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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생애

붓다의 생애-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by 파장波長 2022. 4. 20.

 부처님 도솔천에서 내려오시다.

히말라야 남쪽 산기슭, 갠지스 강의 한 지류인 라프티 강의 동북 유역 로 히니 천(川)의 주변에, 아랴인의 석가족(釋迦族)이 몇 개의 왕국을 이 루고 있었습니다. 붓다께서 태어나신 카필라국(迦比羅 城)도 그 가운데 한 나라였습니다.

지금의 네팔국 타라이(Tarai) 지방에 자리잡고 있었다는 카필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비교적 풍요로운 농업국이었습니다. 당시 이 나라의 왕인 정반왕 (淨飯王)과 그의 부인 마야(摩耶)와의 사이에는 결혼한 지 20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었습니다.

한편, 호명보살이 10바라밀의 수행을 완수하고 도솔천에 머물고 있던 어느 날, 보살은 친히 세상에 내려가 부처가 되어 중생을 구제할 때가 된 것 을 알고, 자신이 태어나기 위한 때와 대륙과 지방과 가계와 생모에 대해 관찰한 뒤 석가족의 마을에 있는 마야부인의 태중에 드시리라 결정하셨습니다.

뜨거운 열기가 식은 여름밤, 시원한 바람에 깊이 잠이 든 마야부인은 신비한 꿈을 꾸웠습니다. 여섯 개의 이빨을 항금으로 치장한 하얀 코끼리가 허공에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일곱 부위가 땅에 닿는 거대한 코끼리는 놀랄 겨들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와 옆구리로 들어왔습니다. 알 수 없는 상쾌함을 느끼며 잠에서 깬 왕비는 왕을 깨워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른 아침 궁전의 뜰은 왕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바라문과 선인(仙人)들의 발걸음이 분주했습니다.왕은 다급히 바라문과 선인에게 꿈에 대해 물었고, 선인들은 앞으로 나와 설명했습니다. "경하 드립니다. 태몽입니다. 여섯개의 이빨을 가지고 흰코끼리는 전륜성왕만이 가질 수 있는 보배입니다. 왕비께서 전륜성황이 되실 왕자를 잉태하신 것이 분명합니다." 나이 마흔 넘도록 자식이 없는 숫도나나 왕에게 왕비의 회임은 더없는 경사 였습니다.

숫도다나 왕은 네 성문을 열어 굶주린 이들에게 음식을 주고, 추위에 떠는 이들에게 의복을 나누워주었습니다. 왕비는 회임을 하고 몸이 무거워지거나 피로를 느끼는 일이 없었으며, 걷고 서고 앉고 눕는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도리어 나날이 밝아지고 온화해지는 왕비의 얼굴만 보면 오래 앓던 사람도 병이 나을 정도 였습니다. 나라 안밖으로 평화의 기운이 맴돌고 비바람도 순조로워 백성들은 더없는 경사라며 축복해주었습니다.

이처럼 붓다의 생애 가운데 탄생과 관련된 신화와 전설이 많습니다. 붓다의 탄생에 관한 유명한 전설의 골자는 이미 초기성전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설화가 만들어지게 된 것은 한 인간이 그 짧은 기간에 그토록 완벽한 인격을 완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석가모니가 부처 되기 이전에 무수한 생애를 거쳐오는 동안 끝없이 자기 희생의 공덕을 쌓았고, 그 결과 도솔천에 올라가 거기에서 신들을 교화하면서 지상에 내려올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살의 수많은 전생 설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한편 도솔천(兜率天)은 불교의 세계관에서 삼계(三界) 중 욕계(欲界)의 네 번째 하늘로, 미륵보살이 살고 있는 미륵정토입니다. 붓다께서도 이 도솔천에 있다가 세상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도솔천이 중요시 되는 까닭은 미륵신앙 때문입니다. 미륵신앙은 미륵상생신앙과 미륵하생신앙으로 나뉘는데, 미래에 미륵보살이 하생한다는 미륵하생신앙은 역사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도솔천은 산스크리트어 ‘투시다(tuṣita)’의 음역으로 지족천(知足天), 묘족천(妙足天), 희족천(喜足天) 등으로 의역하고, 욕계(欲界) 6천의 네 번째 하늘을 말합니다. 도솔천은 욕계의 세 번째 하늘인 야마천(夜摩天)과 다섯 번째 하늘인 낙변화천(樂變化天) 사이에 있는 네 번째 하늘로 염부제(閻浮提)로부터 32만 유순(由旬, 약 10㎞), 야마천으로부터 16만 유순(약 5㎞) 위에 있고 가로·세로 각각 8만 유순(약 2.5㎞)이다. 도솔천에는 내원(內院)과 외원(外院)이 있는데, 내원은 미륵보살이 머무는 정토로, 미륵보살은 미래에 부처가 되어 인간세계에 내려온다고 합니다. 미륵보살은 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로 도솔천에 있으면서 천인(天人)을 제도하며 우리들이 사는 염부제에 하생(下生)하여 성불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솔천은 미륵보살이 거처하는 곳이라 하여 불교에서 매우 중요시 되고 었습니다. 연산군일기(3년 10월 24일)에 "미륵신앙은 미륵보살이 도솔천에서 이 세계에 내려오는 것을 믿는 하생신앙(下生信仰)과, 사후에 현재 미륵보살이 있는 도솔천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상생신앙(上生信仰)로 나뉜다." 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미륵신앙은 한국에서 삼국시대 이래로 크게 성행하였고, 근대기에는 증산교(甑山敎) 등의 신종교 운동의 이념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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