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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아함경

수행본기경 출가품(出家品)

by 파장波長 2022. 6. 3.

5. 출가하는 품(出家品)

이때 태자는 궁중으로 돌아와서 생각하기를, ‘도를 생각하며 깨끗 하려면 집에 있어서는 안되겠다. 언제나 산과 숲에 살면서 힘써 연구하며 선정을 행하리라’하고, 나이 열아홉 살의 사월 칠일이 되자 맹세코 출가하려 하였는데, 한밤중이 지나고 샛별이 돋을 때가 되자, 여러 하늘들이 허공을 꽉 메우고서 태자가 떠날 것을 권하였느니라.

때에 구이는 다섯 가지의 꿈을 꾸고서 갑자기 놀라 깨어났는데, 태자가 묻기를, ‘무엇 때문에 놀라 깨었습니까’ 하였더니, 대답하기를, “방금 꿈 속에서 수미산(須彌山)이 무너지고, 달의 광명이 땅에 떨어지고 구슬의 빛이 갑자기 없어지고 머리의 상투가 땅에 떨어지며, 사람들이 나의 일산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 때문에 놀라 깨어났습니다 하므로 보살은 생각하기를, ‘다섯 가지 꿈이야말로 나의 몸에 해당되는 것이로다' 하고, 출가할 것을 생각하면서 구이에게 말하기를, ‘수미산은 무너지지 않았고, 달의 광명도 계속 비치며, 구슬의 빛이 없어지지 않았고, 머리의 상투도 떨어지지 않았으며 일산도 지금 있습니다. 또한 편안히 잠이나 주무시고 일산 잃을 것을 근심하지 마시오’ 하였느니라.

이에 여러 하늘들은 말하기를, ‘태자여, 떠나가셔야 합니다' 하면서 머물러 있을까 두려워하여 오소만을 불러 궁중으로 들어오게 하여 나라 안이 잠에 빠져 있게 하였느니라.

때에 난제화라는 여러 궁전을 변화시켜 모두 무덤을 만들고 구이와 궁녀들은 모두 죽은 사람이 되게 하여 뼈마디가 흩어지고 해골이 제 자리서 떨어지며 띵띵 부어 문드러져 냄새나고 푸르뎅뎅한 피고름이 줄줄 뒤섞여서 흐르게 하였는데, 태자가 궁전을 살펴보자 모두가 무덤이요, 올빼미 · 수리부엉이 · 여우 · 너구리 · 승냥이와 이리 등 새와 짐승들이 그 사이를 날아 다니고 달리는지라, 태자는 온갖 있는 바가 마치 눈어리 같고 허깨비 같고 꿈과 같고 메아리와 같은 줄을 자세히 살피고서, ‘모두가 공()한 데 돌아가거늘, 어리석은 이들은 보호하 는구나'하고, 즉시 차익을 불러 급히 말을 차리게 하였더니, 차익이 말하기를, ‘날이 아직 새지도 않았사온데 말을 차려서 어디로 나가시 겠나이까' 하므로 태자는 차익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이제 나는 세상이 즐겁지 아니하니 
차익아, 머무적머무적 하지 말아라. 
나의 본래 서원을 이루게 되면 너의 
삼세 고통을 없애 주리라.

이에 차익은 곧 말을 차리러 갔더니 말이 갑자기 날뛰는지라 가까이 할 수가 없으므로, 돌아와서 태자에게 아뢰기를, ‘말을 지금 차릴 수가 없나이다' 하였더니, 보살은 몸소 가서 말의 등을 어루만지며 두드리면서 이어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나고 죽음에 오랫 동안 있다가 
수레 타는 것을 이제야 끊으련다. 
칸타카야, 나를 내어 보내 주어라 
도를 얻으면 너를 잊지 않으리라.

이에 말을 차리고 나자 칸타카는 생각하기를, ‘이제 발로써 땅을 밟으면 안팎의 사람들이 알아채리라고 하였는데, 사천왕이 발을 들어서 다리가 땅에 닿지 않게 하였으므로 말은 때에 또 울어서 소리가 멀고 가까운 데에 들리게 하려 하였더니, 천신들이 말의 소리를 흩으러서 모두 허공으로 들어가게 하였느니라.

태자는 곧 말에 올라 성문을 나아가는데 여러 하늘 · 용 · 신 · 제석 · 범왕 · 사천왕들이 모두 즐거워하며 인도하고 따르면서 허공을 덮었느니라. 

때에 성문의 신이 사람으로 나타나서 머리 조아리며 말하기를, ‘카필라국은 천하에서 가장 중앙이어서 풍성하고 즐거우며 인민들이 편안하거늘, 무엇 때문에 버리고 떠나십니까' 하므로 태자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느니라.

나고 죽음을 오랫 동안 하면서
정신은 오도(五道)에서 지냈었나니 
나의 본래 서원을 이루어서 
장차 열반의 문을 열어야겠소.

이에 성문이 저절로 열렸으므로 문을 나가 떠나갔는데 날이 새기까지 사백팔십 리를 가서 아노마국에 이르렀느니라.

태자는 말에서 내려 몸의 보배옷과 영락이며 보배관을 벗어서 모두 차익에게 주며 말하기를, '너는 말을 끌고 돌아가서 위로 대왕과 나라의 신하들에게 사과하라’ 하자, 차익은 말하기를, ‘이제 따르면서 필요한 것을 이바지해야 하겠으며 혼자는 돌아가지 않겠나이다. 말이 나 놓아서 떠나가게 하옵소서. 산중에는 독충과 호랑이와 사자들이 많이 있는데 누가 음식과 물이며 침구 등을 공양하며, 누구로부터 얻을 것이옵니까. 반드시 따르면서 몸과 목숨을 같이 하겠나이다' 하는 데 칸타카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발을 핥고는 물을 보면서도 먹지 않고, 풀이 있어도 먹지 않으며 울면서 눈물을 흘리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떠나가지 않으므로 태자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몸이 강하여도 병이 들면 꺾이고 
기운이 왕성해도 늙음이 오면 쇠하며 
죽어지면 살아서 이별하거늘 
어찌하여 세간을 즐기겠느냐.

이에 차익은 슬피 울며 발에 예배하고 말을 끌며 하직하고서 돌아 가는데, 아직 나라의 성에 닿기 전 사십리 밖에서 백마가 슬피 울자 그 소리는 나라 안에 사무쳤으므로 나라 안에서 모두가 말하기를, ‘태자가 돌아오는구나 하고, 온 나라 백성들이 끊이지 않고 마중을 나와서는 다만 차익이가 말을 끌고 빈 것으로 돌아옴을 보고, 구이는 이를 보고서 스스로 궁전 아래로 몸을 던지며 나아가 말의 목을 끌어안고 눈물을 줄줄 흘리는지라 왕은 구이의 우는 것을 보고서 오장(五腸)이 모두 끊어지는 듯하였지마는 자신을 억제하며 말하기를, '나의 아들은 자연을 배우느니라’하자, 나라 안의 신하와 백성들은 왕과 구이가 흐느끼며 슬피 우는 것을 보고서 마음 아파하지 않는 이가 없었느니라.

