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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생애

붓다의 전생설화

by 파장波長 2022. 4. 20.

붓다께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2,600여년 전에, 오늘날 네팔 남부에 위치한 카필라와스투(샤캬족의 首都)에서 사캬(釋迦)족의 왕인 정반왕(淨飯王)과 그의 왕비 마야(摩耶) 부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성은 고타마(소중의 최상의 소를 뜻함)였고, 출가하기 전의 이름은 싯달타(悉達多)였습니다.

고타마 싯달타가 출가하여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자 사람들은 그를 석가모니(釋迦牟尼) 즉, 석가족 출신의 성자라고 불렀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붓다의 생애는 부처님의 일생 가운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서술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남방계통의 불전에서는 탄생과 성도, 초전법륜과 열반이라는 네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것이 정형이 되었고, 북방계 불전에서는 여덟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팔상록(八相錄)에 따라 서술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팔상록을 바탕으로 붓다의 생애를 이야기 하겠습니다.

붓다의 생애에 대해서 후기 경전들은 싯달타의 소년 시기와 수행자가 되고자 하는 그의 결정에 관하여 아름답고 감동적인 많은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시불교의 자료들서는 붓다의 생애에 대해서 과묵하게 다루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는 붓다께는 자신의 출가하기 이전의 과거사에 대해서 말한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법을 설하기 위하여 자신의 삶에 대하여 말한 적이 있었으나,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짧고 적었습니다. 붓다께거 상세하게 설명한 것은 깨달음을 향한 그의 구도행각 시절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이와같이 우리들은 붓다의 전생(팔상록에 의한 부처님의 일생담)에 대해서 아름답게 미화된 부분보다는 구도와 성도의 과정에 더욱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바라문 청년 수메다

지금으로부터 한량없는 오랜 세월 전에 수메다(善慧)라는 한 수행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려서 양친을 잃고 7대조부터 내려오는 막대한 재산을 사람들에게 남김없이 골고루 보시한 후 출가하여 히말라야에 들어가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연등(燃燈)이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수도인 디파바티(Dipavati)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연등부처님을 공양하고자 온갖 향과 꽃, 훌륭한 음식을 준비하고 연등부처님을 기다렸습니다. 마침 공양물을 구하기 위해 그곳에 들른 수행자 수메다는 연등이라고 불리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는 말을 듣자 기쁜 마음이 치솟았습니다

수메다 역시 부처님께 공양할 공양물을 준비하고자 했으나 이미 구할 수 가 없었습니다. 마침 수메다는 아름다운 일곱송이의 꽃을 들고 가는 여인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가서 그 꽃을 팔 것을 간청했습니다. 그녀는 그 꽃을 팔지 않으려고 했으나, 수메다의 간청에 못이겨 은전 오백냥에 꽃을 팔았고, 수메다는 그 꽃을 연등부처님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바쳤다. 연등부처님은 뭇 중생들을 가르치고자 또 젊은 구도자 수메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군중이 던진 꽃을 허공에 떠있게 하는 기적을 보이셨습니다.

마침 연등부처님과 그 제자들이 지나는 길 위에 진흙웅덩이가 있었는데, 수메다는 세존께서 더러운 흙에 발을 더럽히지 않으시도록 하기 위해 진흙탕 위에 머리를 풀고 엎드렸습니다. 땅위에 엎드린 채 그는 다짐했습니다.

“아! 나 또한 언젠가는 지금의 세존(世尊)이신 연등부처님과 같은 완전한 붓다의 특성을 지닌 여래가 되어지기를..... 세존이신 연등부처님께서 지금 하셨듯이, 나 또한 이 최고의 법의 수레(法輪)를 돌릴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오직 세상에 대한 연민의 정에서 많은 이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할 수 있고 또한 무수한 생명들의 이익과 행복이 될 수 있는 세존이신, 연등부처 님과 같은 생명이 되게 하소서.”

이 광경을 본 연등부처님은 수메다에게 이와 같이 수기를 내렸다. “견디기 힘든 고행을 하고 있는 이 머리 묶은 수행자를 보라. 그는 지금 으로부터 무량한 겁이 지난 후 세상에 출현하여 부처님이 될 것이니라.”

모든 이들이 떠나간 후 엎드려 있던 수메다는 몸을 일으켜 두 발을 포개고 앉은 뒤 스스로 생각했다. 

 “내가 지금껏 쌓아온 수행을 생각해 보자.” 

수메다는 모든 부처님이 이루신 붓다가 되는 근본적인 덕목인 10바라밀의 수행을 남김없이 생각해 낸 후 10만 아승지겁을 지내면서 10바라밀의 수 행을 쌓아 스물 네 분의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은 뒤 도솔천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 때 그의 이름은 호명보살이었습니다.

보살이 닦은 열가지 바라밀이란, 모든 것을 베푸는 보시(布施), 계율을 지키는 지계(戒), 번뇌의 속박을 떠나는 출리(出離), 존재의 실상을 깨닫는 지혜(智慧), 끊임없이 노력 하는 정진(精進), 욕됨을 참는 인욕(忍辱), 거짓 없는 진실(眞實), 굳게 뜻을 다지는 결 (決定),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사랑을 수행하는 자비(慈悲), 공평하여 치우침이 없다 (捨) 등의 10가지 바라밀이다.

