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붓다경전/법구경

제1장 쌍요품(雙要品)

by 파장波長 2024. 2. 29.

동일한 상황에서 또는 대상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선과 악의 결과를 대구(對句) 형식으로 보여 주어, 듣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선한 행동을 하려는 의지가 생겨나도록 하고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간의 육신에 대해, 그 참된 실상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감각적 쾌락에 얽매여 마침내 고통의 구렁텅이에 빠지지만, 참된 실상을 아는 사람은 감각적 쾌락이 덧없는 것임을 깨닫고 번뇌가 없는 깨끗한 삶을 살아가 결국에는 열반의 환희를 얻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쌍요품은 하나의 대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두 가지 상황을 제시하여, 서로의 뜻을 보다 분명히 드러냈다. 이치를 온전히 드러내고 한 측면에만 그치지 않도록 한 것이다.

雙要品者 兩兩相明 善惡有對 擧義不單
쌍요품자 량량상명 선악유대 거의부단

雙:두쌍 要:요긴할요 品:물건품 兩:두량 相:서로상 明:맑을명 善:착할선 惡:악할악 對:대핳대 擧:들거 義:옳을의 單:홑단


신앙심 깊은 차쿠팔라라는 사람이 중년에 비구가 되어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수행 정진하고 있었다. 그 결과 그는 아라한이 되었지만, 얼마 후 곧 장님이 되는 불행을 맞게 되었다. 어느 날 그는 회랑(回廊)을 거닐다가 우연히 많은 곤충들을 밟아 죽이게 되었다. 피묻은 회랑바닥을 발견한 몇 명의 비구들은 붓다에게 달려가 그가 살생을 저질렀다고 고하였다. 그러자 붓다는 “차쿠팔라는 아라한인데 어찌 그가 의도적으로 살생을 저질렀겠느냐”라고 말씀하셨다. 비구들은 다시 물었다. “세존이시여, 그럼 차쿠팔라는 어찌하여 장님이 된 것입니까?” 이에 붓다는 외과 의사였던 그의 전생의 업에 대하여 설명하셨다. “제 눈을 낫게만 해주세요. 그러면 평생 당신의 종이 되어 헌신하 겠습니다”라고 애걸하는 어느 여인에게 차쿠팔라는 약을 지어 주었다. 그의 처방은 분명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어 그녀의 눈은 고쳐졌지만 그녀는 자신의 눈이 계속 아픈 것처럼 속이고는 그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러자 의사는 악한 생각을 품었다. 그리고는 엉뚱한 약을 주어 그녀의 눈을 다시 멀게 하고 말았다. 전생에 저지른 이러한 악한 행동 때문에 그는 현세에 장님이 되었다. 그리고는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1

〔풀이〕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풀이〕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고, 마음은 주인도 되고 심부름꾼도 되나니, 마음속으로 악을 생각해, 그대로 말하고 그대로 행하면, 죄의 고통 따르는 것이, 수레가 바퀴 자국 따르는 것 같으리.

心爲法本 心尊心使 中心念惡 卽言卽行 罪苦自追 車轢於轍
심위법본 심존심사 중심념악 즉언즉행 죄고자추 거력어철

 心:마음심 爲:위할위 法:법법 本:근본본 尊:높을존 使:하여금사 中:가운데중 念:생각념 惡:악할악 卽:곧즉 言:말씀언 行:다닐행 罪:허물죄 苦:괴로울고 自:스스로자 追:쫓을추 車:수레거 轢:칠력 於:어조사어 轍:바퀴자국철


인색한 백만장자의 외아들인 마타쿤달리는 정신병으로 고통받다가 죽음에 임박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유는 그의 아버지가 의사에게 지불해야 할 치료비를 제대로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지혜의 눈으로 죽어가는 소년의 딱한 처지를 꿰뚫어 보신 붓다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붓다를 본 그 소년은 행복한 마음으로 붓다에 대한 믿음을 간직한 채 죽었으며, 그 후 그는 극락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2

〔풀이〕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그 주인을 따르듯이.

〔풀이〕 마음은 모든 법의 근본이고, 마음은 주인도 되고 심부름꾼도 되나니, 마음속으로 선을 생각해, 그대로 말하고 그대로 행하면, 복의 즐거움 저절로 따름이,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 같으리.