구이가 밤낮으로 생각하는지라, 왕은 곧 여러 신하들을 불러서 '나 에게 태자 하나가 있다가 나를 버리고 산으로 들어갔으니, 그대들은 이제 꼭 다섯 사람을 뽑아서 같이 따르며 태자를 모시게 하오. 부디 중도에서 돌아오지 않게 하시오'라고 하였느니라.

태자는 세속을 떠나게 되었으므로 뛸 듯이 기뻐하며 편한 걸음으로 천천히 걸어서 성으로 들어가자 나라 사람들은 태자를 보고서 싫어 함이 없었으며, 태자는 은혜와 사랑을 떠나서 모든 괴로움의 근본을 멀리하였으므로 머리를 깎으려고 생각하였지마는 갑자기 도구가 없었는데 제석이 칼을 가지고 왔으며 천신들이 머리칼을 받아서 가는 지라, 드디어 다시 앞으로 갔더니 나라의 백성들이 따르면서 구경하였느니라.

이에 나라를 벗어나 마가다국에 이르러 오른편의 문으로 들어가서 왼편의 문으로 나오는데, 나라 안의 백성들 남자 · 여자 모두가 태자를 보고서, 어떤 이는 말하기를, ‘천신이다' 하기도 하고, 어떤이는 말하기를, ‘제석이거나 범왕이 아니면 천신이거나 용왕이다' 하기도 하며, 기뻐서 뛰놀며 '어떤 신인 줄 모르겠구나' 하므로, 태자는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고 곧 길을 내려가 나무 아래 앉았더니, 백성들이 에워싸고 기뻐하면서 바라보았느니라.

때에 국왕 빔비사라는 곧 신하들에게 묻기를 '나라 안이 어째서 고요하고 잠잠하느냐. 마침내 사람의 소리가 없구나 하자, 대답하기를, '아침에 어떤 도사가 나라를 지나갔는데 빛나는 모습과 위의가 세상에서는 있는 바가 아니였으므로 나라의 백성 모두가 따라 가면서 구경을 하더니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나이다' 하므로 이에 왕과 신하들은 도사에게 나아가다가 멀리서 보았더니 태자의 광명과 몸매가 특수하고 미묘하였으므로, 곧 태자에게 묻기를, ‘바로 어떠한 신이시 옵니까' 하자, 태자는 대답하기를, '나는 신이 아닙니다' 하므로, ‘만약 신이 아니시다면 어느 나라에서 오셨으며 어떠한 성이십니까' 하자, 태자는 대답하기를, ‘나의 출생지는 향산의 동쪽 설산의 북쪽인 카필라국이며, 아버지는 백정왕이요, 어머니는 마야입니다’ 하였느니

빔비사라는 묻기를 '싯다르타가 아니십니까' 하자,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하므로 놀라며 일어나서 발에 예배하며, ‘태자의 탄생에는 기이한 형상이 많았고 빛나는 일이 나타났습니다. 장차 사천하의 임금이 되어 전륜성왕이 되시면 사해가 공경하고 신보가 올 것이거늘 어째서 하늘의 지위를 버리시고 스스로 산과 숲에 몸을 던지셨습니까. 반드시 특이하게 보는 바가 계시리니, 그 뜻을 들려 주소서’ 하자, 태자는 대답하기를, ‘내가 보는 바란 하늘과 땅의 사람과 물건은 나면 죽음이 있고 심한 고통이 세 가지 있나니, 늙음과 병듦과 죽음의 고통인데 떠날 수가 없습니다. 몸은 괴로움의 그릇이라 근심과 두려움이 한량 없으며, 만약 높은 사랑속에 있으면 교만과 방자함이 있고 욕심 을 내어 뜻을 유쾌히 하면 천하가 근심을 당할 것입니다. 나는 이를 싫어하였기 때문에 산에 들어오려 하였습니다’ 하였느니라.

여러 장로들이 말하기를, ‘대저 늙음과 병듦과 죽음이란, 그 자체로 세상에는 있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혼자만 근심하신단 말씀입니까. 아름다운 이름을 버리고 숨어서 몰래 사시며 그 몸을 괴롭히는 것 또한 어려움이 아닙니까' 하자, 이에 태자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사람이 태안에 있으면서 깨끗하지 못함이 없게 하며 
깨끗한 데 있으면서 깨끗하지 못한 데에 더럽히지 않게 하며
괴로움이 수없이 많게 하지 아니하듯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사람이 늙어서 형상이 여러 가지로 변하지 않게 하며 
선행을 하던 이가 악행을 하지 않게 하며 
사랑하다가 이별하여도 고통이 되지 않게 하듯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병들어 야윔과 다시 큰 두려움이 없게 하며 
후세에 모든 나쁜 과보가 없게 하며 
지옥에 떨어져도 괴로움이 없게 하듯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젊은이가 형체가 변하여 부서지지 아니하고 
해서는 안될 일에 마음이 탐착하지 아니하고 
죽음에 이르렀을 때 뭇 두려움이 없고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어리석어서 더욱 더 미련해지지 않게 하며
성을 내며 억지로 원수를 짓지 않게 하며 
다섯 가지 즐거운 마음으로 나쁜 것에 물들지 않게 하듯이 
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여러 어리석은 사람들과 같이 살지 않게 하며
뭇 어리석은 법들이 스스로 사람을 멀리 떠나게 하며
모든 어리석은 이들의 생각이 없게 하듯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여러 악한 종류의 무리들이 많지 않게 하며
이 모든 악이 다하고 스러져서 스스로 사람을 여의게 하며
모든 악한 생각들이 없게 하듯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세간에서 악을 행하고도 가장 높고 으뜸이 되게 하며 
악한 행이 없어져서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며 
여러 악한 행이 다하여 진실로 없게 하듯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여러 하늘들의 음식과 복이 언제나 변동함이 없게 하고
세상 사람의 수명이 언제나 존재될 수 있게 하며 
여러 처소로 다니거나 나아가지 않게 하듯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모든 근간과 덮힘이 원수가 되지 않게 하며 
모든 여섯 가지 감각기관에 괴로움이 없게 하며 
온갖 세간을 괴로움이 아닌 것으로 되게 하듯이 
가령 이렇게만 된다면 누가 세간을 즐기지 않으리까.

이에 태자는 말하기를, '여러분의 말씀과 같이 미리 근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 내가 왕이 되어서 늙음에 이르고 병에 닥뜨리며 또는 죽을 때에 이르러서 과연 나를 대신하여 이 재앙을 받을 이가 있겠 습니까. 만일 대신할 이가 없다면 어찌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천하에 인자한 아버지와 효자가 있어서 사랑이 골수에 사무쳤다 하더라도 죽을 때를 당해서는 서로가 대신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 거짓된 몸에 괴로움이 닥쳐오는 날이면 비록 높은 지위에 있고 육친(六親)이 곁에 있다 손치더라도 마치 장님에게 등촉을 켜 줌과 같거니, 눈 없는 이에게 무엇이 이익되겠습니까.