하늘나라 도솔천

완전한 지혜와 무한한 능력을 갖춘 삼마삼붓다(Sammāsambuddha, 正等正覺), 가장 높고 바른 깨달음을 향한 보살의 삶은 시작되었습니다. 드넓은 우주가 미세한 먼지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다시 광 대한 세계가 형성되기를 거듭하는 동안 세분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보살은 여래들의 지혜와 자비의 빛을 따라 때로는 아홉 빛깔 털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으로 때로는 원숭이들의 왕이 되어 자기를 희생하며 생며들을 돌보았습니다. 때로는 진실한 말 한 마디를 듣기 위해 피에 굶주린 나찰 에게 몸을 던지기도 하고, 일곱 가지 보배를 갖춘 전륜성왕이 되어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기도 하며, 범천과 제석천을 비롯한 신들의 세계를 오가며 더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였으며 죽어가는 새끼들이 불쌍해 굶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던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지극한 보살행으로 그의 과보는 아홉 겁을 앞 당겨 성숙하였다.

깟사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에는 그분의 처소에서 조띠빨라라는 이름으로 청정한 범행을 닦았고, 이 세상의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에 태어났습니다.

도솔천은 선행을 많이 닦은 이들이 태어나는 세계였습니다. 그 세계 사람들은 모두 4유순(由旬)의 키에 아름답고 빛나는 외모 를 가지고 있었다. 생각만 하면 옷과 음식이 눈앞에 나타났고, 그 옷 은 길이 4유순에 폭은 8유순이며 매미의 날개처럼 가볍고 부드러웠습니다. 그들이 함께 어울려 노래하고 춤출 때면 하늘에서는 미묘한 음악이 저절로 울려 퍼졌습니다. 그들은 인간세계의 사백 년이 하루 낮 하루 밤인 그곳에서 사천 년의 수명을 누리며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그들 중에도 복덕이 수승한 자들만 사는 내원(內院)은 향기를 풍기는 꽃 들이 비단처럼 수를 놓았고, 달콤한 열매와 청아한 새소리가 가득 하였다.

내원 한가운데는 여의주가 밤을 낮처럼 밝히는 화려한 강당과 높은 사자좌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보살 조띠빨라는 사자좌에 앉아 사천 년 동안 천인들을 교화하였습니다. 모든 이들의 존경과 찬탄을 받으며 늘 밝고 향기롭던 조띠빨라에게도 늙음은 찾아왔습니다. 머리를 장식한 꽃들이 시들고, 겨드랑이에서 식은땀이 흐르며, 먼지도 묻지 않던 옷에 때가 끼고, 황금처럼 빛나던 피부가 윤기를 잃었으며, 기쁨을 잃은 눈빛으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천인들은 보살이 도솔천을 떠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울부짖었습니다.

“존자여, 더 이상 자비로운 모습을 뵐 수 없고, 지혜로운 말씀을 들을 수 없는 저희는 어떡하란 말입니까?” 

"슬퍼하지 마세요.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도 지고 만답니다. 깊은 정과 사랑을 나눈 그대들과도 이젠 이별할 시간입니다. 무상한 삶과 죽음의 거센 물살 앞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울부짖는 건 애착과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그대들이 누리는 기쁨과 행복 역시 언젠간 그대들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것입니다. 그날이 왔을 때 비 탄과 공포에 떨지 않으려면 부디 육신의 허망함과 마음의 애착을 잘 관찰하십시오. 제가 떠난 자리에는 멧떼야(彌勒) 보살이 남아 여러분의 훌륭한 벗이 되어줄 것입니다.” 

다음 태어날 곳을 수메르 남쪽 잠부디빠로 정한 조띠빨라는 보다 자세한 관찰을 위해 황금색 피부를 가진 이를 불렀습니다. 

“그대는 여러 차례 잠부디빠에 태어났으니 그곳의 산천과 나라, 종족과 국왕들을 잘 알 것입니다. 내가 어디에 태어나면 좋겠습니까?”

그는 잠부디빠의 강성한 16국 들을 차례차례 추천하며 그곳의 사정을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조띠빨라는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습니다. 국왕과 종족의 품성은 청정한데 국토가 험악하였고, 국토는 풍요롭고 아름다운데 풍속이 어지럽고 국왕이 탐욕스러웠으며, 국토는 청정한데 사람들이 전통에 굳게 얽매여 참다운 진리를 탐구하지 않는 완고한 자들로 가득했습니다. 보살이 흡족해하지 않자 신하가 잠시 당 황하더니 환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제가 잊은 곳이 있습니다. 태양의 종족인 사꺄, 옥까까 왕의 후손들이 세운 나라 까삘라왓투(迦毘羅城)가 있습니다. 히말라야 산록에 펼쳐진 드넓은 평원과 아름다운 숲이 있고, 부드러운 강이 가로지르는 비옥한 황갈색의 국 토에 곡물이 풍성하며, 백성들은 너그럽고 화합하길 좋아합니다. 지금 그곳을 다스리는 숫도다나(淨飯)왕은 청정한 왕족의 가계를 이은 분이고, 꼴리야 왕족인 그의 부인 마야 (摩耶) 역시 여러 생에 많은 공덕을 쌓은 분입니다.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온화하고 부드러운 마야왕비라면 보살께서 의탁하시기 충분할 것입니다.”

깊은 선정에 들어 사꺄족의 혈통과 국토, 시기와 부모가 될 분을 자세히 관찰한 다음, 보살은 도솔천 사람들에게 말하였습니다. 

“귀신별에 달이 모습을 감추는 밤, 나는 사꺄족 숫도다나왕이 다스리는 까펠라의 마야왕비 태에 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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