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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제8장 술천품(述千品)

by 파장波長 2024. 2. 29.

인간은 누구나 진리를 찾고자 하고 복을 얻고자 하며, 그것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누구나가 진리를 찾고 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진리를 구하거나 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의 태도란 어떠해야 하는 것인가를 ‘일’(一)과 ‘천’(千)이라는 숫자를 대비하는 방식으로 서술하여 그 뜻을 보다 강조하는 효과를 내었다. 무엇을 하든 단 하루, 단 한번을 하더라도 바르고 정성된 마음으로 해야 하며, 형식에 그치는 것이라면 오랜 세월, 천 번을 한다고 해도 아무런 이익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이 품의 주제이다.

술천품(述千品)은, 배우는 사람이 경전을 대하는 바른 태도는 아무리 많아도 핵심이 없는 것보다는, 아무리 간략해도 내용이 명료한 것이 낫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述千品者 示學者徑 多而不要 不如約明
술천품자 시학자경 다이불요 불여약명

 

述:펼술 千:일천천 品:물건품 示:볼시 學:배울학 徑:지름길경 多:많을다 要:요긴할요 如:같을여 約:맺을약 明:밝을명


피에 굶주린 듯 사악한 어떤 사람이 도둑의 무리를 조직해서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후에 그는 거리의 악사가 되었는데, 사리풋다 존자에 의해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 사후에 천국에 갈 수 있었다. 붓다는 “그것은 사리풋다 존자와 같이 능력 있는 자가 애정과 신뢰에 가득찬 제도를 행했기 때문이라”고 하시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100

〔풀이〕 쓸모 없는 말을 엮어 늘어놓는 천 마디보다,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는 한 마디가 훨씬 뛰어난 말이다.

〔풀이〕 비록 천 마디 말을 외우더라도, 그 글귀의 뜻을 바르게 알지 못하면, 단 한 마디의 법을 듣고서, 온갖 악한 생각 멸함만 못하네.

雖誦千言 句義不正 不如一要 聞可滅意
수송천언 구의부정 불여일요 문가멸의

 

雖:비록수 誦:외울송 句:글귀구 義:옳을의 如:같을여 要:요긴할요 聞:들을문 可:옳을가 滅:멸할멸 意:뜻의


배를 난파당한 어떤 사람이 해변까지 헤엄을 쳐서 겨우 목슴을 건지게 되었다. 나뭇가지로 몸을 대충 덮고 있었는데, 지나던 사람들이 그를 아라한으로 잘못 알고 깍듯이 예우를 하며 가르침을 청하였다. 그러나 결국 그의 무식함이 드러나 창피를 당하게 되자 그는 붓다를 뵈러오게 되었는데, 자애로 가득 찬 지혜의 말씀을 듣고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붓다는 이를 예로 들어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101

〔풀이〕  쓸모 없는 구절을 모아 엮어 놓은 천 편의 시보다,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는 한 편의 시가 훨씬 뛰어난 시다.

〔풀이〕  비록 천 마디 말을 외우더라도, 이치를 모르면 무슨 이익 있으리. 단 하나의 이치라도 듣고 실천하여, 해탈하느니만 못하네.

雖誦千章 不義何益 不如一義 聞行可度
수송천장 불의하익 불여일의 문행가도

 

雖:비록수 誦:외울송 章:글장 義:옳을의 何:어찌하 益:더할익 如:같을여 聞:들을문 可:옳을가 度:법도도


한 부유한 처녀가 도둑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도둑은 결혼 후 마음이 변해서 부인을 절벽으로 데리고 가 보석을 빼앗고 그녀를 죽이려고 하였다. 부인은 애절하게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한 가지 꾀를 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를 구실로 그의 뒤로 가서는 그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 후 그녀는 비구니가 되어 사리풋다 존자를 만나게 되었으며 진리의 가르침을 들은 뒤 아라한의 자격을 얻게 되었다. 비구들은 “어떻게 도둑과 싸워 그녀가 어느 정도의 진리의 말씀을 들었다 해서 아라한이 될 수 있는가” 하고 불평을 하였다. 이때 붓다는 진리의 말이 지니는 효능과 중요성에 대하여 설명 하셨다.

102

〔풀이〕 쓸모 없는 구절을 모아 백 편의 시를 읊기보다 들으면 마음이 가라앉는 한편의 시가 훨씬 뛰어난 것이다.