나는 변천하는 모든 법은 무상하여 모두가 허깨비요, 진실이 아니며 영화는 적고 괴로움이 많으며 몸은 자기 소유가 아니요 세간은 허무 하여 오래 살아 있기 어려우며 물건이 나면 죽음이 있고 일이 이루어지면 실패가 있으며 편안하면 위태로움이 있고 얻으면 곧 없어짐이 있나니, 만물은 어수선하고 야단스러워서 모두가 당연히 공()으로 돌아가야 함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신은 형상이 없으나 조급하고 흐리고 밝지 못하면 죽고 나는 데의 재앙에 가서 이르나니, 다만 한 번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탐냄과 사랑만을 위하여 어리석음의 그물에 가리워 있으면 나고 죽음의 물에 빠지면서도 그를 깨달을 수가 없나니, 그 때문에 나는 산에 들어가려 고 합니다.

한 마음으로 네 가지 비고 깨끗함(四空)을 생각하여 색에서 여 의고 성냄을 없애며 구함을 끊고 ‘공'을 생각하며 친하거나 성기는 바가 없는 이것이 장차 그 근원을 돌이켜 근본에 돌아가서 비로소 그 뿌리에서 벗어나는 것이니, 나의 서원과 같은 것을 얻어야 비로소 크게 편안할 수 있으리라 하였느니라.

빔비사라왕과 여러 장로들은 뜻을 이해하고 기뻐하며 ‘태자의 뜻은 미묘하여 세간에서는 있기 어렵습니다. 반드시 부처님의 도를 얻으시리니, 먼저 저를 제도하여 주옵소서’ 하므로 태자는 잠자코 떠나갔느니라.

또 나아가다가 생각하기를, ‘지금 나는 산에 들어왔는데, 보배옷을 입어도 될까. 세간에서 어리석은 사람들은 모두 재물 때문에 위험하게 된다 하다가 문득 사냥꾼을 보았는데 사냥을 하는 이가 법복을 입었는지라 태자는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이것이야말로 진인의 옷이요, 세상을 건지는 자비의 옷이다. 사냥꾼이 무엇 때문에 입었을까' 하고 마음속으로 ‘바꾸려고 하면 나의 소망이 이루어지리라' 하면서, 곧 금으로 아로 새긴 옷을 가지고 가서 법복과 바꾸려고 하자, 사냥꾼도 속으로 기뻐하였고 보살도 그러하였느니라.

태자가 법복을 입으니 부드럽고 또한 산뜻하였으므로 승가리를 돌아보매 과거의 부처님과 차별이 없었는지라, 이에 드디어 산으로 들어 갔으며, 보살은 법복을 얻어서 기뻐하였고 그 빛은 산과 숲에 비쳤느니라.

여러 도사 가운데 아란가란은 배워 온 지가 여러 해이어서 사선을 두루 갖추고 다섯 가지 신통을 얻었는데, 광명을 보고 놀라 두려워하면서 '이것은 어떠한 서응일까' 하고, 곧 나가서 자세히 살펴보다가 멀리서 태자를 보고서야, ‘바로 싯다르타로다. 이제 출가하였구나' 하면서 ‘잘 오셨습니다. 싯다르타여, 이 걸상에 앉으셔서 이제 찬물과 맛있는 과일을 잡수십시오’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해가 처음 돈아오를 때에는 
산꼭대기 위에 있게 되나니 
그 때문에 슬기로운 광명이야말로 
일체 중생들에게 비추시리다.

어떤 이가 얼굴 모습 자세히 살핀다면 
마침내 싫어할 줄 모를 것이니 
그러므로 도덕이 으뜸이어서 
짝이 없고 견줄 이 없으십니다

이때에 보살은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비록 사정의(四定意)를 닦는다 하더라도 
위없는 지혜를 모르고 있나니 
도의 마음은 바로 근본이 되며 
삿된 귀신 섬기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속된 것을 행하면서 진리라 생각하여 
오랫 동안 범천을 섬겼었나니 
그러므로 도를 알지 못하여 
바퀴돌 듯하면서 생사에 떨어지오. 

이에 보살은 인자한 마음을 내어 중생들을 두루 생각하니 늙도록 어리석기만하여 질병과 죽어 없어짐의 고통을 면하지 못하겠으므로 해탈하게 하려고 그 뜻을 한결같이 하였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일체를 불쌍히 여겼더니 모두가 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덥고 이익과 손해와 허물과 어려움의 근심이 있으므로 안온하게 하려고 그 뜻을 한결같이 하였고, 기쁜 마음을 일으켜 모든 세간을 생각하니 모두가 근심과 고통과 두려움을 만나게 되는 걱정이 있으므로 욕심이 없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려고 그 뜻을 한결같이 하였고, 보호하는 마음을 일으켜 다섯 갈래와 여덟 가지 어려움에 있는 중생들을 제도하려 하니 어리석고 어두워서 바른 도를 보지 못하므로 제도되게 하고 무위를 얻게 하려고 그 뜻을 한결같이 하였으며, 좋음을 얻어서도 기뻐하지 아니하고 싫음을 만나서도 근심하지 아니하며 세상의 여덟 가지 일인 이익과 손해 비난과 명예 · 칭찬과 책망 · 괴로움과 즐거움을 버리고 치우치거나 움직이지 아니하여 이선(二禪)의 행을 이루었느 니라.

다시 나아가서 사나천에 이르렀는데 그 하천은 편편하고 바른지라 뭇 과일나무가 많았고 곳곳마다 흐르는 샘과 목욕하는 못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는 깨끗하여 벌레와 벌과 모기 그리고 등에와 파리며 이들이 없었고, 하천 안에는 도사 사나라는 이가 제자들 오백 인을 가르치며, 그의 도술을 닦게 하고 있었느니라. 이에 보살은 사라수 아래 앉아서 일체를 위하여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고 있었는데, 여러 하늘들이 단 이슬을 바쳤지마는 보살은 하나도 받으려 하지 않고 스스로 맹세하고서 하루에 한 알의 깨와 한 톨의 쌀만을 먹으면서 정신과 기운을 잇고 있었느니라.

단정하게 육 년 동안을 앉았으니 몸은 파리해지고 살과 뼈는 서로가 맞붙었는데, 맑고 고요하며 잠잠하게 하여 한 마음으로 안에서는 아나파나(安般)를 생각하였나니, 첫번째는 들숨 날숨을 헤아리며(), 두번째는 뜻이 안정되도록 따르며(), 세번째는 산란한 생각을 멈추 며(), 네번째는 도의 뜻을 자세히 살피며(), 다섯번째는 열반으로 돌아오며(), 여섯번째는 있는 바가 없이 깨끗이 하여() 뜻을 사의지(四意止)와 사의단(四意斷)과 사신족(四神足)의 세 가지에 노닐면서 열두 가지 문을 뛰어나 뜻이 갈라져 흩어짐이 없게 하였으므로, 신통이 미묘하게 통달하고 욕심과 악한 법을 버리며, 다섯 가지 덮힘(五蓋)이 없어지고 다섯 가지 욕심을 느끼지 아니하여 여러 나쁜 것이 저절로 스러지고 생각과 헤아림이 분명해지며, 생각과 봄이 함이 없 어서 마치 건장한 사람이 원수에게 이기게 된 것과 같아서, 뜻이 깨끗하여 짐으로서 삼선(三禪)의 행을 이루었느니라. .

