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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생애

붓다의 일생-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by 파장波長 2022. 4. 20.

붓다께서 마침내 마왕을 항복시키시다.

 

지극한 마음으로 선정에 들어있는 수행자에게 
모든 존재의 참모습이 드러날 때에 온갖 의혹은 사라져 버렸네 .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음을 환히 깨달았기에 
지극한 마음으로 선정에 들어있는 수행자에게 
모든 존재의 참모습이 드러날 때에 
온갖 의혹은 사라져 버렸네
원인에 의해 생겨난 것은 모두 소멸됨을 깨달았기에 
지극한 마음으로 선정에 들어있는 수행자에게
모든 존재의 참모습이 드러날 때에
마치 태양이 하늘에서 빛나듯 
마왕의 대군을 물리치고 우뚝 섰다네 《남전 소부경전 (南傳 小部經典)자설경(自說經)》 1. 1~3 보리품

수행자 싯달타는 고행을 포기한 뒤 수자타(Sujata, 일설에는 Nandabala)가 올리는 유미죽 공양을 받아 기운을 회복하고 목동 스바스티카가 바친 부드럽고 향기로운 풀을 보리수 아래에 깔고 그 위에 앉아서 굳은 다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내 여기서 위없는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차라리 이 몸이 부서지는 한 이 있더라도 마침내 이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으리라” 《수행본기경》

바야흐로 수행자 고타마가 선정에 들어 깨달음을 얻으려 하자 가장 다급 해진 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중생을 욕망에 사로잡히게 하고 세상을 어 둡게 만드는 마왕 파순(Mara Papiya)이었습니다. 마왕 파순은, “사문 고타마가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을 이루려 한다. 그가 깨달음을 성취하면 널리 일체의 중생을 제도할 것이다. 그 깨달음의 경지는 나의 능력을 초월하는 것이다. 그가 깨달음을 얻기 전에 훼방을 놓아야겠다.”라고 생각하여 먼저 자신의 세 딸을 보내 고타마를 유혹하도록 했습니다. 마왕의 세 딸은 온갖 교태를 부리며 유혹하였으나 고타마는 수미산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너희들의 몸은 지금은 비록 아름답지만 모든 악이 가득해 견고하지 않고 부정이 흘러 생로병사가 항상 따른다. 손에는 팔찌, 귀에는 귀고리를 흔들면서 교태 섞인 웃음으로 애욕의 화살을 쏘지만 그것이 근심이라고 보는 지혜로운 사람은 그대들의 욕망을 독약으로 안다. 칼날에 발린 꿀은 혀를 상하게 하고 사악한 욕정은 독사의 머리와 같으니 내 이미 모든 유 혹을 뛰어넘었다. 너희들은 모두 본래 모습을 들어내고 물러가거라.”

이렇게 말하자 마왕의 세 딸들은 모두 추한 노파로 변해 탄식하며 물러갔습니다. 그러자 마왕은 화가나서 수행자 고타마를 향하여 창칼과 불화살, 태풍, 폭우, 암석을 던지고, 악귀들을 동원하여 수행을 방해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꽃으로 변하여 흩날릴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수행자 고타마는 마왕의 항복을 받고 아무런 방해도 없이 깊은 선정에 들었습니다. 보통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의 부처님의 모습을 보면 왼손은 가부좌한 발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은 무릎 위에서 아래로 땅을 향하는 항마촉지인을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부처님께서 마왕에게 항복 받으시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이제 수행자 고타마에게 그 어떤 장애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의 깨달음을 마지막까지 가로막고 있던 악마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모든 구속이 사라진 싯달타 앞에 세상의 이치와 우주의 이치가 드러난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것은 서로 의지하여 말미암아 일어나고, 조건에 의해 생성된 것은 조건의 소멸과 함께 사라진다는 연기(緣起)의 이치였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은 바로 이 연기법을 깨달음으로 인해 완성된 것입니다.

한편 이 악마들의 면면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이 악마들은 수행자 고타 마가 마지막까지 버리지 못했던 세간에 대한 애착들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마지막까지 그를 붙들고 있던 욕망들 가운데 가장 먼저 끊을 수 있었던 것은로 육체(肉體)의 애욕(愛慾) 즉, 색욕()이었습니다. 마왕의 세 딸들의 유혹 이란 결국 이성(異性)에 대한 정욕(情欲)을 의미합니다. 이 세 딸의 이름이 첫 째는 은애(恩愛), 둘째는 상락(常樂), 셋째는 대락(大樂)이라는 것만 보아도 이는 성적 쾌락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리고 마왕의 공격은 마왕의 여덟 가지 군대라고 표현된 욕망(慾望), 혐오(嫌惡), 집착(執着) 등 마음 속의 온갖 번뇌(煩惱)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왕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것은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자리였습니다. 이것은 곧 권력욕(權力慾)을 의미 합니다. 권력욕은 색욕보다도, 공포보다도 더 질기고 뿌리가 깊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바로 이 장면입니다. 권력욕은 한 사람이나 한 가정을 파멸로 몰아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 국가와 민족, 세계를 파멸로 몰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붓다는 마왕의 항복을 받은 후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평등한 행과 인자한 마음으로 악마를 물리쳤나니
세상에선 무기를 써서 사람 마음을 움직이나
나는 중생들을 평등하게 여기느니라”  <수행본기경>

결국 이런 세 가지 욕망을 극복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육체적(肉體的), 정 신적(精神的), 제도적(制度的) 굴레와 속박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말합니다.

성도(成道)란 불도(佛道)를 완성했다는 뜻으로 곧 수행자 고타마가 부다가야(Buddhagagy)의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어 부처님 되신 것을 말합니다. 이때가 붓다께서 35세 되시던 해 음력 12월 8일이었습니다. 이날은 사실상 역사적인 불교가 시작된 날이기도 합니다. 불가에서는 이날을 성도절(成道節) 이라고도 부릅니다. 성도절은 수많은 마왕의 군대를 항복받고 깨달음을 얻으신 날이며, 인간의 몸으로 신들의 세계를 뛰어 넘어 대자재한 자유인의 시대를 여신 날입니다.

성불(成佛)은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의 서원입니다.

그렇지만 그 구원 다른 어떤 존재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 구현하는 것입니다. 부다께서는 우리 모두가 성불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셨습니다. 온갖 번뇌와 통의 수렁에서 허덕이는 우리 중생들 모두가 사실은 모두가 붓다의 씨앗인 찬란한 불성(佛性) 소유자임을 만천하에 드러내신 것이다.

붓다의 성불 이후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그때까지 인간은 고통(苦痛) (混池), 무명(無名) 속에서 신과 제도와 욕망에 사로잡힌 포로에 불과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붓다께서 성불을 보이심으로써 중생들도 대자유, 대자재한 존재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불(成佛) 인간의 역사에서 이루어진 가장 위대한 혁명입니다. 어떤 제도도, 어떤 관습도, 어떤 가치관도 붓다 앞에서는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날 부터 참된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고 참된 인간해방과 무한생명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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