〔풀이〕 아무리 많은 경전 외우더라도, 깨닫지 못하면 무슨 이익 있으리. 단 한 구의 법 구절이라도 깨달아, 그대로 실천하여 도를 얻음만 못하네.

雖多誦經 不解何益 解一法句 行可得道
수다송경 불해하익 해일법구 행가득도

 

雖:비록수 誦:외울송 經:경전경 解:풀해 何:어찌하 益:더할익 法:법법 句:글귀구 行:다닐행 可:옳을가 得:얻을득 道:길도


 붓다가 사위성에 계실 때 반특이라는 비구가 있었다. 그는 워낙 재주가 없어 5백 명의 아라한이 날마다 가르쳐도 한 게송도 깨닫지 못했다. 붓다가 그를 불쌍히 여겨 “입을 지키고 뜻을 거두고 몸으로 범하지 마라”는 게를 일러주고 뜻을 자세히 설하셨다. 반특은 이에 문득 깨달아 아라한에 이르렀다. 5백 아라한이 모두 놀라자 붓다는 “반드시 많이 배우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을 행하는 것이 제일이니 많이 알아도 행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하시며 다음과 같이 노래하셨다.

103

〔풀이〕 전쟁터에서 싸워 백만인을 이기기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승리자다.

〔풀이〕 전쟁에 나가 수천의 적을, 일개 장부가 이기더라도, 스스로 자기를 이김으로써, 최상의 전사(戰士)됨만 못하느니라.

千千爲敵 一夫勝之 未若自勝 爲戰中上
천천위적 일부승지 미약자승 위전중상

 

敵:대작할적 夫:지아비부 勝:이길승 未:아닐미 若:같을약 戰:싸움전


한 노름꾼이 돈을 잃는 이유에 대하여 붓다에게 물어보았다. 붓다는 이에 대답하면서 어떻게 생활비를 버느냐고 반문을 하였다. 그가 대답하기를 “그것은 노름을 통해서이며,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고 하자, 붓다는 “진정한 승리는 자신을 이기는 것이니라”라고 하시며 이와 같이 일깨우셨다. 

104

〔풀이〕 자기 자신을 이기는 일은 남을 이기는 일보다 뛰어난 것 그러니 자신을 억제하고 항상 절제하는 사람이 되라.

〔풀이〕 자기를 이기는 것 가장 현명하나니, 그러므로 사람 중의 영웅이라 하네. 마음을 단속하고 몸을 길들여, 모든 것 털어 버리면 최후의 경지에 이른다.

自勝最賢 故曰人王 護意調身 自損至終
자승최현 고왈인왕 호의조신 자손지종

 

勝:이길승 最:가장최 賢:어질현 護:도울호 意:뜻의 調:고를조 損:덜손 至:이를지 終:마칠종

105

〔풀이〕 이와 같은 사람의 승리는 그 누구도 꺽어 물리칠 수 없다. 음악의 신도 악마도 또한 세상을 창조한 최고의신이라 할지라도.

〔풀이〕 비록 저 높은 하늘이나 신(神)이나 마(魔)나 범(梵)이나 석(釋)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이기는 그 사람에게는 아무도 이기지 못하느니라.

雖曰尊天 神魔梵釋 皆莫能勝 自勝之人
수왈존천 신마범석 개막능승 자승지인

 

雖:비록수 曰:가로왈 尊:높을존 天:하늘천 神:귀신신 魔:마귀마 梵:불경경 釋:풀석 皆:모두개 莫:없을막 能:능할능 勝:이길승


사리풋다 존자의 신자 중에는 천당에 가기를 바라면서 매달 많은 돈을 나체주의자들에게 바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사리풋다는 이 사람을 붓다에게 데려왔다. 붓다는 그에게 천당에 가는 올바른 길을 알려주며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106

〔풀이〕 백년 동안 다달이 천 번씩 제사를 지내기보다는 단 한순간이라도 진정한 수행자를 돕는 것이 뛰어난 일이다.

〔풀이〕 한 달에 천 번씩 제사를 올려, 목숨이 다하도록 끊이지 않아도, 잠깐 동안이나마 한마음으로, 바른 법을 생각하는 것만 못하나니, 한 생각 동안이라도 도를 행한 그 복이, 죽을 때까지 제사 지낸 것보다 나으리라.