하늘의 제석이 생각하기를, ‘보살께서 나무 아래 앉아 계신 지 육 년이 다 찼고 형체가 파리해지셨으므로 이제는 세간 사람에게 전륜 왕의 음식을 바치게 하여 육 년 동안의 굶주림을 채우도록 하여야겠다’ 하고 사나의 두 딸을 감응하게 하여 꿈 속에서 보게 하되, 천하가 다 물이 되면서 그 속에 한 송이 꽃이 칠보로 된 빛깔이었다가 잠깐 사이에 시들어서 본색을 잃게 되는 것이였으며, 또 한 사람에게는 물을 그 위에 뿌리자 다시 살아나면서 예전과 같이 되었고 물속에서는 뭇 꽃들이 비로소 싹이 생기며 물 위로 솟아 나옴을 보게 하였더니, 두 딸은 꿈에서 깨어나며 ‘일찍이 없었던 괴이한 일이다’ 하면서 곧 아버지에게 말하였으나 그 아버지도 알지 못하여 모든 노인들에게 물었지마는 모두가 설명하지 못하였느니라.

하늘 제석은 다시 내려와 변화로 범지가 되어 딸들에게 꿈을 풀이 하면서 말하기를, '너희들이 보았던 천하의 물 안에 한 송이의 꽃이 난 것은 바로 백정왕의 태자가 처음 탄생할 때요, 지금 나무 아래서 육 년 동안 계시면서 몸이 파리하고 형상이 야위었는데 이것은 꽃이 시들어진 때이며, 한 사람이 물을 뿌리자 다시 소생함을 본 것은 바로 음식을 바치게 되는 것이요, 작은 꽃들의 싹이 나오려 한 것은 바로 다섯 갈래에서 나고 죽은 사람들이니라' 하고, 때에 하늘 제석은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육 년 동안 기울거나 의뢰함이 없었고 
굶주림과 추위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힘써 나아가며 집착한 바 없어서 
몸이 말라 뼈와 가죽이 맞붙었느니라.

너희들은 공경하는 뜻을 닦아서 
보살에게 받들어 올릴 것이니 
현세에서 큰 복을 얻을 뿐더러 
다음 세상에서도 과보를 받으리라.

딸들은 말하기를, ‘음식을 드리는 법은 어떤 것입니까’ 하자 범지는 대답하기를, ‘소 오백 마리에서 우유를 짜서 차츰차츰 서로 먹이다가 한 마리의 소에 이르러서 그 한 마리의 소에서 짠 젖을 가져다 죽을 쓸지니라’ 하였으므로, 젖죽이 끓어 오르되 높이 일곱 길을 솟으면서 왼편에서 올라와 오른편으로 내려가고 오른편에서 올라와 왼편으로 내려가는 죽을 따루어 바루에 넣고 솥과 구기를 깨끗이 하고서 두 딸들이 공손하고 엄숙하게 보살에게 바치려 하는지라, 보살은 생각하기를 먼저 목욕을 한 후에 죽을 받으리라’하고서 흐르는 물 곁으로 나아가 몸을 씻고 씻은 뒤에 물에서 나오려 하였더니 천신이 나뭇가지를 눌러 주었다. 두 딸들은 젖죽을 바치면서, ‘빛깔과 기력이 충만 하게 되소서’ 하므로, 한량없이 주원을 하고 딸들을 삼존(三尊)께 귀의하게 하고서 먹은 뒤에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고 바루를 씻은 뒤에 도로 물 가운데 던지자 거슬러 흘러 가서 아직 칠 리에 닿기 전에 하늘이 변화로 금시조가 되어 날아 와 바루를 받들고 가서는 머리칼과 한군데에 탑을 일으켜 공양하였느니라.

곧 앞으로 나아가 나이란자나 강을 건너려하면서 때에 보살은 게 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나이 란자나의 물을 건너며 
온갖 사람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서
다섯 갈래와 세 가지 독(三毒)의 때를 없애어 
물과 같이 깨끗하게 하리라.

보살은 이러한 생각을 일으키되 
온갖 어리석은 이로서 어둠에 빠진 이에게 
여덟 가지 올바른 물을 가져다
삼독의 때를 씻어 없애리라.

이러면서 비로소 언덕에 오르자
콩새 오백 마리가 날아 와서 
보살을 세 번 돌고
지저귀며 떠나갔느니라. 

이에 다시 앞으로 가다가 눈 먼 용이 있는 못을 지나려 하자 용은 크게 기뻐하며 뛰어나와 보살을 뵈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뵙게 되어서 좋나이다 싯다르타여 
오셔서 찾으심이 어찌 그리 늦나이까 
받들어 청하오니 일체 중생들에게 
위없는 단 이슬의 물을 주소서.

걸음을 걸으시니 땅이 진동하고 
여러 가지 음악이 저절로 울리니 
바로 과거의 부처님과 똑같아서 
저는 의심하지 아니하옵니다.

이제 위없는 지혜를 지니어 
모든 악마들을 항복시키며 
이제 부처님의 해를 비추어 
중생들의 잠을 깨게 해야 하오리다.

이에 다시 앞으로 가다가 숲이 우거진 산을 바라보았더니, 그 땅은 편편하고 사방은 깨끗하며 생풀이 부드럽고 단 샘이 넘쳐 흐르며 꽃이

향기롭고 무성하면서 깨끗하였는데 그 중에 어느 한 나무가 높고 맑고 기특하며 가지마다 서로가 이어지고 잎마다 서로가 붙었으며 꽃과 빛깔이 짙어서 마치 하늘의 장식과 하늘의 번기가 나무 꼭대기에 있 음과 같은지라, ‘이야말로 으뜸가는 상서로운 곳이요, 뭇 나무 가운데서 왕이로구나'하고, 이에 조금 더 나아갔더니 풀 베는 사람이 보이므로, 보살이 묻기를, '그대의 이름이 무엇이요’ 하자, ‘저의 이름은 길상입니다’ 하므로 '지금 길상초를 베는데 이제 그대는 나에게 풀을 보시하시오. 시방이 모두 상서로우리다’ 하였더니, 때에 길상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전륜성왕의 자리를 버리시고 
칠보와 옥녀와 아내도 버리시고 
금은의 평상과 걸상도 버리시고 
모포와 비단과 수놓은 이불도 버리고서

이제 꼴을 가지고 무엇에 쓰시렵니까 
길상의 애련하고 즐거운 음성은 
팔부의 참된 음향이나니 
뛰어나서 범천 지나갔었네.