心爲法本 心尊心使 中心念善 卽言卽行 福樂自追 如影隨形
심위법본 심존심사 중심념선 즉언즉행 복락자추 여영수형

 福:복복 樂:즐거울락 追:쫓을추 如:같을여 影:그람자영 隨:따를수 形:모양형


붓다의 친척이라는 것을 늘 자랑삼아 이야기하던 티싸존자는 거만한 나머지 선배 수행승들에게도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 다른 이들이 그의 거만한 행동을 지적하자 그는 오히려 반항하였으며 붓다에게 달려가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붓다는 “네가 잘못한 것이니 어서 가서 사과하도록 해라”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티싸존자는 끝내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붓다는 그가 전생에도 이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 것을 일러주었다. 그때서야 그는 선배 승려들에게 용서를 구하였다.

3

〔풀이〕’그는 나를 욕하고 상처입혔다. 나를 이기고 내 것3을 빼앗았다.’ 이러한 생각을 품고 있으면  미움이 가라앉지 않는다.

〔풀이〕그가 나를 욕하고 꾸짖었다고, 나를 때리고 내 것을 빼앗았다고, 이런 생각 굳게 마음에 두면 그 원한은 끝내 가라앉지 않으리.

人若罵我 勝我不勝 快意從者 怨終不息
인약매아 승아불승 쾌의종자 원종불식

若:같을약 罵:꾸짖을매 我:나아 勝:이길승 快:유쾌할쾌 意:뜻의 從:좇을존 怨:원망할원 終:마칠종 息:쉴식


한 남자가 두 명의 여인을 데리고 살았다. 그 중 한 명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이었다. 그 여인은 욕망에 불탄 나머지 아이를 가진 여인의 음식에 독약을 넣어 두 번씩이나 유산토록 하였다. 시기심 때문에 저질러진 행동은 급기야 세 번째에 가서는 상대 여인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 죽어가던 여인은 복수를 맹세했고 그 결과 과거에 살인을 저질렀던 여인도 결국 그녀가 행했던 것과 똑같이 죽고 말았다. 그 두 여인은 두 번의 윤회를 거치면서까지 반복해서 서로 복수를 한 것이었다. 그러나 세 번째 윤회 때 그 두 여인은 붓다를 만나게 되었다. 붓다는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하여 끝없는 복수를 그만두고 서로 화해하고 평화롭게 지내도록 이끄시며, 이와 같이 설하셨다.

4

〔풀이〕’그는 나를 욕하고 상처입혔다. 나를 이기고 내 것을 빼앗았다’ 이러한 생각을 품지 않으면  마침내 미움이 가라앉으리라.

〔풀이〕그가 나를 욕하고 꾸짖었다고, 나를 때리고 내 것을 빼앗았다고, 이런 생각 마음에 두지 않으면 그 원한은 이내 가라앉으리.

人若致毁罵 役勝我不勝 快樂從意者 怨終得休息
인약치훼매 역승아불승 쾌락종의자 원종득휴식

若:같을약 致:이를치 毁:헐훼 罵:꾸짖을매 役:부릴역 勝:이길승 我:나아 快:유괘할쾌 樂:즐거울락 從:좇을종 意:뜻의 怨:원망할원 終:마칠종 得:얻을득 休:쉴휴 息:쉴식


코삼비라는 도시에서 아주 사소한 일로 몇몇 수행승들끼리 다투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한참 다툼에 열중해 있는 그들은 붓다의 말씀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료 수행승들의 권고로 그들은 붓다께 자신들의 그릇된 행동을 용서해주시도록 빌었다. 그 때 붓다는 그들을 꾸짖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5

〔풀이〕이 세상에서 원한은,원한에 위해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원한을 버릴 때에만 사라지나니, 이것은 변치 않을 영원한 진리다.

〔풀이〕원한으로 원한을 갚으려 하면, 원한은 끝내 그치지 않으리. 오로지 참음으로 원망은 쉬나니, 이 법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

不可怨以怨 終以得休息 行忍得息怨 此名如來法
불가원이원 종이득휴식 행인득식원 차명여래법

 可:옳을가 怨:원망할원 終:마칠종 得:얻을득 休:쉴휴 息:쉴식 行:다닐행 此:이차 名:이름명 如:같을여 來:올래

6

〔풀이〕‘우리는 이 세상에서 언젠가 죽어야 할 존재’임을 깨닫지 못하는 이가 있다. 이것을 깨달으면 온갖 싸움이 사라질 것이다.