月千反祠 終身不輟 不如復臾 一心念法 一念造福 勝彼終身
월천반사 종신불철 불여부유 일심념법 일념조복 승피종신

 

反:돌이킬반 祠:사당사 終:마칠종 輟:그칠철 如:같을여 復:다시부 臾:잠깐유 念:생각념 法:법법 造:지을조 福:복복 勝:이길승 彼:저피


사리풋다 존자에게는 그가 전에 모셨던 스승의 가르침대로 천당에 가기 위하여 달마다 짐승을 죽여 제물로 바치는 조카가 있었다. 그는 이 조카를 붓다가 계신 곳으로 데려왔다. 붓다는 그에게 극락에 가는 바른 길을 알려주며 이와 같이 가르쳐 일깨우셨다.

107

〔풀이〕 숲 속에서 백 년 동안 불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기보다는 단 한순간이라도 진정한 수행자를 돕는 것이 뛰어난 일이다.

〔풀이〕 비록 백 년을 다 마치도록, 불신(火神)을 받들어 섬기더라도, 잠깐 동안이나마 삼존(三尊:佛ㆍ法ㆍ僧)께, 공양하는 것만 못하나니, 한 번 공양한 그 복이, 백 년 동안 제사 지낸 것보다 나으리라.

雖終百歲 奉事火祠 不如復臾 供養三尊 一供養福 勝彼百年
수종백세 봉사화사 불여복유 공양삼존 일공양복 승피백년

 

雖:비록수 終:마칠종 歲:해세 奉:받들봉 祠:제사지낼사 如:같을여 復:회복할복 臾:잠깐유 供:받들다공 養:기를양 尊:높을존 勝:이길승 彼:저피


사리풋다 존자의 친구 한 사람은 해마다 많은 돈을 들여서 짐승을 잡아 신에게 재물로 바치고는 하였다. 그는 그것이 정당하고 옳은 길이라 믿고 있었다. 붓다는 그에게 경배의 바른 방법에 대하여 알려 주시며 이와 같이 가르쳐 일깨우셨다.

108

〔풀이〕 이 세상에서 복을 받기 위해 일년 내내 희생을 바쳐 제사 지내도 그 공덕은 진정한 수행자를 돕는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풀이〕 신(神)에게 제사하여 복을 구하고, 뒤에 올 보답 기대하지만, 어진 이에게 예배한 복의, 4분의 1도 되지 못하리.

祭神以求福 從後望其報 四分未望一 不如禮賢者
제신이구복 종후망기보 사분미망일 불여예현자

 

祭:제사제 神:귀신신 求:구할구 福:복복 從:좇을종 後:뒤후 望:바랄망 報:갚을보 分:나눌분 未:아닐미 如:같을여 禮:예절예 賢:어질현


아들이 어린 나이에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한 아버지가 붓다의 충고에 따라 비구들을 방문하여 7일 낮 7일 밤 동안 열심히 기도하였다. 그 마지막 날에는 붓다가 직접 찾아가서 축원을 하였다. 붓다의 기원 덕분으로 그 아들은 단명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제자들이 어떻게 단명을 타고난 아이가 붓다의 기원으로 수명이 길어지게 되었는가에 대하여 묻자, 붓다는 덕망 있는 자에게서 자연히 우러나오는 축복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109

〔풀이〕 항상 남을 존중하고 윗 사람을 섬기는 사람에게는 아름다움과 편안함과 건강과 장수 이 네 가지 복이 더욱 자란다.

〔풀이〕 능히 예절을 잘 지키고, 늘 어른을 공경해 섬기면, 네 가지 복이 저절로 늘어날 것이니, 형색ㆍ힘ㆍ수명ㆍ안락함이니라.