보살은 게송으로 대답하였느니라.

아승지 겁 동안 원을 세워서 
다섯 갈래 중생을 제도하였으며 
이제 가서 본래 서원 채울 터인데 
그 때문에 풀을 얻으려 하느니라.

그 사람은 주므로 헝클어진 풀을 잡고서 
곧 가지고 큰 나무를 향해 가니 
세간의 뜻이 모두 어지러운지라 
나는 마땅히 그 뜻을 바루리라.

곧 풀을 가지고 땅에다 깔며,
가지런히 바루어 말한 대로 하고서 
보살이 곧 그 위에 앉자
온갖 것이 그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살은 세 가지 맹세를 짓되
마음과 앉음과 그 나무이니
만약 내가 도를 얻지 못하면 
마침내 셋의 맹세 여의지 않으리라.

말하자면 나의 살과 뼈가 마르더라도 
움직이지 않고 마침내 이룰 것이니 
과거의 부처님이 도를 얻을 때에도 
모두 다 한 마음에서 나왔느니라.

이에 보살은 편안히 앉아 선정에 들어 괴로움과 즐거움의 뜻을 버리고 기쁨과 근심의 생각이 없으며, 마음에 착함을 의지하지 않고 또한 나쁨에 붙좇지도 않으며, 바로 그 중간에 있는 것이 마치 사람이 목욕하여 깨끗이 하고 흰 옷을 입으면 안팎이 모두 깨끗하여 겉과 속이 때가 없음과 같았고 헐떡거림이 저절로 없어지며, 고요하여 변함이 없으면서 사선(四禪)의 행을 이루었느니라.

이미 정의를 얻고 크게 가엾이 여김을 버리지 않으며, 지혜와 방편으로 요긴하고 미묘함을 깊이 통달하였으며, 삼십칠 도품(三十七道品)의 행을 통하였나니, 이른바 삼십칠 도품이란, 첫째가 사의지(四意止) 요, 둘째가 사의단(四意斷)이요, 셋째가 사신족(四神足)이요, 넷째가 오근(五根)이요, 다섯째가 오력(五力)이요, 여섯째가 칠각의(七覺意) 이요, 일곱째가 팔정도(八正道)이니라.

두루 괴로움과 공함과 무상과 모양 없음과 소원 없음을 되풀이하면서 ‘나는 세간의 탐냄과 애욕을 생각하여 나고 죽음의 고통에 떨어지면서도 조금도 본래가 열두 가지 인연으로부터 일어난 것인 줄 스스로 깨달을 수가 없었구나’ 하였느니라.

무엇이 열두 가지 근본이냐 하면, 어리석음()과 결합()으로부 터 곧 식별()이 있고, 식별로 말미암아 곧 이름과 색(名色)이 있고, 이름과 색으로 말미암아 곧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入)이 있고, 여섯가지 감각기관으로 말미암아 곧 부딪침(更樂)이 있고, 부딪침으로 말미암아 곧 느낌()이 있고, 느낌으로 말미암아 곧 갈애()가 있고, 갈애로 말미암아 곧 취함()이 있고, 취함으로 말미암아 곧 존재()가 있고, 존재로 말미암아 곧 남()이 있고, 남으로 말미암아 곧 늙음()과 죽음()과 근심(), 슬픔(), 괴로움()과 마음이 시달리는 큰 액난이 있느니라. 

정신을 갖추어 지니고 이로부터 점차로 나고 죽음에 떨어지나니, 도를 얻으려 하는 이는 탐욕과 갈애를 끊어야 하고 정욕을 없애며, 함이 없고 일어남이 없게 하여 그렇게 하면 어리석음이 스러지고, 어리석음이 스러지면 결합이 스러지고, 결합이 스러지면 식별이 스러지고, 식별이 스러지면 이름과 색이 스러지고, 이름과 색이 스러지면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스러지고,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스러지면 부딪침이 스러지고, 부딪침이 스러지면 느낌이 스러지고, 느낌이 스러지 면 갈애가 스러지고, 갈애가 스러지면 취함이 스러지고, 취함이 스러지면 존재가 스러지고, 존재가 스러지면 남이 스러지고, 남이 스러지면 늙음과 죽음과 근심, 슬픔, 마음이 시달리는 큰 액난이 모두 다 하나니, 이것이야말로 도를 얻은 것이니라.

보살은 마음에서 생각하기를, ‘이제 악마의 권속들을 항복 받아야 겠구나' 하고, 곧 눈썹 사이의 백호상에서 광명을 놓아 악마 궁전을 감동하자, 악마는 크게 당황하고 두려워하며 마음속이 편하지 않는지라 보살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이미 나무 아래 있으면서 깨끗하여 욕심이 없고 힘써 생각하여 게으르지 않으므로, 마음속이 몹시 번거로와서 음식이 달지 않는지라 풍악도 잡히지 않고서 생각하기를 ‘이 도가 이루어지면 반드시 나를 크게 이기리라. 그가 아직 부처가 되기 전에 그 도의 뜻을 무너뜨리겠노라‘하였더니, 악마의 아들 수마제가 앞에 와서 아버지에게 간청하기를, ‘보살의 행은 깨끗하여 세 세계에서 견줄 이가 없습니다. 저절로 신통을 얻으셨기 때문에 뭇 범천의 하늘들 억백이 모두 가서 예배하고 모십니다. 이 분은 천인(天人)으로서는 무너뜨릴 바가 아니니, 악을 일으켜서 스스로 그 복을 헐어뜨 리지 마십시오’ 하였느니라.

악마의 왕이 듣지 않자, 딸 셋이 스스로 문의하였다. 첫째가 은애요. 둘째가 상락이요, 셋째가 대락인데, ‘부왕이여, 근심하지 마십시요, 저희들이 가서 보살이 지닌 도의 뜻을 무너뜨리겠습니다. 부왕에게 괴롭힐 거리가 안 되리니, 다시는 근심하지 마십시오’ 하고 세 딸들은 하늘옷을 잘 꾸며 입고 오백의 옥녀들을 데리고 보살의 처소에 이르러서 거문고를 타고 노래부르며 음욕스런 말씨로써 도의 뜻을 어지럽히려고, 세 딸들은 말하기를 '어짊과 덕이 지극히 중하신지라 여러 하늘들에게 공경을 받나이다. 마땅히 공양이 있어야 하겠기에 일부러 하늘이 저희들을 받쳤사옵니다. 저희들이야말로 깨끗하고 나이가 한 창인 때이오니,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주무시는 데에 좌우에서 이바지하고 모실 수 있게 하옵소서’ 하였느니라. 