〔풀이〕남의 허물 꾸짖기 좋아하지 말고, 스스로 내 잘못을 되살펴 보라. 만일 이것을 알고 행하면, 근심과 다툼이 영원히 사라지리라.

不好責彼 務自省身 如有知此 永滅無患
불호책피 무자성신 여유지차 영멸무환

好:좋을호 責:꾸짖을책 彼:저피 務:힘쓸무 省:살필성 身:몸신 如:같을여 知:알지 此:이차 永:길영 滅:멸할멸 患:근심환


두 형제의 수행승이 있었다. 형은 진실된 믿음이 있었으나 동생은 그렇지 못했다. 동생은 끊임없이 물질적인 즐거움만을 추구하였으며 출가 전에 함께 살았던 여자의 유혹을 받아 끝내 속세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믿음이 깊은 형은 옛 여자의 유혹을 물리치고 열심히 수도하여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것을 보신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7

〔풀이〕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보고, 감각의 욕망을 억제하지 않으며, 먹고 마시는 일에 절제가 없고,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는 사람은 악마가 그를 쉽게 정복한다. 바람이 연약한 나무를 넘어뜨리듯이.

〔풀이〕 행동하는 육신을 깨끗한 것으로 보아, 모든 감관을 단속하지 않으며, 먹고 마심에 절제하지 않고, 오만하고 게으르며 겁 많고 나약하면, 삿된 것에 제어 당하되, 풀이 바람에 쓸려 쓰러지듯 하리라.

行見身淨 不攝諸根 飮食不節 漫墮怯弱 爲邪所制 如風靡草
행견신정 불섭제근 음식부절 만타겁약 위사소제 여풍미초

行:다닐행 淨:깨끗할정 攝:다스릴섭 諸:모두제 根:뿌리근 飮:마실음 食:먹을식 節:마디절  漫:흩어질만 墮:떨어질타 怯:겁낼겁 弱:약할약 邪:간사할사 制:절제할제 如:같을여 風:바람풍 靡:쓰러질미 草:풀초

8

〔풀이〕 더러운 것을 더럽게 보고, 감각의 욕망을 잘 억제하며, 먹고 마심에 절제가 있고, 굳은 신념으로 정진하는 사람은, 악마도 그를 정복할 수 없다. 바람이 바위산을 어찌할 수 없듯이.

〔풀이〕 육신을 더러운 것으로 보아, 모든 감관을 잘 단속하며, 음식을 절제할 줄 알고, 항상 꾸준히 정진하기를 좋아하면, 그는 삿된 데 흔들리지 않으리니, 마치 큰 산에 바람 부는 것과 같으리. 

觀身不淨 能攝諸根 食知節度 常樂精進 不爲邪動 如風大山
관신부정 능섭제근 식지절도 상락정진 불위사동 여풍대산

觀:볼관 淨:깨끗할정 能:능할능 攝:다스릴섭 諸:모두제 根:뿌리근 食:먹을식 知:알지 節:마디절 度:법도도 常:항상상 樂:즐거울락 精:정할정 進:나아갈진 邪:간사할사 動:움직일동 如:같을여 風:바람풍


많은 사람들이 붓다의 수제자인 사리풋타 존자보다 더 인기가 있는 데바닷타에게 값비싼 옷을 바쳤다. 데바닷타가 이 옷을 입자 몇몇 진실한 신도들이 그는 이 옷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붓다는 데바닷타의 행위가 그의 전생에서도 마찬가지였음을 지적 하시고는 누가 진정으로 성스러운 상징의 옷을 입을 자격을 갖춘 자 인가에 대해 설명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9

〔풀이〕 더러운 때를 버리지 못하면서 승복을 입으려고 한다면 그는 승복 입을 자격이 없다. 절제와 진실이 없기 때문에.

〔풀이〕 독으로 해치는 버릇 버리지 않고, 욕심껏 방자하게 굴면서, 스스로를 길들이지 못하면, 그에겐 법복[法衣]이 어울리지 않으리.

不吐毒態 慾心馳騁 未能自調 不應法衣
불토독태 욕심치빙 미능자조 불응법의

吐:토할토 毒:독독 態:모습태 慾:욕심욕 馳:달릴치 騁:달릴빙 未:아닐미 能:능할능 調:고를조 應:응할응 法:법법 衣:옷의

10

〔풀이〕 더러운 때를 씻어 버리고, 계율을 잘 지키며, 절제와 진실을 지닌 사람만이, 승복을 입기에 어울리는 자다.