能善行禮節 常敬長老者 四福自然增 色力壽而安
능선행례절 상경장노자 사복자연증 색력수이안

 

能:능할능 善:착할선 行:다닐행 禮:예절례 節:다디절 常:항상상 敬:공경경 福:복볻 然:그럴연 增:더할증 色:빛색 壽:목숨수 安:편안안


늙은 나이에 비구가 된 몇 사람이 명상을 위해 숲속으로 가고자 하였다. 그런데 숲속에는 도적떼들이 있었다. 위험을 예감한 붓다는 젊은 아라한인 산키카와 함께 갈 것을 권고했다. 그들이 숲을로 온다는 것을 사전에 알아차린 도적떼들은 그들에게 다가와서 자기들을 위해 한 명의 수행승을 공물로 바칠 것을 요구했다. 모든 수행승이 저마다 자기의 목숨을 내 놓겠다고 자원했으나 , 결국 그 젊은 수행승이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자신을 재물로 바치겠다고 간청하여 동의를 얻었다. 도적들은 그를 자신들의 소굴로 데리고 가 죽일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그때 그 젊은 수행승은 최승의 법열을 얻었다. 도둑의 두목은 그를 죽이기 위하여 두 번이나 칼을 휘둘렀으나 계속 실패하였다. 충격을 받은 도적의 두목은 그의 앞에 엎드려 사죄했으며, 진리의 가르침을 듣고는 비구가 되기를 열망했다. 다른 도적들도 모두 같은 뜻을 표하였다. 그리하여 젊은 수행승은 도적들을 모두 비구로 만든 후에, 붓다에게로 가서 그동안 일어났던 일을 고하였다. 그때 붓다가 지혜로운 삶의 가치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110

〔풀이〕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행실이 나쁘고 마음이 어지럽다면 마음이 고요를 지니고 덕행을 쌓으면서 하루를 사는 것만 못한다.

〔풀이〕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바름[正]을 멀리하고 계율을 안 지키면, 단 하루를 살아도 계율 지키면서, 뜻을 바르게 해 선정에 드는 것만 못하리라.

若人壽百歲 遠正不持戒 不如生一日 守戒正意禪
약인수백세 원정불지계 불여생일일 수계정의선

 

若:같을약 壽:목숨수 歲:해세 遠:멀원 持:가질지 戒:경계할계 如:같을여 守:지킬수 戒:경계할계 意:뜻의 禪:선선


 숲에서의 수행을 통하여 아라한이 된 비구가 붓다를 만나기 위해 오고 있었다. 도중에 그는 휴식을 취하려고 어느 평평한 바위에 앉아 선정에 들었다. 그때 마을을 휩쓸고 가던 도적떼들이 수행승이 명상하고 있는 바위에 와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어두웠기 때문에 수행승을 잘린 나무토막으로 안 그들은 훔쳐온 물건들을 그의 머리 다리 등에 쌓아놓았다. 다음날 날이 밝자 그들은 자신들이 착각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수행승에게 사죄를 구한 후 불교에 귀의하기로 하였다. 그들은 스승으로 삼은 그 수생승과 함께 붓다를 찾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붓다는 그와 같은 지혜로운 삶에 대하여 칭찬하셨다.

111

〔풀이〕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어리석어 마음이 흐트러져 있다면 지혜롭고 마음의 고요를 지닌 사람이 단 하루를 사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 

〔풀이〕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삿되고 거짓되며 지혜 없으면, 단 하루를 살아도 한마음으로, 바른 지혜 배우는 것만 못하리라.

若人壽百歲 邪僞無有智 不如生一日 一心學正智
약인수백세 사위무유지 불여생일일 일심학정지

 

 若:같을약 壽:목숨수 歲:해세 邪:간사할사 僞:거짓위 智:지혜지 如:같을여


믿음을 다바쳐 비구가 된 한 덕망 있는 젊은이가 회의에 빠져 자살을 기도하였다. 그는 독사에게 물려 죽으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그러자 그는 또 자기의 목을 날카로운 칼로 자르려고 시도하였다. 그 순간 그는 삶이란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그는 명상을 하게 되었고 아라한이 되었다. 수행승들이 자살을 기도하려 했던 과거의 그와 아라한이 된 현재의 그 사이에는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붓다에게 여쭈어보았을 때, 붓다는 치열한 정진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112

〔풀이〕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게으르고 정진하지 않는다면 부지런히 노력하며 사는 그 하루가 훨씬 낫다.

〔풀이〕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게으르고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으면, 단 하루를 살아도 부지런히 노력하고, 열심히 정진하는 것만 못하리라.