보살은 대답하기를, ‘너희들은 전생에 복이 있어서 하늘의 몸을 받았는데 무상한 줄 생각하지 않고서 요사스럽게 아양을 떠는구나. 몸은 비록 곱다 하더라도 마음이 단정하지 않는 것이, 마치 그림그린 병속에 독한 냄새가 무성한 것과 같도다. 장차 스스로 무너질 터인데 무슨 기특함이 있겠느냐. 복은 오래 있기 어려운데다 음탕하고 악하고 선 하지 못한지라 저절로 그 근본이 망하리라. 복이 다하고 죄가 닥뜨리면 세 가지 나쁜 길에 떨어져서 여섯 가지 짐승의 형상을 받으리니, 벗어나려 하여도 어렵게 되리라. 너희들은 사람의 도 뜻을 어지럽히고 무상한 줄도 헤아리지 못하므로 오랜 겁 동안 지나면서 다섯 갈래를 굴러 다니리라. 너희들은 아직 고통을 떠나지 못하였거니와 나는 세 간의 곳곳에 태어나면서 늙은이는 마치 어머니와 같이 보고 중간쯤 되는 이는 누님같이 여기고 어린이들은 누이동생같이 여겼느니라. 여러 누이들아, 저마다 궁중으로 돌아갈 것이요,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말라’ 하는 보살의 말에 문득 할미들이 되면서 머리가 희어지고 이가 빠졌으며 눈이 멀고 등이 구부러져서 지팡이를 짚고 서로가 붙잡으며 돌아갔느니라.

악마는 딸 셋이 도리어 모두 할미들이 되었음을 보고서 더욱 크게 성을 내며 다시 귀신왕들을 부르자 합쳐서 십팔 억이나 되었는데, 모두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보살을 삼십육 유순까지 에워싸고서 모두가 변화로 사자가 되고 곰 · 물소 · 범 · 코끼리 · 용 · 소 · 말 · 개와 돼지며, 원숭이의 형상이 되게 하였나니 말로 할 수조차 없었으며, 벌레 머리에 사람 몸이 되고 독사의 몸뚱이에 자라와 거북의 머리가 되면서 여섯 개의 눈이 있기도 하고 혹은 하나의 목에 많은 머리와 이와 어금니며 손톱과 며느리 발톱이 있기도 하며 산을 걸머지고 불을 뱉기도 하고 우뢰와 번개로 사방에서 둘러싸기도 하며 창을 잡고 있기도 하였으나, 보살은 인자한 마음으로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않고 한 터럭도 움찍하지 않으면서 빛난 얼굴이 더욱 좋아지는데 귀신병사들은 가까이 할 수조차 없는지라, 악마왕은 곧 나아가서 게송으로 묻자 보 살은 인자한 마음에서 묻는 바에 모두 대답하였느니라.

비구는 무엇을 구하려고 나무 아래 앉아서 
숲의 독한 짐승 사이를 즐거워하는가. 
구름 일어 무섭고 고요하여 침침하며 
그 하늘 악마 에워쌌는데 놀라지 않는가.

옛부터 참된 도는 부처님의 행한 바라
담박하여 으뜸이요 불상사를 없애나니 
그 성에는 가장 뛰어난 법이 가득히 간직된 지라
나는 이 자리에서 구하여 악마왕을 결단 내리.

그대는 마땅히 금륜왕이 되리니 
칠보가 절로 와서 사방을 맡으며 
받을 바 오욕(五欲)은 가장 비할 데 없으리라. 
이곳에는 도() 없으니 일어나 궁중으로 돌아가오.

나는 욕심의 왕성함을 불이 구리 삼키는 것 같이 보았기에 
나라를 침 뱉듯 버리고 탐내는 바 없으며, 
왕이 되어도 늙음과 죽음의 근심이 있기에 
이런 이의 없는 것 버렸으니 망녕된 말 말지니라.

나라와 재보와 지위를 버리고 한가함을 지키며 
어째서 편안히 숲에 앉아 큰 소리 하는가. 
내가 일으킨 네 가지 병사들인 
상병 · 마병 · 보병이 십팔 억이나 됨을 못 보았느냐.

이미 원숭이와 사자 얼굴 보았고 
범 · 무소 · 독사 · 돼지와 귀신들 형상을 보았으며, 
모두가 칼을 갖고 창도 잡고서
날뛰고 으르릉거리며 공중에 가득찼다.

설령 억해(億核)의 무용을 갖추고 
악마 위해 너와 함께 여기에 모여 와서 
화살과 칼날과 불로써 침공함이 빗발치듯 하더라도 
먼저 부처가 되지 않으면 끝내 일어나지 않으리라.

악마의 본래 원은 나의 물러남이겠지만 
나 또한 스스로 맹세코 헛되이 돌아가지 않으리라. 
이제 너의 복 자리가 어찌 부처님과 같겠느냐 
이에 누가 이기게 될 줄 알 수 있으리라.

나는 일찍이 몸을 받으면서 보시를 쾌히 하여 
그 때문에 육천(六天)을 맡아서 악마왕이 됐나니 
비구는 나의 전생의 복과 행을 알거니와 
스스로 한량 없다 하지만 누가 증명하리오.

옛날에 나의 수행과 서원으로 디팜카라(錄光)에게 
부처되어 샤카무니라 하리라 수기 받고
성내고 두려운 생각 다하였기 때문에 여기에 앉았나니
뜻이 안정되고 반드시 풀리어 너의 군사 무너뜨리리.

내가 받들어 섬겼던 부처님네 많고 
재보와 옷과 밥을 늘 남에게 보시하며 
어진 계율과 쌓은 덕은 땅보다도 두텁나니 
이로써 생각을 벗어나 환난이 없느니라,

보살은 곧 지혜의 힘으로써 
손을 펴서 땅을 쓰다듬으며 이것이 나를 알리라 하자. 
그때에 넓은 땅이 우뢰소리 내며 크게 움직이니 
악마와 그 권속들은 거꾸로 넘어졌네.

악마왕은 패하고서 손해 봤음을 슬퍼하여
흐리멍텅하게 쭈구리고 앉아 앞의 땅을 그으면서 
그 아들이 또 깨우쳐 준 마음을 비로소 깨닫고 
즉시 스스로 돌아가서 앞의 허물을 뉘우쳤네.

나는 병기를 사용하지 아니하고
평등한 행과 인자한 맘으로 악마를 물리쳤나니 
세상에선 병기를 써서 사람 마음 움직이나 
나는 너의 중생들을 평등하게 여기니라.

코끼리와 말을 길들여 다 길들였다 하더라도 
그런 뒤에도 옛 모습이 반드시 또 생기며 
만약 가장 잘 길들여진 부처님 같은 성품을 얻으면 
이미 부처님 같이 길들여져서 어질지 않음이 없으리라.

하늘들은 부처님이 악마들을 생포하고 
참으시며 생각이 없는데도 원수가 스스로 항복함을 보고 
하늘들은 기뻐하며 꽃 받들고 나오는데 
잘못된 마왕은 파괴되고 법왕은 승리했네.

