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를 권하는 현세지옥 ∴
오윤(吳潤, 1946~1986)은 민중미술, 판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조각가이다. 그가 추구한 민중미술이란 무엇일까? 여기서는 필자 마음대로 불교적인 해석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민중의 중(衆)은 ‘무리’,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것인데 인도에서 불교교단을 지칭하는 상가(saṃgha)를 발음으로 번역해 승가(僧伽)가 됐고, ‘중’이란 뜻으로 번역했다. 현재 불자들은 스님들을 ‘스님’, ‘승’으로 부르고 ‘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스님들을 무시할 때 ‘중’이라고 표현하지만, 원래 ‘중’에는 전혀 비하의 뜻이 없었다. 여하간 ‘중’이 출가해서 모여서 수행하는 집단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대중(大衆)’은 사부대중, 즉 스님과 함께 재가자, 신도까지 모두 합해서 부..
2022. 5. 2.