 (불비시식, 不非時食)의 세 가지를 오계에 더한 것으로 오계와는 달리 포살일의 하루 밤낮 동안에만 지키면 되는 것입니다. 즉 이날 하루만이라도 팔재계를 통해 근검하는 생활을 익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붓다께서는 재가자들에게 금지해야 하는 계율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실천 해야할 책무도 주셨는데 그것이 바로 보시(布施)입니다. 보시란 다른 사람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것을 말하는데 보시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재보시(財布施)로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이나 시주에 의해 생활하는 출가 수 행자들에게 의복이나 식량 등의 재물을 제공하는 것을 말하고, 

(2) 법보시(法布施)로 진리와 올바른 삶에 대한 가르침을 이웃에게 전하여 그들이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3) 무외시(無畏施)로 상대 방이 겪는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으로 만약 이웃에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다. 면 그 고통을 위로 하고 공포를 없애주며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세 가지 보시를 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시의 대가 를 바라지 않아야 하고, 나아가서는 내가 남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그 생각마저도 없어야만 진정한 보시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와 남이 둘이 아닌 깨 달음의 길을 가는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보시하는 것을 무주상보 시(無住相布施)라고 하며 보시의 완성은 이 무주상보시를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부처님 당시에 인도인들에게는 업(業)사상과 인과 보의 사상이 널리 유포되어져 있었다. 붓다께서 이러한 정서를 수용하여 계(戒)를 지키면 그 과보로 하늘나라에(天上) 태어날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공덕을 쌓으면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믿음을 부정하지 않고 그런 믿음을 통해 선행을 쌓도록 인도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붓다께서 재가자에게 궁극적으로 지향하게 하셨던 선(善)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이었습니다. 일반 윤리의 선악설은 다분히 자기중심적이며 타산적인 경향이 없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이러한 선을 무엇을 얻기를 바라는 선(有所得의 善) 또는 번뇌가 개입된 선(有漏의 善)이라고도 합니다. 그러 나 보시의 완성이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주상보시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불교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선행은 그 선행을 통해 얻을 것이 없는 선, 즉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無所得의 善)이며 ‘번뇌가 없는 선(無漏의 善)’ 인 것입니다. 이것은 붓다께서 일반 사람들의 통념을 부정하지는 않으셨지만 그렇다고 그 통념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보다 진리에 가까운 길로 가 는 방편으로 삼으신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재가자들에게 요구되는 실천덕목인데, 이를 각각 ①시론(施 論), ②계론(戒論), ③생천론(生天論)이라 부르고 통틀어 삼론(三論)이라고 한다

 

팔재계란 불살생, 불투도, 불비범행, 불망어, 불음주, 불비시식, 불가무관청도식만향, 불좌고상대상의 여덟 가지 계를 말하며, 팔계(八戒), 팔관재계(八關齋戒), 혹은 포살계(布薩戒)라고도 부름니다.

① 불살생(不殺生) 산 묵숨을 죽이지 말라.
② 불투도(不偸盜) 도둑질을 하지 말라.
불비범행(不非梵行) - 성관계 하지 말라.
④ 불망어(不安語) 거짓말 하지 말라.
⑤ 불음주(不飮酒) 술 마시지 말라.
⑥ 불비시식(不非時食) - 때가 아니면 먹지 말라.
➆ 불가무관청도식만향(不歌舞觀聽塗飾香) - 화환을 걸치거나 향수를 바르지 말며 노래하고 춤추는 일을 삼가라.
⑧ 불좌고상대상(不坐高床大床) - 높고 큰 평상에 눕지 말라.

팔재계 가운데 첫 번째 불살생계로부터 다섯 번째 불음주계까지는 오계의 내용과 거의 동일하지만, 불비범행계가 부부 관계조차 떠난 완전한 금욕 생활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오계의 불사음계와 차이가 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 외의 네 계는 오계의 그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불비시식계는 비시(非時), 즉 그날 정오부터 다음 날 해 뜰 때까지 식사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식사는 오전 중에 한 번만 해야 하며, 이 외의 시간에는 물이나 쥬스 등 건더기가 없는 음료수 외에는 먹어서는 안 됩니다. 불가무관청도식만향계는 춤이나 음악, 노래 등을 보거나 듣거나, 또 꽃이나 향으로 분장하고 장신구로 치장하지 않는 것을 말하며, 불좌고상대상계는 너무 크고 호화스러운 침대나 침대 매트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오전 중에 한 번의 식사만을 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다. 붓다께서는 하루에 한끼 만 드셨는데 몸이 가벼워 항상 안락함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또 하루 세끼를 다 챙겨 먹다보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산란해져 수행에 전념할 수 없으므로 오전 중에 한 번의 식사로 끝내고 나머지 시간은 명상이나 설법을 즐기며 경건하게 보내라는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춤이나 음악, 향료 등을 즐겨서는 안 되는 이유는, 수행에는 마음의 평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것들은 시각이나 청각, 후각기관 등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동요시키기 때문입니다. 너무 크고 호화스러운 침대나 침대 매트가 거론되는 것은 이런 것들을 사용함으로써 몸이 편해지고자 하는 욕구나 그에 대한 집착 등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오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따로 포살일에 팔재계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평소 생업 등으로 수행에 전념할 수 없는 재가불자가 포살일 만이라도 수행자의 청정한 삶을 본 받아 실천함으로써 하루 빨리 깨달음의 세계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불설우바이타사가경』에 의하면, 붓다께서는 타사가라는 우바이에게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포살일 아침이 되면 집안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라. ‘오늘은 집안에서 아무도 술을 마시지 말고 싸우지 말며 재물 이야기를 하지 말라. 집안사람들은 생각하고 말할 때 존경할 만한 수행자처럼 해라. 존경할 만한 수행자는 살생할 생각이 없나니, 포살일에 계를 가지는 것도 그분처럼 해야 한다. 살생할 뜻이 없고 때릴 생각도 없으며, 축생이나 곤충들을 사랑하고 살려 주기를 항상 존경할 만한 수행자처럼 해라. 이것이 하나의 계이다. 오늘은 밤에 살생할 생각을 가졌어도 죽이지 못하게 해라.’이렇게 마음을 가지는 것이 부처님의 첫째 계율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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