 〔풀이〕 독으로 해치려는 버릇 버리고서, 계율의 뜻이 편안하고 고요하며, 마음을 항복받아 스스로 다스리면, 그에겐 법복이 어울리리라.

能吐毒態 戒意安靜  降心巳調 此應法衣
태토독태 계의안정  강심사조 차응법의

能:능할능 吐:토할토 毒:독독 態:모습태 戒:경계할계 意:뜻의 安:편안안 靜:고요할정 降:내릴강 巳:뱀사 調:고를조 此:이차 應:응할응 法:법법 衣:옷의


사리풋타 존자와 목갈라나 존자는 어느 날 붓다께 그들의 답답함을 호소하였다. “저희가 과거에 모셨던 스승은 너무나 자신의 가르침만을 고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주변 사람들은 붓다의 가르침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붓다는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의 차이, 그리고 그러한 것이 필연적으로 가져오게 되는 결과에 대하여 설명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1

〔풀이〕 진실을 거짓이라 생각하고, 거짓을 진실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 잘못된 생각 때문에, 끝내 진실에 이를 수 없다.

〔풀이〕 진실을 거짓이라 하고, 거짓을 진실이라 하면, 이것은 그릇된 견해라서, 마침내 참 이익을 얻지 못하리라.

以眞爲僞 以僞爲眞 是爲邪計 不得眞利
이진위위 이위위진 시위사계 부득진리

以:써이 眞:참진 爲:위할위 僞:거짓위 是:이시 邪:간사할사 計:셀계 得:얻을득  利:이로울리

12

〔풀이〕 진실을 진실인 줄 알고, 진실 아닌 것을 아닌 줄 알면, 이런 사람은 그 바른 생각 때문에, 마침내 진실에 이를 수 있다.

〔풀이〕 진실을 알아 진실이라 생각하고, 거짓을 보고 거짓이라 알면, 이것은 바른 견해이니, 그는 반드시 참 이익을 얻으리라.

知眞爲眞 見僞知僞 是爲正計 必得眞利
지진위진 견위지위 시위정계 필득진리

知:알지 眞:참진 爲:위하뤼 僞:거짓위 是:이시 計:셀계 必:반드시필 得:얻을득  利:이로을리


 붓다는 자신의 이복동생인 난다왕자가 결혼한 후에도 승단에 들어와도 좋다고 허락하였다. 그러나 난다왕자는 출가하고 나서도 명상보다는 자기의 아내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붓다가 난다를 크게 꾸짖었다. 그 뒤에 현명한 난다는 자신이 지니고 있던 속세의 욕망을 모두 털어버린 후 아라한*이 되었다. 그의 이러한 변화를 본 붓다는 이전의 세속적 욕망에 빠져 있던 마음 상태는 마치 허술하게 얽어진 초가지붕 같고, 이후의 변화되어 깨끗해진 마음은 견실하게 엮어진 지붕과 같다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13

〔풀이〕 허술하게 덮은 지붕에, 비가 새듯이, 수행이 덜된 마음에는, 욕망의 손길이 뻗치기 쉽다.

〔풀이〕 지붕을 촘촘히 잇지 않으면, 하늘에서 비가 올 때 새는 것처럼, 마음을 단속해 오롯이 행하지 않으면, 음탕한 생각이 계율을 깨뜨리리.

蓋屋不密 天兩則漏 意不惟行 淫泆爲穿
개옥불밀 천량칙루 의불유행 음일위천

蓋:덮을개 屋:집옥 密:빽빽할밀 兩:비우 則:법칙칙 漏:샐루 意:뜻의 惟:생각할유 行:다닐행 淫:음란할음 泆:음탕할일 爲:할위 穿:뚫을천

14

〔풀이〕 잘 덮인 지붕에, 비가 새지 않듯이, 수행이 잘된 마음에는, 욕망이 스며들 틈이 없다.

〔풀이〕 지붕을 촘촘히 잘 이으면, 비가 와도 새지 않는 것처럼, 마음을 단속해 오롯이 행하면, 음탕한 마음이 생기지 않으리라.