본래 평등한 뜻과 지혜의 힘을 좇은지라
지혜는 즉시 불상사를 물리칠 수 있었으며 
원수들을 제자로 삼게 될 수 있었나니 
사등(四等)의 도를 증득한 이께 예배해야 하였네.

얼굴은 마치 만월 같고 빛깔은 조용하며, 
이름은 시방에 들리고 덕은 산과 같으며 
부처님 모습을 구하려 해도 얻거나 견주기 어렵나니 
이 세상을 건지는 신선께 머리 조아려야 하네.

보살은 오랜 겁 동안 깨끗한 행과 지극히 유순한 큰 사랑으로 도의 정해짐이 저절로 이뤄졌고 참음의 힘으로 악마를 항복 받아 귀신병 사들이 흩어 물러갔는지라, 정의(定意)가 본래와 같아서 지혜를 쓰지 아니하여도 기뻐하거나 근심하는 생각이 없어졌으며, 이 날 이후 밤중에 삼술사를 얻어서 번뇌가 다하고 맺힘이 풀렸느니라.

본래 옛날부터 오랫 동안 익혔던 행인 사신족념(四神足念)의 정진정(精進定) · 욕정(欲定) · 의정(意定) · 계정(戒定)은 저절로 알아졌고, 변화하는 법을 얻어 하고 싶으면 뜻대로 하고, 다시 마음을 쓰지 않았으며 몸으로 날아 다닐 수 있고, 하나의 몸이 백이 되고 천이 되고 억만이 되고 수없이도 될 수 있을 뿐더러 다시 합쳐서 하나로 되기도 하였으며 땅을 뚫고 들어갈 수도 있고, 석벽도 모두 통과하였느니라.

한 쪽에서부터 나타나 숨어 없어졌다가 불쑥 나오는 것이 마치 물결과 같고 몸속에서 물과 불을 낼 수도 있으며 물을 밟기도 하고 허공에서 걷되 몸이 빠지거나 떨어지지 않았고 공중에서 앉고 눕는 것이 마치 나는 새의 날개와 같을 수 있었으며, 서서 하늘에 미칠 수 있어서 손으로 해와 달을 만지고 몸을 곧게 세우려 하면 범천 · 자재천까지 이를 수 있었으며, 눈으로 꿰뚫어 보고 귀로 환히 듣고 뜻으로 미리 알았으며, 여러 하늘 · 사람 · 용과 귀신이며 기어다니고 꿈틀거리는 종류들까지 몸으로 행하고 입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보고 듣고 알았느니라.

모든 탐내는 이와 탐냄이 없는 이거나 성내는 이와 성냄이 없는 이거나 어리석은 이와 어리석음이 없는 이거나 애욕이 있는 이와 애욕이 없는 이거나 큰 뜻과 행이 있는 이와 큰 뜻과 행이 없는 이거나 안팎의 행이 있는 이와 안팎의 행이 없는 이거나 선을 생각하는 이와 선을 생각함이 없는 이거나 한 마음이 있는 이와 한 마음이 없는 이거나 해탈의 뜻이 있는 이와 해탈의 뜻이 없는 이거나 간에 모두 다 알았느니라.

보살은 천상 · 인간 · 지옥 · 축생 · 귀신 따위 다섯 갈래에서 전생에 아버지와 어머니, 형님과 아우, 아내와 아들이며 안팎의 성자(姓字) 들을 자세히 살펴서 낱낱이 분별하였으며, 일 세() · 십 세와 백천 만억의 수없는 세상의 일과 하늘과 땅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겁이 무너져서 텅비어 거칠을 때와 하나의 겁이 비로소 이루어지면서 사람과 물건이 처음 일어나는 것이며, 십 겁 · 백 겁과 천만억 수없는 겁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의 안팎의 성자를 알 수 있었느니라. 

옷과 밥 · 괴로움과 즐거움 · 수명의 길고 짧음이며 여기서 죽어서 저기서 나고 차츰차츰 나아가는 곳이며, 위의 머리로부터 시작하여 여러 가지 바뀌었던 몸과 나고 자라고 늙고 죽으며 모습의 예쁨과 미움이며 어질고 어리석고 괴로워하고 즐겼던 일체 삼계의 것을 모두 분별하여 알았느니라.

사람의 혼신을 저마다 따라가서 다섯 갈래에 나는 것을 보건대, 혹은 지옥에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축생에 떨어지기도 하며, 혹은 귀신이 되기도 하고 혹은 하늘 위에 나기도 하며, 혹은 사람의 몸에 들어 가되 뛰어나고 귀하고 부자요 즐거운 이의 집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비루하고 가난한 집에 태어나는 이도 있었느니라.

중생들이 혹은 다섯가지 근간(五陰)에 스스로 피폐하여지는 것도 알았나니 첫째 색(色像)과 둘째 느낌(痛産)과 세째 생각(思想)과 네 째 결합()과 다섯째 식별(魂識)이 모두 다섯 가지 욕심(五欲)을 익히어 눈으로 빛을 탐내고 귀로 소리를 탐내고 코로 냄새를 탐내고 혀로 맛을 탐내며, 몸으로 촉감을 탐내어서 애욕에 끌렸고 혹은 재물과 색욕에 편안과 즐거움을 생각하고 바라기도 하였나니, 이로부터 모든 악의 근본이 생기고 악으로부터 고통이 이루어졌느니라.

애욕의 집기()를 끊고 음탕한 마음을 따르지 아니하며 아주 작은 것까지 크게 알아서 여덟 가지 도(八道)를 받아 행하면 뭇 고통이 멸하여 마치 땔나무가 없으면 역시 불도 없는 것과 같으리니, 이것을 함이 없이 세상을 건너는 도라고 말하느니라.

보살은 이미 악의 근본을 버리고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으며, 나고 죽음과 다섯 가지 근간의 여러 가지들이 모두 끊어지고 남은 재앙이 없으며 할일을 다 이루고 지혜가 이미 환하여 짐을 스스로 알았는데, 샛별이 돋을 때에 탁 튀어 크게 깨달으면서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얻고 가장 바르게 깨달은 이(最正覺)가 되어 부처의 열여덟 가지 법(十八法)을 얻고 열가지 거룩한 힘(十神力)과 네 가지 두려운 바 없음(四無所畏)을 지녔느니라.

부처님의 열여덟 가지 법이란, 부처님이 되어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 첫째 도를 잃음이 없고, 둘째 쓸데 없는 말씀이 없고, 셋째 망녕된 뜻이 없고, 넷째 뜻이 깨끗하지 아니함이 없고, 다섯째 여러 가 지의 생각이 없고, 여섯째 살펴 보지 않음이 없고, 일곱째 하고자 하는 뜻이 줄어짐이 없고, 여덟째 힘써 나아감이 줄어짐이 없고, 아홉째 정의가 줄어짐이 없고, 열째 지혜가 줄어짐이 없고, 열한째 해탈이 줄어짐이 없고, 열두째 교화하는 지견이 줄어짐이 없고, 열셋째 지나간 세상의 일을 모두 알고 보며, 열넷째 장차 오는 세상의 일을 모두 알고 보며, 열다섯째 지금 세상의 일을 모두 알고 보며, 열여섯째 뭇 몸의 행(身行)을 가지고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며, 열일곱째 뭇 말의 행 (言行)을 가지고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며, 열여덟째 뭇 뜻의 행 (意行)을 가지고 교화하여 비로소 알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부처님의 열여덟 가지 특수한 법(十八不共法)이라 하느니라.

