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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경전/법구경

법정스님 법구경(法句經)-지혜로운 사람

by 파장波長 2022. 4. 13.

6. 지혜로운 사람

법구경은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수많은 불교 경전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읽히는 법문입니다. 다른 경전처럼 일정한 장소와 시기에 한 주제 아래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불교 초기에 여러 가지 형태로 전해 내려온 시를 모아 엮은 일조의 불교 잠언 시집입니다.

모두 423편의 시집이며, 그 주제에 따라 26장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대개는 독립된 시로 되어 있지만, 때로는 두 편 또는 여러 편의 시가 한데 묶여 있기도 하다. <진리의 말씀>을 읽는 사람들에게 옮긴 사람의 입장에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 경전을 맑은 마음 거울 삼아, 그 속에서 현재의 자기 얼굴을 돌아보는 시간을 잠시 내어 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래 가까이에 두고 마음 내킬 때마다 펼쳐보면서 어지러운 세상에 좋은 길벗으로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1999년 5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법정

76

내 허물을 지적하고 꾸짖어주는
지혜로운 사람을 만났거든 그를 따르라
그는 감추어진 보물을 찾아준
고마운 분이니 그를 따르라
그런 사람을 따르면 좋은 일이 있을 뿐
나쁜 일은 결코 없으리라

77

남을 훈계하고 가르쳐 깨우치라
사람들을 옳지 못함으로부터 구하라
이와 같은 사람을 선한 이는 사랑하고
악한 이는 미워할 것이다.

78

나쁜 벗과 사귀지 말라
저속한 무리들과도 어울리지 말라
착한 벗과 기꺼이 사귀고
지혜로운 이를 가까이 섬기라

79

진리를 음료수로 삼는 사람은
맑은 마음으로 편안히 잠들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즐긴다.
성인들이 말씀한 그 진리를

80

물 대는 사람은 물을 끌어들이고
활 만드는 사람은 화살을 곧게 한다.
목수는 재목을 다듬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자신을 다룬다.

81

큰 바위가 그 어떤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비난에도 칭찬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82

깊은 못은 맑고 고요해
물결에 흐려지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진리를 듣고
마음이 저절로 깨끗해진다.

83

현명한 사람은 어디서나 집착을 버리고
쾌락을 찾아 헛수고를 하지 않는다.
즐거움을 만나거나 괴로움을 만나거나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84

자기를 위해서난 남을 위해서나
자손과 재산과 토지를 바라지 말라
부정한 방법으로 부자 되기를 바라지 말라
덕행과 지혜로써 떳떳한 사람이 되라.

85

그 많은 사람 가운데
생의 저쪽 기슭에 이른 이는 아주 드물다
대개의 사람들은 이쪽 기슭에서
갈팡질팡 헤매고 있을 뿐이다.

86

진리가 바르게 말해졌을 때
그 이치에 따르는 사람은
건너기 어려운 죽음의 강을 건너
머지않아 저쪽 기슭에 이르리라.

87

지혜로운 사람은 어둠을 등지고
밝음을 찾아 나서야 한다
어둠의 집을 떠나 출가하여
고독 속에서 기쁨을 찾으라.

88

번뇌를 물리칠 좋은 약을 구하라
지혜로운 사람은 욕망을 버리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마음의 때를 씻어 자신을 맑히라.

89

깨달음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마음을 바르게 닦고
집착을 끊고 소유욕을 버리고
항상 편안하고 즐거우며
번뇌가 사라져 빛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이미 대자유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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