蓋屋善密 雨則不漏 攝意惟行 淫泆不生
개옥선밀 우칙불루 섭의유행 음일불생

蓋:덮을개 屋:집옥 善:좋을선 密:빽빽할밀 兩:비우 則:법칙칙 漏:샐루 攝:다스릴섭 意:뜻의 惟:생각할유 行:다닐행 淫:음란할음 泆:음탕할일


한평생을 돼지 잡는 일로 세상을 살아온 도살꾼 츄다는 그의 말년에 많은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죽어가면서도 그는 마치 돼지가 비명을 지르듯 온 방 안을 굴러다녀야 했으며, 죽은 후에도 지옥에 떨어지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15

〔풀이〕 악한 짓을 한 사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근심한다. 자기 행실이 더러운 걸 보고, 그는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풀이〕 지으면서 걱정하면 나중에도 걱정하고, 악을 행하면 두 곳에서 걱정한다. 그는 걱정하고 오로지 두려워하나니, 지은 죄를 보고 마음이 두려운 것이네.

造憂後憂 行惡兩憂 彼憂惟懼 見罪心懅
조우후우 행악양우 피우유구 견죄심거

造:지을조 憂:근심우 後:뒤후 行:다닐행 惡:악할악 兩:두양 彼:저피 惟:두려워할구 見:볼견 罪:허물죄 懅:부끄러울거


깊은 믿음으로 신앙 생활을 해온 담미카라는 사람이 죽음을 맞게 되었다. 죽어가면서 그는 행복한 마음으로 평화로운 죽음을 맞았다. 그리고 그는 천상계에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이에 대해 붓다는 이 와 같이 말씀하셨다.

16

〔풀이〕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기뻐한다. 자기 행동이 떳떳함을 보고, 그는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풀이〕 지으면서 기뻐하면 나중에도 기뻐하고, 선을 행하면 두 곳에서 기뻐한다. 그는 기뻐하고 오로지 즐거워하나니, 지은 복을 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라네.

造喜後喜 行善兩喜 彼喜惟歡 見福心安
조희후희 행선양희 피희유환 견복심안

造:지울조 喜:기쁠희 後:뒤후 行:다닐행 善:좋을선 兩:두양 彼:저피 惟:생각할유 歡:기쁠환 福:복복 安:편안안 


데바닷타는 한때 붓다를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늙어서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게 된 그는 붓다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어 하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날의 악한 생각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채 붓다를 향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도중에 뜻밖에도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를 보신 붓다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17

〔풀이〕 못된 짓을 한 사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괴로워한다.  ‘내가 못된 짓을 했구나’하고 괴로워하고 지옥에 떨어져 거듭 괴로워한다.

〔풀이〕 이승에서 뉘우치면 저승에서 뉘우치며, 악을 행하면 두 곳에서 뉘우친다. 그는 스스로 재앙을 지어, 죄를 받으면서 괴로워하는 것이네.

今悔後悔 爲惡兩悔 厥爲自殃 受罪熱惱
금회후회 위악양회 궐위자앙 수죄열뇌

今:이제금 悔:뉘우칠회 後:뒤후 爲:할위 惡:악할악 兩:두양 厥:그궐 殃:재앙앙  受:받을수 罪:허물죄 熱:더울열 惱:번뇌할뇌


아나타핀디카의 어린 딸로서 붓다의 진실한 후원자였던 수마나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오, 나의 동생아!” 하면서 평화로운 얼굴로 죽어갔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착한 딸이 그런 불손한 언행을 남기고 죽어간 것 때 문에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되었다. 이 일을 알게 된 붓다는 그에게 “당신은 예류과(豫流果)*를 얻는데 그쳤지만 당신의 딸은 일래과(一來果)*를 얻었기 때문이오”라고 설명하고는 이와 같이 노래하였다.

*예류과(豫流果)는 수다원(修陀洹)이라고도 하며, 이 세상의 무상함을 보고 수행하여 번뇌를 끊고 성자의 경지로 들어간 첫 단계이다.
*일래과(一來果)는 사다함(斯陀含)이라고도 하며, 수행을 하여 두터운 욕망을 3분의 2까지를 끊어버린 성자의 두 번째의 단계이다. 여기에 오른 성자는 나머지를 끊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천계에 태어났다가 인간 세상에 와서 열반의 깨달음을 얻어야 하므로 ‘일래’ 라고 한다.