若人壽百歲 懈怠不精進 不如生一日 勉力行精進
약인수백세 해태불정진 불여생일일 면력행정진

 

若:같을약 壽:목숨수 歲:해세 懈:게으를해 怠:게으를태 精:정할정 進:나아갈진 勉:힘쓸면


부모와 자식과 남편을 잃고 하나밖에 없는 동생조차 불행하게 된 파타챠라라는 여인이 붓다의 위로를 받고 비구니가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냇가에서 다리를 씻다가 흐르는 물에 세 단계를 거쳐가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우선 그녀 곁을 막 지나가는 물, 그녀를 지나 저 멀리 흘러가고 있는 물, 그리고 아직 그녀 곁에 다가오지 못한 채 흘러오고 있는 물이 있었다. 이러한 체험을 통해 그녀는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붓다는 혜안을 통하여 그녀를 보고는 그 앞에 나타나서 영원한 것이 없음을 말씀하셨고, 그녀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이것을 예로 들어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113

〔풀이〕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삶과 죽음의 도리를 모른다면 그 같은 도리를 알고 사는 그 하루가 훨신 낫다.

〔풀이〕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일의 성패(成敗)를 알지 못하면, 단 하루를 살아도 기미(機微)를 보아, 피할 바를 아는 것만 못하리라.

若人壽百歲 不知成敗事 不如生一日 見微知所忌
약인수백세 불지성패사 불여생일일 견미지소기

 

若:같을약 壽:목숨수 歲:해세 知:알지 成:이룰성 敗:패할패 事:일사 如:같을여 微:작을미 忌:꺼릴기


키사고타미라고 하는 젊은 여인이 하나밖에 없는 아기를 잃고 말았다. 지금까지 죽는 일을 보지 못한 그 여인은 아기의 시체를 자기 집으로 옮겨놓고는, 아기가 아픈 것이니 치료을 하면 다시 일어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아기는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어느 현명한 사람이 그녀를 붓다에게 보냈다. 붓다는 그녀에게 말하였다. “지금까지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이 있거든 그 집의 겨자씨를 얻어오너라. 그러면 너의 아이를 다시 살려 놓으리라.” 그녀는 겨자씨를 얻기 위해 유랑길을 떠났다. 그러나 아무도 죽지 않은 집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이 사실이 그녀를 깨닫게 했다. 그녀가 돌아왔을때 붓다는 죽고 사는 진리의 가르침을 설법하셨으며, 그녀는 비구가 되었다. 어느날 등잔 불빛이 깜박거리는 것을 보고 그녀는 삶이 얼마나 무상한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붓다는 깜박이는 불빛을 인간의 흔들리는 삶에 비유하시며 그녀를 독려하셨다.

114

〔풀이〕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절대 평화에 이르는 길을 모른다면 그 같은 길을 알고 사는 그 하루가 훨씬 낫다.

〔풀이〕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감로(甘露)의 도를 보지 못하면, 단 하루를 살아도 그 감로를, 직접 맛보는 것만 못하리라.

若人壽百歲 不見甘露道 不如生一日 服行甘露味
약인수백세 불견감로도 불여생일일 복행감로미

 

若:같을약 壽:목숨수 歲:해세 甘:달감 露:이슬로 道:길도 服:복복 味:맛미

※감로도(甘露道), 감로처(甘露處)라고도 하며, 열반을 의미하기도 한다.


몇 명의 아들 딸이 있는 한 미망인이 자식들의 요구에 따라 가지고 있는 재산을 모두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약속한 자식들은 불효막심하게도 어머니를 멀리하였다. 크게 상심한 그녀는 비구니가 되어 진리의 길에 정진하였다. 붓다는 그녀에게 진리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법하셨고, 그녀는 얼마후  아라한이 되었다.

115

〔풀이〕 비록 백 년을 살지라도 최상의 진리를 모른다면 그 같은 진리를 알고 사는 그 하루가 훨신 낫다.

〔풀이〕 비록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 큰 도의 이치를 알지 못하면, 단 하루를 살아도 부처님 법의, 요체를 배우고 추구하는 것만 못하리라.

若人壽百歲 不知大道義 不如生一日 學推佛法要
약인수백세 불지대도의 불여생일일 학추불법요

 

若:같을약 壽:목숨수 歲:해세 知:알지 道:길도 義:옳을의 學:배울학 推:밀추 佛:부처불 法:법법 要:요긴할요

법구경 인연담 법정스님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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