열 가지 거룩한 힘이라 함은, 모든 부처님은 깊고 미묘하고 유원하게 옳은 것(是處)과 그른 것(非處)에 밝고 자세함이 마치 존재하는 것과 같이 모두 보고 아나니 이것이 첫번째의 힘이요, 부처님은 장차 오는 세상과 지금의 세상과 지나간 세상에 짓고 행하는 자리와 그 과보를 받는 처소를 모두 밝게 아나니 이것이 두번째의 힘이요, 부처님은 천상과 인간의 중생들이 저마다 지니는 다른 생각을 모두 분명히 아나니 이것이 세번째의 힘이요, 부처님은 중생들의 여러 가지 종류의 말과 세상을 교화하는 말을 아나니 이것이 네번째의 힘이요, 부처님은 세간의 여러 가지 한량 없는 뜻과 모양을 아나니 이것이 다섯번째의 힘이니라.

부처님은 선정과 해탈과 정의의 행을 나타내어 여러 가지 수고로 움과 다툼을 제거할 수 있나니 이것이 여섯번째의 힘이요, 부처님은 욕심의 속박을 알고 욕심의 해탈을 알아서 반드시 있는 데서 마땅하게 행하나니 이것이 일곱번째의 힘이요, 부처님의 지혜는 바다와 같고 좋은 말씀은 한량 없으며 온갖 전생에 바뀌었던 바를 생각하여 아나니 이것이 여덟번째의 힘이요, 부처님의 천안(天眼)은 깨끗하여 사람과 만물이 죽으면 정신이 가서 나며 선과 악과 재앙과 복이 따라가서 과보 받는 것을 보나니 이것이 아홉번째의 힘이요, 열번째로, 부처님은 번뇌가 이미 다하고 다시는 얽매임과 집착이 없으며, 신령하고 참되고 밝은 지혜로써 스스로 알고 보고 증득하며, 도의 행을 궁구하고 펴서 행하여야 할 것은 행하고 나고 죽음에 남은 것이 없으며 그 지혜는 밝고 자세하나니, 이것이 부처님의 열 가지 거룩한 힘이니라.

네 가지 두려운 바 없음이란, 부처님은 신령한 지혜로 바르게 깨달았는지라 모르는 바가 없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헷갈려서 말하기를, ‘부처님은 아직 다 모른다' 하지마는 범천과 악마며 뭇 성인들에 이 르기까지 모두 다 부처님의 지혜는 논할 수조차 없기 때문에 독장치며(獨步) 두려워하지 않나니, 첫번째 두려움이 없음이요, 부처님은 번뇌가 다하여 모두가 그쳤거늘 어리석은 이는 헷갈려서 서로 말하기를,부처님의 번뇌는 아직 다하지 못했다’ 하지마는 범천과 악마며 뭇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뜻은 논할 수조차 없기 때문에 독장치며 두려워하지 않나니, 두번째 두려움이 없는 것이니라.

부처님이 말씀한 경전과 계율을 천하에서 외우고 읽거늘 어리석은 이는 헷갈려서 서로 말하기를, ‘부처님의 경전은 막을 수 있다’ 하지 마는, 범천과 악마며 뭇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바른 경전을 논하여 헐어뜨릴 수 없기 때문에 독장치며 두려워하지 않나니, 세번째 두려움이 없음이요, 부처님은 도의 이치를 나타내되 말씀이 진실하면서 긴요하여 괴로움과 재앙을 제도할 수 있거늘 어리석은 이는 헷갈려서 서로 말하기를, ‘괴로움을 제도할 수 없다’ 하지마는 범천과 악마며 뭇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바른 도는 논할 수조차 없기 때문에 두루 다니며 두려워하지 않나니, 네번째 두려움이 없는 것이니라.

부처님은 이런 뜻을 얻고 온갖 것을 알고 보셨으므로 앉아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는 진실로 미묘하고 알기도 어렵고 밝히기도 어려우며 매우 얻기도 어렵구나. 높아서 위가 없고 넓어서 끝이 없으며 으슥해서 밑이 없고 깊어서 측량할 수 없으며 커서 하늘과 땅을 감쌌고 가늘어서 사이가 없는 데까지 들었구나’ 하면서, ‘중생들을 기르되 마치 갓난아이 보살피듯 하고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겨서 쌓은 덕이 한량 없으며 오랜 겁 동안 애쓰며 고행하였는지라, 그 공이 없어지지 않아 서 이제야 모두 얻게 되었구나’ 하며, 기뻐하면서 스스로 게송을 읊 었느니라.

지은 복의 과보가 장쾌한지라 
뭇 서원을 모두 다 이루게 되었도다. 
빨리 여러 가지의 고요함에 들어서 
모두를 열반까지 이룰 수 있게 하리.

이제 깨친지라 부처님은 지극히 높아 
음심 버리고 깨끗하여 번뇌 없으며 
일체를 거느리고 인도할 수 있나니 
따르는 이는 반드시 기뻐하리라.

이때 부처님은 마가다 지경의 선승 도량(善勝道場) 파트라나무(貝多樹) 아래 계시면서 덕의 힘으로 악마를 항복 받고 깨달음의 지혜는 거룩하고 고요하여 삼달지가 걸림이 없었으며, 두 상인(商人) 트라푸사와 발리카를 제도하고 삼자귀와 오계를 수여하여 청신사(淸信士)를 만들었으며, 생각하기를 ‘옛날 디팜카라 부처님께서 나에게 부처가 되리라고 수기하시면서, 너는 이후 백 겁만에 당연히 부처가 되되, 명호가 석가모니 그렇게 온(如來) · 동등한(應供) · 바르고 평등하게 깨달은(正編知) · 명에의 행을 완성한(明行足) · 잘 간(善逝) · 세간을 아는(世間解) · 더 이상 없는(無上士) · 사람을 길들이는(調御丈夫) · 천신과 인간의 스승인(天人師) · 깨달은 어른(佛世尊)이시니, 중생을 제도하고 해탈함이 지금의 나와 같으리라 하셨다. 나는 이로부터 오면서 넓은 서원을 세우고 여섯 가지 바라밀(六度) · 사등 · 사은과 서른일곱 가지의 도품을 받들어 행하며 좋은 방편은 때를 따르고 온갖 법을 오랫 동안 쌓으면서 게으르지 아니하여 높은 행이 특이하였으며, 괴로움을 참음이 한량 없었더니, 공의 과보가 누락됨이 없어서 큰 서 원을 성취하였구나’ 고 하였느니라.”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모임의 모든 대중들이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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