18

〔풀이〕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기뻐한다. ‘착한 일을 했는가’ 싶어 기뻐하고, 좋은 세상에 가서 거듭 기뻐한다.

〔풀이〕 이승에서 기뻐하면 저승에서 기뻐하고, 선을 행하면 두 곳에서 기뻐한다. 그는 스스로 복을 지었으므로, 복을 받으면서 즐거워하네.

今歡後歡 爲善兩歡 厥爲自祐 受福悅豫
금환후환 위선양환 궐위자우 수복열예

 今:이제금 歡:기쁠환 後:뒤후 爲:할위 善:좋을선 兩:두양 厥:그궐 祐:복우 受:받을수 福:복복 悅:기쁠열 豫:미리예


옛날 소를 먹이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기의 소는 놔둔 채 남의 소를 세어 자기의 소유로 생각했다. 그래서 버려둔 그의 소는 모진 짐승들의 공격을 당하거나 숲속에서 없어져서 그 수가 날로 줄어들었지만 그는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공연히 남의 웃음거리만 되었다. 이를 예로 들어 붓다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19

〔풀이〕 아무리 경전을 많이 외울지라도, 이를 실천하지 않는 방탕한 사람은, 남의 소만 세고 있는 소몰이꾼일 뿐, 참된 수행자의 대열에 들 수 없다.

〔풀이〕 경전을 아무리 많이 외워 알아도, 행하여 지키지 않고 방탕한 사람은, 남의 소를 세고 있는 목자와 같아,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다. 

雖誦習多義 放逸不從正 如牧數他牛 難獲沙門果
수송습다의 방일불종정 여목수타우 난획사문과

雖:비록수 誦:외울송 習:익힐습 義:옳을의 放:놓을방 逸:편안할일 從:좇을종 如:같을여 牧:칠목 數:셈수 他:다를타 牛:소우 難:어려울난 獲:얻을획 沙:모래사 門:문문 果:실과과 


진리를 많이 알고는 있지만 아직 속세의 때를 벗지 못한 수행승과 진리에 대하여 박식하지는 못하지만 아라한의 자격을 지닌 수행승이 있었다. 앞의 수행승은 그가 알고 있는 것을 거의 실천하지 않았으나 뒤의 수행승은 진리의 문구들을 실천하여 드디어 니르바나에 이르러 수행의 결실을 얻었다.

어느 날 박식한 수행승은, 자기보다 열심히 실천하는 그 수행승에게 갑자기 어려운 문제가 주어져서 그가 쩔쩔매는 꼴을 보고 싶었다. 박식한 수행승의 사악한 마음을 헤아린 붓다는 진리에 관련된 몇 가지 질문을 두 수행승에게 던졌다. 해박하지는 못하지만 아라한의 자격을 지니고 있는 수행승은 자신의 실천적 경험을 통하여 그 질문에 모두 답하였으나 박식한 수행승은 바른 답을 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붓다는 비록 해박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가르침을 모두 실천하고 있는 그 아라한을 이렇게 칭찬하셨다.

20

〔풀이〕 경전을 조금밖에 외울 수 없더라도 진리대로 실천하고, 욕망과 분노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바른 지혜와 해탈을 얻고, 이 세상과 저 세상에 매이지 않는 이는 진실한 수행자의 대열에 들 수 있다.

〔풀이〕 시기적절한 말로 구하는 것 적고, 법대로 도를 닦으며,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없애고, 올바른 뜻을 알고 깨달아, 모든 경계에 마음 흔들리지 않으면, 그가 바로 부처님의 제자이니라.

時言少求 行道如法 除狀怒痴 覺正意解 見對不起 是佛弟子
시언소구 행도여법 제음노치 각정의해 견대불기 시불제자

時:때시 求:구할구 行:다닐행 道:길도 如:같을여 法:법법 除:덯제 狀:형상상 怒:성낼노 痴:어리석을치 覺:깨달을각 意:뜻의 解:풀해 對:대할대 起:일어날기 是:이시 佛:부처불 弟:아우제 

법구경 인연담 법정스님 풀이

'붓다경전 > 법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구경 서문  (12) 2024.02.29
제2장 방일품(放逸品)  (10) 2024.02.29
제3장 심의품(心意品)  (7) 2024.02.29
제4장 화향품(華香品)  (5) 2024.02.29
제5장 우암품(愚闇品)  (5) 2024.02.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